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한 전략이 뒷받침 된다면 변화는 두렵지 않다

(주)아모제가 창립 15주년을 맞았다. 패밀리 레스토랑 「마르쉐」를 필두로 다양한 외식브랜드를 론칭하고 컨세션 사업에 진출해 시장을 선도했으며, 식자재전문유통기업을 설립해 건강한 먹을거리 제공에 앞장서기도 했다.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지만, 다사다난한 외부환경 속에서 지난 15년이 결코 쉽지만은 않은 길이었을 터. 신희호 대표는 “운이 좋았고 때가 맞았다”고 겸손히 말하지만, 아모제의 지난 발걸음은 신 대표의 철저한 운영전략에서 비롯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장의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 철저한 계획 아래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았던 아모제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몇가지 키워드를 통해 풀어봤다.
대담/육주희 부장, 정리/김성은 기자, 사진/전우창 인턴사원


올림픽 전략 - 미래를 보는 기업
외식기업에 있어서 15년이란 시간은 꽤나 주관적이다. 길다면 긴, 짧다고 생각하면 짧은 시간이다. (주)아모제의 신희호 대표 역시 지난 15년이 정신없이 빠르게 지나간 것 같다고 소회한다. 다양한 외식브랜드를 론칭했고 시장의 니즈에 맞춰 컨세션 사업으로 대표되는 사업부문에 도전했으며, 식자재전문유통기업을 설립하기도 했다.
혹자는 경기 불황의 어려움을 타파하고자 다양한 사업에 진출했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실제로는 이 모든 것이 신희호 대표의 철저한 경영전략에서 비롯된 것이다.
“아모제의 현재는 ‘올림픽 전략’의 결과입니다. 올림픽이 열리는 주기가 4년이기 때문에 올림픽 전략이라고 명명하고 있는데, 미국 애틀란타 올림픽이 열리던 1996년 마르쉐 1호점을 통해 외식사업을 시작한 것을 계기로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올림픽 전략을 통해 시장변화를 예측하고 그에 따른 방향성을 설정해 기업운영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다음 올림픽이 열리는 나라의 이름을 빌어 ‘베이징 전략’, ‘런던 전략’ 등으로 대표되는 (주)아모제의 올림픽 전략은 4년을 주기로 기업의 미래를 준비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변화를 시도하는 주춧돌이 됐다.
경기불황으로 레스토랑 사업이 다소 부진할 때 이를 타파할 수 있는 컨세션 사업부에 역량을 집중하기도 했고, 레스토랑의 미래가 지속적인 메뉴개발에 있다는 것 역시 올림픽 전략을 통해 간파하고 일찍이 R&D센터를 마련해 메뉴개발에 전사적으로 나서기도 했다. 안정적인 식자재 확보가 외식업계의 큰 화두임을 캐치해 아모제산업이라는 식자재전문유통기업을 설립한 것도 미래에 대한 준비의 일환이었다.
신희호 대표는 “컨세션 사업의 경우 현재 (주)아모제 매출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파이가 커진 사업부문”이라며 “베이징 올림픽 직후 준비한 ‘런던 전략’이 현재의 아모제를 대표하는 경영전략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The First & Best Brand - 고객니즈 선도
소수의 브랜드에서 다점포를 운영하는 전략적 사업운영이 외식기업의 가장 흔한 경영패턴이라고 하면, 아모제는 이와 조금 다른 노선을 취하고 있다. 다점포보다는 다브랜드를 지향하고 있는 것이다.
“외식기업은 고객의 니즈를 맞춰가는 것이 가장 큰 목표입니다. 하지만 현대사회에서 개개인의 니즈는 점차 다양화·개성화되고 있습니다. 이것을 바탕으로 늘 고민해왔던 것이 바로 다수의 고객니즈에 맞추기 위해 하나의 브랜드를 크게 키울 것이냐, 아니면 각각의 고객니즈에 맞춰 다양한 브랜드를 개발할 것이냐에 관한 부분이었습니다. 오랜 고심끝에 아모제는 고객이 아직 접해보지 않은 새로운 콘셉트를 한발 먼저 제시해 고객니즈를 선도해보자라는 결론을 내렸죠.”
