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익숙한 명칭인 고로케는 사실 프랑스 요리인 크로켓(croquette)이 네덜란드를 거쳐 일본으로 들어오며 굳어진 이름이다. 일본에서는 돈가스, 카레라이스와 함께 3대 양식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도 꽤 오래전부터 아주 작은 규모의 동네빵집에서조차 흔히 볼 수 있는 메뉴가 바로 이 고로케일만큼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친숙한 메뉴다. 

다만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수제고로케는 냉동 빵을 튀겨낸 일반고로케와 달리 일일이 손으로 반죽과 소를 만들고 겉과 속을 실하게 만들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특유의 기름기를 빼고 담백한 웰빙 간식으로 자리 잡은 것도 이러한 노력 덕분이다. 시간과 정성을 할애한 만큼 까다로운 소비자들의 입맛을 만족시키고 있는 것. 여기에 평균 1000원~1500원 내외의 만만한 가격도 인기비결이다.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이경희 소장은 “1000원 내외의 저렴한 간식류는 일반적으로 저관여 제품으로 분류되는 만큼 누구나 쉽게 구입하는 경향이 있다”며 “현재 수제고로케 전문점이 서울 시내 주요 상권에서 인기몰이를 하다 보니 자연스레 더욱 이슈가 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 및 경기권에서 수제고로케전문점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곳은 명동고로케와 압구정고로케, 경성고로케, 강남고로케, 오군수제고로케, 함무바라고로케, 바바고로케, 오아저씨네고로케, 오사쿠고로케, 그냥고로케 등 약 10여 곳에 달한다.

이들 업소들은 길게는 2년 정도, 대다수는 오픈 1년 안팎으로 모두 다 최근 생겨난 곳들이다. 대부분이 테이크아웃 형태의 매장이 많으며 일일 500~700개 선에서 물량을 정해놓고 한정판매하는 것이 공통점이다. 여기에 수제고로케의 특성상 대량생산이 어렵기 때문에 고로케 나오는 시간을 오전과 오후 한 타임씩 지정해놓고 판매하는 것도 이들 업소의 특징 중 하나다. 몇몇 업소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오전 11시와 오후 4시 경에 고로케가 나온다. 

반면 동일상권 내에서도 경쟁브랜드가 점차 다양해짐에 따라 각 업소별로 반죽형태를 달리하거나 고로케 소를 다양하게 개발하는 등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노력도 눈에 띤다.

실제로 마포구 연남동에 위치한 오군수제고로케에서는 튀김 빵가루를 직접 조제하고 기름도 일반 기름이 아닌 채종유를 사용해 산뜻한 고로케 맛을 내는 데 주력하고 있으며 압구정고로케에서는 밀가루 대신 찹쌀반죽을, 바바고로케에서는 100% 감자페이스트를 이용해 고로케를 만들고 있다.

한편 수제고로케전문점의 뜨거운 인기를 증명하듯 창업시장에서의 관심도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대형프랜차이즈 빵집에 밀려 매출에 허덕이고 있는 동네제과점 출신들 역시 가장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아이템이라 당분간 수제고로케전문점의 증가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고로케전문점의 경우 단일품목으로 마진율이 높아 소자본 창업을 희망하는 예비창업자들이 주목할 만한 아이템임에는 이견이 없다. 

단 유의해야 할 점도 있다. 창업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유행을 타는 아이템을 단일 메뉴로 구성할 경우 경기탄력성이나 지속가능성이 떨어져 장기적인 운영 면에서는 어려움에 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앞서 이야기했듯 수제를 표방하는 만큼 자칫 정확하게 판매량을 예측하지 못해 미리 튀겨놓을 경우 동일한 맛과 퀄리티가 담보돼지 않거나 고객의 웨이팅이 늘어나 불평요소가 증가할 수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고로케와 같이 잠시 반짝 인기를 끌다 사라진 아이템은 많았다”며 “실제로 번의 경우 프랜차이즈 전문점 성장세가 무서웠지만 결국 베이커리에 흡수되었고 현재는 마트나 빵집 등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메뉴가 되었으므로 고로케전문점 역시 지속적으로 맛과 서비스를 관리해 고객에게 어필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느끼함 줄여 담백하게 즐기는 오군수제고로케

십 년 경력의 제빵사 오덕진 대표가 운영하는 「오군수제고로케」는 햄이나 고기를 일절 넣지 않고 직접 만든 빵가루를 사용해 고로케 특유의 기름 향과 느끼한 맛을 잡는데 성공했다. 덕분에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담백한 맛의 고로케를 선보이며 연남동 핫플레이스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이곳의 메뉴는 기본적으로 감자 소를 베이스로 한다. 감자만큼 고로케와 잘 어울리는 식재료가 없다는 것이 오 대표의 지론이다. 여기에 으깬 감자와 만나 담백함을 완성시키는 각종 채소들은 오래 볶아 단맛이 충분히 나올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양파 특유의 단맛을 잘 살렸다. 고로케의 속뿐 아니라 겉도 세심하게 신경 썼다. 매일 직접 조제해 건조시켜 사용하는 튀김 빵가루가 맛의 비법. 이곳의 튀김 빵가루는 일본식 돈가스의 빵가루를 접목, 바삭바삭한 식감을 극대화하고 기름을 덜 먹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메뉴는 감자고로케와 카레감자고로케, 김치감자고로케, 팥고로케 총 4종이며 고로케 외에도 모카빵, 꽈배기, 곡물식빵 등 베이커리 메뉴도 준비되어 있다.

