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불황에 갈수록 치열해지기만 하는 경쟁시대다.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해야 우리 매장에 고객들이 줄을 서게 만들 수 있을까 하는 외식 경영자들의 고민도 날로 깊어만 가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무엇으로 고객의 인식을 변화시키고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필자는 매장환경을 곧 브랜드화하라고 말하고 싶다.
● 공간이 곧 브랜드 이미지가 된다
외식 공간은 고객에게 자신의 매력을 한껏 발산하는 장소가 되어야 한다. 이를위해 청결, 향기, 음악, 편리함, 독특함 등을 동시에 가지고 있어야 한다. 식당의 음식이 아무리 맛있더라도 매장공간을 제대로 조성하지 못한다면 결코 하나의 브랜드로 성장하지는 못할 것이다.
공간에서 노출된 문제점들은 결국 그 식당브랜드의 문제점과 동일시된다. 매장은 고객입장에서 볼 때 가장 명확하고 가장 신뢰 가능한 브랜드 이미지의 축소판이다. 따라서 브랜드 이미지는 곧 고객들이 브랜드를 판단하는 척도가 된다.
2011년과 2012년 필자는 중소기업청, 소상공인진흥원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국내의 유기농 친환경 브랜드 중 하나인 「초록마을」과 「무공이네」 브랜드의 매장 공간 디자인개발을 진행했었다. 프랜차이즈 디자인 매뉴얼을 구축하기 위해 선행한 것이 바로 미국의 디자인 사례 분석이다.
주류업계의 경우에도 그동안은 주로 클럽이나 바, 야외 페스티벌 무대 등 소비자들이 제품을 소비하는 실내외 장소에서 직·간접적인 마케팅 활동을 많이 펼쳐왔다. 그러나 최근엔 여기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브랜드 문화를 담아낸 제3의 공간을 선택해 소비자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사하는 새로운 시도를 펼치고 있다.
브랜드 이미지와 부합하는 공간을 상설로 마련하는 브랜드가 있는가 하면 브랜드색에 맞는 공간과 파트너십 제휴를 맺어 그 공간을 통해 소비자들과 만나는 곳도 있다.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부합하는 공간에서 열리는 이벤트 후원을 통해 타깃 소비층과의 소통에 나서는 곳도 생겨났다.
독일 주류브랜드인 Y사는 창고 파티를 개최했다. 파티는 화려한 밴드들의 공연과 전시, 댄스 퍼포먼스 등 풍성한 콘텐츠로 채워졌다. Y사 측 관계자는 파티 장소에서 소비자와 자연스럽게 만나 Y사 브랜드 정신을 알리고자 이번 행사를 준비했다고 한다.
또 프랑스 F사는 최근 서울 청담동 한 건물 6층에 브랜드 공간을 열고 운영에 들어갔다. 유럽 저택의 거실을 옮겨놓은 듯한 공간에서 F사의 모든 제품을 맛볼 수 있고 주류 관련 전문서적도 찾아볼 수 있는 플래그십 라운지로 꾸민 것. 혁신과 유쾌함을 추구하는 기업 문화와 가치를 이 공간을 통해 국내 소비자들에게 직접 전달하겠다는 취지다.
사례
트레이드 조
「트레이드 조」는 매장을 브랜드로 만든 대표적인 성공사례다. 이곳은 편안한 공간을 기본으로 명확한 브랜드 이미지를 고객에게 전달하고 있다.
트레이드 조는 창의적으로 제품을 전시하고 상품명을 네이밍 했다. 친환경 유기농 매장의 특성을 살려주는 신선한 디스플레이는 구매욕구를 증진시키기 때문이다. 또 직원들은 하와이안 셔츠를 입고 있고, 매장에서 고객이 저렴한 물건을 사더라도 마치 특별하고 가치 있는 물건을 산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공간을 조성했다. 상품을 설명하는 POP도 톡톡 튀는 디자인과 문구가 눈에 띈다.
● 사업 콘셉트가 바뀌면 매장 콘셉트도 바뀌어야 한다
최근 「맥도날드」는 ‘맥카페’ 콘셉트를 내세워 「스타벅스」를 추격하고 있다. 맥카페 콘셉트 자체가 새롭게 생긴 것이므로 이 콘셉트의 성공을 위해 전 세계 맥도날드 매장이 성형수술 중이다.
왜 멀쩡한 매장을 막대한 비용을 투자하면서까지 디자인 성형수술을 하는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사업의 방향성, 콘셉트가 바뀌면 매장의 콘셉트도 바뀌어야 하기 때문이다. 있는 공간을 그대로 활용하면서 고객에게 변화를 느끼게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처럼 사업 콘셉트가 바뀌면 매장 콘셉트도 빠르게 변화해야 한다.
고객이 매장에 들어오는 것은 당신의 브랜드 안으로 들어오는 것이다. 매장을 통해서 고객에게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새로운 ‘문화’,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를 팔아야 한다.
매장의 콘셉트는 고객뿐만 아니라 직원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직원들이 자신의 직장에 자부심을 갖게 되는 것이다. 매력적인 매장은 구인난도 없을 것이다. 이제는 브랜드 이미지로서의 매장인테리어 전략을 세워야 할 때이다.
매장공간이 고객을 끌어들이는 서비스 경쟁력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경영자들은 각자의 업종과 브랜드의 경영이념이나 사업전략을 판매 공간에 제대로 표현해야만 고객들이 이해하고 인정하는 브랜드가 될 수 있다.
우연히 한번 방문했던 고객들의 뇌리에 기억될 만큼 브랜드 이미지와 스토리를 심어줄 수 있다면 한참시간이 흐른 뒤에도 고객은 그때의 감동이 이미지로 연상되면서 당신의 브랜드를 기억하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