이 철학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아모제의 브랜드 개발 핵심가치가 바로 ‘The First & Best Brand’ 정신이다. 트렌드에 연연해 그것에 국한하기보다는 고객이 필요로 하지만 접해보지 못했던 콘셉트의 브랜드를 선보이는 것을 브랜드 개발의 핵심으로 내세우고 있다.
관련된 가장 큰 사업성과는 ‘컨세션 사업부문’이다. 최근 외식수요의 많은 부분이 복합공간에서 이뤄지면서 고객접점이 과거와 달라진 시장상황을 바탕으로, 아모제는 고객 성향을 반영한 다양한 컨세션 사업 모델을 구축하고 선보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아모제의 컨세션 사업은 지난 2007년 인천국제공항의 컨세션 사업을 수주하면서 시작됐다. 현재는 공항 및 쇼핑몰 외에도 대형리조트, 야구장, 대형병원, 클럽하우스까지 사업을 확장해 아모제의 다양한 사업부문에서도 핵심 분야로 급부상한 상황이다.
신 대표는 “부대시설로서의 외식업소에 대한 가치는 더욱 향상될 것”이라며 “외식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한축을 차지하고 있는 컨세션 사업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식자재 우선주의 - 건강한 식재료 추구
신희호 대표는 지난 2007년 아모제산업(주)이라는 외식기업 최초의 식자재전문유통기업을 설립했다. 5년여의 길지 않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외식 B2B 식자재유통 시장에서는 선두기업에 속할 정도로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뤘다.
아모제산업의 핵심역량 역시 (주)아모제와 다르지 않다. 아모제의 핵심가치인 ‘식자재 우선주의’를 원칙으로 하고 있는 것.
“아모제 산업의 설립은 시장의 상황 상 불가피한 것이었다고 봅니다. ‘맛있는 메뉴는 건강한 식재료에서 비롯된다’는 (주)아모제의 가치를 기반으로 시작한 사업이 확장을 거듭해 오늘날에 이른 것입니다. 아모제 운영을 통해 외식업소의 가장 큰 경쟁력은 메뉴개발이라는 명제를 재차 확인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메뉴개발은 그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R.D.T(Research, Development, Training)가 절실히 필요한데, 최근의 외식업계는 이 같은 체계가 미흡한 것이 사실입니다. 아모제 산업은 이러한 외식인들의 요구에 부합하는 다양한 메뉴개발과 핵심경쟁력 제공을 통해 단순한 식자재 유통기업이 아닌 완벽한 사업파트너로서 다양한 서비스를 실현할 계획입니다.”
(주)아모제와 아모제산업(주)간의 시너지 역시 기업의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부문이다. 아모제가 고객과의 접점에서 수취할 수 있는 고객니즈는 곧 아모제산업의 메뉴개발 등에 도움이 되면서 사업 간의 ‘윈윈’이 가능해지고 있다.

아모젠 - 내부고객이 행복한 기업
신희호 대표는 (주)아모제의 가장 큰 경쟁력을 꼽는 질문에 주저 없이 기업의 직원들을 지칭하는 ‘아모젠(Amojen)’이라고 대답했다.
1200여명의 아모젠은 신희호 대표가 ‘가장 큰 자산’이라고 말하는 기업발전의 가장 큰 원동력이다.
“애사심은 강요한다고 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만, 우리 직원들은 제가 고마울 정도로 애사심이 강하고 회사분위기를 긍정적으로 만들어주는 큰 자랑거리입니다. 외식기업의 기본이 고객행복을 추구하는 것인데, 그 행복을 주는 우리 직원들이 밝고 긍정적이라는 것은 돈 주고도 사지 못할 엄청난 경쟁력인거죠.”
밝은 아모젠이 꾸준히 양성되는 것은 아모제의 인사시스템에 있다. 직원 개개인에 다양한 기회부여와 성장의 길을 열어주고 있는 것. 인사시스템의 대표적인 것이 바로 교육 프로그램이다. 개인의 성장이 곧 기업의 성장으로 이어진다는 명제 아래 신 대표는 직원교육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두 번째는 ‘계급장 제도’다. 마치 군대(?)를 연상시키는 계급장 제도는 입사시기별, 또는 직급별로 구분해 계급을 주고 이 계급장을 유니폼에 직접 달아주는 제도다. 계급장 제도를 통해 기본적으로 조직을 통제하기가 수월해짐은 물론, 신입직원들에게는 성장에 대한 동기부여를, 간부직원들에게는 애사심과 리더십을 부여하는 긍정적인 결과를 얻고 있다고.
