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이란 창업자‘생각대로’ 된다

‘생각대로 사는 것’이 중요하다. 경영도 마찬가지다. 식당도 하등 다를 바 없다. 점주가 ‘먹고 살면 됐다’고 생각하면 무릇 결과는 그렇게 이루어진다. 하지만 ‘안 된다’고 생각하기 시작하면 어떤 결과가 일어날까?

● 짧은 글귀가 성공경영의 비밀
점심에 자주 가는 식당이 여럿 있다. 충무로 극동빌딩 뒤편에서 장사하는 음식업소의 맛은 대체로 평균 이상이다. 십중팔구는 아니어도 칠팔 수준은 된다고나 할까. 이정도면 ‘맛있는 음식점’이 많이 몰려있다고 봐도 무리가 없다.
오피스 밀집지역 상권의 특성 탓일까. 끼니때가 되면 자리가 없는 식당이 심심찮다. 심지어는 줄 서서 차례를 기다리는 손님들과 신경전을 펼쳐야하는 경우도 왕왕 발생한다.
요사이 날씨가 한낮이면 여름이 온 것처럼 무덥다. 그럴 때면 구석진 골목에 있는 모밀전문점 「소바소바」에 가끔씩 들러 판모밀을 시킨다. 맛은 그저 그렇다. 아주 뛰어난 편은 아니라고 느낀다. 항목별로 따져보면 맛, 청결, 서비스, 분위기 모두 80점 정도로 나쁘진 않지만 그리 내세울 것도 없는 편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장사가 잘 되는 곳이니 호기심이 일어난다. 직업상 자세히 살펴볼 밖에.
결론은 이렇다. 한마디로 경영마인드가 매우 우수한 집이다. 점주와 종업원 모두 항상 웃는 인상을 하고 있다. 이 집의 한쪽 벽에는 글씨가 무척 인상적인 편액(扁額)이 걸려 있다. 다음이 그것이다. 석 줄의 글귀가 성공 경영이 된 비밀이지 싶다.


“내가 반드시 너에게 복 주고 복 주며 너를 번성하게 하고 번성하게 하리라”


필자는 기독교 신자가 아니다. 하지만 어떠랴. 읽으면 읽을수록 글귀가 좋아 마음에 착착 감기고 달라붙으니 절로 스며들고 외워질 밖에.
하지만 성경 구절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를 건 음식점의 경우는 이야기가 사뭇 달라진다고 말하고 싶다. 소자본으로 일약 대자본을 바라는 심리가 어쩐지 로또 1등 당첨의 요행을 바라는 것 같아서 좀 불쾌해진다. 음식점 편액으로 흔해빠진 천객만래(千客萬來·천 명의 손님이 만 번씩 찾아온다는 뜻)를 보는 마음도 비슷하다. 이같은 경영마인드의 정체를 다섯 글자로 ‘도둑놈 심보’라고 강조하고자 한다.

● 로또 경영과 도둑놈 심보를 지우고 버려라
고객 입장에서 흔해빠지거나 허무맹랑한 류의 편액을 보게되면 매장에 믿음이 가지 않는다. 경영자의 경영마인드가 실없이 ‘허랑방탕(虛浪放蕩·언행이 허황하고 착실하지 못하며 주색에 빠져 행실이 추저분하다는 뜻)’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우연의 일치인지는 모르겠지만, ‘네 시작은 미약~’이나, ‘천객만래’ 편액을 건 식당치고 만족스러운 집은 아직 만나지 못했음을 이 지면을 빌어서 정중히 밝히는 바이다.
세상사는 생각대로 된다. 생각을 뜻하는 한자는 보통 다섯 가지로 나뉜다.

① 念(념) ② 思(사) ③ 想(상) ④ 意(의) ⑤ 志(지)

