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까지 살면 어떡하지?”라는 광고 카피가 유행할 만큼 평균수명 100세 시대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말 그대로 정말 ‘인생은 60부터’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 6월, 60세 이상의 취업 인구가 전년 동기 대비 5만6000명 늘었다. 자녀들로부터 용돈을 받아가며 은퇴 이후의 자유를 만끽해야 할 실버세대가 구직에 목말라 있다는 방증이다. 예전과는 달리 최근의 실버세대는 활동력이 왕성하고 충분한 사회경험을 토대로 우수한 인적자원에 속한다. 더욱이 요즘의 실버세대는 자기투자에 대한 욕구와 함께 어느 정도 경제적인 여건도 갖추고 있는 경우가 많다. 고용시장에서나 창업시장, 소비시장에서 두루두루 실버세대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글•특별취재팀
불황의 새로운 돌파구, 실버시장에서 찾는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지난 9월 17일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2.5%로 하향 조정해 발표했다. 이는 지난 5월 20일 발표했던 3.6%에 비해 무려 1.1% 포인트나 낮춘 수치다. 내년도 경제성장률 역시 4.1%에서 3.4%로 0.7% 포인트 낮게 책정했다. 한국개발연구원에서는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국내 수출 수요 둔화, 내수 부진 등을 경제성장률 하향 조정의 원인으로 꼽았다. 저성장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며, 이에 따라 일자리 역시 8만여 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가뜩이나 매출 부진, 인력난, 비용 상승 등 삼중고를 겪고 있는 외식업계에서는 고심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외식시장을 둘러싼 제반 환경이 점점 더 깊은 나락으로 빠져들고 있기 때문. 한 달 새 볼라벤, 덴빈, 산바 등 3개의 태풍이 한반도를 덮친 것처럼 외식업계에도 끊이지 않고 악재가 불어 닥치고 있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경제력과 노동력을 갖춘 실버세대들이 취업, 창업 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실버세대는 불황을 넘어갈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
실버세대 고용으로 인력난 해소+인건비 절감
무엇보다 최근 실버세대의 재취업이 늘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통계청에서 발표한 최근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 6월 전년 동기 대비 총 36만5000명의 취업자가 늘어났다. 그중에서 60세 이상의 재취업이 22만2000명 증가했다. 전체 취업자 증가수의 절반을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인구증감추이와 1년전 고용률을 고려한 인구증감효과를 제외했을 경우 전체 취업자 증가 수는 4만6000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60세 이상의 증가 수는 5만6000명으로 전체 취업자 수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외식업계에서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실버세대에 눈을 돌릴 필요가 있는 대목이다. 요즘의 실버세대는 웬만한 업무를 거뜬히 해낼 수 있을 만큼 충분한 능력과 노동력을 지니고 있는 데다, 젊은 파트타임 직원들에게서 흔히 발생할 수 있는 무단 근무이탈 등의 사고가 거의 없기 때문에 안정적이다. 더욱이 급여 수준보다 일거리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는 만큼 인건비 절감 측면에서도 효과적이다. 따라서 외식업계에서도 실버세대를 적재적소에 활용함으로써 인력난 해소, 인건비 절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다.
시간적 여유, 경제력 지닌 최고의 잠재 소비자
어느 정도 경제력과 소비력을 지닌 실버세대는 소비 주체로서도 한몫을 하기에 충분하다. 일본, 미국, 유럽 등 노년층이 두터운 나라에서는 이미 실버마케팅이 일반화되어 있는 상황이며, 고령사회로 접어든 우리나라에서도 실버세대를 겨냥한 맞춤형 프로모션을 전개할 필요가 있다. 몇몇 외식 브랜드들이 가끔 이벤트 성으로 실버마케팅을 진행하고는 있지만 아직까지는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 인구의 31.7%가 60세 이상인 일본에서처럼 실버층을 공략하는 적극적인 마케팅이 필요하다.
소비 주체로서 실버층을 주목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시간적 여유가 충분하고 경제력을 갖추고 있어 소비 잠재력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은 한번 방문해 만족감을 느끼면 재방문할 가능성이 높으며, 손자손녀 등 가족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매출 극대화에 유리하다. 또 가정에서 음식을 만들어먹기보다 편리한 외식을 선호하며, 만족감을 느끼고 대우를 받는다고 생각하면 아낌없이 지갑을 연다. 전문가들은 실버세대의 마음을 헤아리는 따뜻한 감성마케팅이 효과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창업 시장의 신흥강자, 실버창업
자기투자에 대한 의지가 충분하고 일하려는 욕구가 충만하다는 점은 창업 시장에서 실버세대가 가질 수 있는 장점 중 하나다. 특히 웬만큼 경제력까지 뒷받침되고 있다는 점에서 실버세대는 투자형 예비창업자로서 손색이 없다. 그러나 아직까지 우리나라 외식 창업 시장에서 실버세대는 뒷전인 게 사실이다. 실버창업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아이템들은 베이커리 전문점이나 편의점 등으로 매우 한정돼 있는 상황으로, 최근에 들어서야 예비창업자로서 실버세대에 눈을 돌리고 있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실버세대를 예비 점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그들에 맞는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일단 실버세대는 창업에 대한 경험이 전무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창업에 대한 두려움을 해소해 줘야 한다는 것. 한 관계자는 “매장 운영을 간소화하고 본사에서 조금 더 챙기는 배려 서비스도 수반돼야 하며 직접 매장 운영 전반을 관리하기에는 체력적인 부담이 있을 수 있으니 주방인력이나 홀 서빙 인력을 본사에서 파견해 어느 정도 서포트 해주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다. 든든한 본사의 ‘빽’이 있다면 실버세대는 로열티 충분한 점주가 될 확률이 높다는 설명이다.
각종 단체 활용해 실버인력 확보
아직까지 외식업계에서 실버인력을 활용하는 사례는 많지 않다. 맥도날드, 피자헛 등 일부 글로벌 브랜드들에서 실버세대 채용을 의무화하고 있는 수준이다. 대부분의 외식 기업에서는 실버인력 채용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으며, 필요성을 느낀다 해도 어떻게 실버인력을 채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보의 부재로 실질적인 채용까지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각 지역마다 운영되고 있는 시니어클럽이나 실버세대의 취업을 알선해주는 시니어 일자리 박람회 등을 활용할 수 있다.
실버세대의 취업을 장려하는 대표적 민간단체는 시니어클럽이다. 현재 전국에 100여 개의 지역 시니어클럽이 운영되고 있으며, 한국시니어클럽협회가 지속가능한 노인 일자리 창출, 노인인적자원 개발 및 육성, 활기찬 고령사회를 위한 환경변화 주도 등을 목표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종로시니어클럽은 지난 2001년 개설한 최초의 시니어클럽으로 65~78세에 이르는 300여 명의 실버세대를 고용해 지하철 택배, 베이비시터 등 다양한 분야로 실버인력을 매칭시키고 있다.
