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겨울 문을 연 조개구이전문점 「갯벌의 진주」는 2년마다 직영점을 하나씩 늘려 현재 논현동에 3개, 역삼동에 1개의 직영점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논현동에 자리한 3개의 매장은 맛 집들이 모여 있기로 소문난 골목에서 불과 몇 미터를 사이에 두고 성업 중이어서 더욱 눈길을 끈다. 지난달에는 오랜 시간 동고동락한 직원에게 매장 운영의 기회를 주는 의미에서 서울 가락동에 5호점을 오픈하기도 했으며, 앞으로 직원들에게 이런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할 계획이다. 

강남의 줄 서는 맛 집으로 유명한 이곳은 몇 해 전 일본 잡지에도 소개되면서 일본관광객들 사이에서도 꼭 다녀가야 할 맛 집으로 톡톡히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일본뿐만 아니라 홍콩, 대만, 유럽인들까지 방문할 정도로 세계인의 관광코스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해외 여행객들이 다시 찾을 때에는 직접 사온 선물을 건넬 정도로 우리 문화 전도사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갯벌의 진주는 본점과 2호, 3호점의 메뉴를 다르게 구성함으로써 다양한 니즈의 고객들을 두루 확보하고 있다. 본점에서는 여러 가지 세트메뉴와 트렌디한 신메뉴로 새로운 것을 원하는 고객들의 니즈를 충족시킨다. 가리비키조개구이나 조개찜을 메인으로 조개파스타 세트, 왕새우튀김, 석화회, 치즈 주꾸미볶음, 오돌뼈볶음 등 메뉴를 선택할 수 있다. 

조개파스타는 상큼한 샐러드에 조개와 새우살, 파스타면을 푸짐하게 넣은 메뉴로 젊은 여성고객들에게 인기가 좋다. 매콤한 치즈 주꾸미볶음 역시 일품이다. 두 가지 고추장을 배합해 감칠맛을 살린 주꾸미볶음에 고소한 모짜렐라 치즈를 듬뿍 올려 단 시간에 인기메뉴로 등극했다. 

순수하게 조개구이와 조개찜만을 즐기고 싶은 고객들은 3호점으로 가면 된다. 갯벌의 진주 초기 콘셉트를 그대로 이어가고 있는 3호점은 30~40대 직장인들이 즐겨 찾는다. 

‘시끌벅적한 분위기’, ‘촌스럽지만 정감 있는 인테리어’, ‘유쾌한 직원들의 센스 있는 서비스’…. 갯벌의 진주에서 느낄 수 있는 이곳만의 특별한 문화다. 단골들 중에는 갯벌의 진주만의 밝고 활기찬 긍정의 기운을 받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다. 

“직원들이 먼저 고객을 알아보고 반갑게 맞이합니다. 식당을 운영하면서 당연한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런 소소한 서비스에 고객들이 감동하고 다시 찾아주니 감사할 따름이지요. 다소 옛스러운 분위기가 나는 매장 인테리어도 고객과 함께 만들어 온 것입니다. 세련되지는 않지만 정을 느낄 수 있는 우리만의 문화를 쭈욱 이어갈 계획입니다.” 

‘커피가 아닌 문화를 판다’는 모 커피전문점의 거창한 마케팅 전략을 굳이 적용하지 않더라도 이곳의 성공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상현 대표 “우리의 사훈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가정을 만들자!’입니다. 그게 무슨 사훈이냐고 반문하는 분들도 있지만 내 가정이 즐겁고, 행복해야 직장에서도 최선을 다해 행복하게 일할 수 있지 않을까요?” 

갯벌의 진주 이상현 대표는 유쾌한 인상부터 남다른 포스가 있는 사람이다. 어려운 일이 있어도 ‘얼마나 더 큰 행복이 있으려고 이런 시련이 있을까?’하는 마음으로 위기를 극복한다고. 이 대표는 직원들에게도 반말이나 싫은 소리를 하는 법이 없다. 긍정의 기운이 넘치는 만큼 항상 밝은 기운으로 직원들에게 먼저 다가가 독려하며, 항상 높임말로 직원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표현한다. 직장을 통해 만났지만 소중한 만남이기에 직원이 아닌 가족처럼 생활하고 있다. 

“서로 가족이라는 걸 잊지 않기 위해 일주일에 한 번씩 직원들과 함께 서로 발을 씻겨주는 의식(세족례)을 합니다. 매일 오픈 점호를 통해 서로의 의견을 공유하고, 3분 스피치를 연습함으로써 자신감을 키우기도 하지요. 고객들이 우리 매장의 밝고 활기찬 기운을 좋아하는 만큼 우리의 정체성을 살리는 이런 문화를 꾸준히 이어갈 계획입니다.”

