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이 본사 집단 제소… 가맹점주 권리 강화 법 제정도

최근 남양유업 사태 등을 계기로 불공정 관행을 시정하기 위한 다양한 움직임이 업계의 화두로 떠올랐다. 일명 갑(본사)과 을(대리점 혹은 가맹점)의 관계로 대변되는 기업의 불공정거래행위 금지와 을의 권리보호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외식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본사와 가맹점의 갈등을 불식하고 상생협력을 위한 다양한 노력과 함께 가맹점주의 권리를 강화하기 위한 관련 법 제정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최근 외식프랜차이즈 기업들은 본사와 가맹점을 갑과 을이 아닌 동반자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자정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제너시스 bbq는 본사와 가맹점간 의견 조율을 위한 다양한 상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뚜레쥬르는 지난 5월 30일 상생협력단을 선정해 소통에 나섰고, 채선당도 지난 6월 10일 본사와 가맹점간 상생과 동반성장을 위한 상생협의회 발대식을 가졌다.
그런가하면 최근에는 가맹점이 본사를 공정위에 집단 제소한 사건도 발생했다. 크라운제과는 매출부진으로 폐점 매장이 속출하자 지난 5월 10일 파주공장을 폐쇄하고 OEM업체를 통해 제품을 납품하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반품제도 폐지, 할인 중단, 배달서비스 폐지 등을 일방적으로 진행해 가맹점주들이 고스란히 그 피해를 입게 되자 본사와 가맹점간 갈등이 불거졌다. 이에 크라운베이커리 가맹점주 43명은 지난 6월 20일 크라운제과 본사를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집단 제소했고, 가맹점주들은 본사에 ‘재투자를 통한 영업정상화’ 혹은 ‘법적절차를 통한 보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처럼 갑-을 관계가 다양한 사회적 이슈로 대두됨에 따라 현재 국회에는 갑의 횡포를 방지하고 을을 보호하는 다수의 관련법이 상정돼 있는 상태다. 공정거래법과 하도급법, 가맹사업법, 대규모유통업법 개정안 등이 그것이다. 이중 외식업계와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법규는 가맹점주의 권리강화 등을 골자로 하는 가맹사업법이다.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의 횡포를 막기 위한 법제화 논의가 본격화된 가운데 이에 더해 최근 부좌현 민주당의원이 표준가맹계약서 사용을 의무화하는 가맹사업법안까지 대표 발의해 프랜차이즈 업계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 하지만 본회의 계류 중인 기존 가맹사업법안은 다른 법안들과 마찬가지로 반대급부로 인해 법 개정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갑-을 문제는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제도적으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하는 시대적 과제”라며 “하지만 을의 보호라는 미명하에 어느 한 쪽에 편중된 제도가 만들어지지 않도록 합리적인 대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글•설현진 기자 hjseol@foodban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