신희호 대표는 고객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내부고객’인 직원들이 일하기 좋은 직장을 만들기 위해 향후 다양한 인사제도와 복지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므토토마토 태국 - 내실 있는 해외진출
신희호 대표는 아모제 운영에 있어서 가장 아쉬운 점으로 해외진출을 조금 더 서두르지 못했던 점을 꼽았다. 최근 아모제는 「오므토토마토」로 태국에 진출, 본격적인 해외진출의 신호탄을 알린 바 있다. 외식기업들이 너나없이 해외진출을 외칠 때, 조금 더 기반을 탄탄히 해 도전하자는 것이 해외진출을 다소 늦어지게 했지만, 결과적으로 ‘한류’가 정점을 찍고 있는 요즘이 도리어 쉽게 해외에 안착할 수 있는 기회기도 하다는 것이 신 대표의 생각이다.
신 대표는 “올해를 기점으로 동남아시아 및 세계시장 진출이 아모제의 핵심 사업 중의 하나가 될 것”이라며 “세계시장 진출과 관련해서는 자사 브랜드 외에도 현지를 겨냥한 맞춤형 브랜드를 선보이는 것까지 고려하는 등 다양한 각도에서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1년 외식시장은 이견이 필요 없이 업계 사람이라면 누구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수장이라면 그 어려움은 더욱 피부에 와 닿기 마련. 하지만 신 대표는 지난 15년간의 아모제가 그래왔듯이 전략에 따라 기업에게는 기회일 수도 있다고 본다.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달러에서 3만달러로 가고 있는 시점입니다. 가치소비가 증대하면서 고객들의 소비가 보다 신중해지는 점은 기업에게는 일시적인 어려움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니즈를 반영해 소비자의 꼼꼼한 심리를 파고드는 다양한 메뉴개발과 관리가 이루어진다면 준비된 기업에게는 오히려 기회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업계의 고질적인 어려움인 인력문제 역시 적은 인원으로 높은 효율을 내는 매장운영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신희호 대표는 향후 급부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HMR시장을 겨냥한 다양한 가정식 상품을 공급하는 사업모델을 개발하고, 또한 기존의 HMR 브랜드인 「카페아모제」나 「미우」의 경우 백화점 및 대형몰 등에 주로 입점해 있어 고객들의 접근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단점을 보완, 접근성이 한층 강화된 로드숍 모델도 개발할 예정이다.

마라톤 - 직원들과 행복을 공유하는 대표
신 대표의 집무실 곳곳에는 그의 취미생활과 성격을 보여주는 물건들이 즐비하다. 매년 꾸준히 해오고 있는 마라톤 완주 트로피나 직접 찍은 사진, 꾸준히 배우고 있는 서예 등이 그 예다. 사무실 한가운데에는 그가 직접 썼다는 붓글씨 현판도 놓여 있다.
신희호 대표는 몇 년전 지천명을 맞이하며 새로운 취미에 도전해봐야겠다는 소박한 욕심을 갖게됐다. 그렇게 최대한 시간을 덜 뺏기면서 즐길 수 있는 취미 생활을 찾다 관심을 갖게 된 것이 바로 서예와 사진이다.
경영에 대한 고민과 스트레스를 취미생활로 푸는 기업 대표들이 많다지만, 신 대표는 조금 더 특별하다. 건강한 취미생활을 직원들과 함께 공유하고 있는 것.
“적어도 분기에 한 번씩은 직원들과 함께 땀을 흘리자는 주의입니다. 직원들과 마라톤 대회에 매년 나가요. 1월에는 스키, 4월에는 체육대회, 9월에는 마라톤을 하죠. 함께 고생하고 성취감을 얻는 것이 공동체 의식에 큰 도움이 됩니다.”
직원들과 가깝고 친밀하게 지내는 신 대표의 모습은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자연히 느껴진다. 신 대표의 생일을 맞이해 여직원들이 본인들의 사진으로 직접 꾸민 ‘아모제 소녀시대’ 생일축하 카드 등이 일례다. 신 대표와 직원간의 유쾌한 에너지가 회사 곳곳에 묻어난다.
“고객에게 건강과 행복을 전해주려면 직원들이 행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아모젠’들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긴 한데… 직원들도 이런 제 마음을 알고 있겠죠?(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