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 겨냥한 한식뷔페
오피스街 중심으로 재부상!

몇 년 전 유행했던 이모작 영업이 다시 한 번 관심을 얻고 있다. 대형 호프나 주점 등 낮 시간 동안 영업을 하지 않는 매장을 활용해 점심뷔페 등을 제공하며 고객의 발길을 유도하고 있는 것. 이들 업소는 치솟는 물가와 맞물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푸짐하게 즐길 수 있는 뷔페 메뉴를 제공해 직장인들의 지지를 얻고 있다. 최근에는 점심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편하게 영업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점심뷔페 전문 창업 본사도 틈새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글/황정일 팀장 hji0324@foodbank.co.kr


고급 메뉴로 재무장한 점심뷔페, 강남역 주변으로 10여 개 포진
오피스가, 학원가 등 유동인구가 끊이지 않는 상권, 특히 강남역을 중심으로 점심시간을 겨냥해 호프집, 주점에서 선보이는 한식뷔페가 인기다. 5000원 내외의 가격으로 10~20가지의 다양한 한식 메뉴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호응을 얻고 있는 것. 경기위축으로 지갑이 얇아진 직장인들에게 점심뷔페는 특히나 매력적으로 다가오고 있다.
점심시간에 한식뷔페를 운영하는 호프, 주점이 최근에 생긴 것은 아니다. 이미 몇 년 전에 한 차례 유행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에는 단순히 캐터링 전문 업체에서 저렴한 메뉴들로만 구성해 가격 대비 높은 만족도를 이끌어내지 못해 단기간에 문을 닫는 곳이 대부분이었다. 실제로 시청, 광화문 일대에 유행했던 점심뷔페 매장은 현재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고급 식재료로 만든 영양가 높은 메뉴로 재무장한 강남역 인근의 점심뷔페 매장들이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은 저마다 주기적으로 주메뉴를 바꿔가며 다양해진 고객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강남역 상권에서 점심뷔페 영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업소만도 10여 곳에 이른다. 옥토버훼스트, 프리티비어, 미인선술집, 비어팩토리, 겔라포트, 주인공, 비티비 등이 5000원 내외의 점심뷔페를 운영하고 있다.

부가수익 창출로 비용 대비 매장 활용도 높아
외식업소를 운영하는 경영주 입장에서도 낮 시간 동안 죽어있는 공간에서 점심 영업을 하면 여러모로 이득이다.
우선 매출 여하를 막론하고 매장의 임대료는 매달 똑같이 나간다. 점심시간에 매장을 놀려도 일정한 임대료가 지출된다는 것. 이를 고려해 점심시간에 이모작으로 뷔페 식사를 운영하거나 전문 업체에 빌려준다면 부가수익을 창출해 점심 영업만으로도 매장 임대료 정도는 충분히 빠진다는 계산이다. 특히 뷔페는 종업원도 극히 제한적으로 운용할 수 있어 인건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해 웬만큼 영업이 활성화된다면 수익성 증대도 유도할 수 있는 셈이다.
주의할 점은 오피스가의 경우 고정 고객이 90% 이상을 차지한다는 점이다. 일주일에 5일 이상 회사 근처 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하는 이들 직장인 고객들은 한 주간의 점심 식단이 다채롭길 원한다는 것. 때문에 어제 갔었던 그 곳을 오늘 또 가는 경우는 드물다. 단골 장사인 만큼 매일 주메뉴와 밑반찬을 다르게 요일 메뉴를 구성해 고정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점심뷔페, 창업시장의 틈새 공략
오피스가를 중심으로 점심뷔페 영업이 활성화되면서 최근에는 비어 있는 매장을 활용해 점심뷔페만을 전문적으로 운영하는 업체도 등장했다. 대형 호프 매장, 주점 매장 등과 연계해 최소의 비용으로 운영하는 점심뷔페 창업이 그것이다. 점심뷔페 창업 전문 업체 런치카페는 소자본 창업 및 시간적 여유가 충분하지 않은 주부 등을 겨냥해 점심뷔페를 창업 아이템으로 선정, 외식 프랜차이즈 시장의 틈새를 공략해 나가고 있다.
런치카페 측에 따르면 점심뷔페 창업은 초기 창업비용이 낮고 반나절 운영으로 짧은 시간 동안 고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예비 창업자들의 관심이 높다고. 더욱이 완제품 형태로 메뉴가 공급된다는 점에서 조리에 대한 부담도 덜 수 있고, 또 창업비용이 낮은 만큼 실패에 따른 기회비용도 낮아 창업에 대한 두려움도 상대적으로 덜하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점심가격이 5000원을 넘지 않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다양한 메뉴에 대한 메리트가 없었는데, 지금은 직장인들의 평균 점심값이 6000~7000원대로 상승했기 때문에 5000원 내외인 점심뷔페는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을 수 있다”며 “직장인들이 모여 있는 오피스 중심가라면 점심뷔페의 시장성이 충분할 것”이라고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상권, 타깃 등에 대한 사전조사 철저해야
하지만 넘어야 할 산도 있다. 이미 한 차례 유행을 타다가 한 풀 꺾인 전철을 밟지 않아야 하기 때문. 이를 위해 꼼꼼한 사전조사가 선행돼야 한다. 매장을 선택할 때에는 충분한 공간이 확보돼 있는가를 살펴야 하고, 유동인구를 흡수할 수 있는 입지인가를 따져봐야 한다. 또 주 타깃층을 명확히 체크해 이에 맞는 메뉴 구성을 해야 한층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하다.
점심뷔페를 운영 중인 한 관계자는 “점심뷔페는 상권, 유동인구 특성, 날씨 등 다양한 변수로 인해 매출의 변동 폭이 크기 때문에 1년 정도는 운영해봐야 어느 정도 수요예측 및 음식량 조절 등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다”면서 “초기 투자비용이 적은 만큼 1년 정도는 배운다 생각하고 손해를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점심뷔페 이모작 운영업소>

