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2~14일 열린 <2009 프랜차이즈 산업박람회>에는 지난해 3만531명보다 2000명 정도 증가한 총 3만2544명의 관람객이 방문한 것으로 공식 집계되었다. 경기는 위축됐지만 창업에 대한 관심은 오히려 증가한 것이다.
글로벌 경제 위기가 본격적으로 대두된 지난해 9월 이후 위축된 창업경기를 직접적으로 체감하고 있는 프랜차이즈 본사들이 틈새시장으로 눈여겨 보고 있는 곳이 있다면 바로 지방 대도시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 외식업소들의 난립과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내려갈 기미가 없는 임대 수준, 진출 상권의 한계 등에 대한 대안으로 상당수의 FC본사들은 지방공략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수도권의 배 이상으로 침체된 지방에서 가맹사업 확대에 나선다는 것은 요즘 같은 시기에 적잖은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사실. 그러나 양날의 칼날처럼 위기가 가져다주는 성장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지방에서 가맹점 확대에 나선 업체들의 이유이기도 하다. 수도권에 비해 아직까지 프랜차이즈 브랜드간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지방 상권은 가맹사업 및 가맹점 매출 활성화 측면에서도 메리트가 상당하다는 것이 본부들의 전반적인 평이다.

배타성과 동경이 공존하는 특수성 간파해야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일정한 맛과 서비스 즉, 표준화된 시스템을 기본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각 지역 특성에 맞는 메뉴 및 분위기의 변화가 사실상 불가능하고 특정 지역의 소비수준에 맞춰 가격정책을 달리할 수도 없다.
이러한 애로사항에도 불구하고 프랜차이즈 본부들이 지방권 가맹사업 확대의 메리트로 꼽는 것은 우선 전국적인 브랜드 인지도를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수도권에 비해 좀 더 탄력적인 상권 분할 및 상대적으로 창업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규모의 경제가 가능하다는 것.
서울, 수도권은 이미 전 상권이 포화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주요 A급 지역뿐만 아니라 역세권, 주택가 상권까지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난립하고 있는 상황에 비추어 볼 때 지방에서의 가맹사업은 시장 확대 측면에서도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렇다면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지방에서 가맹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업계 점포개발 담당자들은 공통적으로 “지방 소비자들은 타 지역 브랜드에 대한 배타성과 수도권 유명 브랜드에 대한 동경이 공존하는 것이 특징이다”라는 재미있는 대답을 들려주었다. 즉, 지방의 예비창업자와 소비자들은 수도권 유명 브랜드에 대한 막연한 호감을 갖고 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자기 지역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도 동시에 갖고 있다는 얘기다. 지방 소비자들의 이러한 배타적 특성으로 일부 지방에서는 가맹점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수도권에 비해 몇 배 더 노력이 필요하다고 토로하기도 한다.
특히 수도권에서 성공한 브랜드라 해서 지방권에서도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한다. 따라서 특정 지방 도시에서 가맹사업을 전개하기에 앞서 가급적이면 직영점 운영을 통해 가맹사업에 대한 성공 가능성을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전한다. 가맹점으로 진출할 경우라도 직영점 수준의 맛과 서비스를 유지할 수 있도록 가맹점 교육을 실시하는 등 오픈 초기 브랜드 이미지 관리가 향후 가맹사업 및 가맹점 영업 활성화와 직결된다고 강조한다.

