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사람들은 홍콩하면 ‘쇼핑’을 떠올린다. 그러나 그 속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쇼핑보다 더 마음을 뺏는 ‘오만가지 음식’들이 있는 곳이 홍콩이다. 외식이 생활화된 홍콩은 도시 골목골목에 보석 같은 식당들이 숨어 있다. 홍콩의 미식투어는 이들 식당들을 하나하나 발견하는 기쁨에서 시작된다. 길거리 음식에서부터 ‘차챤텡’이라는 대중식당, 미슐랭 가이드에 오른 스타 레스토랑까지 주머니 사정과 입맛, 분위기에 따라 화려한 홍콩의 로컬&다이닝 레스토랑을 즐겨보자.
글•육주희 편집국장 jhyuk@foodbank.co.kr

<홍콩에서 꼭 가봐야 할 면 요리집 베스트 3>
윙화(永華麵家) | 50년 이상 이어 온 대나무 완탄미엔
홍콩에는 수없이 많은 완탄미엔 업소가 있다. 하지만 「윙화」처럼 아직까지도 반죽을 전통 방식인 대나무 봉을 이용해 면을 뽑는 완탄미엔 집은 쉽게 찾아 볼 수 없다. 밀가루에 달걀과 소금물로만 반죽을 해 기다란 대나무 봉 위에 사람이 타고 앉아 위 아래로 또는 봉을 굴려가며 반죽을 한다. 이 때문에 이 집 완탄미엔 면발은 탄성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라면 당장 가위로 잘라 먹겠지만 이곳을 찾는 홍콩 사람들은 개의치 않고 먹는다.
윙화는 완탄미엔으로 유명하지만 코코넛에 망고를 듬뿍 넣은 디저트를 비롯해 흑깨 소 찹쌀 덤플링을 넣은 광둥식 디저트도 한 번 맛을 보면 그 다채로운 맛이 너무 매력적이어서 숟가락질을 멈출 수 없다.
주소 : 89 헤네시 로드, 완차이 전화 : 852-2527-7476 가격 : 국수 HK $29, 디저트 HK $30~33

탐자이 윈난 누들(譚仔雲南米線) | 매운 맛이 일품인 윈난 매운 국수
홍콩에서는 쓰촨, 윈난, 충칭과 같은 매운 음식을 주로 먹는 중국의 지방 요리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탐자이 윈난 누들」은 미슐랭 가이드에도 소개될 정도로 큰 성공을 거둔 국숫집이다. 매운맛은 5단계로 구분되어 있다. 국수 위에 올라가는 고명으로는 양상추, 닭고기, 돼지고기, 쇠고기, 부추, 돼지 간, 죽순, 어묵, 쇠고기 완자, 문어 완자, 유바 등 다양한 토핑을 선택할 수 있다. 이곳에서 꼭 맛봐야 할 것은 매운 국수 외에도 사천식 피단이 있다. 오리알을 6개월 이상 삭힌 피단은 겉 부분은 마치 젤라틴처럼 탱탱하면서도 투명하다. 고추기름과 다양한 향신료가 어우러진 소스와 함께 먹으면 피단 특유의 비릿한 맛도 전혀 나지 않고 기분 좋은 매운맛이 입 안 가득 퍼진다. 아삭아삭한 오이무침과 곁들여 먹으면 더 좋다.
주소 : 36 조던 로드 전화 : 852-2302-0982 가격 : 기본국수 HK $22, 토핑 추가 시 HK $26, 피단 HK $15, 오이무침 HK $16

공차이키(洪仔記) | 공씨 일가가 만든 수제 어묵국수
「공차이키」는 노호지역에서 현지인들에게 사랑받는 국숫집 중 하나다. 완탄미엔이나 쇠고기 국수 등 다양한 종류의 면요리가 있다. 이 집의 대표메뉴는 직접 만든 어묵을 올린 쌀국수 ‘피쉬볼 누들’ 이다. 피쉬볼은 쇠고기 어묵, 새우 어묵, 생선 어묵 등 모양과 종류에 따라 4가지가 있다. 4가지 종류의 피쉬볼을 모두 맛보고 싶어 하는 고객들을 위해 한 그릇에 담은 메뉴도 선보이고 있다. 공차이키의 피쉬볼 누들은 닭뼈 육수를 베이스로 해 깔끔한 국물과 쌀국수, 쫄깃한 식감이 살아있는 어묵이 어우러져 점심은 물론 고객들이 시도때도 없이 방문한다. 또 이곳에서 파는 바나나를 올린 피넛 버터 토스트도 애프터 눈 시간에 금세 품절이 될 정도로 인기다.
주소 : 2~4 카우 유 퐁, 센트럴 전화 : 852-2815-5281 가격 : 국수 HK $18~26

