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끼를 먹더라도 건강에 좋은 웰빙식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재료뿐만 아니라 조리법, 조리기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에 따라 최근 각광받고 있는 것이 바로 이탈리아의 전통 조리시설인 화덕이다. 화덕은 대류열과 복사열을 이용해 음식의 겉과 속을 한번에 익힐 수 있으며, 기름기는 제거하고 칼로리는 낮춰주는 역할을 한다. 이미 잘 알려진 화덕피자뿐만 아니라 화덕치킨과 화덕생선구이까지 화덕을 이용한 다양한 메뉴들이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글•이정연 기자 jylee@foodbank.co.kr / 사진•이종호 팀장, 각 업체 제공

Part 01
Trend Of 화덕, 화덕이 대세다!

이제는 화덕피자라는 말이 낯설지 않을 정도로 국내 이탈리안 레스토랑업계에서 화덕은 확실하게 자리를 잡았다. 한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신규 오픈하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의 90%는 화덕피자를 선보이는 곳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다.
화덕에 대한 관심은 비단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최근 치킨업계도 화덕을 이용한 치킨을 선보이며 블루오션을 개척해나가고 있고, 개인이 운영하는 한정식전문점에서도 화덕을 이용한 생선구이, 오리구이 등의 음식을 선보이고 있다. 설치하는 데 비용이 만만치 않고 넓은 공간을 차지하는 등 불편한 조리시설로 인식되던 화덕이 최근 이처럼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건강 메뉴에 대한 관심 화덕 열풍으로 이어져
화덕은 이탈리아의 전통 조리기구 중 하나로 화산석을 돔 형태로 제작한 것을 말한다. 400℃ 이상의 화덕 내부 대류열과 복사열로 조리가 되기 때문에 화덕에 음식을 만들면 재료의 안과 겉이 함께 익는다는 장점이 있다. 또 조리되는 과정에서 재료의 기름성분은 빠져나가고 수분은 보존되어 담백한 맛을 내는 것은 물론 화덕 내부에서 발생하는 음이온과 원적외선이 식재료 본연의 맛을 더욱 살려 준다.
기름기를 제거하고 담백한 맛을 살려주는 화덕은 웰빙을 중시하는 요즘 트렌드와 부합하면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소수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만 사용하던 화덕은 이제 오너 셰프가 운영하는 작은 레스토랑이나 카페, 한정식전문점 등 메뉴와 장소를 불문하고 다양한 곳에서 사랑받는 아이템이 되었다.
화덕을 전문으로 생산하는 한 업계 관계자는 “생활수준이 높아질수록 먹거리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진다. 이는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즐기려는 것에서 벗어나 몸에 좋고, 건강에 도움이 되는 음식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라며 “웰빙을 중시하는 현대인들의 욕구가 높아짐에 따라 화덕에 대한 관심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탈리안 레스토랑, 화덕으로 경쟁력 높인다
‘화덕=웰빙’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 홍대입구, 대학로, 이태원 등 번화가를 중심으로 시작된 화덕피자는 최근 몇 년간 빠르게 저변을 넓혀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화덕피자의 시장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화덕피자를 메인 콘셉트로 내세운 프랜차이즈 업체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의 선봉에 선 브랜드는 론칭 1년 만에 70여 개의 가맹점(오픈준비 중인 매장 포함)을 운영하고 있는 「블랙스미스」다. 블랙스미스 관계자는 “화덕피자가 맛이나 건강 측면에서도 경쟁력이 있지만 요리하는 전 과정에 손님을 대하는 진심과 정성이 담겨 있다 보니 고객들에게 더욱 사랑받고 있는 것 같다”며 “그동안 주로 서울이나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산된 화덕피자를 전국 각지로 보급한다는 자부심과 보람도 크다”고 전했다. 화덕피자의 인기가 심상치 않자 기존 외식업체들도 화덕피자를 메인으로 하는 레스토랑을 오픈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여의도의 랜드마크 국제금융센터 IFC몰에 들어선 SG다인힐의 7번째 브랜드 「꼬또」 역시 화덕에 구운 11종의 피자를 비롯해 다양한 브릭오븐 그릴 요리를 제공하는 이탈리안 스타일 핏제리아&리스토란테로 사랑받고 있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드립커피와 화덕피자가 매우 유사하게 국내 시장에 확산돼 나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웰빙과 스타일리시한 소비 트렌드를 빠르게 파악하고 받아들이는 국내 소비자들의 성향에 비춰볼 때 화덕피자가 앞으로도 확산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전했다.

