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전문점 이을 창업시장의 다크호스
이탈리안 레스토랑
독립점포 성장기 지나 다변화된 FC 시장 진입 두각
최근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둘러싼 외식업계의 관심이 뜨겁다. 혹자는 카페베네가 내놓은 ‘블랙스미스’ 효과라고 말하지만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국내에 입성한 지는 20년이라는 세월이 훌쩍 넘었을 만큼 꽤 오랜 내공과 역사를 가지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커피전문점 시장을 이을 창업시장의 다크호스로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손꼽기도 한다. 뒤늦은 전성기를 맞이한 국내 이탈리안 레스토랑의 현주소를 살펴봤다.
글/이지연 기자 praise@foodbank.co.kr, 사진/이종호 기자
소비자 세대교체 따른 대중화 현상 가속화
국내 외식시장에 이탈리아 음식이 소개된 것은 1990년대 초반이다. 당시에는 이탈리아 음식과 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했기 때문에 파스타의 한 종류인 스파게티가 대표주자로 주목받기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이탈리안 레스토랑은 스파게티전문점이라는 단일공식이 성립하곤 했다. 그러나 2000년도에 접어들면서 국내 외식문화의 확산과 유학파의 증가, 다양한 국적의 음식에 대한 소비자의 경험과 지식이 높아지면서 스파게티를 비롯한 다양한 종류의 파스타와 피자, 스테이크 등 세분화된 메인메뉴와 각종 애피타이저, 디저트를 전문적으로 선보이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또한 한미 FTA, 한EU FTA 등으로 인해 와인과 치즈 등 해외 식재료의 보급이 활발해진 것도 이러한 움직임에 힘을 싣는 요소로 작용했다. 최근에는 소비자 세대교체에 따른 대중화 현상 역시 가속화되고 있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퇴진과 함께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주로 찾는 고객층인 2030세대가 외식시장의 주 소비계층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들은 감성소비를 지향하고 해외의 문화와 요리에 대해 오픈 마인드가 형성되어 있어 이탈리안 레스토랑의 확산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패스트푸드와 패밀리레스토랑의 고공성장 속에서 니치마켓을 공략하되 이들과 차별화하는 전략으로 ‘슬로우푸드’로서의 고급화된 이미지를 정립한 것도 이탈리안 레스토랑의 성공비결로 손꼽힌다.
업계 관계자들은 “피자와 파스타 등 이탈리아 요리는 다른 국적의 음식에 비해 한국인의 입맛과 잘 부합되는 측면이 많아 오랜 기간 꾸준히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며 “최근에는 웰빙과 슬로우 푸드라는 외식트렌드와 맞물려 토마토와 올리브, 치즈 등 건강한 식재료로 만든 이탈리아 요리가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고가의 다이닝부터 저가 분식형까지 시장 외연 확대
시장 성숙기를 맞아 이탈리안 레스토랑들은 기존 고가의 고급화 전략에서 벗어나 점차 세분화 되는 추세다. 특히 초창기 독립점포 형태의 대형 매장 중심에서 중저가의 프랜차이즈가 늘어나면서 소형점포, 테이크아웃 전문, 홈메이드 뷔페형 등 매장의 형태도 다양해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공정거래위원회 정보공개서에 등록된 해당 업종 프랜차이즈 수는 약 26개, 이들 가맹점은 약 400여 개로 추정된다. 이러한 흐름은 기존의 이탈리안 레스토랑 창업의 걸림돌로 작용한 전문 인력 수급 문제나 조리 매뉴얼 구축 등의 문제점이 보완되면서 프랜차이즈를 위한 내부 인프라가 구축되기 시작했다는 방증이다. 지난해 11월 신규로 론칭한 「카페베네」의 제2브랜드 「블랙스미스」의 경우 이탈리안 레스토랑으로는 드물게 론칭 직후부터 공식적으로 가맹사업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블랙스미스 관계자는 “올해 블랙스미스 매장 100개를 추가로 오픈하고 최대 350개까지 매장수를 늘릴 계획이다”며 “이를 위해 국내 최고 수준의 이탈리아 셰프 및 매니저 교육 아카데미를 설립, 숙련된 조리사와 매장운영에 적합한 인재를 육성해 각 가맹점으로 파견, 일관된 맛을 지켜나가겠다”고 말했다.