랜드마크 만다린 오리엔탈
앰버AMBER

미슐랭 투스타 셰프의 예술을 맛보다
퀸즈 로드 센트럴에 위치한 랜드마크 만다린 오리엔텔 「앰버(AMBER)」는 미슐랭 투스타로 사랑받는 모던 프렌치 레스토랑이다. 앰버는 디자인과 요리분야에서 천재적인 두 아티스트의 콜라보레이션으로도 유명하다. 애덤 티해니(Adam Tihany)의 파격적이면서도 품격있는 인테리어와 리처드 이키부스(Richard Ekkebus) 셰프의 환상적인 프레젠테이션과 독창적인 요리를 동시에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앰버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천정에 물결치듯 유연하게 흐르면서 웅장함을 주는 황금빛 파이프로 장식이 눈길을 끈다. 홍콩의 미식가들은 이곳의 황금빛 파이프를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설렌다고 말할 정도다.
황금빛 파이프 앰버의 이미지를 상징하는 것이라면 창의력 넘치는 음식과 세심한 서비스는 고객들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낸다.
코스의 첫 시작은 앰버의 대표적 아뮤즈 부쉬인 추파춥스 모양의 푸아그라로 고객들에게 어린 시절을 회상하게 하면서 다음 코스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고조 시킨다. 바다향이 가득한 신선한 성게와 랍스터 젤로, 커리플라워와 캐비어 등 호사스러운 재료가 가득한 해산물 요리는 떠 먹는 스푼조차 자개로 만들었다. 다양한 디저트에 이어 제공되는 치즈 트레이는 고급식당에만 제공한다는 버나드 안토니(Bernard Antony)의 치즈로 약 20여 종류가 제공된다.
호스피탈리티를 지향하는 서비스도 감동적이다. 전체 좌석이 약 50여 석에 불과하지만 서비스 인원은 26명에 달해 고객이 필요로 하는 것을 먼저 제공해 준다. 특히 매 코스마다 요리에 맞는 다양한 모양의 커트러리를 새롭게 세팅해 줘 눈길을 끈다.
이곳의 음식을 책임지고 있는 이키부스 셰프는 화폭에 수를 놓 듯 아름다운 프레젠테이션과 창의적인 요리로 수많은 잡지에서 ‘세계에서 가장 촉망받는 요리사’, ‘세계 최고의 요리사’로 소개되며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그는 단순히 주방을 책임지는 셰프가 아니라 테이블 웨어, 바, 서비스 등 레스토랑 전체 플로어를 총괄하는 컬리너리 디렉터다.
이키부스 셰프는 “요리를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최상의 재료로 재료가 가진 고유의 맛을 가장 잘 표현하는 것”이며 “고객이 그 음식을 받았을 때 거기에서 옛 추억이나 감성을 끌어내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한다.
또 “미슐랭 투스타를 목표로 일을 한 적은 없지만 음식에 대한 신경뿐만 아니라 분위기를 최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8년 가까이 노력을 했고 어느 정도 수준에 올랐다고 생각했는데, 투스타를 받으니 깜짝 선물같은 놀라움이었다”며 “앞으로도 이곳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독특한 분위기와 음식을 제공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치 : MTR 센트럴역, 랜드마크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 7층
문의 : 852-2132-0066

리츠칼튼 홍콩
틴룽힌TIN LUNG HEEN

세상에서 가장 높은 곳에서 전통 광둥요리를 맛보다
세상에서 가장 높은 호텔로 홍콩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된 리츠칼튼 홍콩은 애프터눈 티를 즐길 수 있는 ‘라운지&바’를 비롯해 초콜릿 전문 디저트 카페 ‘초콜릿 라이브러리’, 이탈리안 레스토랑 ‘토스카’, 광둥요리를 선보이는 ‘틴룽힌’, ‘클럽 라운지’ 그리고 현재 홍콩에서 가장 핫한 ‘오존바’ 등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지루할 틈이 없다.
그 가운데에서도 「틴룽힌(Tin Lung Heen)」은 미슐랭으로부터 별 하나를 받은 광둥요리전문 레스토랑으로 하버시티를 한 눈에 품으며 식사를 즐길 수 있는 최고의 뷰를 자랑한다. 둥근 테이블이 놓인 실내는 웅장하면서도 따뜻한 느낌이어서 음식을 먹는 내내 마치 단골집에서 친구들과 수다보따리를 풀어 놓으며 식사를 하는 듯 편안하다.
틴룽힌 레스토랑의 요리는 매일 전 세계에서 가장 좋은 식재료를 공수해 재료의 신선함과 특징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도록 스타일링 해 눈과 입이 즐겁다. 흙돼지 차슈는 스페인의 이베리코를 만드는 돼지의 어깨살을 사용해 육즙이 일품이다. 코코넛 속에 치킨을 넣은 치킨 코코넛 수프는 따근함이 목을 타넘으며 담백하면서도 향기롭다. 또 베트남산 머드크랩 요리를 비롯해 호주 와규 볶음요리 등 양념보다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데 주력했다.
최고의 재료, 전통적인 조리방법, 스타일링 이 세 가지가 한데 어우러져 미슐랭이 인정한 레스토랑으로 선정된 것이다. 오픈한 지 1년 반 남짓한 동안에 틴룽힌을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의 반열에 올려놓는데 한 축을 담당한 셰프는 파울 라우(Paul Lau)다.
파울 셰프는 요리 경력이 참으로 다채롭다. 14살 때부터 광둥요리를 시작해 남아공의 요하네스버그에 있는 차이니스레스토랑에 스카웃되어 낮 동안에는 셰프로, 영업이 끝난 후엔 레스토랑을 빌려 딤섬집을 운영하기도 했고, 이후 홍콩으로 돌아와 핫팟 전문점을 열어 5개의 점포를 운영할 정도로 성공을 일궜었다. 그러나 사업을 하다 보니 좋은 음식보다는 이익을 남기기에 급급한 것이 아닌가 하는 회의가 들어 과감히 점포를 넘겼다.
이후 그가 선택한 것이 리츠칼튼 호텔 레스토랑의 주방이다. 틴룽힌에서는 예산절감보다 고객의 만족과 박수가 중요하기 때문에 좋은 식재료로 좋은 음식을 제공하고자 하는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그의 바람처럼 틴룽힌의 주방에서는 매일 전 세계에서 가장 좋은 식재료로 최고의 요리를 고객들에게 대접하고 손님들이 음식을 먹고 만족해하고 있다.
위치 : 카우롱 웨스트 오스틴 로드, 리츠칼튼 홍콩
문의 : 852-2263-2195

