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족 겨냥한 맞춤형 메뉴와 인테리어 증가
이제 더는 외식업소에서 혼자 밥 먹고 커피 마시는 일을 눈치 보며 할 필요가 없게 됐다. 최근 1인 가구가 급증하면서 나홀로 고객이 증가, 싱글족을 잡아야 성공한다는 인식이 업계 전반에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매출에 도움은 안 되고 자리만 차지한다는 편견 속에서 푸대접 받았던 1인 고객들이 매출하락에 허덕이는 외식업계의 틈새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싱글 타깃 마케팅을 자세하게 살펴본다.
글·이지연 기자 praise@foodbank.co.kr / 사진·이종호 팀장, 각 업체 제공
1인 가구 증가, 솔로 이코노미가 뜬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1인 가구 비중은 전체 인구의 24%, 가구 수로만 430만 가구를 넘어선지 오래다. 네 집 중 한 집이 혼자 사는 사람들이란 의미다. 이런 추세는 2030세대의 결혼관 변화, 이혼하거나 별거하는 중장년층 증가, 대도시 중심의 취업형 단독 가구 및 독거노인 증가 등 다양한 사회·경제적 요인과 맞물려 나타난 결과다.
특히 1인 가구가 늘면서 이른바 솔로 이코노미(1인 가구 경제)라는 신조어가 등장했을 정도로 이들을 집중 타깃으로 한 기업 마케팅이 몇 년 새 급증하고 있다.
외식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소비성향이 높고 무엇이든 혼자서 효율적으로 해결하려는 싱글족을 겨냥한 변화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외식업계 한 관계자는 “통계청의 장래 가구 추계 보고서에 따르면 2035년에는 우리나라의 1인 가구 비중이 34%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 된다”며 “이처럼 싱글족이 새로운 소비주체로 급부상하면서 기존 2인 이상의 고객에게 초점을 맞췄던 인테리어나 메뉴, 마케팅 전략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싱글족 배려한 메뉴, 시스템, 인테리어 변화 눈길
외식업계의 1인 고객 맞춤형 전략은 크게 메뉴와 시스템, 인테리어로 나뉜다. 메뉴의 경우 1인 고객의 니즈에 맞춰 소용량으로 제공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기존의 경우 2인 이상 주문을 의무화했던 메뉴들도 1인 주문을 활성화하는 곳이 많다.
실제로 샤브샤브전문점 「하나샤브정」과 「희다」의 경우 1인 고객을 위해 전용화덕을 마련해 큰 호응을 얻고 있으며 치킨프랜차이즈 「오늘통닭」도 싱글족을 위한 세트메뉴를 출시, 혼자서 먹기 부담스러웠던 양과 가격을 다운시켜 고객만족도를 이끌어내는 데 성공한 케이스다.
1인 고객을 위한 인테리어도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흔히 볼 수 있는 바(Bar) 좌석부터, 독서실처럼 꾸며진 칸막이 좌석, 창가를 활용한 뷰 좌석 등이 늘고 있는 추세다. 여기에 1인 고객들의 편의를 위해 개별 정수기 설치 및 콘센트, CD플레이어, TV, 옷걸이 설치 등 디테일한 배려도 곳곳에서 눈여겨 볼 수 있다.
디자인그룹 제이원 진익준 대표는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혼자 먹는 사람을 쳐다보는 시선이 자연스럽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1인 가구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고, 외식업소에서도 이들을 잠재고객에서 적극적인 단골고객으로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2인석이나 4인석과 섹션을 구분하고 파티션을 세우는 등 1인 고객이 심리적인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인테리어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친밀한 커뮤니케이션 통해 충성고객으로 만들어야
한편 이런 추세는 세계적인 현상으로 이미 노르웨이, 일본, 영국은 1인 가구 비율이 전체의 30% 안팎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커졌다. 한국도 일본이나 미국 수준에 곧 다가설 전망이다. 이 때문에 국내 싱글족 마케팅 대부분이 일본의 사례를 벤치마킹하는 것들이 많은데 외식업계 관계자들은 무조건적인 모방보다는 한국의 정서와 문화에 맞는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특히 1인 고객일수록 친밀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충성고객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의 경우 일본과 미국의 철저한 개인주의와는 상이한 형태의 문화가 분명히 존재한다”며 “혼자 오는 고객이라 하더라도 더욱 친밀하게 서비스하고 소통해 단골고객으로 만드는 것이 매출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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