종로시니어클럽에서는 최근 여성 실버인력의 취업문을 넓히기 위해 동태탕 전문점 「푸지매」를 직접 오픈했다. 누구나 쉽게 조리할 수 있도록 소스를 개발하고 조리법을 간소화해 매뉴얼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으며, 여성 실버인력 2명을 채용해 주방에서 근무하도록 했다. 현재 홀 서빙은 종로시니어클럽 직원이 교대로 파견돼 맡고 있다. 향후에는 주방, 홀 서빙, 카운터 등 모든 직원을 실버세대로 구성할 계획이며 세팅이 완료되면 협동조합 형태의 공동소유 식당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실버세대 고용하면 지원 혜택도 풍성
취업 또는 직업전환이 어려운 고령자를 일정 수준 이상 고용하거나 정년연장 또는 정년퇴직자를 계속 고용하는 사업주에 대해서는 고용노동부에서 정년연장지원금, 정년퇴직자 재고용지원금, 고령자고용지원금 등을 받을 수 있다.
고용노동부에서는 정년을 폐지하거나 56세 이상으로 1년 이상 연장한 사업장에서 18개월 이상 근무한 고령자를 정년연장으로 계속고용하면 1인당 월 30만 원씩 1년간 지원한다. 또 정년을 57세 이상으로 정하고 있는 사업장에서 18개월 이상 계속근무한 후 정년에 이른 고령자를 계속 고용하거나 정년퇴직 후 3개월 이내에 재고용했을 경우 1인당 월 30만 원씩 6개월간 지원한다. 정년이 미설정된 사업장에서 고용기간 1년 이상인 60세 이상 근로자를 업종별 지원 기준율을 초과해 고용했을 경우 초과 1인당 분기 18만 원을 지원한다.
이와 함께 사업장의 정년을 연장하거나 정년으로 퇴직한 사람을 재고용하면서 임금이나 근로시간을 줄이는 경우 줄어든 소득의 일부를 근로자에게 임금피크제 지원금으로 제공한다. 또 고령자 친화적 시설이나 장비를 설치, 개선, 교체, 구입하는 사업주에게 고령자고용환경개선자금을 저리로 융자해주는 등 다양한 지원책이 마련돼 있다.
INTERVIEW 종로시니어클럽 고현종 실장
“외식업계와 시니어클럽의 상생 모색”
“실버인력에 대해서 대부분의 기업에서 가지고 있는 선입견이 있습니다. 느리고 둔하고 고집이 있으며 젊은 인력에 비해 노동력이 떨어진다는 것이지요. 물론 체력적인 부담이나 근력 등에서는 떨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버세대는 경험과 연륜을 바탕으로 효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센스가 있어요. 눈치껏 알아서 잘 한다는 말입니다. 외식업계에서 유휴인력인 실버세대를 잘 활용한다면 함께 윈윈할 수 있을 것입니다.”
종로시니어클럽에서는 매년 실버세대의 일자리를 발굴하고 만들어내 지역 내 실버인력을 고용 시장으로 진입시키고 있다. 특히 종로시니어클럽에서 주목하고 있는 분야는 외식업계. 해외동포들의 인건비까지 치솟고 있는 상황에서 실버세대는 저렴한 인건비로 웬만한 업무를 커버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게 종로시니어클럽의 설명이다.
종로시니어클럽 고현종 실장은 “매년 노인 일자리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일자리가 부족한 것은 사실”이라며 “정부에서도 실버계층이 꾸준히 일을 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일자리, 맞춤형 일자리를 늘리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특히 여성 고령자의 경우 아예 사회생활 경험이 없거나 있다고 해도 오랜 시간 동안 단절돼 왔기 때문에 재취업의 문이 더욱 좁은 상황”이라며 “그들에게 적합한 외식업계에서 실버취업을 적극적으로 고려한다면 종로시니어클럽에서도 일부 인건비 지원 등을 통해 윈윈하는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종로시니어클럽 운영 업소
종로시니어클럽에서 6개월여 동안의 준비 기간 끝에 지난 3월 동태탕 전문점 「푸지매」가 경희대학교 부근에 문을 열었다. 실버세대, 특히 여성 고령인력의 원활한 재취업을 위해 오픈한 푸지매는 비영리법인에서 운영하는 일종의 사회적 기업이다.
푸지매는 현재 동태탕을 주메뉴로 동태찜, 아구찜, 낙지볶음 등 상대적으로 소스만 있으면 조리하기 쉬운 메뉴들로 구성돼 있다. 종로시니어클럽에서 소스 레시피를 개발해 누구나 쉽게 음식을 만들 수 있도록 했다. 종로시니어클럽 측은 “외식업 운영 경험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초기에는 50대의 주방장을 선발해 운영했는데, 매뉴얼대로 하지도 않고 실버층과 마찰이 빈번해 결국 실버인력만으로도 운영할 수 있도록 운영 매뉴얼을 체계화하고 간소화했다”고 전했다.
현재 푸지매는 인근 주민들과 오피스맨들을 중심으로 단골층을 형성해가고 있으며, 집밥을 먹는 듯한 음식의 맛과 분위기를 좋아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종로시니어클럽에서는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신규 업소를 개설해 실버인력 활용을 적극적으로 이어나갈 계획이다.
INTERVIEW 서울 시니어일자리엑스포 사무국 이해경 사무국장
“실버 유휴인력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기회의 장”
“올해로 시니어일자리엑스포가 12회째를 맞이합니다. 매년 2만여 명에 이르는 실버세대들이 일자리를 찾아 박람회로 몰려들어요. 노인 일자리가 많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베이비붐 세대들이 대거 은퇴하면서 상대적으로 젊은 중장년층이 시니어 세대로 포함되면서 55세 이상 고령자들이 설 곳이 점점 좁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일본처럼 외식업계에서 활동하는 실버세대들이 많아질 수 있는 기회의 장을 서울 시니어일자리엑스포에서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서울 시니어일자리엑스포 사무국에서는 향후 박람회에 참가하는 외식업체들이 늘어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해경 사무국장은 “역대 박람회 개최를 통해 약 25만여 명의 실버구직자들이 몰려들었고, 이들 중 약 2만8000여 명의 재취업 성과를 달성했다”면서 “더 많은 외식업체들이 본 박람회에 관심을 가지고 참가해 외식산업 존을 구성한다면 한층 많은 실버 유휴인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 시니어 일자리 엑스포
서울시에서 고령사회를 맞아 건강한 노인들의 취업활동을 돕고 소득지원 및 사회참여기회 확대 등을 목적으로 지난 2003년부터 개최해온 서울 시니어 일자리 엑스포는 유능한 실버인력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유용한 자리다. 올해 12회째를 맞은 엑스포는 지난달 25일, 26일 양일간 서울 학여울역 서울국제무역전시장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2012 서울 시니어 일자리 엑스포는 130여 개의 구인 업체들이 참가한 가운데 ‘풍요로운 노년, 변화의 시작’이라는 모토 아래 일자리 정보교류관, 일자리 서비스관, 일자리 채용관 등이 운영됐다. 특히 일자리 정보교류관의 경우 취업매칭 중심이었던 기존의 일자리 박람회에서 벗어나 바리스타, 막걸리 소믈리에, 카페관리, 파티쉐, CU마트 점원, 주유원, 광고모델 등 국내 유망일자리 체험을 해볼 수 있도록 꾸려져 관심을 모았다. 취업에 성공한 실버세대의 성공사례 특강과 일대일 멘토링 프로그램도 주목을 받았다.