국내 이탈리안 FC 선두격인 「쏘렌토」 역시 2브랜드인 「피자쏘렌토」를 론칭, 초기 창업비용을 대폭 줄여 소자본 창업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를 위해 쏘렌토푸드라는 별도의 물류법인을 세워 소스와 각종 식재료를 안정적으로 공급해 가맹사업을 확장해나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저가의 분식형 스파게티 전문점으로 타 프랜차이즈와의 차별화에 나선 「까르보네」도 화제다. 세계맥주전문점 「와바」를 운영하는 인토외식산업이 론칭한 까르보네는 4000~6000원대의 저렴한 가격이 특징이다. 총 21가지로 다양하게 구성된 스파게티 메뉴는 원팩 시스템을 구축해 조리에 대한 부담을 줄여 이탈리안 레스토랑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소자본 소규모 창업이 가능한 모델로 손꼽힌다.
입지한계 극복하고 전문 인력 꾸준히 양성해야
한편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성장기를 지나 성숙기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많이 남아 있다. 가장 큰 한계는 입지 적응성이다. 아직까지 이탈리안 레스토랑의 경우 출점입지가 정형화 되어 있고 메뉴의 대중화 속도에 비해 상권에 대한 제약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타 업종에 비해 초기 창업비용이 많이 드는 아이템인데다 아직까지 대부분의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직장인 혹은 젊은층이 밀집하는 대학가, 혹은 트렌디한 번화가에서만 성공할 수 있다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음식의 일정한 퀄리티를 지켜내는 것 역시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가지고 가야 할 숙제다. 자칫 시장의 외연확대에만 치중하다 보면 맛과 서비스 품질유지에 소홀해 자체 경쟁력을 잃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시장이 점차 세분화되고 다각화 되어 전체 마켓이 커지는 것은 긍정적이나, 양적확대가 질적성장으로 이어질 지는 지켜봐야 할 문제다”며 “오히려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우후죽순 생겨남으로써 전체 시장의 이미지를 하향평준화 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고 우려를 제기했다.
업계 일각에서의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독립점포의 오너 셰프를 비롯해 프랜차이즈 본사 차원에서의 꾸준한 메뉴 연구개발 및 전문인력 양성이 뒷받침 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몇몇 브랜드에서는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아카데미를 설립하거나 중앙공급식주방(central kitchen, 센트럴 키친)을 운영하는 사례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업계 최초로 화덕피자 아카데미를 설립해 화제가 된 루나리치 관계자는 “최근 화덕피자가 이탈리안 시장의 대세로 떠오르고 있지만 이를 제대로 배울 수 있는 전문화된 교육은 없었다”며 “루나리치는 국내 화덕기기 보급 및 화덕 피자 시장을 리딩한 브랜드답게 화덕피자라는 세부 메뉴를 단 기간 안에 집중적으로 교육함으로써 맞춤형 인재를 양성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INTERVIEW _국내 이탈리안 레스토랑본격적인 성장기 맞아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이경희 소장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국내에 들어온 지는 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일정궤도에 오른 후 그동안 정체상태에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최근 외식업 소비스타일에 세대교체가 일어나면서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본격적인 성장기를 맞은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이경희 소장은 국내 이탈리안 레스토랑 시장이 베이버 부머 세대의 퇴진과 더불어 새로운 세대들이 외식소비의 주체로 등장, 이탈리아 음식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또한 이탈리안 레스토랑의 경우 이미 소비가 검증된 피자, 객단가를 높일 수 있는 와인 등의 판매 품목을 가지고 있는 점, 커피 등을 추가 판매할 수 있어 수익모델이 탄탄한 점 등이 창업 붐에 이점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Tip>‘가깝고도 먼 사이’
커피전문점과 이탈리안 레스토랑
최근 시장 트렌드를 살펴보면 커피전문점과 이탈리안 레스토랑 사이의 기류가 심상찮다. 카페베네와 탐앤탐스 등 대표적인 커피전문점들이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론칭하는가 하면 바피아노, 루나리치 등 이탈리안 레스토랑들이 카페형 레스토랑을 콘셉트로 카페와 레스토랑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콘셉트를 선보이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는 두 업종 사이의 공통분모가 많은 데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첫째, 2030세대의 젊은 층과 여성고객을 주요 타깃으로 한다는 점, 둘째 모던하고 세련된 인테리어로 감성 문화공간을 지향하는 점, 셋째 독립점포 형태의 매장과 프랜차이즈 전문점으로 시장이 이분화되어 있는 점 등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커피전문점과 이탈리안 레스토랑은 엄연히 그 영역이 구분되고 소비자 편익 역시 명확하므로 두 업종간의 결합을 시너지 차원에서만 바라봐서는 안된다고 조언한다.
