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메뉴의 반란, 이제 ‘샐바’가 대세다!
초창기 패밀리레스토랑에서 시작해 대중화된 샐러드바는 이제 업종을 막론하고 외식 브랜드의 필수 사이드메뉴로 거듭나고 있다. 한식·양식·중식·이탈리안 등 다양한 업종에서 샐러드바를 도입해 선보이고 있으며 메뉴도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하지만 샐러드바 운용 시 재고부담이 높고 마진율이 적어지는 등 운영상의 리스크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샐러드바가 늘어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새롭게 샐러드바를 운영하고 있는 브랜드를 통해 외식업계 샐러드바 열풍을 살펴봤다. 글•김성은 기자 fresh017@foodbank.co.kr / 사진•이종호 팀장, 각 업체 제공
뷔페, 샐러드바로 진화해 영역 확대
다양한 메뉴를 셀프형태로 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뷔페와 샐러드바는 일견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일반적으로 가장 큰 구분의 기준은 메인메뉴를 전문으로 취급하면서 10여 가지의 무한리필 사이드 메뉴를 취급하는 경우를 샐러드바로 칭한다.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대 초반 패밀리레스토랑 「빕스」를 기점으로 「시즐러」, 「애슐리」 등에 이르기까지 많은 패밀리레스토랑 업체들이 다양한 형태로 샐러드바를 발전시켜왔다.
샐러드바는 메인메뉴 주문 시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셀프코너 방식으로 외식업소들은 분기별 혹은 기간별 콘셉트를 가지고 메뉴를 다양하게 로테이션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 뷔페의 문턱을 조금 낮춰 여러 나라 음식의 장점을 부각한 메뉴를 선보이는 것도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최근에는 샐러드바에 대한 고객들의 니즈가 다양해지면서 업종을 막론하고 간단하게라도 샐러드바를 구성하는 매장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샐러드바, 모객효과가 가장 큰 장점
외식업소에서 샐러드바를 시행하는 가장 큰 이유는 고객유입 효과가 높기 때문이다. 동종 아이템 간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메인메뉴 외 추가 샐러드바 구성은 모객에 큰 도움이 된다.
샐러드바를 선호하는 고객층은 대부분이 여성인데, 외식을 주도하는 고객층이 주로 여성이라는 점도 외식업계에서 샐러드바에 주목하는 이유다.
특히 주점의 경우 식사 이후 2차 고객이 많은 편인데 샐러드바로 인해 1차로 접근하는 고객이 늘어나는 것도 장점이다. 추가 주문없이도 먹거리가 풍부해 매장에 오래 머무르기 때문에 샐러드바가 있는 주점의 경우 동종 업종에 비해 주류 매출이 3배까지 증가하는 등 기본 매출단위가 크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샐러드바에는 기본 10여 가지 이상의 다양한 메뉴를 제공할 수 있어 비교적 넓은 폭의 연령층을 수용할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한편 샐러드바를 운영할 때 경영주의 입장에서 가장 고민하게 되는 것이 마진율이다. 업계에 따르면 동종 아이템에서 샐러드바를 취급하지 않는 경우와 비교했을 때 마진율이 평균 7~8% 정도 낮다는 것이 통설이다. 특히 고객만족도가 높은 메뉴일수록 식재료 원가가 높기 때문에 대중성 있는 메뉴를 무제한으로 제공하다 보면 원가부담이 상당할 수밖에 없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순수 마진율을 비교하기 보다는 전체적인 매출 규모를 고려했을 때 박리다매 형태로 수익이 높다는 것이 샐러드바 운영의 강점”이라며 “고객 니즈를 분석해 장기적인 관점으로 샐러드바를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만들기 쉬운 메뉴가 대중성도 ‘갑’(甲)
샐러드바의 경우 많은 조리과정이 필요하지 않은 메뉴들이 대부분이다.
운영자 입장에서 가장 만들기 쉬운 샐러드바 메뉴는 아무래도 생채소에 소스를 살짝 첨가하는 정도의 샐러드류로 제공하기 편리하면서도 소비자의 웰빙 니즈와도 잘 부합된다.
신선한 샐러드를 기본으로, 메인 메뉴와 어울리면서 그 매장에서만 먹을 수 있는 독창적인 메뉴를 제공하는 것이 포인트다.