초기 마케팅이 성패 좌우
지방에서 가맹 사업을 원활히 전개하기 위해서는 수도권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확실히 갖춘 다음 철저한 시장분석을 통해 진출하는 것이 유리하다. 가맹사업 초기부터 전국을 대상으로 가맹점을 모집하면 사업 초기 가맹점 확장에 있어서는 가속도를 낼 수 있을지 몰라도 장기전에서의 승부는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이 중론. 최근에는 지방권과 수도권의 정보교류가 실시간으로 이뤄져 수도권의 신생 브랜드 및 검증되지 않은 브랜드는 지방권에서도 인정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이럴 경우 자금과 성향이 우수한 우량점주를 확보하는데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전국적인 브랜드로 인지도를 구축하고 있는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은 수도권에서 오랜 기간 검증을 받은 곳이 대부분인 것만 봐도 설득력이 있는 얘기다.
지방 가맹점은 오픈 이후 해당 매장을 처음 방문한 고객의 2차, 3차 재방문율을 얼마나 높일 수 있느냐가 그 지역의 가맹사업 및 해당 가맹점 영업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한다.
이바돔 점포개발팀의 김성훈 팀장은 “맛과 분위기의 퀄리티를 높여 상향평준화시킨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지방에 오픈하게 되면 초기 관심이 상당하다”며 “지방고객들을 고정 고객화하기 위해서는 초기 맛과 서비스 관리에 더욱 주력해야 할 뿐만 아니라 재방문을 유도하기 위한 세분화된 마케팅 전략이 안정적인 정착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고 조언했다.
지방에서 외식브랜드의 고객층은 유동고객보다는 고정고객(단골고객) 위주로 형성되고 있어 오픈초기 브랜드의 이미지가 지역민들에게 어필되었느냐가 향후 매출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초기 이미지가 잘못 정착되면 수도권에 비해 파장도 크고 이미지를 복구하는데도 적잖은 시간과 투자가 뒤따라야 한다고.
이에 일부 업체들은 표준화된 맛과 서비스를 기본으로 하는 프랜차이즈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특정 지역만의 감성적인 부문을 고려해 점주에게 마케팅과 고객관리의 재량권을 부여하고 있다.
원앤원 남부사업팀의 최문석 팀장은 “메뉴에 있어서는 매뉴얼을 철저히 지키도록 하고 있지만 메뉴 외 서비스 등에서는 지역만의 감성적인 부문을 고려해 지역정서와 밀착된 감성 마케팅을 실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전했다.
글 손수진 기자 starssj@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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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e 01
(주)이바돔 / 이바돔감자탕
맛의 본고장에서 서민메뉴의 고급화로 가맹사업 탄력

이바돔감자탕은 전국에 걸쳐 120여개 가맹점을 운영 중이다. 전국 매장의 평균 규모가 100여평 이상인 이바돔은 브랜드 콘셉트상 가맹사업 초기부터 수도권보다는 지방에서 가맹 사업을 활발히 진행해 왔다. 지난해부터는 광주 및 전라지역으로 출점을 강화하기 시작했는데 현재 광주 13개점을 비롯, 전라도 지역에는 총 30여 개점이 영업 중에 있다.
이바돔이 광주에 첫 매장을 오픈한 것은 2000년. 모든 밥상이 ‘한정식’을 표방하는 전라도식 상차림의 특성상 이바돔은 광주에 매장을 오픈하면서 심사숙고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전라도 광주하면 ‘맛의 본고장’이라는 수식어가 먼저 떠오르고 지금도 5000원이면 상다리가 휘어질 정도로 푸짐하게 차려져 나오는 밥상이 익숙한 곳이다. 따라서 광주에서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성공한 사례를 찾기란 매우 어렵고 상당수의 업체들이 백기를 들고 철수한 지역이기도 하다.
광주지역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구축하고 가맹점 영업도 활성화된 편에 속하는 이바돔은 이에 대한 비결을 아이러니하게도 한정식이 발달한 광주지역의 외식특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정식은 생선회에서부터 고기류, 각종 나물류 등 10~15가지 메뉴를 골고루 맛볼 수 있다. 그러나 막상 먹고 난 뒤에는 기억에 남는 메뉴가 없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는 것이 감자탕이라는 단품메뉴로 광주지역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비결로 꼽고 있다.
이와 함께 대중 메뉴인 감자탕을 고급스럽고 안락한 분위기에서 제공하는 콘셉트가 지역민들의 니즈에 잘 부합했다고 분석했다. 현재 광주지역의 테이블 단가는 3만원 정도로 서울지역과 비교했을 때 큰 차이가 없다.