행복한집
서울 서초동 인근에 자리한 샤브샤브 무한리필 전문점 「행복한집」에서는 점심시간에 한식뷔페를 운영, 이모작 영업을 펼치고 있다. 초기에는 점심 저녁 모두 샤브샤브 메뉴를 선보여 고객 유입효과가 상대적으로 적었는데, 점심시간에 한식뷔페를 운영하면서 매출 증대와 업소 홍보효과를 동시에 누리고 있다.
점심시간에 방문했던 고객들이 자연스럽게 무한리필 샤브샤브를 알게 되고 저녁 시간에 다시 한 번 업소를 방문하면서 예약 없이는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정도로 성공한 케이스. 점심뷔페는 쌈밥, 닭찜, 탕수육&자장면, 김치찜, 돈가스&스파게티 등 요일별 주메뉴와 10여 가지의 메뉴가 제공된다. 가격은 5000원 선불이다.


옥토버훼스트
서울 강남역 뉴욕제과 뒷골목에 둥지를 튼 하우스 맥주 전문점 「옥토버훼스트」에서는 3년여 전부터 점심시간에 한식뷔페를 운영해왔다. 오랜 시간을 이모작으로 영업해 왔기 때문에 이곳은 인근 직장인 및 학원생들을 중심으로 저렴하고 푸짐한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는 명소로 알려져 있다. 10여 가지의 메뉴를 4500원에 제공하고 있다.
옥토버훼스트의 또 다른 강점은 이색적인 분위기다. 하우스맥주를 제조하는 설비가 매장 한 가운데 자리하고 있고, 독일을 연상케 하는 인테리어 덕에 마치 외국에서 한식뷔페를 즐기는 듯한 기분을 선사한다. 탕수육, 돈가스 등 매일 바뀌는 메인 메뉴와 다양한 사이드 메뉴 제공으로 골라먹는 재미를 준다. 직장인들이 식권을 구매할 경우 장당 4000원으로 할인해 준다.


화전민
서울 신사동 소재 콩·부침 요리 전문점 「화전민」은 점심시간에 한식뷔페를, 저녁에는 전통주막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압구정 로데오거리 초입에 자리한 화전민에서는 스무 가지에 달하는 메뉴를 마음껏 즐길 수 있어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이곳의 주방은 오픈 형태로 노출돼 있어 전을 부치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다. 고객들의 신뢰도를 높이는 요소다.
콩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만큼 뷔페 메뉴도 이색적이다. 따끈하게 데운 생두부와 매콤한 순두부, 비지찌개를 한 자리에서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고사리, 시금치 등 갖가지 나물과 상추가 있어 상큼한 비빔밥을 쌈과 함께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잡채, 떡볶이, 부침 등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메뉴를 갖춰 만족도를 높였다. 특히 네 종류의 찌개류는 가마솥에 담아 보는 재미까지 더했다. 가격은 6000원. 점심뷔페 메뉴 포장(7000원)도 가능하며 일요일에도 운영한다.