「원조할머니 낙지센타」의 시작은 지금의 무교동 낙지골목을 탄생시킨 「실비집」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실비집은 창업주인 박무순 할머니가 1965년 피맛골 사거리에서 처음 영업을 시작한 곳으로 낙지볶음이라는 메뉴를 최초로 선보인 외식업소로 잘 알려져 있다. 이후 이곳이 대박을 치자 주변에서 하나둘 낙지볶음을 전면에 내세우며 영업을 시작, 지금의 무교동 거리가 탄생했다. 재개발로 인해 할머니가 길 건너 청진동으로 매장을 옮기자 다른 낙지집들도 대거 이동했고 자연스레 원조할머니의 족적에 따라 낙지집들의 이동이 이어지는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생겨났다.

올해 아흔 여섯의 박무순 할머니는 여전히 원조할머니 낙지센타의 카운터 앞을 든든히 지키고 있다. 가업을 이어받은 아들과 며느리, 손자가 있지만 단골 고객들에게 직접 인사하고 매장에서 맛있게 식사하는 고객들을 둘러보는 것이 할머니의 큰 낙이기 때문이다.

원조할머니 낙지센타가 5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명성을 잃지 않은 데는 한결같은 맛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특히 낙지를 미리 데쳐 놨다 쓰지 않고 주문과 동시에 생낙지를 요리에 넣기 때문에 낙지 특유의 쫄깃한 식감이 잘 살아있다. 원래 낙지는 다루기 어려운 식재료라 타이밍이 중요한데 살짝 데친 낙지를 센불에 볶아 질기지 않게 하는 것이 관건이다. 

낙지볶음 맛을 좌우하는 양념장 역시 미리 만들어 놓지 않는다. 주문과 동시에 고객들 취향에 맞춰 매운맛을 조절해 만드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매스컴을 통해 워낙에 유명세를 치른 맛집 답게 요즘에는 외국인들도 제법 많이 찾아 매운맛 강도를 더욱 세분화해 제공하고 있다. 양념장은 고춧가루, 고추장, 마늘, 생강, 파, 설탕만을 넣고 만들어 텁텁하지 않고 개운하면서도 깔끔한 맛이 일품이다. 

비법 레시피와 더불어 신선한 선도의 식재료를 공수해오는 스케일도 남다르다. 워낙에 낙지 사용량이 많기 때문에 중국 현지에 낙지저장창고를 별도로 두고 있을 정도다. 낙지의 살이 오동통하게 오르는 봄과 가을철, 두시기에 대량으로 잡아 먹물과 내장을 제거한 후 급랭, 연중 변함없이 좋은 품질의 낙지를 제공받고 있다. 특히 중국 내 공장은 박무순 할머니의 큰아들이 직접 운영을 맡아 낙지의 선도 및 위생을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대표 메뉴인 낙지볶음 외에도 조개탕, 계란말이, 파전 등 다양한 별미도 인기다. 저마다 낙지볶음과 맛의 조화를 자랑해 어느 것 하나 추천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시원한 조개탕은 모시조개, 대파, 마늘을 넣고 간단하게 끓이지만 조개에서 우러나온 시원한 국물이 매콤한 낙지볶음과 한데 어우러져 최고의 궁합을 자랑한다.

치즈를 넣은 계란말이도 낙지볶음 특유의 알싸한 매운맛을 중화시켜줘 점심시간 직장인들의 필수 메뉴로 굳혀졌다. 파전은 매운 음식을 잘 먹지 못하는 외국인이나 저녁시간 술자리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다.

뛰어난 맛과 더불어 누구나 부담 없이 들를 수 있도록 꾸민 친숙한 분위기도 이곳의 매력 포인트다. 뛰어난 명성에 비해서는 오히려 수수한 느낌이지만 화려함 대신 소박하면서도 편안한 분위기가 이곳을 더욱 빛나게 해준다. 특히 2층에는 옛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영화포스터들을 벽면에 걸어둬 이곳의 오랜 역사를 가늠케 해준다.

낙지볶음의 전설 박무순 할머니 “낙지볶음이 쉬워 보여도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야. 특히 이것저것 재료를 많이 넣는다고 좋은 게 아니야. 계속 먹고 싶게 만드는 좋은 매운맛이 있어. 그 매운맛을 내는 게 중요해. 먹을 때는 알싸하지만 입안에서 텁텁하게 오래 머물지 않고 개운하게 사라지는 매운맛, 그게 제대로 된 매운맛이야. 그래서 내가 순창 고추장을 고집하는 거야.”

가업을 이어온 이중택 대표 “낙지볶음은 빛깔이 중요해요. 색이 밝고 선명해야 군침이 돌죠. 청정원 순창 고추장은 연하지만 밝은 빛이 매력적이죠. 태양초 100%만의 색깔이 남달라요. 손님들도 좋은 재료는 한 눈에 알아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