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맞이 보약 한 첩 영양밥

만물이 익어가는 가을이다. 들판의 곡식, 과실류, 집나간 며느리도 전어 굽는 냄새에 돌아온다는 전어, 꽃게, 대하 등 모든 것이 시골 아낙네의 후한 인심처럼 풍성하다. 산해진미 가운데서도 단연 으뜸은 밥이다.
‘밥이 보약’이라는 말처럼 갓 수확한 햅쌀로 지은 쌀밥에 김치 한 점, 장아찌 반찬을 곁들이면 이 세상 부러울 것 하나 없다. 여기에 전국 팔도 각지에서 몸에 좋은 것만 담아 지은 영양밥 한 그릇은 보약 한 첩보다 귀하고 또 귀하다.
글/황다정 기자 djhwang@foodbank.co.kr, 사진/이종호 기자


가을의 낭만식객 ‘영양밥’으로!
사계절 중에서도 햅쌀로 지은 쌀밥이 각광받는 계절, 낭만식객 영양밥의 전성기다. 밥맛은 쌀과 잡곡, 어떤 물을 사용했는지에 따라 다르고, 같은 재료도 무슨 솥에 밥을 지었는지에 따라서 천지차이다. 시간과 정성을 담아 고객들의 건강을 챙겨주는 슬로푸드인 영양밥에 대해 알아봤다.

* 맛동산(영양굴밥)
영양굴밥 전문점 「맛동산」은 서산 특산물인 굴과 호두, 콩, 밤, 대추 등 12가지 웰빙 식자재로 만든 ‘영양굴밥’으로 탄탄한 인지도를 쌓고 있는 맛집이다. 서산 간척지에서 생산해 도정한지 일주일이 지나지 않은 쌀을 사용하며 냄새가 없는 청국장과 함께 제공, 맛과 영양을 동시에 충족시켜주는 별미 중의 별미로 입소문이 자자하다.
-메뉴 : 영양굴밥과 청국장(1만원), 굴파전(1만원), 갱개미무침(2만원)
-문의 : 041-669-1910

* 본향(마약밥)
「본향」은 모든 요리에 마와 오방색을 적용해 신개념의 음식 세계를 선보인다. ‘참마로 지은 약밥’이란 뜻의 마약밥은 갖가지 견과류를 비롯해 참마와 계피, 감초 등 33가지의 약재를 섞어 만든 밥이다. 아삭아삭하면서도 부드럽게 씹히는 마와 은은한 약재의 향, 고소한 견과류가 절묘한 조화를 이루어 본향에서만 맛볼 수 있는 메뉴로 높은 인지도를 쌓아오고 있다.
-메뉴 : 서동 마약밥정식(1만원), 선화공주정식(1만5000원), 무왕 황제 정식(2만3000원), 백제 불로장생정식(3만5000원), 사리장엄정식(7만원)
-문의 : 063-858-1588

* 이가네 더덕밥(더덕밥)
「이가네 더덕밥」에서는 모든 상차림에서 더덕돌솥밥을 추가해 더덕요리전문점으로서 차별화를 꾀했다.
더덕은 남녀노소 누구나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는 최상의 웰빙 식재 중 하나다.
-메뉴 : 명품상(1인 5만원), 진품상(1인 3만원), 일품상(1인 2만원)
-문의 : 053-985-9044~5

* 사과나무(치킨달밥)
「사과나무」는 ‘치킨달밥’으로 유명한 인사동의 맛집이다.
치킨달밥의 애플 소스에 절인 닭봉은 버섯·당근·파프리카·감자 등의 채소와 볶고 인도 카레의 일종인 달(dhal)을 섞어서 만든 것으로 고슬고슬하게 지은 밥을 비벼먹는다.
-메뉴 : 치킨달밥(7500원, 런치타임 할인가 6500원)
-문의 : 02-722-5051

* 라 빠에야(빠에야)
스페인 음식전문점 「라 빠에야」에서는 스페인 남부 발렌시아의 대중요리 ‘빠에야’를 맛볼 수 있다. 빠에야는 샤프란으로 쌀과 해산물을 노랗게 물들인 것이 특징이다. 이 요리는 들판에 일을 나갔을 때 야외에서 해 먹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메뉴 : 빠에야 믹스따(1만4200원), 빠에야 데 마리스꼬(1만3900원)
-문의 : 02-322-8870