레드문
서울 가락동 IT벤처타워 지하 1층에 자리한 「레드문 호프&소주」. 이곳에서는 점심시간 동안 인근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한식뷔페를 운영한다. 넓은 공간에서 부담 없이 푸짐한 한 끼를 즐기는 데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보리밥, 쌈밥을 중심으로 돈가스, 잡채 등 다양한 메뉴를 선보인다. 특히 샐러드와 샌드위치, 과일 및 각종 분식 메뉴 등으로 매일 변화를 줌으로써 뷔페의 식상함을 보완하고 고객들의 다양한 입맛을 채워주고 있다. 특히 계산대 옆에 ‘내일의 메뉴’를 적어둔 칠판을 배치, 고객의 재방문을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있다. 매일 15가지 내외의 메뉴를 푸짐하게 즐기는 점심뷔페의 가격은 6000원.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한다.

<매장을 대여해 점심뷔페를 운영하는 사례>

어머니의 손맛 담은 한식뷔페로 든든한 점심
와바 서초직영점

강남역 인근에 자리한 세계맥주전문점 와바 서초직영점에서는 점심시간에 맛있는 한식뷔페를 즐길 수 있다. 김현주 사장이 점심시간 동안에만 매장을 빌려 뷔페식당으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이미 1년여 전부터 이곳에서 점심뷔페를 운영하면서 자리를 잡은 상태로 일평균 150명 내외가 방문한다.
이곳의 특징은 12가지 메뉴를 김현주 사장이 직접 조리한다는 점이다. 때문에 일반적인 점심뷔페 메뉴라기보다는 손맛이 더해져 가정식 메뉴에 더 가까워졌다. 김치볶음과 김치볶음밥, 누룽지(여름에는 미역냉국) 등을 중심으로 가능한 한 매일 메뉴를 변경하려고 노력한다. 인근에 위치한 사무실, 학원에 다니는 단골을 중심으로 운영이 될 수밖에 없다는 한계를 메뉴의 맛과 다양성으로 극복하기 위함이다.
초기에는 캐터링 전문 업체에서 완제품 메뉴를 받아 사용했는데 비용이 높아져 지금은 업체에서 식재료만 받아 직접 조리함으로써 원가를 절감하고 동시에 메뉴 퀄리티도 높였다. 또 5명이었던 직원도 3명으로 줄여 인건비를 낮췄다. 김현주 사장은 “창업비용이 대략 2000만원 정도 들었고 이후 전기세, 수도세 등 사용하는 공과금 정도만 들기 때문에 최소 비용으로 합리적인 운영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점심뷔페 창업을 전문으로 하는 본사>
1480만원으로 대형 점심뷔페 운영
런치카페

「런치카페」는 이름 그대로 점심뷔페 창업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다. 퓨전한식 메뉴를 바탕으로 대형호프나 주점 등 저녁영업을 위주로 하는 매장을 점심시간대만 임대,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고수익 시스템을 제공한다. 특히 매장을 얻기 위해 소요되는 권리금, 보증금, 인테리어 비용 등을 배제할 수 있어 고가의 창업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런치카페는 본사의 물류 시스템을 통해 매일 10여 가지의 퓨전한식 메뉴를 제공한다. 주문에서부터 판매까지 일괄적으로 뷔페식 완제품으로 공급되기 때문에 사업경험이 없는 초보창업자나 주부창업, 공동창업 등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특히 완제품 형태의 출장뷔페식 메뉴여서 전문 주방인력이 없어도 무리 없는 런치카페 매장 운영이 가능하다.
런치카페 측은 “점심뷔페 창업은 매장주에게 월임대료 등의 부가수입 창출과 저녁장사를 위한 매장홍보효과를 제공하고, 런치카페 점장에게는 최소비용으로 고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해준다”면서 “더욱이 단돈 5000원으로 신선하고 영양이 풍부한 10여 가지의 고품격 한식퓨전뷔페 식사를 즐길 수 있어 고객까지 만족시키는 사업 모델”이라고 전했다.
런치카페는 현재 서울 여의도 소재 룸바 「스페인하우스」에서 점심뷔페를 운영하고 있다. 이곳은 이모작 형태로 운영되는 것으로, 퓨전한식뷔페 메뉴만 공급하고 있다. 향후 강남역 등 오피스 상권을 중심으로 신규 창업을 확대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