INTERVIEW - 이바돔 광주 화정점 / 조영민 대표
불경기일수록 안정적인 브랜드 선택으로 리스크 감소
2009년 2월 오픈한 광주화정점의 조영민 대표는 창업을 앞두고 여러 브랜드를 검토하던 중 광주지역에서 호응이 좋은 이바돔 감자탕을 선택했다고 한다.
조 대표는 “광주에는 4~5개의 감자탕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영업중이나 불경기일수록 시스템 면에서 안정적인 본사를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광주 토박이인 그는 “여느 지방 대도시와 마찬가지로 광주 소비자들 역시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강하고 비주얼도 상당히 따지는 편”이라며 “이바돔은 가족 외식 공간으로 손색없는 분위기가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또 “최근에는 지방의 예비창업자들도 수도권과 마찬가지로 독자 브랜드를 개발하기보다는 메뉴개발, 물류 및 마케팅 지원이 가능한 프랜차이즈를 선호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case 02
(주)띠아모코리아 / 카페띠아모
멀티카페 콘셉트로 전국적 가맹사업 용이

2006년 가맹사업을 시작한 카페띠아모는 아이스크림과 커피, 베이커리를 주요 메뉴로 하는 디저트 카페를 표방하는 브랜드다. 현재 전국에 걸쳐 170여개 가맹점이 포진해 있으며 수도권과 지방의 비율은 6:4 정도다. 2009년 3월 현재 지방에서는 부산(7개점), 대구(5개점), 대전(6개점), 제주(5개점) 등 비교적 전국 대도시에 고르게 퍼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전국 대도시 가운데 특히 반응이 좋은 지역은 제주도다. 현재 5개점이 영업 중인 제주지역은 30여 평 기준으로 월평균 5000만원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을 정도로 전국적인 불황에도 고객반응이 고무적이다. 기존 매장들의 영업 활성화로 제주도 내 신규 가맹점 창업에 대한 문의도 쇄도하고 있다고 한다.
카페띠아모는 이탈리아 젤라또 아이스크림과 커피(라바짜), 그리고 베이커리를 주요 메뉴로 하는 멀티카페다. 디저트의 대표아이템인 아이스크림과 커피, 베이커리라는 3가지 군을 고루 갖춘 메뉴포트폴리오는 특정 지역이나 상권에 구애받지 않고 전국적인 가맹사업을 펼치기에 유리한 조건이었다고 분석하고 있다.
아이스크림(10대~20대 초반) 및 커피(30대)에 메뉴를 한정시킬 경우 특정 연령대의 고객 비중이 높은 반면 아이스크림과 커피, 그리고 베이커리까지 통합적으로 선보임으로써 전 고객층을 아우를 수 있고 출점 가능한 상권의 범위 역시 확대할 수 있었다는 분석. 현재 카페 띠아모의 전국 평균 객단가는 5000원 정도.
한편 회사 측은 띠아모가 전국적인 가맹사업을 펼칠 수 있었던 것은 지방 소비자들의 생활수준 및 소비수준 증대로 꼽고 있다. 서울, 수도권에 비해 문화적인 외식공간이 부족한 지방의 소비자들에게 디저트라는 새로운 먹을거리와 편안하고 아늑한 분위기가 어필했던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INTERVIEW - (주)띠아모코리아 / 성윤재 이사
지방 매장일수록 퀄리티 컨트롤과 고객관리에 주력해야
(주)띠아모코리아의 성윤재 이사는 카페띠아모가 전국적인 가맹사업을 펼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을 국내 디저트 문화의 수준 향상으로 꼽았다. 그는 “만들어서 유통되는 기간만 10일에서 한 달 정도 소요되는 일반 아이스크림과 달리 젤라또 아이스크림은 즉석에서 만들어 즉석에서 판매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신선도가 중요하다”며 “국내의 디저트 문화가 선진국형으로 옮겨가고 있음에 따라 서울, 수도권뿐 아니라 전국 소비자들이 보다 고급화된 디저트를 즐기고자 하는 니즈 역시 커지고 있어 카페띠아모의 전국적인 가맹사업 또한 가능했다”고 분석했다. 성 이사는 “지방매장의 고객은 고정고객 및 단골고객 위주로 형성돼 있으므로 고객관리에 더욱 주력해야 한다”며 “오픈 초기 고객들의 이목을 끌고 재방문을 유도할 수 있도록 마케팅에 집중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case 03
원앤원(주) / 원할머니보쌈
브랜드 아이덴티티 유지로 전문점 이미지 구축

