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계에서 ‘배달’은 빼놓을 수 없는 매출 상승의 수단이다. 하지만 배달 직원의 경우 대부분 비정규직이나 아르바이트 형태로 근무해 근속이 짧고 책임감이 적어 경영주의 애를 태우곤 한다. 또한 안전사고 등의 위험이 높은 등, 외식업소 경영주 입장에서 배달은 안하자니 매출의 상당부분을 포기해야 하고, 하자니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것처럼 조마조마한 시스템이 아닐 수 없다.
이 같은 시장 환경 개선을 위해 대표적인 딜리버리 업종인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가 안전 배달의 깃발을 펄럭인다. 지난 4월 18일 국내 프랜차이즈 치킨 5개사(교촌치킨, 굽네치킨, 또래오래, 멕시카나, 본스치킨)와 (사)프랜차이즈협회는 배달용 이륜차 재해예방을 위해 서울지방고용노동청과 한국산업안전공단과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이번 MOU는 지난해 피자 업체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공동 캠페인의 성과가 긍정적으로 도출됨에 따라 치킨업계도 적극 동참하기로 했다. ‘안전배달, 행복배달’을 슬로건으로 내세워 공동캠페인을 펼친 피자 3사에서 사고율이 66% 감소하는 결과를 가져왔던 것. 프랜차이즈 협회는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치킨업계를 비롯해 프랜차이즈업계 전반에 안전 배달을 확장시킨다는 차원에서 올해도 실시됐다.
서울지방고용노동청 및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서울지역본부는 이번 MOU를 통해 배달관련 이륜차 재해를 2011년 대비 15% 감소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배달 안전사고는 딜리버리 전문 외식아이템에 골칫거리가 아닐 수 없었다. ‘주인의식’을 갖기 힘든 인력구조는 물론, ‘빨리가야 한다’는 부담감에 교통법규를 제대로 준수하지 않고 보호 장구를 미착용 하는 등 배달원들의 안전의식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륜차 배달사고의 경우 부상의 정도가 심각해 배달원 개인은 물론 외식업체에도 큰 위험부담 중 하나였다.
업계는 이번 대대적인 MOU체결을 통해 그동안 브랜드 자체적으로 시행되던 배달사고 예방 및 서비스업의 선진 안전문화 조성을 보다 매뉴얼화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반기고 있다. 그동안 안전과 시스템의 사각지대에 있던 배달문화의 새로운 기틀을 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안전배달, 행복배달’이라는 구호만 요란한 채 ‘문서화’에 그친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재해예방 자료 보급, 안전배달 스티커 부착 등 협약 내용이 너무 보편적이거나 사무직의 특성에 맞춰져 있는 느낌이라 단기 아르바이트생으로 구성돼 있는 외식업체 배달원들에게 큰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며 “안전에 대한 인식전환을 기본으로 하되 실질적인 ‘해피 드라이버’를 만들고 이들에게 안전과 우수한 서비스에 대한 동기부여가 될 수 있는 혜택을 개발하는 것이 실질적인 효력이 있을 것 같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글•김성은 기자 fresh017@foodban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