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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들보 함흥면옥  <통권 322호>
이지연 기자, praise@foodbank.co.kr, 2012-01-26 오전 10:13:11

한밭(大田)을 지켜 온 50년 추억의 명소'
대들보 함흥면옥

대전광역시 유천동에 위치한 「대들보함흥면옥」은 55년의 시간을 한결같이 지켜 온 지역의 대표 명소다. 오랜 세월을 묵묵히 걸어 온 이 노포는 ‘대들보’라는 이름 그대로 튼튼하고 굳건한 재목처럼 오늘도 역사의 중심을 든든히 지키고 있다.
글/이지연 기자 praise@foodbank.co.kr, 사진/이종호 기자


대전광역시 최초의 함흥냉면전문점

1956년 2월 문을 연 대들보함흥면옥은 대전광역시 내 최초의 함흥냉면전문점이다. 그때 당시만 해도 대전에서는 식당이라고 불리는 곳 자체가 열손가락을 넘지 않는 시대였다. 그래서 상호도 처음에는 그냥 함흥면옥이었다. 그러다 함흥냉면전문점들이 점차 늘어났고 그 상호로는 특허출원이 되지 않아 10년 전부터 대들보함흥면옥이라는 이름으로 새 역사를 쓰기 시작했다. 창업주인 故 조병선 여사로부터 시작된 대들보함흥면옥은 지금 2대째 가업으로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조병선 여사의 8남매 중 일곱째인 김종훈 대표와 그의 아내 김재숙 대표가 30년 전부터 대를 이어받았다. 그러나 가업을 이어받기까지 두 사람의 고민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당시 김종훈 대표는 다른 직장을 다니고 있었고 그의 형제들 모두 의사, 교수, 판사 등 번듯한 전문직에 종사하고 있었기 때문에 마땅히 식당을 이어받을 사람이 없었던 것.
김종훈 대표는 “어머니 역시도 옛날에는 식당운영이 사업이라기보다는 고된 노동과 생계 수단이라는 의미가 컸기 때문에 자식들이 고생하지 않고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이 크셨던 것 같다”고 말했다.
자연스럽게 故 조병선 창업주는 본인 세대에서 식당을 접으려고 했다. 그때 용기를 낸 것이 바로 김재숙 대표다. 김 대표는 “남편과 결혼할 때만 해도 어머니가 하시는 식당을 물려받아 운영하리라는 상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며 “그만큼 준비되어 있지 않은 상태였지만 시어머니의 지난 세월과 노고가 고스란히 담긴 이곳이 문을 닫는다고 생각하니 너무 아깝단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그야말로 김재숙 대표의 작은 용기가 대들보함흥면옥의 미래를 만든 것이다.

지나 온 세월 햇수보다 전통의 맛 지키는 게 중요
대들보함흥면옥의 대표 메뉴는 50년째 이어 온 냉면과 전통식 불고기다. 세월이 흐르면서 몇 가지 신메뉴들을 추가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고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메뉴는 이 두 가지다. 냉면은 잘 발효된 동치미육수와 고기육수를 혼합해 만든다. 동치미 국물이 주는 개운하고 깔끔한 맛이 고기육수의 깊은 맛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것이 대들보함흥냉면 맛의 포인트다. 또한 100% 고구마전분을 익반죽해 뽑은 면을 사용해 쫄깃한 식감이 살아있다. 냉면과 함께 제공되는 냉면무 역시 김재숙 대표가 손수 만든 정성과 맛이 고스란히 배여 있다. 가끔 조미료에 길들여진 젊은 세대들은 냉면 맛이 너무 심심하다며 불만을 제시하는 사례도 종종 있긴 하지만 김 대표는 맛을 변화시키는 것은 대들보함흥면옥의 전통을 훼손시키는 것이라 생각해 55년간 한결같은 맛을 고수하고 있다. 불고기는 깊은 맛을 내기 위해 한우만을 고집한다. 자작자작한 불고기 양념은 오래 끓여도 달거나 짜지 않아 어르신들이 특히 좋아한다.
김종훈 대표는 “아무리 역사가 오래됐다고 한들 지나 온 세월의 햇수가 몇 년이냐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며 “진정한 역사는 대대로 이어온 전통의 맛을 얼마나 잘 보존하고 지켜나가는가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역사를 지켜나가기 위해 끝까지 최선 다할 터
요즘 김종훈, 김재숙 대표의 가장 큰 고민은 대를 이을 사람에 관한 것이다. 두 사람의 자녀 역시 일찌감치 다른 길을 준비하고 있는 인재들이라 마땅히 물려줄 사람이 없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 10년 정도 함께 일한 조리장에게 충남 당진에 분점을 내주면서 본점을 이어갈 사람이 마땅치 않게 됐다.
김종훈 대표는 “가족이 아닌 누구라도 대들보함흥면옥의 맛과 전통을 이어갈 수 있다면 과감히 물려줄 생각이다”며 “중요한 것은 주인장이 식당을 경영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음식을 제대로 만들 줄 알고 주방시스템을 아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이러한 생각은 30년 동안 식당을 경영하면서 늘 생각해왔던 기준이었다.
김재숙 대표는 “몇 번이고 정리 결심을 했다가도 자리를 옮겨 또 새롭게 시작하고 다시 문을 열었던 것은 오랜 세월 동안 우리 매장을 변함없이 아끼고 사랑해 준 고객들에 대한 의리였다”며 “언젠가 우리가 지켜온 대들보함흥면옥을 올곧게 이어나갈 사람에게 물려 줄 그때까지 최선을 다해 이 자리를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INTERVIEW_김종훈, 김재숙 대표(2대)
“언제나 늘 고객들에게 정직하고 성실하게 보답해야죠”
웃는 모습이 닮은 대들보함흥면옥의 김종훈, 김재숙 부부대표에게서는 이곳을 지키기 위해 오랜 세월 서로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 노력이 여실히 묻어났다.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원동력을 수줍게 서로의 공으로 돌리는 모습에서 성실하고 무던한 두 사람의 성품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두 사람의 정직함과 성실함은 창업주가 가장 강조한 정신이기도 했다. 故 조병선 여사는 대를 이어 준 일곱째 아들과 며느리에게 딱 한 가지를 당부하셨다고 한다.
“시어머니께서는 늘 내 가족에게 먹일 음식이라 생각하고 정성과 사랑을 다하라고 말씀하셨어요. 항상 정직하고 성실하게 임하라고 하신 말도 평범한 말이지만 매번 그 의미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게 되는 것 같아요.”
최근 대들보함흥면옥은 대전광역시에서 선정한 고유한 맛과 옛 추억을 간직한 시 인증 전통업소로 선정되는 영광을 안기도 했다. 앞으로도 대들보함흥면옥의 전통을 고집스럽게 이어갈 두 사람의 앞날을 응원해본다.


메뉴 한우양념불고기(1만6000원), 돼지매운갈비찜(중-2만5000원, 대-3만5000원) 회냉면(8000원), 물냉면(7000원), 비빔냉면(7000원), 손만두(6000원)
영업시간 10:00~22:00
문의 042-522-5900
주소 대전광역시 중구 유천1동 311-13

 
2012-01-26 오전 10:13:11 (c) 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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