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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토란테 에오 - 어 윤 권 쉐프  <통권 275호>
“나에게 요리란 가치와 감성의 조화”
기자, , 2008-03-03 오전 04:06:47

자신의 이름을 건 레스토랑 에오(Eo)를 오픈한지 1년 6개월, 성공을 확신하기는 아직 이르지만 이미 이 바닥에는 그의 이름을 모르는 이가 없다. 어지간한 내공으로는 살아남기 힘들다는 청담동에서, 그것도 테이블 네 개가 전부인 부티크 레스토랑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욕심 혹은 자신감. 국내 고급 레스토랑 트렌드를 이끄는 스타 쉐프 어윤권의 머릿속에는 무엇이 들어 있을까.

부티크 레스토랑이 궁금하다
어윤권이 생각하는 부티크 레스토랑이란 가치와 감성 만족도가 공존하는 공간이다. 가격을 떠나 고객과 쉐프가 공유할 수 있는 가치, 그리고 그것을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감성이야말로 ‘부티크’를 만드는 중요한 요소다. 이탈리아에서 요리 공부를 하던 중 ‘정성을 다하면 감성을 움직인다’는 배움을 얻게 되었고 지금껏 이러한 생각은 단 한 번도 변한 적이 없다.
그가 만들고 싶은 것은 좋은 식당이지 멋있는 식당은 아니다. 그런 점에서 에오의 규모적인 핸디캡이 아닌 퀄리티를 알아주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이윤은 그 다음이다. 식당으로 돈을 벌겠다는 생각이었다면 애초에 대중과는 거리가 먼 부티크 레스토랑을 기획하진 않았을 것이다.
테이블 회전도 없다. 점심과 저녁 각각 네 테이블, 16명이 꽉 차면 그날의 예약은 끝이다. 자신이 수용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다면 음식을 통한 고객과의 교감은 불가능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정성들여 만들었으니 그냥 먹어라’가 아닌 ‘정성을 다해 당신의 코드에 맞추겠다’는 자세는 단지 겸손함만이 아닌 자신감과 실력의 결합체다.

어윤권의 요리는
한 마디로 모던 이탈리아 요리다. 고루하게 정통만을 강조하지 않으며 그렇다고 퓨전이란 단어를 빌린 모호한 콘셉트도 아니다. 과장을 조금 섞자면 재료의 신선함을 ‘목숨처럼 여기는’ 이탈리아 요리의 근본에 자신만의 프리젠테이션을 조합한다고나 할까. 때로는 이탈리아 사람들조차 정체성을 두고 왈가왈부할 정도의 비주얼이지만 그의 말대로 그저 “받아들이기 나름”이다. “어느 곳이나 마찬가지로 이탈리아 요리도 시대에 따라 변한다. 과거보다 좋은 것이 있으면 과감히 버리고 새로운 것을 접목하는 트렌디한 생각이야말로 ‘진짜’가 아닐까.”
편안한 분위기의 ‘트라토리아’가 아닌 철저한 다이닝 형태의 ‘리스토란테’를 표방하기에 가격에 대한 민감도는 덜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전혀 그렇지 않다”고 잘라 말한다. 기대치가 높은 만큼 서로가 추구하는 ‘코드’의 엇박자에서도 컴플레인이 발생할 정도다. 하지만 그의 음식에 만족한 이들은 8만8000원짜리 디너에도 망설임 없이 ‘싸다’고 표현한다. 이처럼 음식의 가치란 서로간의 공유를 통해 빛을 발하는 법이다. 그래서 어윤권은 행복하다.

오너 쉐프로 살아보니
오너 쉐프가 되고 나서 가장 좋은 점은 어느 것에도 구애받지 않는 창조의 자유다. 대신 요리에만 신경 쓰던 월급쟁이 시절과 달리 원가 계산에서부터 서비스에 이르는 경영 전반을 책임져야 하는 탓에 시간적·정신적인 여유는 사라졌다.
에오를 열기 전부터 실력을 인정받아온 터이기에 그가 생각하는 쉐프로서의 자존심은 과연 어떤 것일지 궁금해졌다. “컴플레인을 예로 들어 보자. 고객 앞에 고개를 숙이느냐 아니냐의 작은 차이, 고객 위에 서겠다는 자세는 자존심이 아니라 어리석은 짓이다. 그들에게 인정받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프라이드다.”
쉼 없는 도전과 노력은 그를 오너 쉐프라는 타이틀에만 머무르게 할 것 같지 않다. 요리책 발간을 시작으로 강의, 컨설팅 등 자신이 필요한 곳이라면 아무런 조건 없이 노하우를 제공하고 싶다는 바람이다.
“대중에게 공개한답시고 정작 중요한 것은 가리고 숨기는 것은 정말 웃긴 일이다. 좋은 것일수록 나누고 공유한다는 생각 없이 업계의 질적 성장은 불가능하다.”
수많은 조리사들에 대한 조언이자 어윤권 쉐프 자신이 나아갈 길이기도 하다.

사진/이종호 기자

 
2008-03-03 오전 04:06:47 (c) 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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