업계 관계자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은 커피전문점이나 주점과는 다른 전문 외식업임을 기억해야 한다”며 “그만큼 소비자 취향이 명확하므로 품질 서비스 퀄리티를 확보하고 그에 맞는 인재를 육성하고 파견할 수 있느냐가 창업 성공의 핵심이다”고 말했다.
▶Trend1 - FC 선두그룹, 세컨드 브랜드로 이탈리안 레스토랑 집중 공략
형보다 나은 아우 있다!
기존의 독립점포 혹은 직영매장 형태가 많았던 이탈리안 레스토랑들이 최근에는 프랜차이즈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업계에서 내로라하는 잘나가는 브랜드를 가진 FC선두그룹들이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세컨드 브랜드로 집중 공략하고 있다.
블랙스미스(Black Smith)
대장장이 콘셉트의 빈티지 이탈리안 레스토랑
(주)카페베네의 야심작인 빈티지 이탈리안 레스토랑 「블랙스미스」는 오픈 한 달 만에 핫 플레이스로 떠오르며 화제의 중심에 있다. ‘블랙스미스’의 ‘스미스(smith)’는 유럽에서 대장장이를 일컫는 말로, 스미스의 장인정신을 주방 요리사들이 잇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매장 인테리어 역시 대장간의 따뜻하고 훈훈한 느낌을 살려 빈티지하면서도 세련되게 꾸몄다.
블랙스미스의 주 메뉴는 화덕피자 10여 종과 파스타 15종, 그릴요리 7종 등이다. 그 중에서도 식용꽃을 사용해 산뜻함을 살린 프리마베라 피자와 먹물로 반죽한 블랙면과 일반 화이트면을 함께 사용하여 독특한 비주얼을 선보인 블랙스미스 크림파스타, 한식을 접목시킨 누룽지파스타 등이 눈길을 끈다. 카페베네의 장점이었던 브랜드 디테일을 살린 스토리구성과 스타마케팅도 블랙스미스의 강점 중 하나다. 실례로 블랙스미스의 가맹1호점인 신사역점은 전속모델인 배우 송승헌이 점주가 되어 또 한 번의 이목을 끄는데 성공했다. (주)카페베네는 올해 안에 블랙스미스 매장 100개를 오픈하고 최대 350개까지 늘려나갈 계획이다. 특히 조리사 자격증을 보유한 5년 이상의 경력셰프를 본사에서 직접 가맹점에 파견하는 방식으로 각 매장별 퀄리티를 동일하게 지켜나가겠다는 목표다.
제시카키친(Jessica's Kitchen)
이탈리안 홈메이드 뷔페를 즐기다
(주)미스터피자의 세컨드브랜드인 「제시카키친」은 올해부터 기존 직영점의 매장 노하우와 미스터피자의 프랜차이즈 성공노하우를 바탕으로 100호점 이상 출점을 목표로 가맹사업을 본격화 하고 있다. 현재 8개 지점이 운영 중인 제시카키친은 이탈리아 가정식 음식들을 합리적인 가격에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이탈리안 홈메이드 뷔페다.
일반적인 이탈리안 레스토랑과 달리 110종의 다양한 메뉴가 준비되어 있는 것이 제시카키친의 가장 큰 강점이다.
