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통한 일상의 즐거움 강력한 콘텐츠로 부상
외식비 증가세 지속…소비자 54% “향후에도 현행 유지”
지난해 매스컴에서는 연일 ‘먹방(먹는 방송)’이 유행하면서 음식을 통한 일상의 즐거움이 강력한 콘텐츠로 부상했다. 이는 식품·외식업계에 활력소가 되었음은 물론이다. 외식보다 집 밥을 선호하게 되는 불경기라지만 외식이 ‘끼니를 채우는 식사’가 아닌 ‘다양한 음식과 서비스를 즐기는 소비문화’로 자리 잡으면서 지속되는 불경기에도 해마다 외식 소비량은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외식업소의 운영 전략 수립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설문조사를 통해 소비자들의 최근 외식현황 및 성향, 향후 외식비 지출계획 등에 대해 알아봤다.
정리 설현진 기자 hjseol@foodbank.co.kr 통계 박수진 기자(통계 프로그램-SPSS 12.0)
주 1회 이상 외식 70%, 거의 안 한다도 3배 증가
소비자들은 외식횟수에 관한 질문에 ‘주 1회 이상 외식을 한다’는 응답자가 70%로 가장 많았다. 이어 월 2~3회가 22.5%, 월 1회 4%, 거의 안 한다 3.5% 순으로 집계됐다.
소비자들의 외식 횟수는 월간식당이 소비자 외식성향 설문조사를 시작한 이래 꾸준한 상승세(2011년 57.2%에서 2012년 72.9%로 대폭 상승)를 보여 왔으나, 이번 조사 결과에서는 소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이는 가정에서 배달(테이크아웃)을 통한 식사 증가와 간편가정식(이하 HMR) 식품 시장의 파이가 커진 것과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19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주최 식품소비행태조사 결과발표대회에서 공개한 ‘외식 소비 행태 분석’ 자료에 따르면 성인의 70.8%가 배달·테이크아웃으로 식사를 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또한 핵가족화, 맞벌이 부부, 싱글족, 실버 세대가 점차 늘어나면서 간편하게 한 끼를 해결하려는 소비자들의 니즈가 커져감에 따라 국내 HMR 시장 규모는 2009년 7100억 원에서 2012년 9500억 원으로 크게 성장했다.
한편 ‘외식을 거의 안한다’는 응답이 지난해(1.2%)에 비해 거의 3배 가까이 증가한 3.5%를 나타낸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 변화 외에도 지난해 원산지 허위 표기, 수산물 안전성 논란 등 다양한 식품안전 문제가 불거지면서 가정에서 직접 조리해 먹는 소비자가 증가한 데에 따른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외식소비 활성화를 위해서는 식재료의 원산지 표시를 비롯해 외식업 경영주의 식품위생안전 마인드가 보다 제고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월평균 외식비 20만~30만 원 이상 23.5%
소비자들 중 49%가 전년 대비 외식비 지출이 늘었다고 응답했다. 지난해와 같다는 응답은 33%, 줄었다는 응답은 18%로 집계됐다.
외식비 지출 증가 이유로 소비자들은 외식 횟수가 늘어서(56.1%), 음식 가격이 올라서(37.8%), 이전보다 고 단가의 메뉴를 선택해서(6.1%)라고 대답했다. 반면 외식비가 줄었다고 답한 이들 중 40%는 친구 등 사교모임 외식을 줄였다고 밝혔고, 31.4%는 가족 외식을 줄였다고 답했다.
월평균 외식비를 묻는 질문에는 20만~30만 원 이상이라는 응답이 23.5%로 가장 많았다.(참고로, 2012년 조사 결과에서는 월평균 외식비가 15만~20만 원이라는 응답자가 25.4%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15만~20만 원 미만 21%, 10만~15만 원 미만 20%, 5만~10만 원 미만 15.5% 순이었다.
한편 30만 원 이상이라는 응답자도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인 14%에 달했다.
