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보험제도의 정확한 이해와 과제

지난 12월은 대통령 선거로 온 나라가 들썩였다. 그 요란한 선거 공약들 중에서 무엇보다 많은 이슈가 되었던 것이 바로 복지가 아닐까 한다. 복지라고 하면 취약계층을 위한 복지시설 정도를 떠올렸던 예전과 달리 최근엔 노인복지, 의료복지, 보육복지 등 우리 생활의 여러 영역에서 주어지는 다양한 혜택을 생각하게 됐다.

 사회보험이란 무엇일까?
급속하게 고령화되어 가는 우리 사회에서 노인들의 생계와 의료를 보장하기 위한 각종 사회보험료가 확대되는 추세고, 전 국민이 암 등의 중증 질환에 대한 건강진단을 미리 받게 되었으며, 이제는 근로자라면 누구나 실업 시 고용센터에서 실업급여를 수령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 되고 있다. 고용보험제도가 도입되기 시작한 1990대 후반만 하더라도 고용센터에서 실업확인을 받고 실업급여를 수령하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거나 아예 그런 제도가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는데도 받지 않는 사람은 게으르거나 멍청한 사람 취급을 받게 되었다. 이 한 가지 예만 보더라도 사회보험에 대한 이해와 활용이 우리 사회에 정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역시 돈이다. 사회 전체적으로 봤을 때, 경제활동을 하기 어려운 노인 인구는 점점 늘어나게 되고 국가가 지게 되는 경제적 부담도 그만큼 늘게 되었다. 그리고 국가의 경제상황이 어려워지면 실업상태에 있는 국민을 책임져야 할 부담도 늘게 된다. 재원이 필요한 것이다. 이 재원은 우리가 납부하는 사회보험료가 원천이 된다.

 사회보험의 범위와 현실
우리가 낸 사회보험료는 국가라는 보험회사가 거둬들여 국민이 아프거나 소득이 없을 때 보험금으로 지급하게 된다. 국민이 아프면 건강보험공단에서 병원으로 보험금을 지급해 국민은 최소한의 자기 부담만 하면 되고, 국민이 나이가 들어 일을 할 수 없는 시기가 되면 국민연금이라는 보험금을 지급해서 생계를 꾸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고 특히 일을 하는 근로자가 일을 하다가 다치거나 아프면(산업재해) 치료와 생계를 보장해주고, 근로자가 실직을 하게 되면 실업급여를 지급해서 재취업 전까지 생계를 보전해준다.
쉽게 말해 국민연금, 건강보험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고용보험 산재보험은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보험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국가는 국민전체 복지를 위해 이 보험상품에 강제로 가입을 하도록 법률로 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 국가의 보험상품에 대해서 참 말도 많고 탈도 많다. ‘보험료가 많네, 적네’, ‘고소득자와 저소득자 간에 왜 보험료 차이가 별로 없냐’, ‘월급도 작은데 보험료까지 떼 가면 어떻게 하냐’, ‘외국인도 보험료를 내야 할 이유가 있냐’ 등등 보험금보다는 보험료를 둘러싼 불만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 사회보험에 대한 외식업소의 인식
몇 년 전만 하더라도 고용보험, 산재보험을 가입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지만 산재발생 시 보상의 문제, 실업급여 수령을 원하는 근로자들의 요구, 근로복지공단의 수시 점검 등으로 이제는 대부분의 사업장에서 고용보험과 산재보험은 대체로 다 가입하여 보험료를 납부하고 있다.
하지만 건강보험, 국민연금은 사정이 좀 다르다. 건강보험과 국민연금은 소득이 있는 근로자라면 거의 예외 없이 가입해야 한다. 아르바이트건 일용직이건 매월 60시간 이상 근무한다면 월소득액에 상관없이 보험료는 내야 한다. 그러나 건강보험의 경우 소득이 있는 근로자가 보험료를 내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다른 가족의 피부양자로 등록이 되어 있으면 언제든 보험금을 수령할 수 있으니 가입을 꺼리는 것이다.
그리고 국민연금은 보험금을 탈 수 있는 65세가 까마득하니 당장에 가입을 할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한다. 그러다보니 외식업처럼 이직율이 높고 급여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업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 중 ‘건강보험도 국민연금도 나는 필요 없으니 가입하지 말아달라’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이 경우 사업주들의 태도는 2가지로 나뉜다. 이제까지도 보험료 안 내고 괜찮았는데 뭐 별일 있겠느냐라고 생각하고 위법상황을 유지하는 케이스와 이제라도 보험료를 내야 하겠는데, 근로자들을 설득할 방법이 없겠느냐며 상담을 하는 케이스가 그것이다.
필자가 상담하기에 가장 곤란한 경우가 바로 이러한 사회보험 미가입 사업장의 위법상황 해소를 위한 묘안을 달라고 하는 경우라고 할 수 있다. 2011년부터 사회보험료 징수를 건강보험공단에서 일원화하여 처리하면서 국세청 신고자료와 보험료 납부자료 비교가 가능해지고 그 결과 미납된 건강보험료 3년치에 대하여 징수를 당하는 경우를 수시로 목격하는 입장에서 지금이라도 보험료 납부를 꼭 하셔야 한다고 의견을 드리지만, 사업주 부담 비용과 근로자 보험료 부담분을 감소시킬 방법은 필자가 따로 돈을 드리지 않는 이상 해결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 2013년 과제는 사회보험 사각지대 탈출
우리는 고위직 공무원이나 사회 유명인사가 투명하지 못한 행동을 하면 화를 낸다. 저런 사람들 때문에 우리 사회가 제대로 돌아가지 못하고 불공정한 사회가 계속된다고 한다. 고위직도 아니고 유명인사도 아니지만 사업주와 근로자들 모두 투명하게 행동할 필요가 있다. 사회복지가 확대되고 그 혜택을 나도 충분히 누리기를 바라는 만큼 이를 부담할 책임이 있음을 알고 실천할 필요가 있다. 사회에 정당하게 기여한 만큼 떳떳하게 우리의 권리를 요구할 수 있을 것이다. ‘전국민 복지 확대’라는 사회적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2013년은 ‘사회보험 사각지대 탈출’라는 외식업의 오래된 숙제를 시작할 때이다.
<다음호에 계속>


정 현 주
•한국공인노무사회 대외협력위원
•노무법인 유앤파트너/공인노무사
•한국노동연구원 노사관계고위지도자과정 수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