원할머니보쌈의 수도권 이하 지방권 진출은 2004년 6월 청주분평점 개점으로 시작되었다. 이후 2004년 10월 대구 칠곡점 오픈과 영남사업소 개소를 통해 영남권 진출을, 2005년 6월 군산 나운점을 시작으로 호남권 진출을 본격화했다.
원앤원은 한식 브랜드 가운데서는 지방권 진출을 늦게 시작했으나 보쌈전문점이라는 전문점의 이미지와 메뉴품질 유지에 주력한 결과 현재는 매출, 인지도 면에서 안정화 단계에 올라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초기 지방 진출 당시 지방에서는 원할머니보쌈을 벤치마킹한 카피브랜드가 난립하고 있어 역으로 원조브랜드가 아닌 걸로 오해를 받는 경우도 있었지만 지속적인 브랜드 관리 및 마케팅 결과 현재는 영남권에 42개점, 호남권 17개점, 제주 1개점 등 전국적인 가맹사업에 탄력을 받고 있다.
지방매장 가운데 원할머니보쌈이 두각을 나타내는 지역은 영남권이다. 대구 칠곡점, 전주 평화점, 창원 상남점 등은 전국 매장 가운데서도 매출 선두에 있다.
그러나 초기 영남권 진출 시 적잖은 진통이 있었다. 원할머니보쌈의 보쌈김치는 특유의 감칠맛이 특징인데 이 맛에 생소했던 영남권 고객들의 컴플레인이 잦았던 것. 회사 측은 영남지역 소비자들의 입맛을 반영한 보쌈김치를 별도로 생산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까지 했었지만 전국적인 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균일한 제품을 공급하기로 결정했고 결론적으로 현재는 그 감칠맛이 타 브랜드와의 차별화 요소로 어필하게 됐다고 한다.
원할머니보쌈은 분기별로 본사 단위에서 실시하는 전사적 마케팅 외에, 지역정서에 맞는 다양한 방법의 지역 마케팅을 펼쳐 지역 내에서 전문점으로서의 확고한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보쌈과 족발 등 주요메뉴에 있어서는 전 가맹점이 동일하게 제공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찬류는 지역 소비자에 맞춰 제공할 수 있도록 가맹점주에게 어느 정도 재량권을 주고 있다.

INTERVIEW - 원앤원(주) 가맹사업본부 남부사업팀 최문석 팀장
FC 지방 진출시 브랜드 아이덴티티 유지가 관건
원앤원 남부사업소에서는 제주를 포함한 영호남 지역 60개 가맹점의 관리와 가맹점 확장 업무를 병행하고 있다. 최문석 팀장은 프랜차이즈 본부가 지방 진출 시에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유지하는 것이 포인트라고 강조한다. 또 진출초기에 경영주의 경영마인드를 철저히 검증해 선정하는 것이 향후 해당 지역 가맹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만큼 관건이라고 밝힌다.
성공적인 지방 진출을 하기 위해서는 “지방의 로컬 브랜드가 그 지역에서는 전국 브랜드 못지 않게 인기를 끌고 있는 경우가 많고 영남과 호남의 외식 브랜드에 대한 인식도 다르므로 가급적 현지 정서를 잘 알고 있는 현지인이 가맹점주가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