선호 음식점 ‘고깃집·양식’, 돼지고기·쇠고기 선호도 소폭 증가
외식 시 즐겨 찾는 음식점에 대한 물음에는 ‘주로 고깃집을 간다’는 응답이 33.4%로 가장 높게 나타나며 수년간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켰다. 이어 큰 순위 변화 없이 한정식·향토음식 14.7%, 패밀리레스토랑 12.7%, 이탈리안레스토랑 10.7%, 일식집 7.5%, 패스트푸드 6.6%, 요리주점 4.6%, 뷔페 4.3% 등이 뒤를 이었다. 뷔페의 경우 전년 2.1%에서 두 배 이상 높아진 4.3%의 선호도를 보였는데, 이는 갈수록 다양화·고급화 되고 있는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춰 샐러드뷔페, 해산물뷔페, 초밥뷔페는 물론 한식뷔페와 뷔페식 주점까지 등장해 대중적인 인기를 얻은데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외식 시 즐겨먹는 메뉴 역시 큰 순위 변화 없이 돼지고기 28.9%에 이어 닭고기 15.7%, 생선·해물요리 14.3%, 면류 10.1%가 뒤를 이었다. 지난해 수산물 안전성 논란으로 축산업계가 반사이익을 얻어 돼지고기와 쇠고기의 수요가 증가했던 만큼 돼지고기는 전년대비 6.1% 상승세를 보였고, 쇠고기 역시 3.1% 증가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우려와는 달리 최근 들어 일본 방사능 공포로 위축됐던 수산물 소비가 되살아나면서 일식 및 생선·해물 요리에 대한 수요와 선호도는 큰 변화 없이, 오히려 전년대비 소폭 상승세를 나타냈다.
한정식의 경우 즐겨 찾는 음식점에서는 14.7%로 두 번째로 높은 선호도를 보였으나 선호 메뉴에서는 4.5%로 낮은 수치를 보이며 전년대비 50% 감소세를 보였다. 이는 단품 메뉴 대비 가격대가 비싸고 뷔페 메뉴 등에 비해서는 선택의 폭이 좁아 경쟁력에서 밀린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각 지자체에서 향토 음식의 관광자원화를 통한 외식산업 육성 정책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는 만큼 단순히 다양한 한식메뉴들을 선보이는 한정식집 보다는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대표 메뉴 개발로 차별화에 나선 향토음식전문점들이 향후 더욱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된다.
음식점 선정 기준 ‘맛’ 진리, 교통·주차장 유무도 부각
소비자들이 음식점 선정 시 ‘맛’과 ‘가격’을 중요시 하는 것은 절대 진리로 보인다. 하지만 기존에 맛(42.3%), 가격(23.4%) 다음으로 중요하게 여겨졌던 ‘분위기(10.1%)’가 이번 조사에서는 4위로 밀려났다. 대신 간발의 차이로 ‘가까운 위치 및 편리한 교통(10.9%)’이 3위에 선정됐다. 또한 주차장 유무를 중시한다는 대답이 0.6%에서 1.3%로 두 배 이상 증가해 교통의 편리성과 주차 편의성이 음식점 선정에도 다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소비자들은 거리나 교통의 편리함을 우선시하는 경향 못지않게 교통만 편리하다면 기꺼이 먼 곳에 있는 맛 집까지 가는 수고를 감내하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때문에 외식업소에서는 주차 편의 시설 등에도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음식점 선정 기준은 첫 방문에 큰 영향을 미칠 뿐 재방문율을 높이는 기준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소비자들의 음식점 선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인 ‘맛(47.9%)’은 재방문 이유로도 역시 1순위로 손꼽혔다. 재방문 이유 2위는 서비스(21.9%), 3위는 분위기(13.2%), 4위는 가격(9.3%)이 차지했다. 즉 소비자들은 첫 방문과는 달리 음식 맛이 좋고 서비스와 분위기가 좋다면 재방문 시 가격은 크게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불황기에는 신규고객을 늘리려 하기 보다는 재방문율을 높여 단골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무조건 가격을 낮추는 전략보다는 고객 서비스를 강화해 고객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보다 더 효과적이라는 것. 실제로 고객들은 재방문하지 않는 이유로 가격이 비쌀 때(18.4%)보다는 불친절할 때(28.7%) 더욱 방문을 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의 재방문 이유와 재방문하지 않는 이유를 파악해 그에 맞춘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
* 더 많은 정보는 <월간식당> 1월호를 참고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