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기업 간 분쟁, 제살 깎아먹기 ‘심각’

강남에 위치한 한 짬뽕 프랜차이즈 직영점의 매장 입구에는 커다란 안내문이 붙어있다. ‘불분명한 소문과 오해를 해소 시키겠다’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이 안내문에는 브랜드의 원조와 해당 기업의 분쟁과 관련, 기업 측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 내용에 따르면 기업은 ‘원조’ 사장에게 기술이전과 가맹사업의 가치에 해당하는 비용을 책정해 지불하고 사업 파트너로 함께했지만, 이후 경영방식의 차이로 각자의 노선을 걷게 된다. ‘원조’의 경우 기존 매장에서 계속 운영하는 것으로 하고, 프랜차이즈 기업은 서비스표 등록과 정보공개서 등록에 따른 가맹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이 과정은 모두 철저히 합법적으로 진행됐고, 상도에 있어서도 윤리적으로 이뤄졌으나 가맹사업을 진행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원조집을 방문한 고객들을 통해 ‘가맹점은 가짜’라는 소문이 돌게 된 것. 본의 아니게 원조집을 따라한 아류브랜드, 혹은 힘없는 개인을 상대로 프랜차이즈 기업이 횡포를 부린다는 오명을 갖게 된 이 기업은 법적인 대응을 생각할 정도로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해당 기업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원조와 함께 가맹사업을 시작했다가 경영철학에 따라 각자 다른 노선을 가게 되는 경우, 힘없는 개인과 기업의 싸움으로 비춰져 사실관계와는 다른 소문이 퍼지는 경우가 많다”며 “법적인 대응을 생각할 정도로 브랜드 이미지에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가맹시스템이라는 유·무형의 가치가 얽혀있는 프랜차이즈 산업에서 종종 분쟁이 발생하게 된다. 특히 양자 간 이해의 대립이나 프랜차이즈 시스템에 대한 이해 부족 등 여러 가지 문제들이 분쟁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그중에서도 일반 가맹점과 프랜차이즈 본사의 분쟁은 가장 흔하고 일반적인 사례인 만큼 다양한 법적인 판례나 제도가 마련되어 있다. 하지만 원조 대 프랜차이즈 기업, 기업 대 기업의 분쟁은 그 분쟁발발의 빈도에 비해 변변한 기준이나 해결책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업계가 골치를 썩고 있다.
앞서 말한 전수창업과 관련된 분쟁사례 외에도 새롭게 론칭한 브랜드를 그대로 카피하는 일명 ‘미투 브랜드’와 관련한 기업 간 분쟁도 치열하다. 트렌디한 아이템으로 다브랜드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외식기업 (주)더본코리아 경우, 브랜드를 론칭 하자마자 메뉴는 물론, 인테리어나 전반적인 콘셉트를 그대로 차용하는 아류 브랜드가 나와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최근에는 브랜드 카피와 관련해 법적인 소송도 진행 중이다.
외식업계 관계자들은 이 같은 분쟁은 특정 기준이나 판례가 없어 소송으로 이어질 경우 기간도 오래 걸릴뿐 아니라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입게 되므로 제살 깎아먹기 식이라는 생각이 가득하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시장이 커지면서 관련 분쟁 사례도 다양해지고 있다”며 “특히 명확한 기준이 없어 억울하게 피해를 보는 일이 많아지는 만큼 공정거래위원회, 프랜차이즈협회 등의 해당 담당 정부기관이나 단체 등에서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글•김성은 기자 fresh017@foodban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