샤브샤브 샐러드바 전문점 「채선당Plus+」의 경우 샐러드바에서 월남쌈을 제공하고 있는데 메인메뉴급의 월남쌈을 샤브샤브와 함께 즐길 수 있어 인기다. 실내포장마차 「쌍쌍포차」의 경우 라면을 테이블에서 직접 끓여먹을 수 있도록 했으며, 김치전 반죽을 퍼다가 직접 조리해 먹을 수 있도록 해 맛과 더불어 즉석요리의 즐거움까지 잡았다.
쌍쌍포차의 조민형 지사장은 “독특하고 값비싼 메뉴 일색의 샐러드바는 경영주 입장에서 지속하기 어렵다”며 “어디서나 쉽게 접할 수 있는 대중적인 메뉴를 제공해 고객의 기대치를 적당히 충족하고 매장 운영도 편리하게 하는 것이 샐러드바의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인력감소는 기대 못미쳐, 오퍼레이션이 관건
샐러드바가 셀프 형태로 제공되긴 하지만 이때문에 주방인력이나, 서빙 인력이 크게 줄지는 않는다는 것이 해당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샐러드바의 메뉴가 소진되지 않도록 계속 채워놔야 하기 때문에 주방 인력이 오히려 보강되는 경우도 있다. 홀의 경우에도 샐러드바 전용 접시를 지속적으로 수거해야 하고, 주점의 경우 주류 추가 주문이 있기 때문에 서빙 인원 자체가 줄지는 않는다. 하지만 샐러드바에 한해서 셀프서비스가 기본이 되기 때문에 서빙 담당자의 업무가 단순해지고 노동강도가 약해 인건비 절감 및 직원근속에는 도움이 된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샐러드바의 경우 조리 패턴이 일정하고 단순해 상황에 맞춰 물류 등을 조정하고 운영상황을 예측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여기에 다양한 메뉴를 시도하고 테스팅 하는 등 R&D 역량도 발전시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샐러드바 대세에서 기본으로, 변별력 가져가야
샐러드바는 대세, 한순간의 유행이라기보다는 향후 외식시장의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 외식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샐러드바가 점차 외식시장의 필수요소로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얼마만큼 다양한 메뉴를 선보일지 어떤 품질로 제공할 것인지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샐러드바 운영 시 주의해야할 점으로 크게 세가지를 꼽았다. 첫째, 원가부담 등의 이유로 메뉴가격을 지나치게 올리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샐러드바는 마진율에 욕심을 내다보면 가격 및 품질에 바로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며 “박리다매를 원칙으로 접근해 고객으로 하여금 ‘혜택’이나 ‘덤’의 개념으로 느낄 수 있도록 가격을 책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음식물 관리다. 샐러드바의 경우 외부에 오픈돼 있다보니 이물 및 위생사고 등으로 고객 컴플레인이 잦을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꼼꼼한 음식물 위생관리는 물론 샐러드바 담당 서버를 배치해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고객불만을 막을 수 있다.
샐러드바 열풍으로 업종 간의 특색이 사라지는 것 역시 업계에서 우려하는 부분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업종을 망라하고 모두 비슷비슷한 샐러드바 코너를 구성하다보니 업종 간, 또는 브랜드간의 차별성이 불분명해지는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이는 고객들로 하여금 변별력을 저하시켜 외식시장 전체적으로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업종의 특색에 맞는 샐러드바 메뉴 개발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식 레스토랑에도 샐러드바 열풍
쌈도둑 대량 물류 수급 통해 고품질 샐러드바 제공
경기도 안양에 위치한 쌈밥전문점 「쌈도둑」은 메인요리인 오리고기, 제육볶음, 고등어 구이 못지않게 신선한 쌈채소와 감칠맛 나는 반찬으로 구성된 샐러드바가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맛집이다. 연근샐러드, 더덕무침, 양장피, 취나물, 고추씨 백김치, 모둠장아찌 등의 정갈한 한식반찬과 신선한 쌈채소, 각종 젓갈류, 별미 된장국까지 그야말로 푸짐한 정성을 담은 웰빙 한식 샐러드바를 제공하고 있다.
쌈도둑이 합리적인 가격대비 푸짐한 샐러드바를 제공할 수 있는 가장 큰 요인은 단연 식재료관리에 있다. 쌈도둑은 1년에 두 번 반기별로 물류를 대량 수급해 저장해놓은 식재료를 절기에 맞게 활용한다. 대량 직거래 노하우, 물류보관, 식재료 관리의 삼위일체가 이루어져 품질 좋은 식재료로 만든 샐러드바를 저렴한 가격에 고객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것이다.
* 더 많은 정보는 <월간식당> 12월호를 참고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