일자리 서비스관은 취업 및 창업을 위한 준비교육, 전문가 컨설팅, 모의면접, 인적성검사, 직업선호도 검사 등을 받을 수 있는 전문 상담 코너로 운영됐고, 일자리 채용관에서는 130여 개 구인업체가 부스를 마련해 현장 면접이 이뤄졌다. 맥도날드, 피자헛, CGV, CU마트, 메가박스, GS슈퍼, 대한통운 등 유수의 기업들이 참가했다.
주최 측은 “특히 금번 엑스포에는 맥도날드, 피자헛 등 외식 대기업 8개 업체가 참가해 식품조리, 배달, 기물세척원 등 50명 이상의 실버세대 채용을 진행했다”며 “본 엑스포가 외식업체의 인건비를 절감하고 인력난을 해소하는 기회의 장을 제공할 수 있는 만큼 향후 더 많은 외식업체들이 참가해 좋은 기회를 만들어가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PART 01 실버채용
인력난 新돌파구, 시니어 고용에 주목하라!
시니어 세대, 풍부한 사회경험으로 업무 적응력 높고 이직률 낮아
올해 6월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1년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노인 취업률은 1994년 28.5%, 2004년 30.8%, 2011년 34%로 꾸준한 증가세에 있다. 은퇴 후 제2의 직장을 찾아나서는 시니어 인력들이 그만큼 늘어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에 따라 외식기업들도 고령화 사회에 발맞춘 올드워커 채용에 시선을 돌리는 등 새로운 고용 패러다임을 보이고 있다.
글•이지연 기자 praise@foodbank.co.kr / 사진•이종호 팀장
고령화 사회, 능력 있는 시니어 인재 선점하기 주력
우리나라가 빠른 속도로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면서 국가 산업 전 분야에 걸쳐 시니어 세대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고질적인 인력난을 겪고 있는 외식업계의 경우, 이러한 고충을 해결할 신 돌파구로 능력 있는 시니어 인재를 선점하기 위한 움직임이 서서히 일기 시작하고 있다.
시니어 인력 고용을 적극 실천하고 있는 대표 외식기업인 맥도날드는 시니어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어르신들에게 인턴으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 시니어 일자리 창출을 유도하고 실무 습득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재취업에 대한 자신감을 불어 넣어주는 등 직무능력 향상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엔제리너스커피도 실버창업과 노년층 일자리 창출을 도와주는 시니어클럽 기관과 연계해 바리스타 교육과 원두, 유니폼 등의 물품을 무상지원하고 해당 프로그램 수료자 중 특별 인원을 선발해 엔제리너스커피 직영점 인턴으로 채용하는 시니어 인턴십을 실시하고 있다.
외식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외식기업들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이전에 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미국, 유럽, 일본 등의 해외기업에서 시행 중인 고용정책들을 벤치마킹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앞으로 시니어 고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탄력적 근무시간, 세부 교육 프로그램 등 맞춤형 전략 필요
한편 시니어 인력을 고용할 때 가장 중요하게 뒷받침되어야 할 전제조건으로는 탄력적 근무시간, 적합한 직무 배치, 업무 적응을 위한 기초 교육프로그램 등의 인프라를 재정비 하는 것이다. 특히 시니어 세대의 특성상 주 40시간 근무는 체력적으로 한계가 있기 때문에 평균 주 20시간 혹은 주 3일 근무제 등 탄력적인 운영 체제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밖에도 시니어 세대를 위한 별도의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소양 및 직무, 현장교육을 맞춤형으로 구체화하고 1:1 멘토링 등을 통해 업무 적응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고안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실제로 시니어 인력 고용을 실천하고 있는 본아이에프의 경우 풀타임 시간 근무는 지양하고, 개개인에 특성에 맞는 근무시간으로 시니어 직원 만족도를 높여주고 있다.
본도시락 충무로점에서 일하고 있는 한 시니어 근로자는 “근무시간이 탄력적으로 운영되어 일을 하면서도 개인시간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고 다시 일할 수 있다는 것 자체에 큰 보람을 느끼며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니어 근면성실 최대 강점, 직원 스스로 자부심 가지는 것도 중요
업계 전문가들은 시니어 인력의 가장 큰 강점으로 젊은 층에 비해 책임감이 높고 이직률이 낮아 안정적인 인력운영이 가능한 점을 꼽았다. 또한 다양한 경력을 바탕으로 경험노하우가 풍부해 업무 적응력이 높고 고객과의 접점에서 근무하는 외식업계 특성상 상황공감능력 및 친근한 소통능력을 바탕으로 고객응대에도 더욱 적극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들은 고용주와 함께 시니어 직원들도 스스로 자부심을 가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존에 자신이 일해 왔던 곳에서의 직위, 급여 등에 너무 연연해하지 않는 것이 좋다”며 “경력은 살리되 권위의식을 버리고 솔선수범하는 겸손한 태도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것이 지혜로운 방법이다”고 조언했다.
INTERVIEW | 김순철 실버바리스타(64세)
“실버세대를 위한 체계적인 교육시스템 지원돼야”
“시니어 근로자 및 취업 준비생들에게 가장 하고 싶은 말은 어떤 분야의 일이든 본인이 열심히 배우고 학습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는 사실입니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기억력과 학습능력이 젊은 세대에 비해 뒤떨어지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더욱 반복적으로 공부하고 노력하는 적극성이 밑바탕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실버바리스타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한 김순철 씨는 실버세대가 일자리를 확보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갖춰야 할 점은 본인의 의지와 노력이라고 강조했다. 김순철 씨 역시 오랜기간 출판사에서 근무한 후 일선에서 퇴직, 한 번도 경험해 본 적 없었지만 평소 동경해왔던 바리스타에 도전, 성공한 케이스다.
