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4월 제과·제빵업을 시작으로 7월 치킨·피자업계, 11월 커피전문점 등 성장세가 뚜렷한 프랜차이즈 업종을 선정해 모범거래기준을 발표했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보호한다는 취지로 추진됐으나, 역으로 프랜차이즈 기업들의 경영활동과 창업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시되고 있다. 

글•이정연 기자 jylee@foodbank.co.kr

모범거래기준이란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사이에 발생하는 각종 불공정 거래 관행을 척결시키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마련한 규범이다. 

거래에 있어 불공정 요소를 최소화하고 해당 산업의 발전을 위한 바람직한 거래 관행 정립을 유도하고자 다양한 업종에서 이 기준이 마련돼 왔으며, 2012년 4월, 7월, 11월에 제과·제빵, 치킨·피자, 커피전문점 등의 모범거래기준이 발표되면서 외식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었다. 

모범거래기준에 따르면 점포의 과포화를 방지하기 위한 신규출점 제한거리의 설정, 점주 부담을 가중시키는 과도한 매장 리뉴얼 방지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그러나 현행 모범거래기준은 법적 구속력이 없어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가장 먼저 발표한 제과·제빵업계의 모범거래기준 내용을 살펴보면 적용대상은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이며, 이들 브랜드는 동일 브랜드 간 500m 이내 신규 출점이 금지되고 리뉴얼 주기는 5년으로 제한된다. 모범거래기준 발표 전 월 평균 30~40개의 점포를 출점한 것으로 알려진 파리바게뜨는 이후 월 평균 5개점으로 신규출점이 줄었다. 이는 평균 20% 수준으로 하락한 셈으로 해당 브랜드들은 공정위의 거리제한 때문에 사실상 국내에서 점포수를 늘리는 것이 불가능해져 이제는 해외 점포 확장에 주력할 수 밖에 없게 됐다. 

7월 발표한 치킨과 피자업계 모범거래기준에서는 가맹점 1000개 이상 또는 가맹점 100개 이상이면서 매출액 1000억 원 이상인 곳이 적용대상이 됐다. 이에 따라 미스터피자, 도미노피자, 비비큐, BHC, 교촌, 페리카나, 또래오래 등의 브랜드가 포함됐으며, 피자는 반경 1500m, 치킨은 800m 이내 신규 출점이 제한된다. 

지난해 11월 21일 발표된 커피전문점 모범거래기준안을 살펴보면 신규점 출점에 따른 거리제한, 인테리어와 리뉴얼 주기, 원재료 정산에 기한 보장(일주일)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모범거래기준 적용 대상은 가맹점 수 100개 이상이면서 커피사업부문 매출액이 500억 원 이상인 가맹본부로 카페베네와 엔제리너스, 할리스커피, 탐앤탐스, 투썸플레이스 등 5개 브랜드가 포함됐다. 

01 영업지역 침해에 대한 문제

2011년 5월 외식업 분야 650여 개 가맹점에 대한 공정위 전화 설문조사에서 영업지역 침해 문제가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맹본부가 기존 가맹점 인근에 새로운 가맹점 또는 직영점을 개설함에 따라 영업지역 침해 문제가 심각해졌다. 

 1) 제빵분야 OO업체-500m 내 중복출점 가맹점 비율 44.5%

2) 제빵분야 OO업체-서울 A지역 300m 내 추가출점으로 기존가맹점 매출 22% 하락

→ 기존 가맹점에서 500m 이내 출점 금지

단 기존 가맹점이 영업지역 내에서 폐점 후 재출점하거나 가맹점을 이전하는 경우, 3000세대 아파트가 신규 건설되거나 왕복 8차선 도로로 상권이 확연히 구분되는 경우, 기타 이에 준하는 사유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서 인근 가맹점의 동의를 받은 경우는 예외다. 

02 리뉴얼 기간에 대한 문제 

2011년 폐점한 가맹점 23개를 대상으로 한 공정위 전화 설문조사에서 61%에 해당되는 14개가 리뉴얼을 강요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변했다. 

 1) 제빵분야 OO업체-매장 리뉴얼 평균주기는 4년 3개월로 매우 짧고, 83㎡(25평) 기준 매장 리뉴얼 비용은 평균 7000만 원임(인테리어 6000만 원, 간판 1000만 원) 

→ 5년 이내 리뉴얼 제한 

5년 이내에는 리뉴얼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나 리뉴얼 비용을 가맹본부가 전액 지원하는 경우 5년 내 리뉴얼도 가능하다. 이외에 리뉴얼을 하는 경우 가맹본부가 비용의 20~40% 이상을 지원해야 하며, 리뉴얼 요구를 거부하는 가맹점과의 계약갱신을 거절하거나 리뉴얼 시 부당하게 가맹본부가 지정하는 특정업체와 거래하도록 요구하는 행위를 금지했다. 

