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내가 다니고 있는 학교 학생식당에서 재미있는 요리경연대회가 진행되었다. ‘Fun Fun 한 분식학 개론’이라는 타이틀을 단 이 이벤트는 우리학교 생활협동조합에서 주기적으로 개최하는 요리경연대회다. 학생들로 구성된 참가팀들은 경연대회를 위해 개발한 레시피를 1차 심사를 통해 사전검증 받고 1차 심사를 통과한 팀들이 경연 당일에 실제로 심사위원들 앞에서 해당 요리를 시연한다.
이날 참여한 10개 팀은 학생들만이 보여줄 수 있는 참신하면서도 다양한 분식 요리를 선보였다. 1시간 이내에 조리를 완성해야 하는 규칙을 지키기 위해 학생들은 분주히 자신들의 재료를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어 나갔다. 경연이 시작되고 마감시간이 다가오자 각 팀들은 하나하나 완성된 요리를 내놓기 시작했다. 쫄면과 주먹밥 그리고 부리또까지 다양한 요리가 나왔으며, 어떤 팀은 울상이고 또 어떤 팀은 화색을 띠는 등 재미난 광경을 볼 수 있었고 팀을 응원하는 사람들을 보는 것도 볼거리 중 하나였다.
최종 심사는 세종대 생활협동조합 임직원들과 학생들로 구성된 심사위원들이 맡았고, 당선작을 발표한 뒤 완성된 팀들의 작품들을 서로 나누어 먹으며 대회는 마무리 되었다.
2주 뒤 당선작들은 실제로 세종대 생협이 운영하고 있는 식당에서 판매되기 시작했고 그 인기는 실로 뜨거웠다. 그리고 약속대로 첫날 판매된 수익금의 10%는 해당 메뉴를 개발한 팀의 이름으로 봉사단체에 기부했다.
이번 ‘Fun Fun한 분식학 개론’은 모든 과정에 학생들이 참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며, 학교와 어려운 싸움을 하고 있으면서도 학생들이 원하는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는 생협의 모습을 볼 수 있어 좋았다.
현재 외식시장은 장기불황에 시달리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필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고객과의 소통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굳이 요리경연대회가 아니라도 고객의 의견에 경청하고 거기에서 얻은 아이디어들을 운영에 반영하고 개선해 나간다면 자연스럽게 불황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일용 seedlee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