인터컨티넨탈 그랜드 스탠포드 홍콩
호이킹힌HOI KING HEEN

광둥요리의 참 맛에 눈을 뜨게 한 신선한 경험
이스트 침사추이에 위치한 인터컨티넨탈 그랜드 스탠포드 홍콩에 있는 중식당 「호이킹힌(HoiKingHeen)」은 2011년에 이어 2012년에도 미슐랭 별 하나를 받은 광둥레스토랑이다. 홍콩에서 매년 선정하는 최고의 레스토랑에도 빠지지 않는 호이킹힌은 ‘중국음식은 기름에 튀긴 음식이 많아 느끼하다’는 인식이 무색할 만큼 웰빙요리로도 손색없는 건강식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미슐랭 가이드북에도 소개된 대표메뉴는 게의 집게 발을 넣은 크림처럼 부드러운 찜과 채식주의자들을 위해 동과를 둥글게 파서 속에 채소를 넣어 포도송이처럼 프레젠테이션해 시각에서부터 감동을 준 요리다. 훈제한 관자와 튀긴 장미를 곁들인 요리는 겉은 단단하면서도 속은 부드럽고 아삭거리는 관자의 식감이 놀라움을 선사한다. 특히 관자를 먹고 난 후 튀긴 장미 꽃잎을 하나 물면 입 안 가득 달콤한 장미향이 퍼져 기분까지 새롭게 한다. 투명한 흑진주 같은 송화단은 넓적하게 썰어 새콤달콤하게 절인 생강과 함께 설탕을 솔솔 뿌려 먹으면 피단의 새로운 맛에 눈을 떴다고 할 정도로 이색적이다. 또 점심시간에는 동과와 말린 관자, 새우 등을 넣은 석류 모양의 딤섬과 똥랭차를 함께 즐기는 고객들로 붐빈다.
고객을 감동시키는 호이킹힌의 총괄 셰프는 30년 경력의 렁 파이 훙(Leung Fai Hung)이다. 렁 셰프가 추구하는 음식은 광둥지역의 정통 가정식 요리다. 16살 부터 광둥지역에서 하까(客家)요리를 하는 레스토랑에서 일을 배워 집에서 먹는 것처럼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음식과 분위기를 중요시한다. 때문에 많은 홍콩 사람들이 편안하게 찾고 있으며, 미슐랭가이드에 소개된 후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더욱 늘어났다.
렁 셰프는 홍콩에서 개최하는 다양한 요리대회에서 수상을 하는 등 메뉴개발에도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특히 중국 본토에 드나들면서 식재료에 대한 연구와 요리법을 공부하고, 일본에서 5년간 중국요리 셰프로 일하면서 마인드가 많이 바뀌었다고 말한다.
“일본요리는 보기에 너무 아름다워 눈으로 먹고, 중국요리는 맛으로 먹는다는 말처럼 맛있는 중국요리에 일본요리처럼 음식을 맛있게 디자인하는데 주력해 미슐랭으로부터 호평을 받았다”고 밝혔다.
호이킹힌은 블랙과 골드, 와인색을 주조로 해 품격있는 모던한 분위기를 조성해 고객들이 편안하게 방문할 수 있도록 했다.
위치 : 침사추이, 인터컨티넨탈 그랜드 스텐포드 홍콩 지하 2층
문의 : 852-2731-28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