“인터넷을 통해 실버세대를 위한 맞춤형 교육과정 등을 찾아보고 적극적으로 도전했습니다. 때마침 서울노인복지센터에서 바리스타 교육과정이 있었고 그 과정을 수료하게 되면서 지금의 기회를 얻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김순철 바리스타는 교육과정 수료 후 현재 북카페 삼가연정에서 근무 중이다. 그는 실버세대를 위한 체계적인 교육시스템이 더욱 많이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일을 하다 보니 단순한 교육내용만으로는 어려운 점이 꽤 많았습니다. 국가차원에서 좀 더 세분화된 시니어 교육프로그램을 개발, 적극적으로 지원해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맥/ 도/ 날/ 드/
연령, 학력, 성별, 장애
차별 없는 열린 채용 지향
열린 채용을 지향하는 맥도날드는 지난 2000년대 초반부터 시니어 인력들을 대상으로 한 ‘시니어 크루(Senior Crew)’를 채용해왔으며 지난해에는 외식업계 최초로 보건복지부 및 한국노인인력개발원과 함께 민간분야의 노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사업 협약을 체결하는 등 시니어 고용 확대에 앞장서왔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맥도날드는 보건복지부로부터 시니어 채용 우수기업 표창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현재 맥도날드에는 2012년 8월 기준 120 여명의 시니어 크루들이 매장에서 근무 중이며 노인 적합 업무에 해당하는 매장 시설과 원자재 관리 및 유지를 담당하는 ‘메인터넌스(Maintenance)’ 직무를 담당하고 있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시니어 크루 채용은 시니어 인력들에게는 제 2의 인생을 선사하고, 회사 입장에서는 풍부한 사회 경험을 통해 탁월한 문제 해결 능력과 우수한 근무태도를 갖춘 시니어 인력으로 고객 서비스 만족도를 높이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보고 있다”며 “앞으로도 맥도날드는 연령뿐만 아니라, 학력, 성별, 장애 등 차별 없이 고용하는 ‘열린 채용’으로 소외 계층의 일자리 창출에 적극 기여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실버채용 사례 01
본아이에프
체계적인 운영매뉴얼로 시니어 인력 업무 효율 돕는다
본죽, 본비빔밥, 본도시락 등 전국 1300여 개의 매장을 운영 중인 국내 대표 한식프랜차이즈 본아이에프는 적극적인 시니어 인력 고용 확대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받은 사랑을 사회에 환원하고자 힘쓰고 있다.
현재 본아이에프 직영점에 근무하는 50대 이상 근로자는 약 40여 명으로 이 중 50% 이상이 주방조리 인력을 담당하고 있다. 이들 중 60대 이상은 총 6명으로 현재 본죽 연대세브란스점, 본도시락 고려대점, 본죽&비빔밥 청량리점, 본죽&비빔밥 명동직영점, 본죽&비빔밥 천안아산역사점에서 근무하고 있다.
특히 올해 가맹사업을 본격화한 「본도시락」은 직영점을 중심으로 60~70대 시니어층 채용을 점차 확대하는 등 활발한 고용정책을 펼쳐 눈길을 끌고 있다. 또한 시니어 인력들에 대해 체력적인 부담이 큰 풀타임 시간 근무를 지양하고 개개인의 상황에 맞게 근무조건을 탄력적으로 운영,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대표적인 시니어 고용확대 매장이자 희망나눔매장인 본도시락 충무로점은 50대 이상 직원이 총 7명으로 50대 4명, 60대 2명, 70대 1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남성 인력은 도보 배달이 가능한 거리에서 배달을 담당하고, 여성 인력은 주방 및 홀 담당자로 근무하고 있다. 본아이에프 측은 충무로점의 경우 서울시에서 진행하는 시니어 인턴십 제도를 적극 활용하여 고용을 진행, 큰 어려움 없이 준비된 인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본도시락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급격한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현 시점에서 기업도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통해 사회적 부담을 줄이는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특히 프랜차이즈 매장은 전국 곳곳에 폭 넓게 분포되어 있고 체계적인 운영매뉴얼을 갖추고 있어 시니어 직원들도 큰 어려움 없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시니어 세대를 활용하면 그들의 풍부한 연륜과 사회경험을 바탕으로 초기 적응단계만 지혜롭게 넘기면 안정적인 매장운영이 가능한 점도 큰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본도시락은 올해 가맹사업을 시작해 시니어 채용이 아직 걸음마 단계인 만큼 초창기에 고용매뉴얼을 잘 정립해 성장 단계별로 시니어 고용정책 및 사회적 약자 일자리 창출을 체계적으로 진행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실버채용 사례 02
삼가연정
실버바리스타가 만드는 차 한 잔의 여유가 있는 곳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삼가연정」은 희끗희끗한 머리에 온화한 미소를 머금은 실버바리스타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책과 차, 사람 세가지 아름다움이 이어지는 정자’라는 뜻을 가진 이곳은 지난 2009년 8월 서울노인복지센터에서 어르신들의 일자리 창출을 목적으로 설립된 북카페로 현재 60세 이상 시니어 인력 11명이 교대로 근무하며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시니어 직원들은 모두 정직원이며 서류심사와 면접 등 정식 채용과정을 거쳐 선발된 인력으로 취업훈련을 받거나 바리스타 등 각종 교육과정을 수료한 자들을 중심으로 선발, 시니어 인력의 전문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삼가연정을 실버세대가 운영하는 공간이라고 해서 흔히 생각하는 전통찻집 분위기를 떠올린다면 오산이다. 삼가연정의 경우 메뉴와 인테리어 등 전반적인 매장의 분위기에서 세대를 아우르는 편안함과 세련됨을 느낄 수 있다. 메뉴는 다양한 커피와 어르신들이 매장에서 직접 만든 호박케이크와 양갱을 판매하고 있으며 전 메뉴 모두 고품질의 원두와 유기농 재료들을 사용, 바른 먹거리를 지향하고 있다.
한편 부지런한 실버세대가 운영하는 매장답게 이른 아침부터 운영하는 것 또한 삼가연정의 특징이다. 삼가연정은 아침 9시부터 밤 9시까지 운영되며 이곳의 수익금은 적립되어 제2의 삼가연정과 같은 또 다른 실버세대 일자리 창출 등에 쓰일 예정이다.
INTERVIEW | 삼가연정 황원경 매니저
“어르신들 특유의 情 을 느껴보세요”
“일반적인 커피전문점에서는 찾을 수 없는 한국의 정이 있는 것이 삼가연정의 차별화죠. 어르신들이 모여 일하는 곳이다 보니 늘 정이 넘칩니다. 다른 곳에 비해 단골손님이 많은 것도 이러한 이유때문이지요.”
삼가연정의 운영 및 교육 등 전반적인 관리를 담당하는 황원경 매니저는 이곳의 가장 큰 강점을 ‘정(情)’이라고 말했다. 특히 건강상의 문제가 아니면 쉽게 이직이나 퇴직을 하지 않기 때문에 오픈 당시부터 꾸준히 함께 해온 장기근속자들이 많고 이로 인해 고객과의 소통이 더욱 밀접하게 이뤄진다는 것이 황원경 매니저의 설명이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시니어 인구에 비해 일자리가 턱없이 부족합니다. 국가차원에서 실버세대가 일할 수 있는 분야나 공간을 더욱 적극적으로 창출해 청년실업자들과 함께 경쟁이 아닌 상생의 구조로 일자리 확대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PART 02 실버마케팅
이제는 실버마케팅이다
감성마케팅으로 잠재된 실버시장 공략해야
미국이나 일본 등을 중심으로 실버세대는 경제력을 갖춘 적극적인 소비 주체로 환영받고 있다. 국내 역시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15세~64세)의 노인인구(65세 이상) 부양 비율이 2010년 6.6명 당 1명에서 2036년에는 2명 당 1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날로 커져 가는 실버시장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 일본의 사례를 중심으로 외식업계에서 준비해야 할 실버마케팅에 대해 알아본다.