* 조금(조금 솥밥)
「조금」은 일본식 솥밥을 한국화하여 선보이고 있다. 일평균 200그릇 이상 판매되는 이곳의 대표메뉴인 조금솥밥은 새우, 죽순, 맛살, 대추, 밤, 은행, 굴, 버섯 등 들어가는 재료만 30가지가 넘는다. 맛의 비결은 이천 쌀과 밥 짓는 물에 있다. 조금만의 비법이 담긴 육수를 사용함으로써 조금에서만 맛볼 수 있는 영양밥으로 두터운 단골고객층을 자랑한다.
-메뉴 : 조금솥밥(1만3000원), 양송이솥밥(1만3000원), 전복솥밥(2만8000원)
-문의 : 02-725-8400

▶몸에 기운을 불어넣어주는 밥
원주기(氣)밥과 손두부

-대표메뉴 : 기밥정식(7000원), 두부정식(6000원), 두부전골(1만원), 두부보쌈(2만원)
-영업시간 : 08:30~22:00
-주차공간 : 10대
-좌석수 : 76석
-문의 : 02-933-7225
-주소 : 서울시 노원구 상계1동 1002-2 영빌딩 1층 101호

수락산 산자락에 자리하고 있는 「원주기밥과 손두부」. 원기회복을 위해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잡곡 중에서도 기(氣)를 뿜어내는 것으로 알려진 재료만 엄선해 밥을 짓는다.
원주기밥과 손두부에서 선보이는 ‘기밥’은 멥쌀이 아닌 찹쌀을 사용한다. 기밥의 주재료로 차좁쌀, 서리태, 밤, 은행, 잣, 수삼, 호두, 여기에 흑미를 따로 불려 섞고 그 물로 밥을 짓는다. 무쇠솥에서 11분이면 완성되는 기밥은 뚜껑을 여는 순간 윤기가 자르르 흐르고 수삼의 진한 향이 코끝을 스치며 식욕을 돋워준다. 기밥은 솥뚜껑을 열자마자 밥을 덜고 물을 부어 놓은채 식사를 하면 찹쌀 누룽지밥이 완성되는데 고소한 맛에 숟가락질이 멈추질 않는다.
이곳은 ‘소박한 가정식 밥상’을 콘셉트로 쉽게 접할 수 있는 밑반찬 하나하나에도 건강과 어머니의 손맛을 느낄 수 있다. 기밥과 함께 제공하는 반찬은 총 10가지다. 깻잎, 고추, 무청, 호박, 오이, 고구마 줄기, 감자 등 채소류 대부분은 제철 재료 위주로 사용하며 시어머니의 도움으로 경기도 남양주에서 직접 농사지은 것을 공수 받고 있다. 데친 나물은 들기름에 볶아 집간장으로만 간을 맞추어 고소하면서도 깔끔하다. 이 집은 기밥 뿐만 아니라 시래기 막장 맛이 구수하기로 입소문이 자자하다. 시래기 막장국은 끓는 물에 멸치를 통째로 넣고 막장에 무친 시래기를 넣어 끓이는 것이 전부다. 메줏가루에 삶아서 식힌 보리밥을 섞어 만든 강원도식 막장을 사용하는데 이 장이 시래기 막장 맛의 비법이라고 전한다.
두부요리도 이곳의 별미 중 하나다. 이른 새벽 6시부터 매장 내 두부공방에서 맷돌에 직접 콩을 갈아 순두부, 모두부 등을 만든다. 원주기밥과 손두부의 허옥선 대표는 “영양밥의 맛과 반찬으로 제공하는 순두부, 모두부 등 기밥정식을 먹어본 고객들은 한 끼 식사로 원기충전하게 됐다”며 고객의 높은 만족도를 전했다.


