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의 천국 방콕의 맛있는 여행
맵고 달고 시고 짠 ‘인생의 맛’
방콕만큼 먹는 걸로 여행객을 행복한 괴로움에 빠지게 하는 곳이 지구상에 있을까? 맵고 달고 짜고 신 맛에 묘한 향이 어우러진 태국 전통음식과 다국적 메뉴들이 즐비한 방콕에서는 한정된 여행 기간 중에 무엇을 먹을지 고르는 일이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이번 호에서는 방콕의 1000원짜리 서민 음식부터, 특급호텔 시그니처 레스토랑, 정통 타이식부터 유럽, 뉴욕식까지 모두 섭렵해 보았다.
※트래비(Travel + Vie(Life))는 여행을 통해 세상의 다양한 문화를 만나고 싶은 현명한 여행소비자를 위한 잡지입니다.
길거리 국수 VS 푸드코트
2012년 빅맥 지수만 비교하자면 태국은 한국에 비해 물가가 약 30% 저렴하다. 그래서 1000~2000원 정도면 든든한 한 끼를, 그것도 아주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많고 많은 태국 음식 중 가장 알찬 메뉴라면 국수를 꼽을 수 있겠다. 한국에 돌아왔을 때 가장 그리워지는 ‘방콕의 맛’은 단연 이 저렴하고 중독성 강한 국수였다. 태국인들이 일상처럼 먹는 국수집은 방콕에 헤아릴 수 없이 많지만 국물 맛 좋기로 소문난 곳들을 골라 봤다.
시원한 국물이 일품
쎄오(Zaew)
그저 호텔에서 가까워 들렀을 뿐인데 이 정도로 명성 높은 곳인 줄 몰랐다. BTS 통로(Thonglor)역에서 가까운 허름한 국수집 「쎄오」는 방콕 현지인들이 두툼한 어묵 맛을 일품으로 꼽는 곳이다. 출근길이나 점심시간에 들러 가볍게 국수를 먹는 태국식 패스트푸드라 할 수 있다. 닭고기를 우린 맑은 국물의 어묵 국수와 톰얌 소스가 들어간 국수를 주문해 현지인들처럼 식초와 피시소스, 고춧가루를 곁들여 먹었다.
이른 아침, 전날 밤 과음한 것도 아닌데 속 깊은 곳까지 풀리는 기분에 먹는 내내 탄성을 내질렀다. 면발보다도 다른 국수집에 비해 덜 자극적인 국물, 탱글탱글한 어묵의 맛이 일품이었다. 어묵은 이 국수집이 자부심을 갖고 직접 만든다고 한다.
가격 아침세트 40바트(국수+밥+음료)
추천메뉴 톰얌 국수, 어묵 국수
Good 탱글탱글한 어묵, 덜 자극적인 국물
Bad 가게가 덥고 좁다
위치 수쿰빗 55-57 사이, BTS 통로역 옆에 위치
영업시간 오전 7시~오후 4시
달달한 갈비 국수
나이 쏘이(Nai Soi)
배낭여행자의 성지라 할 수 있는 카오산로드(Khao San Road)의 수많은 맛집 가운데서도 단연 베스트로 손꼽히는 이곳은 허름한 갈비 국수집이다. 방콕의 길거리 국수집 중 한국인에게 가장 잘 알려진 곳으로 유명하다. 가게 입구의 간판도 태국어보다 크게 한글로 ‘나이쏘이’라 적혀 있고, 한국인 여행객이 들어오면 알아서 ‘갈비 국수’를 내줄 정도로 한국 여행객들로부터 유별난 사랑을 받고 있다. 이 집 국수의 특징은 쇠고기를 우린 국물 맛이 진해 갈비탕을 연상시킨다는 것이다. 식당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6시로 갈비 국수가 이미 동나 있어 아쉽게도 그냥 ‘쇠고기 국수’와 ‘쇠고기 비빔국수’를 시켰다. 맛만 보자는 다짐과는 달리 국수 한 그릇을 비운 우리는 닭고기를 우려낸 어묵 국수보다 쇠고기 국수가 입맛에 맞아 한국에 프랜차이즈를 내고 싶을 정도였다.
가격 쇠고기 국수 50바트(곱빼기 60바트)
추천메뉴 갈비 국수, 쇠고기 비빔국수
Good 익숙한 한국식 쌀국수, 그보다 조금 더 진한 맛
Bad 맛이 달고, 성인 남성이 먹기엔 양이 적은 편
위치 100/2-3 Phra Athit Road, Pra Nakorn
영업시간 오전 8시~오후 4시
돼지국밥에 빠진 파스타
콰이 잡 완 포차나(Kuay Jab Uan Pochana)
전 세계 곳곳에 있는 차이나타운 중 가장 규모가 크다는 방콕의 차이나타운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최고로 손꼽는 돼지고기 국수집을 찾기 위해 배회를 시작했다. 그러나 이곳의 길거리 식당들은 오후 6시부터 문을 열기 시작한다. 여기저기 쏘다니며 온 몸이 천근만근이 될 무렵, 돼지국수집에 도착했다. 주문 후 10초 만에 테이블에 놓여진 돼지고기 국수는 우리나라의 순댓국, 돼지국밥과 아주 유사했다. 밥 대신 동그랗게 말린 파스타 모양의 국수가 들어갔을 뿐 돼지고기와 각종 내장이 어우러져 있는 모양새가 익숙했다. 또 돼지고기를 그냥 삶은 게 아니라 기름에 튀겨 바삭한 식감을 살렸다는 것이다. 그러나 맛에 대한 평가는 극명하게 갈렸다.
가격 돼지고기+내장 국수 50바트
Good 바삭하게 튀긴 고기와 쫄깃한 내장의 조화 Bad 목구멍 넘길 때마다 기침 나오는 후추 맛
위치 MRT 활람퐁역을 기준으로 차이나타운의 메인거리인 야와랏 로드(Yaowarat Rd)로 가다가, 야와 파닛(Yaowa Phanit) 골목을 지나 위치
영업시간 오후 6시~오전 3시
* 더 많은 정보는 <월간식당> 1월호를 참고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