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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병필패(驕兵必敗)의 마음 갖기  <통권 351호>
관리자 기자, foodbank@foodbank.co.kr, 2014-06-30 오전 09:28:13

인간중심경영 기법(3) - 진정성

 

지난 5월호에는 인간중심경영의 기법 중 하나인 환대에 대해 알아봤다. 이번 호 역시 인간중심경영 기법에 대해 살피고자 한다. 이번 호 주제는 진정성이다. 이를 구현하기 위한 구체적 방법은 ‘교병필패(驕兵必敗)’의 마음을 갖는 것’으로 대변할 수 있다.

 

 

‘내가 틀렸다’고 고백한 엔비디아의 진정성

컴퓨터 그래픽 카드계의 세계 선두주자인 미국의 엔비디아(Nvidia)의 기업문화는 ‘내가 틀렸다’고 말하는 것이다. 이런 문화는 지난 1995년에 의욕을 갖고 개발한 NV1의 처절한 실패에서 얻은 교훈을 통해 탄생했다.

이 제품은 2D와 3D를 하나의 카드가 담당하도록 한 데 이어 사운드까지 해결하도록 만들어 당시 최고의 기술력을 뽐냈다. 모두가 이 제품의 폭발적인 성공을 확신했다. 하지만 의외의 복병 때문에 최악의 실패작으로 낙인찍히면서 고객의 외면을 자초했다. 카드에 탑재된 3D 방식이 다른 회사 제품과 호환이 되지 않았을 뿐더러 당시 그래픽 카드의 표준과도 맞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엔비디아는 타제품과의 호환 불능으로 고객의 편의를 외면한 것 또한 미처 깨닫지 못했는데, 자신의 앞서간 기술만 믿고 상대 기업들을 업신여긴 결과이자 교만이었다.  

창립자인 대만계 잭슨 황은 중국 《한서》 위상전에서 유래된 말인 ‘교만한 군대는 반드시 패한다’는 경구인 ‘교병필패(驕兵必敗)’를 떠올리며 이 신제품을 전량 수거, 폐기했다. 그리고 이후 개발 제품은 시장의 표준을 존중하는 호환이 가능한 제품을 출시하도록 했다. 이로 인해 실추된 회사 이미지를 재건하고 회사의 5대 핵심 가치에 ‘진정성’을 넣어 동종업계 세계 1위 자리를 탈환할 수 있었다. 현재 이 회사에서는 누구나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이것이 곧 엔비디아의 문화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조용히 문 닫은 일본 야키니쿠 식당

앞선 엔비디아와는 전혀 반대의 사례가 일본에 있다. 일본 가나자와시에 있는 야키니쿠(구이) 전문점인 「야키니쿠 사카야 에비스」가 바로 주인공이다. 이 야키니쿠 전문점은 20곳의 체인점을 거느리며 승승장구하던 곳이었다.  

사건은 지난 2011년 6월에 발생했다. 당시 이곳은 TV 방송에서 가격이 싸고 맛도 좋다는 방송이 나가면서 많은 사람으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그러나 준비해 놓은 육회용 쇠고기의 재고가 부족해짐에 따라 조리용 쇠고기를 육회 대신 내놓았는데, 이것이 화근이었다. 식중독에 걸린 사람들이 늘어났고, 급기야 4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하지만 이 음식점의 대표는 “생육(生肉)은 야키니쿠 집이라면 어는 곳에서든 제공된다. 왜 우리 업소만이 책임 추궁을 당해야 하느냐”며 잘못을 시인하기는커녕 쇠고기에 대한 정부의 행정적 관리가 잘못됐다며 발뺌하기 바빴다. 그날 이후로 이곳은 단 한 명의 고객도 찾아오지 않았다. 본점을 비롯한 20곳의 체인점 모두 소리 소문 없이 시장에서 퇴출당했다. 

외식업소 외에 진정성에 대한 고찰은 한국의 114 안내 전화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현재는 여러 사람의 끊임없는 지적으로 안내 멘트가 바뀌었지만, 오랜 시간 114의 안내 멘트는 “사랑합니다, 고객님”이었다. 전화번호를 문의하기 위해 114에 전화를 걸면 어김없이 들려오는 젊은 여성의 상냥한 목소리, “사랑합니다, 고객님”.

이 멘트는 과연 마음 속 깊은 진정성에서 나타나는 말일까? 얼굴도 보지 못하고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에게 이런 사랑의 멘트를 말한다고 한들, 듣는 고객의 가슴 속에는 그 어떤 파장도 나타나질 않는다. 만일 젊은 여성이 전화를 건 고객을 정면으로 응시하며 동일한 멘트를 말한다고 가정했을 때, 거기에 초연할 사람은 드물 것이다. 

같은 멘트가 이렇게 다른 느낌임에도 오랫동안 114 멘트는 바뀌지 않았다. 사람들에게 진정성에 대한 역반응을 불러오리라는 점을 깊이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욕쟁이 할머니의 추억 

이 할머니는 지금쯤이면 타계했을 것이 분명하다. 필자가 결혼도 하기 전 기자로 서울 성북경찰서를 출입하던 때의 일이니 벌써 4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그러나 지금도 이 할머니를 잊을 수 없다. 그분은 추석과 같은 명절에 밥 사 먹을 곳이 없는 가엾은 기자와 경찰들에게 따듯한 밥을 지어 정성껏 대접한 분이었다. 그렇지만 동시에 지독한 욕쟁이였다.

성북경찰서 바로 앞 골목 허름한 가게 안에서 김치찌개 등 비싸지 않은 메뉴로 혼자 장사를 하던 할머니 집은 늘 손님으로 북적였다. 손맛이 좋기도 했지만 마구 퍼주는 후한 인심 덕분이었다. 하지만 이곳에서 밥을 먹기 위해서는 한 가지 괴로운 일을 웃으면서 참아야 했다. 할머니의 걸쭉한 욕이 지나칠 정도로 직선적이어서 가끔 고객이 무안할 지경이었다. 식사 시간이 조금이라도 늦으면 욕을 섞어가며 젊다고 건강 안 챙긴다고 있는 잔소리 아닌 잔소리를 해댄 것이다. 식사 시간은 어떠한 경우든 잘 지켜야 건강하게 살 수 있다고 훈시를 해댔지만, 기자나 경찰이나 어디 마음 놓고 제때 밥 먹을 팔자는 아니지 않던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머니는 끊임없이 욕을 해대며 마치 친자식처럼 고객을 챙겼다. 더군다나 명절과 같이 다른 식당이 영업하지 않아 꼼짝없이 식사를 굶어야 할 그런 날이면, 밥을 산더미처럼 해놓고 경찰서에 알리곤 했다. “공짜로 밥 먹어라, 이 xx들아!”

이런 것이 진정성이다. 진정성이란 인간이 마지막 죽음 앞에서 갖는 마음이라고 봐도 좋다. 인간은 원래 선하게 태어났지만, 세파에 시달리면서 거짓스러운 모습의 껍질을 쌓다가 마지막으로 손을 털 때 보이는 마음과 같다. 그래서 이런 진정 어린 행위나 말을 대할 때면 누구나 무장해제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인성의 한 모습인 진정성은 인간경영시대의 눈으로 볼 때 새로운 성공 무기가 된다. 

이것을 아는 자와 모르는 자, 여기에서 경영의 실패가 갈린다. 깊이 명심하자. 사람은 이제 참으로 중요한 자원이다.

<다음호에 계속>

 
2014-06-30 오전 09:28:13 (c) 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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