특히 국내 No.1 피자브랜드인 미스터피자의 아우브랜드답게 냉장수타 도우 노하우로 갓 구워낸 씬피자는 오븐에서 꺼내 진열되자마자 동나버리는 인기메뉴 중 하나다.
7종의 파스타 역시 즉석에서 조리해 제공되므로 취향대로 선택해 골라먹을 수 있다. 또한 뷔페식이지만 1년에 4회 분기별로 꾸준히 신메뉴를 선보이고 있으며 피자, 파스타, 스프류는 매달 메뉴구성에 변화를 줘 자주와도 질리지 않는 신선한 뷔페를 지향하고 있다. 메인메뉴를 포함해 각종 소스와 드레싱, 애피타이저와 디저트까지 모두 다 수제만을 고집하는 것도 제시카키친의 매력이다.
▶Trend2 - 조금 더 세분화, 조금 더 전문화'
분명한 색깔로 승부 건다! 이탈리안 레스토랑 시장이 점차 확대되면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기업들의 고군분투 역시 눈에 띈다. 브랜드 콘셉트를 조금 더 세분화하거나 전문화해 분명한 색깔로 승부를 걸겠다는 업계의 의지가 전해진다.
피자쏘렌토( Pizza Sorrento)
건강한 슬로우푸드를 지향하는 화덕피자전문점
「피자쏘렌토」는 이탈리안 FC의 선두브랜드인 쏘렌토가 내놓은 화덕피자전문점으로 저온숙성 발효시킨 도우를 이용해 구운 로마식 전통 직화피자를 선보인다.
피자쏘렌토는 기존의 쏘렌토와 달리 화덕피자라는 트렌드를 집중 겨냥함과 동시에 합리적 비용으로 소규모 창업이 가능한 아이템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인테리어 역시 종전의 파스텔톤의 컬러구성과 플라워장식을 벗어나 자연색 위주의 모던함과 일러스트 벽화로 편안함을 강조,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변화를 시도했다. 메뉴도 기존의 다 메뉴 전략보다는 고객들이 선호하는 인기메뉴 위주로 간결하게 구성하되 오리지널 도우와 치아바타 도우로 구분해 놓은 점이나 두가지 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듀오피자를 선보인 점, 하프피자로 1인 고객 혹은 여성고객을 배려한 점 등이 눈에 띄는 차별화 전략이다.
앞으로도 쏘렌토 측은 20년간 이어온 이탈리안 전문 레스토랑으로서의 자부심과 경험을 바탕으로 건강한 외식문화공간을 제공하고, ‘Fresh, Natural, Slow Food’의 기본정신을 기반으로 기존의 쏘렌토와 신규브랜드인 피자쏘렌토의 동반성장을 꾀하겠다는 목표다.?꼧?
라 그릴리아 (LAGRILLIA)
색다른 맛과 분위기의 이탈리안 그릴 비스트로
SPC 파리크라상에서 운영하는 「라 그릴리아」는 파스타와 피자 일색이던 이탈리안 레스토랑 업계에서 정통 그릴 요리와 수제 디저트로 차별화에 성공한 케이스다. 이곳에서는 이탈리안 그릴이라는 콘셉트에 걸맞게 다양한 그릴 요리를 맛볼 수 있다. 대표 메뉴인 비프 온더 스톤은 뜨겁게 달군 돌 위에 스테이크를 올리고, 테이블에서 즉석으로 브랜디를 부어 솟아오르는 불길에 구워 내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돌 위에서 지글지글 구워지는 소리와 고소하고 깊은 향, 풍부한 육즙과 부드러운 육질을 동시에 즐길 수 있어 오감만족을 선사한다. 고객 취향에 따라 텐더로인(안심)과 서로인(등심) 중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식사 고객에게 무료로 제공되는 예쁜 수제 디저트는 라 그릴리아의 또 다른 인기비결. 전문 파티쉐가 매일 아침 매장에서 20여 가지의 디저트를 직접 만든다. 라그릴리아는 오는 4월 청담점을 추가로 오픈할 예정이며 그릴, 애피타이저, 와인스낵 등을 대폭 강화하여 특색 있는 전문 메뉴로 고객들에게 어필해 나갈 계획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