01 영업지역 분쟁 

치킨·피자는 대표적 배달업종으로 전체 사업체 수는 치킨 2만7000여 개(통계청, 2010년 말 기준), 피자 5000여 개(업계 추산)이다. 치킨·피자 사업체의 프랜차이즈 가입률은 각각 74.8%, 66.6%로 다른 음식업종(14.7%)에 비해 프랜차이즈화가 가장 많이 진행돼 있다. 특히 계열사 관계에 있는 상위 2개 가맹본부가 모두 치킨업종 브랜드를 보유하면서 계열사 가맹점 인근에 자기 브랜드 가맹점 출점을 확대함에 따라 영업지역 분쟁도 증가했다. 

 1) 치킨 OO브랜드 : 서울지역 소재 268개 가맹점 중 85개(31.7%)가 500m 내 중복출점이며, 중복출점된 85개 중 49개(57.6%)가 계열사 브랜드의 중복출점임

2) 치킨 OO브랜드 : 폐점 가맹점 20개 전화설문 조사 시 영업지역 침해로 피해 경험이 있다고 답변한 가맹점은 13개로 전체의 65%임 

→ 800m, 1500m 거리 제한 

기존 가맹점에서 반경 800m 이내 신규출점을 금지하며, 기존 가맹점이 영업지역 내에서 폐점 후 재출점하거나 가맹점을 이전하는 경우, 3000세대 아파트단지, 300병상 대형종합병원, 대학교가 새로 들어서거나 철길 등으로 상권이 확연히 구분되는 경우, 인근 가맹점의 동의를 받는 경우에는 예외를 인정한다. 

02 광고·판촉 비용 

피자업계는 카드제휴할인 등 판촉행사가 매우 많고, 이러한 판촉행사는 가맹본부 주도로 이뤄짐에도 판촉비용을 대부분 가맹점이 부담하는 경우가 빈번했다. 

 1) 피자 OO브랜드 : 매출대비 일정액을 광고비로 징수하면서 개별 가맹점에 광고내역 조차 통보하지 않고 있고, 카드할인 등 판촉행사 시 사전동의절차 없이 가맹점이 대부분의 판촉비용을 부담하는 행사를 빈번히 실시 

→ 연도별 총 광고비 사전동의 

가맹본부가 가맹점에 광고비를 분담시키는 경우에는 연도별로 총 광고비 부담액을 가맹점에 사전동의 받도록 했다. 분기별로 광고집행의 구체적 내용을 가맹점에 통보해야 하며 세부원가 내역을 요구하는 경우 이를 열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원칙적으로 판촉행사 시 사전동의 절차를 진행하고, 동의하지 않는 가맹점에 대해서는 판촉행사 요구를 금지했다. 

01 영업지역 분쟁과 인테리어 

최근 2~3년간 커피전문점이 급증하면서 상위 브랜드의 경우 기존가맹점 인근에 신규매장을 중복 출점함에 따라 영업지역분쟁이 증가했다. 상위 5개 브랜드의 매장수는 2009년 748개에서 2011년 2069개로 2년간 177% 증가했다. 

 1) 커피 OO브랜드 : 가맹점 설문조사 시 15.4%(조사대상 97개 중 15개)가 영업 

   침해를 경험했다고 답변

2) 가맹점이 외부업체 공사 시 감리비로 2000만 원 수취 

→ 500m 이내 출점금지

기존 가맹점에서 500m 이내 신규출점 금지하고, 매장인테리어는 가맹본부가 직접 관여할 경우에는 가맹점에 공사도급금액(가맹본부-인테리어업체간) 정보 공개 및 과도한 감리비 수취를 금지했다. 

02 대금지급

가맹본부가 가맹점에 원두 등 원부재료 공급 시 대금정산을 조기에 하도록 요구하여 가맹점의 불만이 존재했다. 가맹점의 경우 카드판매비율이 높고, 카드사로부터 카드판매 금액을 2~4일 이후 지급받기 때문에 가맹본부가 조기정산을 요구하는 경우 유동성 문제가 발생했다. 

1) 커피 OO브랜드 : 주1회 정산으로 자주 정산하며, 익주 목요일에 사후 현금정산하고 있어 대금지급기일이 4일로 단기임

→ 후불정산 원칙

물품대금 정산은 월 1~2회 후불정산을 원칙으로 하며, 정산기한은 정산서 발행일로부터 최소 7일의 기한을 보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