메뉴 감자고로케(1500원), 카레감자고로케(1500원), 김치감자고로케(2000원), 팥고로케(1500원) 주소 서울시 마포구 연남동 566-6 문의 02-325-5159

찹쌀반죽으로 만들어 더욱 찰지고 고소한 압구정고로케

지난해 11월 문을 연 「압구정고로케」는 20년간 베이커리 업계에 종사한 최자은, 이상현 씨가 함께 운영하는 곳이다. 두 대표는 제과학원 동기로 함께 할 수 있는 소자본 창업아이템을 고민하다 가장 대중적인 단품아이템 중 고로케를 택했다.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은 밀가루 반죽이 아닌 찹쌀반죽으로 빚은 고로케를 선보인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쫄깃쫄깃하고 찰진 식감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또 미리 튀겨놓은 고로케를 판매하지 않고 주문 후 튀기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어 갓 나온 따끈한 고로케를 맛볼 수 있다. 

압구정고로케의 대표메뉴는 모짜렐라치즈고로케다. 빵 속에 자연산 생치즈만을 가득 넣어 치즈 본연의 맛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기호에 따라 허니머스타드, 케찹, 무진장매운소스, 불고기소스, 칠리소스 중 하나를 택해 뿌려 먹어도 좋다. 모짜렐라치즈고로케 외에도 1인당 2개 이상 판매하지 않는 잡채고로케도 이곳의 인기메뉴다. 꽉 찬 잡채 소 덕분에 하나만 먹어도 배가 부르다. 

단, 압구정고로케를 찾을 때는 압구정이 아닌 대치동에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메뉴 압구정고로케(2000원), 대치고로케(2000원), 잡채고로케(1500원), 모짜렐라치즈고로케(1500원) 주소 서울시 강남구 대치동 920-22 문의 02-557-8262

아홉 가지 다양한 맛으로 즐길 수 있는 함무바라고로케

‘한번 먹어보라’는 뜻의 경상도 사투리가 인상적인 상호의 「함무바라고로케」는 서울 혜화동로터리 골목에 위치한 수제고로케전문점이다. 올해로 오픈한 지 2년 정도 된 이곳은 번화가와는 제법 거리가 먼 한적한 주택가에 위치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국에서 찾아오는 고객들로 연일 문전성시를 이루는 맛집으로 유명하다. 게다가 인근 서울과학고등학교에 월 400개 이상을 간식으로 납품할 만큼 맛과 영양을 인정받은 곳이기도 하다. 

함무바라고로케의 가장 큰 특징은 고로케 속에 들어가는 다양한 종류의 소다. 현재 이곳에서는 감자, 야채, 카레, 계란, 크림치즈, 매운참치, 소세지, 팥, 김치 등 총 9가지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다양한 속재료 만큼 푸짐한 양도 눈길을 끈다. 한 입 베어 물면 얇은 반죽사이로 충실한 속을 확인할 수 있다. 아홉가지 메뉴 중에서도 가장 인기가 많은 베스트메뉴 3종은 크림치즈, 김치, 팥 고로케다. 하루 평균 500개 정도 개수를 정해놓고 한정판매하므로 원하는 고로케가 있을 경우 적은 수량이라도 미리 예약한 후 방문하는 것이 먹고 싶은 메뉴를 맛볼 수 있는 방법이다.

메뉴 크림치즈고로케(1500원), 소세지고로케(1500원), 계란고로케(1500원), 매운참치고로케(1800원) 주소 서울시 종로구 명륜1가 46-9 문의 010-5238-5777

고로케와 맥주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바바고로케

「바바고로케」는 수제고로케전문점을 표방한 첫 번째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본점인 우장산점을 비롯해 상도점, 신당점, 계양점, 연신내점 등 5개 점포가 운영 중에 있다. 

지난 4월 첫 선을 보인 바바고로케는 밀가루가 아닌 100% 감자를 이용해 만든 건강한 고로케를 지향한다. 이 때문에 밀가루로 만든 고로케보다 식감이 부드럽고 소화가 잘 된다.

메뉴는 감자, 야채, 바바, 치즈, 민츠, 카레고로케 6종이다. 그 중에서도 눈길을 끄는 메뉴인 민츠고로케는 고로케보다는 돈가스 느낌에 가깝다. 다진고기와 각종 채소를 양념해 반죽한 것을 튀겨내 씹는 맛이 좋다. 카레고로케도 다진고기와 채소를 일본식 카레소스에 볶은 뒤 으깬 감자속에 넣어 은은한 카레향이 감자와 조화를 이룬다.

한편 바바고로케는 테이크아웃 뿐 아니라 매장을 찾는 고객들을 위해 치킨남방즈케, 에비마요, 바바샐러드 등 다양한 서브메뉴와 음료도 잘 갖추고 있다. 특히 생맥주와 고로케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코맥세트 메뉴는 무더운 여름밤 가볍게 한잔하기에 안성맞춤이다.

메뉴 감자고로케(1000원), 야채고로케(1300원), 바바고로케(1500원), 민츠고로케(1800원) 주소 인천광역시 계양구 계산동 1062번지 하이베라스 B동 103호 문의 070-4791-99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