▶자연과 더불어 하나되는 약밥
떡갈나무잎 밥상

-대표메뉴 : 떡갈나무잎 밥상 정식(2만원), 삼백초 정식(1만2000원), 떡갈나무 귀한 비빔밥(8000원)
-영업시간 : 11:00~20:00
-주차공간 : 80대
-좌석수 : 250석
-문의 : 031-637-6121
-주소 : 경기도 이천시 관고동 156-2

경기도 여주의 목련정사 사찰음식인 떡갈나무잎 밥을 이천쌀밥집이 즐비한 거리 한 켠에서 만날 수 있다. 업소명으로도 사용한 「떡갈나무잎 밥상」은 여느 한식당에서는 맛볼 수 없는 별미요리를 선보인다. 이곳 밥은 밥을 짓는 그릇부터 눈길을 끈다. 칡 줄기를 엮어 만든 그릇에 떡갈나무 잎을 깔고 그 속에 밥 지을 재료들을 담는다.
밥에는 찹쌀, 멥쌀, 흑미, 찰보리, 검은콩, 은행, 수수, 조, 잣 등은 기본이고 당근, 호박, 밤 등 12가지 이상의 식재료를 골고루 섞어 넉넉하게 담아 뚜껑을 덮은 후 가마솥에 넣는다. 가마솥에는 느릅나무, 뽕나무, 솔가지, 떡갈나무 잎 등을 수북히 깔고 칡그릇을 올려 지장수(황톳물)와 백련초 잎을 우려낸 물로 3시간 이상 찐다. 칡그릇 뚜껑을 열고 솔잎을 거둬내면 진한 솔잎향과 향긋한 풀내음에 군침부터 꿀꺽 삼키게 한다. 칡그릇에 지은 밥은 4~5인이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양이다.
떡갈나무잎 밥은 목련정사의 주지스님인 일회 스님이 암 환자를 비롯해 건강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정성과 사랑을 듬뿍 담아 지어 먹인 보양식이었다. 일회 스님은 “밥맛이 입소문을 타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몸에 좋은 음식을 알리기 위해 6개월 전에 음식점을 오픈하게 됐다”고 밝혔다. 밥을 짓는 재료 뿐만 아니라 용기와 사용하는 물부터 다르기 때문에 ‘약이 되는 밥’으로 한 번 맛보면 잊을 수 없어 다시 찾게 되는 중독성이 있다.
떡갈나무잎 밥상에서 사용하는 식재료는 양파를 제외한 모든 채소와 약초를 강원도 정선 백봉령과 운두령 등 고산지대에서 직접 채취한 것을 사용하며 천연조미료 사용을 고집한다. 나물 등 찬류에는 청국장가루와 더덕가루를 기본으로 사용하고 여기에 전국 팔도 시장을 다니면서 직접 지역 특산물 등을 공수해 사용하는 것도 특징이다. 식후에는 효소발효차를 제공해 깔끔하게 식사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곤드레~만드레~~ 나물밥으로 건강을 찾는다
정선달 가마솥

-대표메뉴 : 곤드레해물밥(1만원), 흑돼지시래기밥·오리시래기밥·황태시래기밥·해물시래기밥(각 8000원)
-영업시간 : 11:00~21:00
-주차공간 : 30대
-좌석수 : 50석
-문의 : 031-438-4333
-주소 : 경기도 군포시 속달동 58-2

시래기밥, 곤드레밥이 각각 새로운 짝을 만났다. 수리산 기슭 갈치저수지 옆에 자리한 「정선달 가마솥」은 시래기와 곤드레를 주재료로 다채로운 영양밥을 선보이고 있다.
영양밥 재료의 새로운 조합과 끊임없는 연구로 나물밥에 산해진미를 골고루 곁들여 이색 영양밥으로 재해석했다. 이곳에서 선보이는 영양밥은 곤드레해물밥, 흑돼지시래기밥, 오리시래기밥, 황태시래기밥, 만드레밥 등 총 7가지다. 특히 고객의 건강을 위한 신메뉴 만드레밥은 쇠고기 사골을 진하게 우려낸 육수에 오가피를 넣어 밥을 짓고 그 위에 새송이 버섯을 올린 밥으로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정선달 가마솥에서 선보이는 영양밥은 골고루 사랑을 받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곤드레해물밥이 간판메뉴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곤드레해물밥은 낙지, 새우, 키조개를 비롯해 곤드레나물과 새송이버섯으로 밥을 짓는다. 하루정도 불린 멥쌀 위에 곤드레나물을 쌀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넉넉하게 올리고 그 위에 해산물을 올린다. 겨울철에는 여기에 굴까지 더해 보다 푸짐하게 준비한다. 이곳은 주문 즉시 밥을 짓기 때문에 최소 11분에서 18분 정도의 기다림이 필수다.
흑돼지시래기밥은 기름기 없는 살코기만을 사용하며 시래기밥 위에 콩나물을 올려 풍성한 식탁을 준비하고 있다. 시래기는 24시간 정도 물에 담가 두었다가 불순물을 제거하고 3시간 정도 따로 푹 삶아서 밥을 지을 때 넣는다. 시래기는 연간 1톤 정도 소비량을 자랑할 만큼 그 인기를 자랑한다.
정선달 가마솥의 정경서 대표는 “밥집에서 밥을 포장해갈 정도면 밥 맛이 얼마나 좋은지 짐작할 수 있지 않겠냐”며 이곳을 다녀간 고객들의 높은 만족도를 자랑했다. 식후에는 축사를 개조해서 만든 갤러리에서 정 대표가 직접 그린 작품을 음악과 함께 감상하며 여유를 만끽할 수 있도록 했다.