글•이정연 기자 jylee@foodbank.co.kr, 박수진 기자 psj@foodbank.co.kr
국내 실버마케팅, 아직은 걸음마 수준
국내 외식업계의 실버마케팅은 걸음마 단계라 할 정도로 미약한 수준이다. 실버세대를 위한 외식업체는 개인이나 지역의 복지관에 의해 운영되는 것이 대부분이고, 그나마도 사례를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실버세대를 겨냥한 메뉴를 출시하거나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기는 하지만 단발적인 이벤트 성격을 띠고 있는 게 대부분이다”며 “아무리 실버세대가 새로운 소비층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해도 주요 타깃이 되는 젊은 층에 역량을 집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버세대를 공략할 수 있는 다양한 마케팅을 마련해야 한다는 데에는 업계 전문가 대부분이 동의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030년 우리나라 10가구 중 하나는 노인 1인 가구가 될 것으로 진단했다. 실버시장이 거대시장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외식업계에서 이들을 위한 마케팅을 준비해야 하는 이유다. 요즘의 실버세대는 건강하고 활동적이며 적극적인 소비 주체로 젊은 사람들 못지않은 경제력과 소비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 따라서 외식업계 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서 이들 실버세대의 지갑을 여는 것이 마케팅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일본 외식업계, 경제력·소비 잠재력 갖춘 실버세대 주목
국내 사정과 달리 일본 외식업계는 실버세대가 주요 소비 계층으로 떠올라 이들을 위한 다양한 마케팅을 활용하고 있다. 1980년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일본은 지난해 기준 인구의 31.7%가 60세 이상 노인이며, 2020년에는 노인인구 비율이 35%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본 외식업계가 실버세대를 주목하고 있는 이유는 그들의 ‘경제력’과 ‘소비 잠재력’ 때문이다. 하쿠호도 성인 생활연구소의 사카모토 소장에 따르면 일본 국민의 연평균 소득은 감소하고 있는 반면 실버세대의 2009년 연평균 소득은 1989년 일본 버블 경제 시대와 비교할 때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들은 대부분 저축률이 높고 상대적으로 부채율은 낮기 때문이다. 근무일수도 주 3일 등으로 현직 때보다 노동시간이 훨씬 적어 시간적 여유가 많기 때문에 이들은 소비 잠재력이 큰 계층으로 분류되고 있다.
특히 이들은 매장을 한번 이용하면 재방문할 가능성이 높고, 손자·손녀를 동반해 매장을 방문할 경우가 많아 2배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 시간과 경제적 여유가 있을 뿐 아니라 외식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것도 이들이 가진 매력 중 하나다.
일본의 외식전문잡지 닛케이레스토랑의 조사에 따르면 실버세대의 외식 소비의향은 다른 연령에 비해 다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50% 정도가 월 2~3회 점심 외식을 하고 있으며, 저녁도 세 명 중 두 명이 월 2~3회 외식을 즐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버세대가 외식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은 이들이 이미 다양한 외식 문화를 접해 왔기 때문이다. 60세 이상의 실버세대는 1971년 당시 맥도날드 1호점이 긴자에 문을 열었을 당시 대학생이었고, 1980년대 패밀리레스토랑이 등장했을 때는 부모가 된 세대다. 또 이들 세대가 중간 관리자급으로 성장했을 때는 이자카야가 체인점화됐던 시기로 이를 종합해 볼 때 실버세대는 비교적 다양한 외식을 접하며 즐겨왔다고 볼 수 있다. 사카모토 소장은 “노후가 비교적 안정된 실버세대는 새로운 외식문화를 접하는 데 돈을 아끼지 않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실버세대를 위한 메뉴와 서비스 갖춰야
실버시장이 블루오션 시장으로 떠오른 만큼 이들을 공략할 수 있는 업소만의 특별한 서비스와 메뉴를 개발해야 하는 것은 필수적인 요소라 할 수 있다. 업계 전문가는 “작은 할인이라도 실버세대를 위한 혜택이 있는 것에 그들은 감동한다”며 “단지 60세 이상의 고객을 한데 묶어 노인취급을 하는 것이 아닌 실버고객으로 인정하고 대우하는 것에 지갑을 연다”고 강조했다.
실버세대를 위한 메뉴 역시 철저한 조사를 바탕으로 구성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일본 외식전문잡지 닛케이레스토랑 조사에 따르면 실버세대는 가정식의 깔끔한 맛을 선호한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실제로는 육류나 기름진 메뉴를 즐겨 먹는 것으로 조사 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내 실버마케팅이 실패했던 주요 원인 역시 철저한 분석 없이 마케터의 시각에서 실버세대를 위한 메뉴 개발과 서비스를 했기 때문이다. 향후 5~10년 이내 국내 외식 시장 역시 일본과 마찬가지로 실버세대가 소비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이를 대비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외식업계, ‘존중 서비스’가 실버마케팅 키워드
일본의 외식전문잡지 닛케이레스토랑에서 지난해 60세 이상 남·여 30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 따르면 실버세대가 원하는 접객 서비스의 핵심 키워드는 ‘존중’으로 나타났다. 직원들이 자신을 노인 취급하는 것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어두운 이자카야에서 메뉴를 고르고 있는데 직원이 “안 보이시죠?”라며 손전등을 제공할 경우 오히려 실버세대는 불쾌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저희 매장 분위기가 너무 어두워서 가끔 메뉴 보기가 힘들다는 고객님이 계셔서 손전등을 따로 제공해드리고 있습니다. 고객님도 불편하시면 언제든지 말씀해 주세요. 준비해드리겠습니다”라고 표현하는 것이 실버세대를 만족시키는 데 훨씬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또한 실버세대를 위한 홍보는 인터넷을 활용하는 것보다는 직접 발로 뛰는 홍보가 더 도움이 될 수 있다. 홍보하기 좋은 장소는 노년층이 스포츠 활동을 위해 주로 몰리는 ‘문화센터’이며, 현장에서 ‘운동모임 한정 5% 할인 쿠폰’ 등을 배포할 경우 효과가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외식업계의 실버마케팅은 아직 미약한 수준이다. 하지만 실버세대는 경제적·시간적 여유가 있는 데다 음식에 대한 관심도 높아 가까운 일본만 하더라도 다양한 실버마케팅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외식전문잡지 닛케이레스토랑에 소개된 일본의 실버마케팅 성공 사례를 소개한다.
