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요리, 올바르게 세계에 알리고파”
미슐랭 7스타를 획득한 일본 전통 교토요리전문점 「기쿠노이(菊乃井)」 3대 계승자인 무라타요시히로(村田吉弘) 셰프가 지난달 2일 논현동 나카무라 아카데미에서 열린 ‘제4회 일본요리 컴페티션’의 심사위원 자격으로 한국을 찾았다. 오랜 기간 일본 요리를 세계에 알리고자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영역을 넓혀온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글•박수진 기자 psj@foodbank.co.kr / 사진•이종호 팀장
올바른 일본 요리 전파 그 시작
무라타요시히로 셰프는 1912년 창업해 3대째 이어오는 100년 전통 교토요리전문점 「기쿠노이(菊乃井)」의 대표로 그가 취임한 이후 미슐랭 7스타를 획득할 정도로 일본요리 대가로 정평이 나 있다.
무라타요시히로 셰프는 젊은 시절 가업을 잇는 게 싫어 무작정 떠난 프랑스 유학에서 일본 요리를 ‘에스닉’이라 말하는 현지인들을 보면서 충격을 받아 정통 일식을 제대로 세계에 알려야겠다는 다짐으로 모국에 돌아와 본격적으로 요리의 세계로 뛰어들었다.
귀국 후 나고야 요정요리 전문점 「카모메」에서 요리 수행을 시작해 이후 직접 「로안 기쿠노이」를 오픈, 일본 정통 요리를 알릴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하며 영역을 넓혔다.
무라타요시히로 셰프는 “젊은 시절에는 사비를 들여서라도 일본 전통 요리를 선보이기 위해 스페인 마드리드 퓨전, 뉴욕 베스트 셰프 등 세계 요리 대회에 무조건 다 참가했고 그곳에서 항상 삐에르가르뎅, 조엘 로비숑을 만났었다”며 “그들에게 일본 전통 요리에 대한 깊은 인상을 남겨 파리에서 요리를 가르쳐 달라는 요청도 받고, 뉴욕CIA 등에서 요리를 가르치는 기회도 얻게 됐다”고 말했다.
공익을 위해 요리를 만든다는 무라타요시히로 셰프는 이후 사회공헌의 일환으로 일식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싱가폴 에어라인의 기내식을 바꾸는 등의 활동을 했다. 이 외에도 의료기관 및 학교 방문, 강사활동 등을 통해 식문화 육성에 기여했으며, 일본의 요리 및 문화에 관한 영문판 저서를 해외에 출간하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초간단 일본식 밥반찬’을 출판해 일본요리 보급에 힘썼다.
세계 조리장들이 만드는 일본 전통 요리
무라타요시히로 셰프의 이번 한국 방문은 그가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NPO법인 일본 요리 아카데미에서 2년에 한번 개최하는 ‘제4회 일본 요리 컴페티션’이 일본 이외의 국가에서는 최초로 한국에서 개최돼 심사위원 자격으로 방문했다. 무라타요시히로 셰프가 일본 요리를 좀 더 체계적으로 알리기 위해 만든 이 대회가 8년만에 해외에서도 개최된 것이다. 한국은 일본과 위치상 가장 가까운 나라이면서 음식도 비슷해 이웃 같은 느낌이 든다는 그는 지난 2009년 신라호텔 조리 고문으로 있으면서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기도 했다.
일본 요리 컴페티션은 일본 농림수산성, 교토부, 교토시에서 후원하고 일본 요리 아카데미에서 주최하는 요리 콩쿠르로 예선전은 한국 이외에도 일본 삿포로, 니가타, 도쿄, 하마마츠, 오사카, 후쿠오카 등 여러 지역에서 치러지며, 조리사 면허 취득자로 조리 경험 5년 이상의 경력자에게만 참가자격이 주어진다.
무라타요시히로 셰프는 해외 일식 조리사들에게 공평한 결승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도쿄 지역 예선 및 간사이 지역 예선의 각 상위 3위까지와 다른 일본 지역 예선 및 한국 예선의 각 우승자, 룩셈부르크, 미국 및 브라질에서의 응모자 총 14명이 2014년 2월 교토에서 열리는 결승전에서 경쟁을 하게 된다”면서 “이번 예선전에서 최우수상을 획득한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호텔 최규덕 부조리장이 일본 요리 한국 대표로서 결승전 출전권을 획득했다”고 전했다.
기본 토대는 전통 일본 요리에 있지만 각 나라별 다양한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일식에서도 분명 일식의 세계화에 열쇠가 될 것이라 생각한 그는 이번 대회의 테마를 ‘발견! 일본요리’로 정했다. 이는 새로운 방법이나 이치를 찾고, 정형화된 생각을 바꾸자는 두 가지 주제로 기존의 일본 요리에 새로운 발상을 불어넣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무라타요시히로 셰프는 “40여 년 전에는 일식이 아닌 단지 아시아 음식에 불과했으나 이제는 일식이라는 한 분야로 다양한 나라에서 전문 셰프가 생길 정도로 자리 잡고 있어 뿌듯하다”면서 “앞으로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뉴욕 등에서도 대회를 개최할 수 있도록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