치킨업계, 화덕치킨으로 진화하다
화덕에 대한 관심은 치킨업계까지 이어지고 있다. 오븐치킨이 주를 이루던 구이치킨 시장에 화덕치킨이 새롭게 도전장을 낸 것이다. 현재 화덕치킨을 선보이는 프랜차이즈만해도 10개 안팎에 이를 정도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가장 먼저 화덕치킨을 선보인 곳은 (주)후인에서 운영하는 「화꾸닭」이다. 화덕에 꾸운 닭의 줄임말인 화꾸닭은 현재 전국에 약 20개의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다. 후발주자지만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곳은 「화르화르」로 론칭 4개월 만에 20개 가맹점을 돌파했으며, 호주에도 가맹점을 내고 승승장구 하고 있다.
화덕치킨의 가장 큰 장점은 기름기를 제거한 원육의 담백한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화덕치킨 역시 피자와 마찬가지로 400℃ 이상의 고온에서 원적외선 방식으로 닭의 겉과 속을 동시에 익히기 때문에 조리시간이 단축되는 한편 육즙은 그대로 보존돼 깊고 부드러운 맛을 느낄 수 있다. 기존 기름에 튀긴 치킨과 달리 콜레스테롤 및 트랜스 지방의 부담이 덜해 웰빙의 이미지를 전달할 수 있다는 것 역시 화덕치킨이 새롭게 각광받고 있는 이유 중 하나다.

생선구이·스테이크 등 다양한 메뉴에 접목 가능
화덕은 피자와 치킨뿐만 아니라 다양한 메뉴에 활용할 수 있는 똑똑한 웰빙 조리시설이다. 대표적인 것이 생선구이와 스테이크다.
화덕에 구운 싱싱한 제철 해산물을 선보이며 인기를 끌고 있는 「굽다고래불」은 ‘새우에서 고래까지, 바다고기 굽는 집’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특별한 화덕생선구이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화덕스테이크는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한 메뉴지만 이탈리아나 미국 등지에서는 대중적인 메뉴로 사랑받고 있다. CJ 푸드월드에서 운영하는 「프레시안 브라제리」는 지난 10월 화덕에 구운 신메뉴 ‘그릴드 치킨 스테이크’를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커피한잔」에서는 핸드메이드 로스팅 커피와 함께 주인장이 직접 만들어주는 정성스러운 화덕호떡을 맛볼 수 있는 곳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INTERVIEW (주)화르화르 김민표 팀장
“화덕치킨은 세계적인 트렌드에 부합하는 아이템”
(주)화르화르 김민표 팀장은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에 화덕치킨을 최초로 선보인 주인공이다. 김 팀장은 소스나 양념이 아닌 조리법 자체에 변화를 준 치킨의 개발이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지난 2008년 화덕치킨을 개발하게 됐다고 밝혔다.
화덕치킨은 일시적인 유행이 아닌 새로운 트렌드로 봐야 한다고 말하는 김 팀장은 유행하는 양념이나 소스를 활용한 메뉴는 단시간 내에 사라질 수 있지만 화덕치킨은 그 맥을 달리한다고 말한다.
“인공적인 것을 최대한 배제한 원초적 형태의 조리법으로 돌아가려는 것이 세계적인 요리 트렌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한 트렌드에 부합하는 가장 알맞은 조리도구가 바로 화덕입니다.”
오븐치킨이 국내 치킨시장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았듯 화덕치킨 역시 프라이드 치킨, 오븐치킨과 함께 국내 치킨시장을 이끄는 새로운 트렌드가 될 것이라고 김 팀장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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