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Old)한 메뉴, 트렌디한 옷을 입다
얼마 전 국세청이 집계한 2011년 개인사업자 폐업 현황에 따르면 외식업종의 경우 지난해만 17만 명이 폐업을 했다. 경기불황으로 개인사업자들의 어려움이 더욱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개·폐업을 반복하는 외식시장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독창적인 아이템 선정과 메뉴개발이 요구된다.
더 이상 소비자를 자극할 새로운 음식은 없다는 말이 나오는 요즘, 다소 ‘올드’하다고 느껴졌던 음식들이 발상의 전환을 통해 색다른 옷을 입고 고객과 만나고 있다.
대중적인 메뉴를 다양한 조리법으로 특화해 제공하거나, 트렌디한 인테리어로 오래 머물고 싶은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최근의 트렌드다.
붕어빵 전문점 「해피소뿡이」는 대표적인 길거리음식인 붕어빵에 피자토핑, 참치, 떡볶이, 불고기, 단호박 등 다양한 속재료를 넣어 판매한다. 국민간식으로 친근한 붕어빵을 토스트 개념으로 한 차원 업그레이드 한 것이다.
국민분식 순대의 트렌디한 변신도 이목을 끈다. 「순대팩토리」에서는 기본메뉴인 순댓국은 물론 마늘순댓국, 순대라면, 순대튀김, 해물순대철판볶음 등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며 젊은 여성층을 중심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실내 인테리어 역시 모던한 카페 분위기로 연출해 ‘아저씨 음식’으로 통하는 순대의 변신을 꾀했다.
한우곰탕도 젊은 감각으로 거듭났다. 「미령곰탕이」라는 재미있는 이름부터 눈길을 끄는 이곳은 아늑한 카페를 연상시키는 인테리어는 물론, 매장 곳곳에 재치 있는 농담을 적어 웃음을 자아내는 프린트물이 고객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족발의 재해석에 성공한 「족발지존」은 족발은 삶는 것이라는 편견을 깨고 발상의 전환을 통해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참숯으로 구워서 통째로 제공하는 통바비큐족발을 기본으로, 물회처럼 얼큰한 국물과 어우러진 물족, 미니족발에 튀김옷을 입혀 바삭하게 튀겨낸 프라이드족발 등을 개발해 업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족발, 순대 등 대중식의 색다른 변신은 고객들이 질리지 않고 스테디하게 즐길 수 있다는 장점과 더불어, 색다른 자극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젊은 고객층의 성향과 맞아떨어지는 부분이 있다”며 “상반된 두가지 콘텐츠를 제대로 융합하기 위해서는 많은 고민과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김성은 기자 fresh017@foodban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