일본의 실버마케팅 사례 01
홋카이도
낮 시간 활용, 추억의 메뉴로 실버마케팅
외식기업 고로와이도가 운영하는 이자카야 「홋카이도(北海道)」의 도쿄 야에스점은 지난해 연말부터 낮 시간 대 시니어 고객을 겨냥해 단체고객 영업을 시작했다. 낮 시간에 야에스점을 방문하는 실버세대 단체고객은 매월 800~900명에 이르며 홋카이도 지역 내 전 점포에서 실버고객은 약 5000명에 달한다.
오노겐이치 홋카이도 사업부장은 “홋카이도의 주요 고객층은 35~40세의 남성이었지만 낮 시간대 단체고객 서비스를 실시한 결과, 이용객 대부분이 중·장년 층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원래 낮 시간대 단체고객 접대는 택시회사처럼 근무시간이 불규칙하고 평일에 쉬는 종사원들을 대상으로 2년 전에 실시했지만 예상외로 실버층으로 이뤄진 학교, 기업 동창회, 서클 활동을 하는 고객이 주로 이용하고 있다”며 “실버세대는 지진 재해 후 침체된 사회 분위기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소비를 하는 특성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훗카이도는 사전 예약제를 실시함으로써 식재료 로스와 인건비를 절감해 그만큼 고객 서비스로 주력하고 있다. 실례로 2980엔 이상의 코스메뉴로 예약할 경우 연령에 관계없이 2시간 동안 음료를 계속 채워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메뉴는 일반 고객과 같은 메뉴를 제공하고 있다. 다만 시니어 고객은 적은 양과 다양한 종류의 요리를 즐기려는 성향이 있어 이를 만족시킬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고 오노겐이치 사업부장은 조언했다. 홋카이도에서 고령층이 선호하는 메뉴는 ‘문어절임’, ‘빙어구이’ 등이다. 주로 시니어 세대가 많이 먹던 추억의 메뉴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홋카이도 측은 전했다.
point
1 사전 예약제로 식재료 로스 절감
2 시니어 고객의 추억을 살리는 메뉴 전략
일본의 실버마케팅 사례 02
유메노쿠라
밝은 매장 인테리어, 단골 고객 공략
「유메노쿠라」는 나고야시 동부에서 이자카야 점포 3곳을 운영한다. 이곳은 오후 5시에 개점하지만 예약이 들어오면 시간에 관계없이 영업한다. 실버고객을 위한 영업은 점심시간에 이뤄지며 주로 단체고객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예약 고객으로만 점심영업을 하는 유메노쿠라는 시니어 고객을 배려하기 위해 시라키(白木) 목재를 사용, 매장을 밝게 꾸몄다.
유메노쿠라는 따로 광고를 하지 않고 점포 내의 포스터로 내점 고객에게 알리며, 단골 고객의 입소문을 이용한다고 시카미타다오 유메노쿠라 회장은 밝혔다.
낮 시간에 연회를 이용하는 고객층은 주로 골프모임을 갖는 장년층과 주 1~2회 방문하는 노부부, 술을 보관해 매일 점심에 반주를 즐기는 개인 고객, 손자와 동행하는 70세 전후의 고객까지 각양각색이다.
메뉴는 와사비 맛의 ‘문어젓갈’, ‘오차쯔케’(茶漬·일본식 차말이밥) 등 시니어 고객의 입맛에 맞췄다. 유메노쿠라의 연회 객 단가는 평균 3000〜4000엔으로 요리와 술을 낮에 이용할 수 있으며, 매장 홍보는 고객의 입소문에 의존하고 있다.
point
1 사전 예약을 전제로 하라
2 광고는 내점 고객으로 충분
3 시니어 고객의 입맛을 공략하는 메뉴 전략
일본의 실버마케팅 사례 03
7meal서비스
다양한 메뉴로 구성한 택배·배달 도시락
「7meal」은 평소 즐겨먹는 메뉴를 배달해 주는 서비스로 실버고객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 재팬의 자회사 7meal 서비스는 식사 시간대 도시락, 반찬, 디저트 등을 자택 혹은 직장에 배달하고 있다. 회원 수는 약 25만 명으로 이 가운데 절반이 60세 이상이다.
7meal에서 판매되는 도시락 중 일등 공신은 ‘건강응원! 오늘의 도시락’이다. 1개 500엔으로 매일 다른 메뉴로 구성돼 제공되고 있다. 식재는 세븐일레븐과 거의 공통으로 사용되며, 이용 빈도가 높은 사람일수록 이 도시락을 주문하는 경향이 있다.
메뉴는 햄버거 스테이크, 새우 칠리, 구운 생선 등 일본식과 서양식을 번갈아 가며 구성해 가정에서는 쉽게 만들기 어려운 메뉴들로 제공하고 있다.
이 도시락은 총 칼로리 수, 염분표시 이외에 ‘식재 15품목이상’, ‘채소 120g이상’의 2가지를 어필하고 있다. 그 결과 이 도시락의 판매 수는 5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오야마 7meal 사장은 “밥을 제외한 ‘추천메뉴 7일’로 식재 20품목이상, 채소 140g이상으로 메뉴를 만들어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point
1 일반가정에서 하기 어려운 메뉴
2 평소에도 즐겨 먹는 메뉴를 제안
3 개인은 예약 혹은 계약제로 포장도시락
PART 03 실버창업
실버창업 급증
외식창업 아이템 다양화·전문화
‘카운터 지킴이’에 그쳤던 실버창업이 변화하고 있다. 실버창업은 젊은 고객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 감각 부족이나 건강악화를 우려한 긴 노동시간 등의 이유로 아이템 선택에 제한이 많았다. 하지만 창업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소비자의 니즈도 변함에 따라 실버창업 아이템 역시 점차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글•김성은 기자 fresh017@foodbank.co.kr
실버창업 급증, 50대 베이비붐 세대가 주도
2010년부터 본격화 된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에 따른 창업수요 증가 및 정부의 창업지원 확대가 최근 자영업자 증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고령자 가운데 60% 이상이 노후대책으로 근로를 희망하고 있으나 고령인력에 적합한 일자리가 부족, 이들이 창업시장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현재 한국의 경제 흐름과 유사한 일본의 경우 고령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실버창업이 급증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서 발표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60세 이상의 실버세대가 설립한 업체는 2200여 개사로 전체 창업 건수의 6.6%를 차지했다. 이는 10년 전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이 같은 현상은 한국도 비슷하게 흘러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문의하는 예비 창업자 중 약 15% 이상이 60세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3년 전인 2009년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실버창업은 창업시장에서 꾸준한 수요층이었으나 최근에는 그 수가 더욱 늘어나고 시니어 창업의 연령대도 40대 초반으로 내려간 것이 특징”이라며 “실버창업의 범위가 넓어진 만큼 아이템도 더욱 다양해졌다”고 말했다.
