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하려는 고객과 실랑이 늘고, 식당 문 밖은 꽁초로 몸살
지난해 12월 8일부터 적용된 음식점 금연구역 지정이 시행 2달여를 맞았지만 이를 둘러싼 논란은 여전히 뜨겁다. 시행 후 6개월 동안 계도기간을 거치다 보니 사실상 제재효과가 미미할 뿐 아니라 업소의 규모와 업종에 따라 시행연도에 차등을 두고 있어 제도 자체에 대한 형평성 논란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2011년 개정된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르면 실내 금연구역은 150㎡ 이상 대형음식점에 우선 시행되며 2014년부터는 100㎡ 이상, 2015년부터는 모든 면적의 음식점을 대상으로 확대된다. 이 때문에 첫 단계로 시행된 150㎡ 이상의 대형음식점을 운영하는 경영주들 사이에서는 볼멘소리가 끊이질 않고 있다.
음식점 금역구역 지정은 점포별 상가권리금 동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점포거래 전문업체인 점포라인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 중순까지 약 4개월간 23개 업종 2135개 점포의 평균 권리금을 조사한 결과, 권리금 증가율이 가장 높은 점포는 면적이 대개 80~90㎡인 치킨 호프점이었다. 치킨 호프점의 평균 권리금은 금연법 시행 이전 1억1304만 원 수준이었지만, 올해 들어 1억7790만 원으로 약 57.3% 증가했다. 이는 바닥 면적이 150㎡ 이상인 점포가 많은 고깃집이나 퓨전주점 권리금이 같은 기간 20% 가까이 하락한 것과 대비된다. 고깃집 권리금은 같은 기간 1억6679만 원에서 1억3902만 원으로 16.6%, 퓨전주점 권리금은 1억4904만 원에서 1억2119만 원으로 18.69% 각각 떨어졌다. 이러한 의외의 결과는 금연법 시행이 반사이익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문제는 권리금뿐만이 아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실내 금연법이 시행된 이후 식당가와 유흥가 주변마다 고객들이 불법 투기하는 담배꽁초로 몸살을 앓고 있다. 흡연자들이 식당 밖으로 내몰리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현재 실내 금연구역에서 흡연행위를 하다 적발되면 경범죄처벌법에 따라 2~3만 원의 범칙금을 부과하고 있으나 단속권한이 경찰에서 지방자치단체로 넘어오는 올해 3월이면 5~1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법령이 개정될 계획이어서 외식업계의 속앓이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주점업계 한 관계자는 “금연법 시행 이후 고객과의 마찰도 잦아졌다”며 “만취한 손님들이 흡연문제로 실랑이를 벌이는 등 운영상의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토로했다.
글•이지연 기자 praise@foodban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