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롱한 빛을 뽐내는 진주는 바닷속 깊은 곳에서 오랜 세월을 견딘 후에야 빛을 발하는 인고의 산물이기에 더욱 값지게 평가된다. 우리 식품분야에도 진주처럼 오랜 시간동안 한 분야에 매진해 범접할 수 없는 견고한 빛을 내는 사람들이 있으니 바로 식품명인들이다. 월간식당은 창간28주년을 기념해 전통 방식을 고수하며 우리 전통식품의 맥을 잇고 있는 식품명인 5인을 만나봤다.
글•취재부 / 사진•이종호 팀장

전통의 맥을 잇는 사람들
‘식품명인’은 20년 이상 전통적인 방식으로 식품을 제조·가공·조리해온 사람들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전통식품을 계승·발전시키기 위해 1994년부터 식품명인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전통식품과 전통식품 외의 일반식품 등 두 부문으로 구분해 운영하고 있다.
조선 중기 명승인 진묵대사가 인근의 자생 약초로 빚어 마신 사찰 법주 송화백일주 기술보유자 조영귀 명인이 제1호 식품명인으로 지정된 이래 지금까지 48명이 명인 타이틀을 달았으며, 5명이 작고해 현재 43명의 명인이 활동하고 있다. 경기도와 전라남도가 각각 9명의 식품명인을 배출했고 전라북도가 8명으로 그뒤를 잇고 있다. 명인의 손끝에서 탄생하는 전통식품은 송화백일주와 금산인삼주·안동소주·문배주·옥로주 등의 전통주와 야생작설차·우전차 등의 차류, 어육장·동국장 등의 장류 등 다양하다. 초기에는 전통주 명인들이 주로 선정됐으나 차츰 식품과 차류, 장류 등 다양한 분야의 명인들도 지정됐다.
시행 초기에는 요건이 다소 까다로웠으나 몇 번의 개정을 통해 현재는 ‘전수교육을 5년(식품명인 사망 시는 2년) 이상 받고 10년 이상 그 업(業)에 종사한 자’의 경우에도 명인 신청을 할 수 있도록 조건이 다소 완화됐다.

식품명인, 국가의 보배로 육성해야
식품명인으로 선정되면 국가가 지정하는 분야의 최고 명인 타이틀을 갖게 되는 것이지만 실질적인 지원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은 다소 아쉬운 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20년 동안 운영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통식품 명인 선발 인원이 소수에 그치고 있는 것은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 식품명인으로 선정돼도 실질적인 지원이 거의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 명인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실제로 인터뷰에 응했던 한 명인은 “명인들에 대한 좀 더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식품명인제도를 활성화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 국가의 보배로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가장 아쉬운 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것은 체계적인 전수 시스템이 확립되지 않았다는 것. 전통방식을 전수하고 싶어도 마땅한 전수자가 없어 이어지지 못한 경우도 있었기 때문이다. 개인 차원에서는 전수자 육성과 전통방식의 영속성에 한계가 따르기 때문에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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