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종료, 메뉴·업종 변경 등 해산물전문점들의 수난시대

수년 전까지만 해도 외식업계의 블루오션으로 떠올랐던 시푸드 뷔페가 지속되는 불황과 높은임대료, 수산물 소비 저조 등의 여파로 수난을 겪고 있다.
웰빙 트렌드에 부합하고 값비싼 해산물을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어 지난 2006년부터 각광받기 시작한 시푸드 뷔페는 「무스쿠스」, 「드마리스」, 「바이킹스」를 비롯해 신세계푸드(보노보노), LF푸드(마키노차야), 제너시스BBQ(오션스타), CJ푸드빌(씨푸드오션) 등 대기업 계열 외식업체들이 잇따라 시장에 진출하며 시장 파이가 확대됐다. 하지만 이후 무분별한 시장 진출과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경영악화로 「오션스타」, 「세나세나」 등이 사업을 철수했고, 살아남은 기업들은 이후 천편일률적인 메뉴가 아닌 건강을 고려한 웰빙 메뉴와 샐러드 바 도입 등으로 차별화하며 외식 시장의 한 축을 이끌어 왔다.
하지만 지난해 일본발 방사능 유출로 인한 수산물 안전성 문제가 불거지면서 또다시 위기를 맞았다. 국내 수많은 일식집과 횟집 등 해산물전문점들이 문을 닫거나 업종을 변경했다. 이는 시푸드 뷔페도 예외는 아니어서 2010년을 전후해 매장 수가 15개까지 늘어났던 CJ푸드빌의 「씨푸드오션」이 경쟁력 약화와 임대료 부담 등을 이유로 2013년 12월 말 사업을 완전히 철수했다.
시푸드 뷔페를 메인 콘셉트로 내세웠던 「토다이」는 메뉴를 전면 개편했다. 초밥류를 제외하면 시푸드는 거의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수산물 비중이 낮아졌고, 세계음식여행을 콘셉트로 한 다양한 뷔페 메뉴를 선보여 여느 뷔페들과 큰 차이가 없다. 동료들과 함께 대게와 해산물을 잔뜩 쌓아놓고 즐겼던 기억과 함께 시푸드하면 토다이를 먼저 떠올렸던 기자에겐 그저 아쉬움이 남을 뿐이다.
한편 엘에프푸드에서 운영하는 시푸드 뷔페 「하코야」와 「마키노차야」는 방사능 오염수 누출 보도 이후 한때 수산물 메뉴를 줄였었다. 하지만 단골고객들의 항의가 이어져 이전과 마찬가지로 수산물 가짓수를 유지하고 있다. 분명한 것은 수산물 소비는 줄었지만 수산물에 대한 소비자들의 니즈는 살아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니즈에 입각, 위기를 기회로 삼은 엘에프푸드는 지난 11월 중저가대의 뷔페 브랜드로 시푸드&샐러드 레스토랑 「엘블루」를 론칭했다. 엘블루 역시 초밥메뉴를 제외하면 시푸드라고 할 만한 해산물 메뉴가 충분치는 않다. 하지만 시푸드 전문 브랜드로서의 정체성을 고스란히 가져가려는 의지는 분명해 보인다.
혹자들은 ‘불황에는 강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자’라고 한다. 하지만 본연의 정체성을 버린 시푸드 뷔페에 의구심이 드는 건 비단 기자의 생각뿐인 걸까? 시푸드 뷔페 전문점에서 시푸드를 거의 볼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글 설현진 기자 hjseol@foodban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