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관계의 법률 준수 선행해야

아르바이트 직원도 엄연히 근로를 제공하고 임금을 받는 ‘근로자’다. 따라서 당연히 노동법의 적용을 모두 받게 되고, 근로시간이나 학업 병행 여부에 따라 사회보험법상 극히 일부의 규정만 제외될 뿐이다.

<장면 1>
필자의 회사 동료들 대부분은 야근을 밥 먹듯 하는 사람들이다. 그러다 보니 가족보다 더 자주 함께 식사를 하게 된다. 그러니 매일 같은 메뉴도 싫고 해서 식사 때가 되면 여기저기 ‘좋은 밥집’을 찾아 헤매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참 희한하게도 ‘뭐 맛있고 새로운 메뉴가 없을까?’ 하고 새로운 식당을 발굴해서 다니다가도 결국 자주 발길이 가게 되는 곳은 기발한 메뉴보다는 친절한 직원이 있는 곳이다.
배가 고파서 밥이 나오기도 전에 반찬부터 한 접시 해치우는 손님에게 뭐 더 필요한 찬이 없는지 물어보고 수고스럽게 가져다주고, 짧은 스커트를 입은 여자 손님에게 앞치마를 먼저 건네주는 센스 있는 직원이 있으면 그곳이 우리의 단골 식탁이 되는 것이다. 더구나 그 직원이 아르바이트로 일하는 것이 분명한 20대 초반의 젊은 직원이라면 함께 한 동료들 대부분이 탄복을 한다. ‘잠시 아르바이트를 하는 데도 저렇게 열심히 일을 하는 친구니, 여기에 계속 있든 직장이나 직업을 바꾸든 성공가도에 진입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저런 친구는 시급을 올려줘야 한다’는 등 칭찬이 이어진다. 하지만 다른 한 편 생각해보면 이 식당의 사업주는 직원 관리를 얼마나 잘하기에 잠시 일하는 아르바이트 직원까지 영업사원처럼 일을 잘하는 것일까하고 궁금해지기도 한다.

<장면 2>
지방에 사는 친척 조카 영희는 엄청난 경쟁을 뚫고 서울에 있는 대학에 입학하게 되었다. 그러나 지방에 계신 부모님은 어마어마한 대학 등록금에 영희의 자취비용까지 감당하느라 허리가 휘고, 영희는 영희대로 한 번도 넉넉하게 용돈을 써 본 적이 없다. 그래서 영희는 용돈이라도 스스로 벌려고 서빙 아르바이트를 시작했고, 비록 아르바이트의 형식이기는 하지만 또래보다 더 빨리 직장인의 대열에 진입하게 되었다.
힘들게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는 영희는 돈의 소중함을 잘 알게 되었다. 반면 열심히 일한 대가를 제대로 받지 못하거나 근로자로서 권리가 침해되었다고 생각하면 노동조합을 만들어서라도 보장 받아야 한다는 권리의식도 상당히 높아졌다. 그런데 막상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니 생전 하지 않던 일을 하는 것도 힘든데, 어제 첫 월급을 받고 보니 다른 데서 일하는 친구들에 비해서 시급도 적다는 생각이 들었다. 짜증스런 마음으로 출근을 했는데, 한 무리의 직장인들이 저녁 먹으러 와서는 반찬 좀 더 달라, 앞치마 갖다 달라 마치 심부름꾼처럼 부려먹는다.
가뜩이나 급여 때문에 속상하던 터라 반찬 그릇도 소리 나게 내려놓고 앞치마도 한 손으로 건넸더니 결국 손님의 불평까지 한 바가지 듣게 되었다.
게다가 일을 끝마치고 영희를 부른 지배인은 이번 주 일요일에 다른 직원이 개인적인 일로 못나오게 되었다며 하루치 일당을 더 계산해 줄 것이니 나와서 일을 해달라고 한다. 홧김에 영희는 “일요일에 일하면 휴일수당 줘야 하는 것 아닌가요?”라며 지배인에게 따졌더니 “일도 잘 못하면서 노동법은 언제 공부했냐?”며 면박을 준다.

 아르바이트 직원도 노동법 적용
이런 경험은 비록 필자뿐만이 아닐 것이다. 필자가 이러한 외식업 아르바이트 운영 상황을 노무관리 측면에서 평가해보면 이렇게 정리가 된다.
① 아르바이트 직원도 근로자다. 그러므로 사업주는 노동법상 기준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 ② 아르바이트 직원과의 근로계약 관계에서 법률적 기준을 준수하지 못한다면, 사업주는 성실하게 근로를 제공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직원 입장에서 사업주부터 우선 법률을 지키도록 관계 기관에 진정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③ 결론적으로 아르바이트 직원을 단골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영업사원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우선 근로관계에서의 법률 준수가 기초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의외로 많은 사업주들이 일반 근로자와 달리 아르바이트 직원은 노동법의 일부만 적용되거나, 아예 적용되지 않는다고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아르바이트 직원도 엄연히 근로를 제공하고 임금을 지급받는 ‘근로자’다. 그러므로 당연히 노동법의 적용을 모두 받게 되고, 근로시간이나 학업 병행 여부에 따라 사회보험법상 매우 일부의 규정만 제외된다.

 잘못된 정보 바로 잡기
아르바이트 노무관리와 관련해서 대표적으로 잘못 알려진 정보를 바로 잡아보면 아래와 같다.
•아르바이트 직원은 퇴직금이나 연차휴가를 주지 않아도 된다. → 아니오
다만 매우 짧은 시간 일하는 아르바이트(1주일 15시간 이내)에만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
•아르바이트 직원은 임시직이니까 근로계약서를 쓰지 않아도 된다. → 아니오
근로계약서 작성 의무는 일용직, 일당직, 아르바이트, 파트타이머 등 모든 근로자에게 적용된다.
•아르바이트 직원은 시급을 기준으로 임금을 지급하는 것이 원칙이다. → 아니오
사업장의 형편에 따라 시급, 일급, 월급 등 어떤 형태이든 가능하다.
•아르바이트 직원이 연장근무를 하거나 휴일근무를 할 경우, 그 시간만큼 시급을 지급하면 된다. → 아니오
일반 직원과 마찬가지로 시급에 1.5배 가산하여 지급하여야 한다.
•아르바이트 직원은 4대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다. → 아니오
고용, 산재, 국민연금, 건강보험 모두 적용된다. 다만 매우 짧은 시간 일하는 아르바이트(1주일 15시간 이내)는 산재보험만 적용된다.

앞의 장면을 다시 떠올려 보면, 이젠 점점 규모가 커지고 대형화되는 외식업에서 노무관리의 법률적인 기준을 마련하는 것은 당연하고 지금부터는 이런 고민을 시작해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사업주가 경쟁업체보다 좋은 근로조건과 근로환경, 교육훈련을 제공하면 직원들이 일을 더 잘하지 않을까? 아르바이트로 채용했지만 맡은 일을 척척 수행해내는 우수한 직원을 나중에 우리 사업장의 정규직원으로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아르바이트부터 주방직원까지 우리 사업장의 영업사원으로 활약하게 할 더 좋은 방법은 없을까?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