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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흥곰보냉면  <통권 321호>
이정연 기자, jylee@foodbank.co.kr, 2011-12-06 오전 03:43:30

50년 역사의 종로 맛집, 세계를 품고 재도약
함흥곰보냉면

서울 3대 함흥냉면집 중 하나로 손꼽히는 「함흥곰보냉면」은 1960년 창업, 예지동 냉면골목 역사의 시작을 함께 한 유서 깊은 서울의 대표 노포다. 창업주였던 한 씨 부부가 25년 이상 운영하던 곳을 현 대표인 배정지 씨가 이어받아 그 역사를 더하고 있다.
글/이정연 기자 jylee@foodbank.co.kr, 사진/이종호 기자


서울 3대 냉면집으로 손꼽히는 아성의 노포

함흥곰보냉면의 원래 창업주는 이북에서 피난 온 실향민으로 고향의 냉면집에서 일하던 조리장 출신이었다. 따라서 이곳은 개업 초기부터 이북의 냉면 맛을 그대로 선보여 문전성시를 이뤘고, 고향을 그리워하던 실향민들에게 고향의 맛을 전해주는 따뜻한 위로가 되었다. 하지만 창업주의 건강상 이유로 더 이상 매장 운영이 어려워졌고, 1987년 현재의 배정지 대표가 매장을 인수해 운영하고 있다. 함흥곰보냉면의 명성은 배 대표가 이어받은 후부터 더욱 날개를 달게 된다. 당시 이곳에서 냉면 한 그릇을 먹기 위해 창경궁까지 2km 이상 줄을 서있을 정도였다고. 1988년 서울 올림픽, 2002년 한일 월드컵 등 나라의 굵직한 행사가 있을 때마다 국가지정음식점으로 선정되며 더욱 유명세를 치르게 됐다. 함흥곰보냉면은 한때 ‘예지동 냉면집’이라는 대명사로도 통했지만 현재는 세운4구역 재개발로 인해 종로4가 ‘세운스퀘어’로 이전한 상태다.

이북식 함흥냉면의 맛 그대로 50년

함흥곰보냉면은 연세가 지긋한 어르신들에게 더욱 인기가 높은 곳이다. 그도 그럴 것이 창업 이후 현재까지 한번도 맛의 변화를 주거나 다른 재료를 사용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현대인의 입맛에 맞도록 변화를 주어야 한다는 주위의 의견도 있었으나 현대식 냉면을 선보이는 곳은 어디든 많기에 전통 방식을 고수함으로써 함흥곰보냉면의 경쟁력을 지켜가야 한다는 배 대표의 철학이 있었기 때문이다.
함흥곰보냉면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맛보게 되는 육수는 진하지 않으면서도 깊고 구수한 맛이 난다. 냉면을 주문하면 함께 제공되는 무김치 역시 시원하면서도 새콤한 맛으로 입맛을 돋운다. 가장 압권은 역시 냉면 맛이다. 대표메뉴인 함흥냉면은 100% 고구마전분을 익반죽해 면을 뽑아 쫄깃하면서도 적당히 부드러워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인기 있다. 매콤한 양념과 잘 어울리는 쫄깃한 면발, 그리고 꾸미로 올라가는 배, 오이, 달걀, 쇠고기 등 부재료의 조화가 잘 어우러진다는 평가다. 그밖에도 가오리회를 올린 회냉면과 속이 꽉 찬 만두 역시 이 집의 스타메뉴 중 하나다.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주방 환경과 운영 시스템

배정지 대표는 사실 국내 명문대학교에서 토목공학을 전공한 후 기업에서 일했던 관리자 출신이다. 당시에는 주인이 음식도 만들고, 계산대도 지키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배 대표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조리와 관리를 철저히 분리시켜 사장은 매장과 직원관리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는 다소 획기적인 운영철학을 갖고 있었다. 외식 선진국이라는 일본의 상황도 그랬고, 앞으로 우리나라의 외식업계도 그렇게 바뀔 것이라는 선견지명이 있었기 때문이다. 음식의 맛과 서비스에 대해서는 조리장을 비롯한 직원들이 잘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 주고, 배 대표는 매장 운영에 대한 전반적인 큰 그림에만 신경을 썼다. 운영 외에 그가 가장 신경 쓴 것은 어떻게 하면 조리장과 매장 직원들의 작업 환경을 더욱 편안하게 만들어 줄 수 있을까 하는 것들이었다.
“당시 조리장들이 가장 힘들어 하던 것이 바로 냉면 반죽이었습니다. 특히 한창 손님들이 몰리는 여름철에는 곁에서 지켜보기 힘들 정도로 고된 작업이었어요. 그러던 중 일본에서 피자반죽 만드는 기계를 처음 접하고, 그것을 우리 매장에 맞게 변형시켜 냉면 반죽기로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을 보고 국내 업체에서 지금의 냉면 반죽기를 개발한 것이지요.”
함흥곰보냉면의 체계적이고 현대적인 주방 환경은 외식업 경영에 대한 배 대표의 세심한 배려와 고민에서 나온 것이었다. 배 대표의 이런 노력 덕분인지 함께 일하는 조리장은 30년 이상, 직원들 역시 오랫동안 함께 근무한 진짜 가족들이다.

합작형 체인점으로 함흥곰보냉면의 명성 이을 것

배 대표는 몇 해 전부터 함흥곰보냉면의 미래에 대해 심각한 고민을 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함흥곰보냉면의 명성을 지키면서도 미래를 위한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느냐 하는 고민이 바로 그것. 그래서 배 대표는 그동안 함께 일했던 조리장들과 같이 합작형태의 체인점을 내기로 마음먹었다. 그간 프랜차이즈화하자는 제의도 많았지만 냉면의 맛이 변질되는 것을 우려해 거절했었지만, 함께 일했던 조리장들이라면 믿고 맡길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 내린 결정이었다. 세부적인 가이드라인은 나오지 않았지만 서울의 중앙에 본점을 두고 동서남북에 하나씩 지점을 세운다는 계획이다. 현재 상표등록까지 마친 상태로 차근히 준비해 제대로 된 맛과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것이 배 대표의 포부다.

·메뉴 : 함흥냉면(7000원), 회냉면(7000원), 왕만두(6000원)
·대표 : 배정지(2대)
·영업시간 : 10:30~22:00
·주소 : 서울시 종로구 인의동 112-14 세운스퀘어 라이프관 401호
·문의 : 02-2267-6922, www.gomborm.com


● INTERVIEW_배정지 대표

“함흥냉면 본래의 맛을 널리 전파할 것”
“연세 지긋한 분들이 오셔서 고향의 맛이라며 칭찬해줄 때 보람을 느낍니다. 지금까지는 여기 종로까지 나오셔야만 함흥곰보냉면의 맛을 볼 수 있다는 것을 희소적인 가치라 생각해 체인점을 내지 않았지만 사회가 변화한 만큼 새로운 서비스로 다가가야 한다는 생각에 체인점을 내기로 마음먹었지요.”
하지만 체인점을 낸다고 해서 맛에 대한 책임까지 분산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 배 대표의 생각이다. 40년 이상 냉면업계에 종사하고 조리장과 대표의 관계로 오랫동안 함께 일했던 조리장들과 함께 합자형 매장을 선보이는 만큼 그 맛에 있어서도 전통을 이어가겠다는 설명이다.
한편 함흥곰보냉면은 현재 세운스퀘어 4층에서 영업 중이지만 재개발이 완료되는 2017년 경에는 본래 주소지인 예지동 50번지 건물로 다시 이전할 계획이다.

 
2011-12-06 오전 03:43:30 (c) 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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