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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진옥  <통권 324호>
이지연 기자, praise@foodbank.co.kr, 2012-03-14 오전 02:24:38

우리나라에 5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음식점은 2010년 12월말 기준 약 170여 곳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중 수 십 년을 한결같은 맛과 정성으로 고객을 맞이하고 정(情)이 넘치는 곳을 발견하는 일이란 삭막한 도심 속에서 아늑한 안식처를 발견한 듯 반가운 일이다.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곳은 처참히 무너지고 마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오랜시간 자리를 지켜온 장수식당을 찾아가 본다. <편집자주>

75년 전통의 원조 해장국 명가인 「청진옥」은 1937년, 종로 새벽장터 어귀 천막 아래 무쇠솥을 걸고 나무꾼들에게 국밥을 팔던 것이 시초다. 새벽장터의 뜨끈한 해장국 한 그릇은 고단한 서민들의 삶을 녹여주는 보약과도 같았다. 이처럼 긴 세월을 견뎌 온 청진옥의 역사에는 우리네 삶의 희로애락도 함께 담겨있다.
글 이지연 기자 praise@foodbank.co.kr / 사진 이종호 팀장

청진동 해장국의 대명사
대부분의 역사가 있는 식당이 그렇듯 청진옥 역시 1937년 창업 당시에는 번듯한 건물도 가게 이름도 없었다. 그저 허름한 천막으로 만든 시전 중 하나였다. 3대 대표이자 청진옥의 현주인인 최준용 씨의 말을 빌리자면 당시 청진동 일대는 땔감시장이었다고 한다. 주 고객이 나무꾼이었다는 말이 재밌지만 그만큼 오랜 역사를 증명하는 뜻이기도 하다. 이후 가게가 생긴 후에는 잠시 ‘평화관’이란 이름으로 불리다 6.25 전쟁 직후 지금의 청진옥으로 상호를 바꿨다.
창업주는 최준용 대표의 할아버지인 故 최동선 옹이다. 꼿꼿한 인품의 창업주는 어렵고 힘든 상황 속에서도 고집스럽게 전통을 만들어갔고 지금의 청진동 해장국 골목을 만든 주인공이기도 하다. 이후 1984년 최동선 옹의 건강이 악화돼 운영이 힘들어지자 아들인 故 최창익 씨가 청진옥의 역사를 이어받게 된다. 3대인 최준용 대표 역시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지난 2005년부터 가업을 이어오고 있다.

사골 국물로 끓여내 부드럽고 깊은 맛
이곳의 해장국은 일체의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맛을 낸다. 사골 국물에 선지와 소내장, 우거지, 콩나물 등을 푸짐하게 넣고 푹 끓여내 부드럽고 구수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특히 365일 24시간 운영하기 때문에 솥에 불 꺼질 일이 없어 제대로 우려낸 육수 맛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준다. 선지도 식감이 좋고 고소한 맛을 내는 찰선지만 고집한다. 찰선지는 물을 섞지 않고 원피만 받아 막걸리로 발효시킨 선지를 말한다. 해장국은 뚝배기에 내오는데 주문 후 2~3분 내외로 바로 나온다.
청진옥에는 선지해장국 외에도 안주국, 따구국, 따로국 등이 준비되어 있고 주당들을 위해 내포, 수육, 빈대떡, 고추전, 동그랑땡 등 각종 안주류도 잘 갖춰놓고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천정부지로 솟은 도심의 임대료와 식재료 원가상승으로 서민음식의 대명사로 불리는 해장국 가격이 높아진 점이다. 거의 10여 년 간 5000원이라는 가격을 유지해왔지만 현재는 8000원으로 가격이 올랐다.

미슐랭가이드에 소개된 한국의 명소
청진옥은 지난해 미슐랭 가이드 한국판에 소개되며 한국을 대표하는 명소로도 인정받았다. 청진동 일대 재개발로 인해 2008년 지금의 자리인 르메이에르 종로타워로 이전했지만 대한민국 대표 맛집으로의 명성은 결코 식지 않았음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러나 약 70년 동안 지켜온 피맛골 터를 떠난 심경은 주인장이나 단골손님이나 시간이 지날수록 아쉬운 부분이다. 이전하기 직전 손자들과 함께 가게를 찾은 100세가 넘는 백발의 노인이 허름한 가게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던 모습을 최준용 대표가 결코 잊을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 손님들을 위해 최준용 대표는 무쇠가마솥과 뚝배기, 수저 등 주방 용기를 새 보금자리로 그대로 옮겨왔다. 비록 전통의 자리는 잃어버렸을지라도 오래 지켜온 전통의 ‘맛’ 만은 끝까지 지키겠다는 각오다.

메뉴 해장국(보통 8000원, 특 1만원), 안주국(1만2000원), 내포(1만8000원), 수육+내포(2만5000원), 빈대떡, 고추전, 동그랑땡(각 1만3000원) 영업시간 00:00~24:00 문의 02-735-1690 주소 서울시 종로구 종로1가 24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123호


INTERVIEW
“전통 잇는 것은 당연한 도리죠”

“가업을 이어나가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아버지께서 하던 일을 바로 중단하시고 식당 운영에 최선을 다하셨던 모습을 지켜봐서인지 저 역시 청진옥을 지켜나가는 것이 자식된 도리이자 오랜 세월 저희 가게를 찾아주는 고객들에 대한 도리라 생각했습니다.”
사진을 전공한 최준용 대표도 가게를 이어받을 당시 포토그래퍼로서의 꿈을 포기하고 가업을 택했다고 한다. 청진옥은 최 대표의 삶의 전환점이자 운명과도 같았다.
“수많은 분점과 프랜차이즈 제의에도 매장을 넓히지 않은 것은 청진옥이 걸어온 외길과 전통의 맛을 지키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고객들이 언제든 청진옥을 찾을 수 있도록 365일 24시간 늘 곁에 있겠습니다.”

 
2012-03-14 오전 02:24:38 (c) 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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