아이템 한계 벗어나 다양해져
실버창업은 아무래도 대상자가 고령이다 보니 체력 부담이 가장 크다. 이 때문에 슈퍼, 문구점 같은 소규모 소매점 등에 창업이 집중됐었다. 외식창업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베이커리 전문점, 편의점 등이 실버창업이 선호하는 대표적인 아이템이었다. 특히 베이커리 전문점은 노동에 대한 부담이 적고, 깨끗한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실버세대들에게 크게 각광을 받았다. 편의점 역시 마찬가지로 저렴한 임금의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 여가시간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는 점이 각광받은 이유다.
하지만 최근의 실버세대는 이 아이템을 외면하고 있는 추세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대표적인 이유는 고정비용에 대한 부담감이다. 대형 프랜차이즈 위주로 운영되는 두 업종은 본사의 비중이 높아 가맹점의 마진율이 기대치에 못 미치며, 상권과 입지에 따른 매출의 차이도 큰 편이라 수익이 불안정한 단점이 존재하는 것이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실버창업으로 할 수 있는 것이 한정적이라는 생각이 창업자들에게도 팽배했다. 이는 겉으로 보이는 모습도 중요했기 때문인데, 고급스러워 보이는 베이커리 전문점들이 각광받은 이유다”라며 “최근에는 아이템에 대한 실버세대의 선입견도 많이 해소된 편이라 아이템 선택권이 더욱 넓어졌다”고 말했다.
트렌디한 아이템 선택, 노하우는 프랜차이즈로 해결
하지만 최근에는 연령층을 제한하지 않는 다양한 프랜차이즈 창업에 실버세대가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특히 단순 소매점을 운영하던 실버창업자들이 재창업이라고 봐도 무방한 업종전환을 통해 외식창업에 대거 뛰어들고 있다. 이는 외식산업이 점차 커지면서 고급화 되고 다양화되고 있는 소비자의 니즈에 맞춰 실버 세대들도 새로운 흐름에 가담하기 시작했다는 징후로 해석된다.
실버세대는 소자본 창업으로 구분되는 소규모 1인 창업은 물론, 한식 프랜차이즈, 주점 프랜차이즈 등의 비교적 대자본 창업까지 자금규모에 따라 다양한 아이템을 선택하고 있다. 무엇보다 ‘카운터’만 지키고 있던 과거의 실버창업세대와 달리 홀서빙, 주방 등에 직접적으로 참여하는 사례가 늘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요즘에는 실버세대들이 적극적으로 주방이나 홀 서빙 등 실무에 참여하려는 의지가 강하다”며 “오랜 직장생활을 하다가 서비스업에 종사하게 되면서 겪는 혼란이나 자존심등을 버리고 마음을 미리 다잡고 오는 등 마인드 자체가 변한 것”이라고 말했다.
프랜차이즈 시스템의 간소화도 실버창업을 보다 다양한 아이템으로 이끈 일등 공신이다. 최근의 외식 프랜차이즈는 일부 식자재 등을 직접 조달해야 했던 것과 달리 모든 식자재가 원팩 시스템으로 본사에서 직접 조달되어 주방의 조리시간 및 노동 강도를 대폭 줄인 것이 특징이다. 또한 실버창업자들이 어려워하는 마케팅 부분 역시 본사에서 많은 부분을 대행해주고 있어 실버창업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실버창업 명암 확연, 묻지마 창업은 지양해야
성공적인 실버창업에 앞서 선행돼야 하는 것이 다양한 정보수집과 창업교육이라는 것은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것이다. 경험이 부족하지만 젊은 세대에 비해 시행착오를 줄여야 하는 실버세대는 세분화된 창업교육을 통해 창업과 관련된 체계적인 시뮬레이션을 거치는 것이 필수다.
정부는 중소기업청과 소상공인진흥원 주체로 ‘시니어 비즈플라자’, ‘시니어 창업스쿨’ 등을 운영하고 있다. 시니어 비즈플라자는 전국에 11개소를 운영하고 있는 창업준비 공간으로 맞춤형교육, 커뮤니티 활동, 컨설팅, 사무공간 제공 등 다양한 지원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정부에서 선정한 기관에서 위탁받아 운영하는 시니어 창업스쿨은 코치가 교육생의 창업과정을 직접 자문, 교육해주는 코칭시스템을 도입해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특히 관련 교육 등을 수료했을 시 자금대출을 받을 수 있어 실버창업자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다.
한편 정부의 지원이 활발해지면서 경기둔화에도 실버창업이 무분별하게 확산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나이스 신용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담보대출, 신용대출, 카드대출 등을 받은 50대 이상의 자영업자들은 대출의 60% 이상이 사업자금 마련용인 것으로 조사됐다.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 많은 금융기관에서 ‘퍼주기 대출’을 한 것이 실버창업의 실패로 인해 ‘빚잔치 창업’으로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최근 베이비붐 세대 자영업 창업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한 중소기업연구원의 표한형 책임연구원은 “은퇴 후 창업자금 마련을 위한 실버세대의 가계대출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며 “대부분이 생계형 창업으로 자영업의 평균소득을 고려할 때 고위험 차입에 따른 부실 확대가 우려된다. 정부는 효율적인 정책을 통해 창업-폐업-재창업의 악순환을 정리하고 실버세대의 재사회화를 도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청 시니어 비즈플라자
제2의 인생, 여기서 시작하세요!
중소기업청은 퇴직한 시니어의 성공적인 지식서비스 분야 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시니어 비즈플라자 지원사업을 추진중에 있다. 2011년에 7개소, 2012년에 4개소를 지정해 총 11개소를 운영하고 있다. 비즈플라자에서는 창업을 희망하는 실버예비창업자들이 충분한 준비를 통해 제 2의 인생을 성공적으로 시작할 수 있도록 맞춤형 교육, 커뮤니티 활동, 컨설팅, 사무공간 제공 등 다양한 지원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곳에는 창업 관련 전문성을 갖춘 매니저들이 상주해 초기창업준비단계, 아이디어 구체화 단계, 실행 단계 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창업 실행시 개인전용 사무공간을 지원하며 멘토링 서비스 지원도 가능하다.