▶팔도강산을 누비다 발견한 밥의 진미, 항아리밥
식객(食客) 구이전문점

-대표메뉴 : 항아리밥 정식(떡갈나무코스 4만5000원, 자작나무코스 3만5000원)
-영업시간 : 11:50~22:00
-주차공간 : 비발디 파크 내 무료 주차장 이용 가능
-좌석수 : 98석
-문의 : 033-439-7447
-주소 : 강원도 홍천군 서면 팔봉리 1290-14 (주)대명레저산업

항아리 안에 몸에 좋은 잡곡을 골라 영양만점 영양밥을 담았다. 2007년 강원도 홍천 비발디 파크 내 둥지를 튼 「식객」에서는 ‘항아리밥’을 만날 수 있다. 항아리는 황토흙으로 빚어 1200℃ 옹기가마에서 구워낸 것을 사용한다.
식객의 항아리밥은 홍천 수라쌀을 사용하고 찹쌀, 수수, 참마, 은행, 잣, 완두, 밤, 검정깨, 강낭콩, 단호박, 차조 등 12가지 잡곡이 들어간다. 밥을 지을 때 물 대신 자작나무 수액으로 짓고 계절에 따라 수액을 달리 사용하는 점이 특징이다. 봄에는 자작나무, 고로쇠, 떡갈나무, 아카시아 수액, 여름에는 오디열매원액, 연꽃잎 또는 연잎액, 가을에는 잣을 짜서 만든 수액, 겨울에는 들깨 수액 등으로 다채롭다. 같은 항아리밥이지만 제철 잡곡 위주로 재료를 달리해 단골고객에게도 신선함과 새로움을 선사한다. 항아리밥은 25분 정도 직화열로 지은 후 뜸 들이는 동안 송이버섯을 올려 제공해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면서 전해지는 향긋한 내음이 잃어버린 식욕을 단숨에 찾아준다.
식객의 항아리밥 정식은 떡갈나무코스, 자작나무코스 2가지로 구분해 각각 5가지, 7가지의 특선요리와 함께 코스로 즐길 수 있다. 이 중 아무리 많이 먹어도 짜지 않고 나물 고유의 맛과 향을 살려 만든 효소장아찌와 곤드레 탕요리가 돋보인다. 이곳에서 선보이고 있는 효소장아찌는 다래, 무, 오디뽕잎, 아카시아, 매실, 산초 등 종류만 해도 20여 가지에 달한다. 이 중 8가지의 장아찌를 정갈하게 담아 제공한다. 곤드레탕은 강원도 영월 곤드레나물을 직접 담근 된장으로 약한 불에서 8시간 정도 볶은 후 쇠고기 양지부위를 우려낸 육수와 사골육수로 간을 해 시원칼칼한 맛을 냈다.
항아리밥으로 영양밥의 맛과 멋을 추구한 식객의 정진섭 차장은 “팔도강산을 누비며 국내 최고의 맛을 찾아다니는 식객처럼 이곳을 방문한 고객들이 마치 식객이 된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건강한 요리를 만드는데 주력한다”며 “사용한 식재 고유의 맛을 살리기 위해 전통 발효기법을 사용한 효소를 음식에 접목했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