백수와 실업자는 주로 ①念(념)을 선택한다. 그들에겐 과거도 아니고 미래도 아닌 지금(今)의 마음(心)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원인이 된다. 하루 중 생각이 오만가지나 되는데, 이 중에 85%는 잡념(쓸모없는 생각)이라고 한다. 잡념을 모두 제거해내야 원석인 집념(執念)이 드러나고 실현되는 법이다.
월급쟁이나 소자본 창업자는 주로 ②思(사)를 선택한다. 이유가 있다. 오로지 가족(田=열 식구) 생계를 위하는 마음가짐(心) 때문이다. 따라서 안정이야말로 최고의 덕목이 된다. 지나친 욕심은 금물이다. ‘먹고 살면 됐다’라는 경영마인드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멋은 짧다. 대신에 성실함은 길다. 그들의 선택은 ‘굵고 짧게’가 되서는 안된다. 대신에 ‘가늘어도 길게’가 되어야 한다. 그것을 가족이 원하고 요구하기 때문이다.
벤처사업가, 아이디어 창조자, 기업경영자라면 주로 ③想(상)을 선택한다. 늘 다니던 길과 상식으로는 한계가 드러난다. 이 때문에 그들은 남달라진다. 여지와 여백을 남겨둔 까닭에 나무(木)를 바라보는(目) 마음가짐(心)을 가지고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워 새로운 시장을 창조한다. 무심히 보는 법이 없다. 늘 세상과 시장이 경탄의 대상이 된다. 그리하여 수많은 사람들을 고용한다. 애플의 고(故) 스티브 잡스가 그랬던 것처럼.
작가, 예술가, 철학자, 정치가는 주로 ④意(의)를 선택한다. 그들은 다른 사람의 눈치를 전혀 보지 않는다. 오로지 자신만을 볼 뿐이다. 그래서 자신의 가슴에서 울리고 퍼지는 소리(音)에 집착(心)한다. 반면에 돈에는 좀처럼 연연하지 않는다. 따라서 돈을 밝힌다면 진짜가 아니라 ‘가짜’이다. 진정한 작가와 예술가, 철학자와 정치가라고 볼 수 없다.
전문가, 학자, 그리고 교수는 주로 ⑤志(지)를 선택한다. 이유가 반드시 있다. 그들은 책을 가까이 하지 않으면 머리가 두꺼운 얼음처럼 단단해지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리하여 도끼(士=도끼 모양)를 가슴(心)에 품고 산다. 그리고는 머리가 얼어붙었거나 입안에 가시가 돋쳤을 때나 가슴에 잡목이 길을 가릴 정도로 우거졌을 때 도끼로 쳐서 길을 낸다.
길을 낸 그들의 노력 덕분에 수많은 사람들이 책을 가까이 하지 않고서도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 것이다. 세상은 그들을 일러 ‘선생님’이라고 부른다.

● 고전에서 배우는 생각 경영법
아무튼 ‘생각대로 사는 것’이 중요하다. 경영도 마찬가지다. 식당도 하등 다를 바 없다. 점주가 ‘먹고 살면 됐다’고 생각하면 무릇 결과는 그렇게 이루어진다. ‘안 된다’고 생각하기 시작하면 그에 해당하는 결과를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식당 경영주의 생각이 자신이 아니라 손님이 중심에 놓여 있다고 한다면 손님이 반드시 그곳에 복 주고 돈 주며 심지어는 줄을 선다고 한다면 믿겠는가?
손님이야말로 하느님(신)과 동격이라고 여겨야 한다. 그렇게 생각을 해야지만 시간이 걸려도 손님이 알아주는 법이다.
좋은 재료에서 좋은 맛이 나온다. 주방장을 함부로 탓하지 마라. 좋은 서비스가 좋은 손님을 부르는 법이다. 손님이 안 찾아온다고 초조하거나 원망하지 말라.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가장 중요한 것은 창업자의 ‘경영마인드’이다. 경영마인드는 ‘출호이반호이(出乎爾反乎爾)’로 돌고 돈다. 예외란 없다. 즉, 경영자에게서 나온 것이 경영자에게로 고스란히 되돌아온다는 얘기이다.
여기, 웃지못할 이야기가 있다. 옛날 옛적 이야기다.

개국 초에 한양을 도읍으로 열 때 정도전(鄭道傳)에게 모든 방(坊)의 명칭을 정하게 했다. 그 가운데 ‘수진방(守眞坊)’이라 이름 붙인 것이 있었다. 그 후 정도전이 그곳으로 집을 옮기고 죽으니, 당시 사람들이 모두 말했다.
“수진방이란 것은 참으로 ‘목숨이 다하는 마을(壽盡坊)’을 이른 것이로군.”
284쪽, 《어우야담》, 유몽인 지음, 돌베게 펴냄

다시 말한다. 경영이란 창업자 ‘생각대로’ 된다. 이어져서 결과가 곧 나타난다. 다섯 가지 생각(念, 思, 想, 意, 志) 단추의 선택은 이제 스스로에게 달렸다.
개인적으로 소자본 창업자 음식점 성공 전략의 핵심은 ‘가늘어도 길게~’가 맞다라고 주장하고자 한다. 어쩌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