서울
노원구 시니어 비즈플라자(서울테크노파크) 02-944-6032, 02-944-6038 서울특별시 노원구 공릉길 138 서울테크노파크 12층
마포구 시니어 비즈플라자(서강대산업협력단) 070-7727-4100 서울특별시 마포구 매봉산로 18 마포창업복지관 6층
은평구 시니어 비즈플라자(호서대글로벌창업대학원) 02-6015-9343, 02-6015-9690 서울특별시 은평구 은평로 21길 52 은평구청 별관
경기
수원시 시니어 비즈플라자(중앙대산학협력단) 031-241-1713~5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천로 255번길 6 영동시장 2층
의정부시 시니어 비즈플라자(경기북부상공회의소) 031-828-8877 경기도 의정부시 경의로 114 영빈빌딩 4층
부산
사하구 시니어 비즈플라자(한국소호진흥협회) 051-205-1014 부산광역시 사하구 낙동대로 498 초이스빌딩 4층
대구
수성구 시니어 비즈플라자(영진전문대학산학협력단) 053-784-8261 대구광역시 수성구 지산동 1276-8 지산축산농협 2층
광주
광주시 시니어 비즈플라자 062-236-3262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로 2가 20-2 무등빌딩 10층
경북
칠곡군 시니어 비즈플라자 054-973-9605 경상북도 칠곡군 왜관읍 공단로 1길 7 칠곡상공회의소 2층
강원
춘천시 시니어 비즈플라자 033-240-6800 강원도 춘천시 서면 박사로 384 강원정보문화진흥원 212호
울산
울주군 시니어 비즈플라자 052-277-8591 울산광역시 울주군 웅촌면 곡천리 320-2
실/ 버/ 창/ 업/ 보/ 고/ 서/
베이비붐 세대 자영업 창업 급증, 대책은?
50대 이상의 실버세대의 창업이 급증함에 따라 이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중소기업연구원은 ‘베이비붐 세대 자영업 창업 급증 : 우려와 대책’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베이비붐 세대를 위한 창업 특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이들 세대의 역량을 사회적 자산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실버세대의 창업 중 대부분의 분야를 차지하고 있는 도매 및 소매업, 외식업의 경우 전형적인 ‘회전문 창업’으로 창업-폐업-재창업의 악순환 속에서 퇴직 시 보유한 자산을 소진하게 되는 사회적인 문제를 낳고 있다. 이 같은 무분별한 창업에서 역량기반 창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 보고서가 주장하는 바다.
이를 위해 중고령자 역량평가시스템을 마련하고 적합한 직무 및 창업업종 매칭시스템 마련을 통해 자신의 역량과 재능에 기반한 창업을 유도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밝히고 있다. 중소기업연구원의 표한형 책임연구원은 “역량강화 교육프로그램 운영주체를 기업과 지역신용보증기금 중심으로 운영하고 취업상담-교육훈련-취업 및 창업 알선 통합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며 “생생한 현장실습과 경영노하우를 전수 받을 수 있는 창업인턴제도 확대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연구원은 창업 특화 프로그램의 활발한 운영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현재 운영되고 있는 시니어 비즈플라자 등의 확대를 통해 정보교류를 더욱 활성화 하고 창업 자문 및 사무공간을 제공하며 공동창업을 유도하기 위해 협업을 통한 창의적 아이디어 사업화 지원 사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실버창업 사례
인생은 60부터!
창업도 60부터!
세계맥주 할인 전문점 쿨럭 불광점 | 나경순 대표
올해 꼭 환갑의 나이를 맞이한 「쿨럭」 불광점의 나경순(60세) 대표는 일할 곳이 있다는 것은 정말 고맙고 감사한 일이라고 연신 말했다. 나이 많은 나를 써줄 곳이 얼마나 되겠냐며 겸손하게 말하는 그는 고용인이 아닌 고용주, 즉 대표이다. 기존의 실버창업이 그동안 고생했던 자신에게 휴식 같은 삶을 선물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나 대표는 그 반대다. 실버창업은 또 한번의 치열한 도전이자 감사한 일터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슈퍼마켓을 운영했던 그는 대형마트의 등장으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 작은 매장이어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아이템을 구상하다 세계맥주 할인 전문점, 쿨럭을 만나게 됐다. 가까운 지인이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오랜 정보수집과 검증을 통해, 지난 2011년 4월 오픈했다.
“쿨럭을 하기로 결정한 후에도 사실 걱정이 많았어요. 젊은 고객들을 내가 잘 맞이할 수 있을지, 술장사에 대한 선입견도 있었고요. 두려움은 있지만 우선 부딪혀 보자는 심산이었죠.”
‘세계맥주전문점=젊은고객’이라는 그의 예상은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나 대표의 생각 이상으로 우리나라의 술문화는 높은 수준이었고, 세계맥주나 레스토랑풍의 맛있는 음식을 즐기는 것이 젊은 세대의 전유물이라는 생각도 보기 좋게 빗나갔다. 쿨럭 불광동 매장은 상권의 특성상 20대부터 60대 이상의 고연령층까지 골고루 방문하는 사랑방 같은 곳으로 거듭났다.
“우리 아들보다도 어린친구들 앞에 나서는 게 괜히 부끄럽고, 또 그네들도 싫어할 것 같아서 눈에 안 보이는 주방일이나 돕곤했지요. 맥주전문점인데 ‘왜 여긴 아저씨가 주문을 받아?’ 이럴 것 같더라고요.”
그가 고객들 앞에 나설 용기를 낸 것은 우연한 기회였다. 무단결근을 한 파트타임 직원의 대타로 쭈뼛쭈뼛 서툴게 서빙에 나선 것이다. ‘용기’가 필요했던 그의 시도가 무색하게 고객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내 또래의 고객들은 말 건네기 편하니 ‘세계맥주가 맛있냐, 추천을 해달라’며 좋아하더라고요. 젊은 친구들은 주인이 먼저 아는척 하기 전에 밝게 웃으면서 반가워하고요. 주인으로서 친절을 베푸는 것도 용기가 필요했던 저에게 고객들이 오히려 힘을 준겁니다.”
나 대표는 이제 자신 있게 고객들 앞에 나서고 그들과 서스름 없이 이야기를 나눈다. 고객과의 대면이 그의 몫이면, 안정적인 매장 운영의 근본이 되는 맛있고 건강한 음식은 그의 아내인 조은하씨가 책임지고 있다. 주인이 아닌, 나를 고용해준 고마운 일터라는 겸손한 부부의 생각은 매장을 더욱 알차게 꾸려갈 수 있도록 하는 원동력이 있다.
“‘실버’라는 말이 조금 낯설기도 하고 괜히 서운하기도 하고 그러네요. 아직도 마음은 젊은 것 같은데…(웃음). 더욱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 시대에 60대는 한창이라고 생각합니다. 실버창업의 관건인 건강관리에 더욱 매진해야겠습니다!”
실버창업 TIP
-실버창업 아이템은 한정돼있다는 편견을 버려라!
젊은 고객을 상대하는 창업은 실버의 푸근함이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투자비용 예산을 먼저 세운 후 그에 맞춰 창업 아이템을 선정하라!
하고 싶은 아이템이 예산을 초과할 경우 시행착오에 대한 위험부담이 커질 수 있다.
-과거의 대접받던 시절의 기억을 버려라!
불필요한 자존심은 아이템 선정부터 고객응대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매출에 대한 환상을 버려라!
창업을 한다고 해서 직장인 보다 많이 벌 것이라는 확신을 버려야 한다. 과도한 욕심이 의지를 꺾을 수 있다.
-매출이 보장되는 창업성수기에 시작하라!
창업 초기부터 매출이 안 나올 경우 의지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