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 속 작은 유럽

떠오르는 미식천국 마카오

 

해마다 미식가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미슐랭 가이드는 아시아권에서 일본과 함께 홍콩, 마카오를 주목하고 있다. 2014년 미슐랭 가이드북 홍콩-마카오에도 새롭게 미슐랭 쓰리 스타 레스토랑이 올라오면서 미식가들을 유혹하고 있다. 특히 마카오는 에그타르트, 아몬드 쿠키, 육포, 바칼랴우, 커리 크랩, 시푸드 라이스 등 길거리표 음식에서부터 미슐랭 레스토랑까지 흥미진진한 맛의 신세계가 펼쳐진다. 

글 육주희 편집장 jhyuk@foodbank.co.kr 자료제공 마카오정부관광청 한국사무소

 

 

마카오에서는 세계 3대 요리로 꼽히는 중국요리 중에서도 육해공의 다양한 재료, 창의적인 요리법, 수준급의 맛으로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광둥요리의 진수를 만날 수 있다. 미슐랭이 극찬한 레스토랑들을 비롯해 특급호텔에서 제공하는 비교적 저렴하고 운치 있는 애프터눈 티타임, 다양한 음식을 선보이는 대중식당, 유니크한 거리음식 등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마카오의 관광지만큼이나 이곳을 방문한 여행객들을 흥분시킨다.

특히 스페인 요리와 함께 지중해 요리의 대표주자인 포르투갈 요리를 통해 대항해 시대를 주도했던 ‘제국의 풍미’도 놓칠 수 없다. 마카오의 재료와 요리법이 포르투갈 요리에 가미된 매캐니즈 푸드(Macaness Food)는 오직 마카오에서만 즐길 수 있는 맛이다.  

 

부담없이 즐기는 매캐니즈 요리

매캐니즈 푸드의 유래는 이렇다. 1500년대 명제국의 군대를 도와 준 대가로 마카오 거주권을 얻게 된 포르투갈 사람들은 고향의 음식을 마카오로 가져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당시의 열악한 운송 여건 탓에 식재료들이 마카오에 도착하기도 전에 썩어 버렸다. 그래서 마카오에 사는 포르투갈 사람들은 변질되기 쉬운 재료들을 구하기 쉬운 것들로 대체하기 시작했다. 또 세계 여러 나라와 무역을 하던 포르투갈은 여러 기항지의 음식재료나 양념 그리고 조리법까지 제 나라의 요리와 혼합했다. 거기에 세대를 거듭하며 포르투갈 요리를 자연스럽게 즐기게 된 마카오 사람들까지 가세해 마카오만의 독특한 음식인 매캐니즈 요리가 완성됐다. 두 요리는 분명히 다르지만 마카오의 포르투갈 레스토랑과 매캐니즈 레스토랑은 공통점이 많다. 

대표적인 것이 새우커리다. 타협 없는 매콤함을 자랑하는 요리로 커리 크랩에 비해 훨씬 진하고 걸쭉한 커리소스가 특징이다. 오랜만에 땀 흘리며 먹고 싶다면 단연 추천한다. 포르투갈식 오징어 순대도 빼놓을 수 없다. 포르투갈식 소시지인 츄리소, 양파, 마늘, 다진 고기를 달걀 흰자에 섞어 오징어 안에 가득 채워서 찐 후 토마토 소스를 뿌려 먹는다. 돼지 귀 샐러드(Pig’s Ear Salad)는 쫄깃하면서 상큼한 맛이 일품이다. 매캐니즈 사모사는 양파, 고수, 고기를 다져 삼각형의 만두 모양으로 빚어 튀긴 애피타이저로 남녀노소 입맛에 잘 맞는 음식이다. 

 

다채로운 딤섬과 길거리 음식

광둥요리의 상징과도 같은 딤섬은 속살이 훤히 비치는 통통한 비주얼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환호성이 나오는 음식이다. 마카오 사람들에게 딤섬은 차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먹는 음식이다. 그래서 딤섬을 먹는 것을 ‘차를 마신다’라는 뜻의 얌차(飮茶)라고 부른다. 마카오에 왔다면 속이 훤히 비치는 얇고 쫀득쫀득한 찹쌀 피에 통통한 새우, 죽순 등이 가득 들어간 하가우(Ha Gau), 두툼한 만두피 안에 삶은 돼지고기와 고소한 육즙이 가득 들어 있는 샤오롱 바우(Shaolong Bau), 바삭하게 튀긴 스프링롤 춘군(Chun Goon), 탱탱한 새우와 돼지고기를 넣어 찐 슈마이(Siu Mai), 돼지고기와 새우를 으깬 토란으로 감싸서 튀겨낸 딤섬으로 고소한 맛이 일품인 우꼭(Woo Cock), 아침에 죽과 함께 먹는 장펀(Chang Fun) 등 다양한 딤섬요리를 꼭 즐겨보자. 

이 밖에도 에그타르트, 우리나라에서도 버블티로 인기를 끌고 있는 쩐주라이차, 블랙 페퍼 빵, 육포와 아몬드 쿠키, 우유 푸딩 등 간식으로 즐길 수 있는 길거리 음식도 마카오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다. 

 

미슐랭 레스토랑 확산으로 미식산업 성장

마카오는 미식가들이 열광하는 미슐랭 레스토랑이 해마다 늘어나면서 미식 도시로도 이름을 떨치고 있다. 미식가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책, 미슐랭 가이드북 2014년 홍콩-마카오 지역 레스토랑을 소개한 가이드 북에는 3년 동안 홀로 쓰리 스타 레스토랑으로 고고히 빛나던 프렌치 파인 다이닝 「로부숑 오 돔(Robuchon au Dome)」의 곁에 새롭게 부상한 캔토니즈 레스토랑 「더 에잇(The Eight)」이 자리하면서 동서양의 조화로운 조합이 균형을 이루게 됐다. 

한편 「골든 플라워(Golden Flower)」, 「지얏힌(Zi Yat Heen)」이 꾸준히 투 스타 레스토랑으로 선정된 가운데, 더 에잇이 쓰리 스타 레스토랑으로 승급, 「윙 레이(Wing Lei)」가 원 스타 레스토랑으로 강등되기도 했다.

눈에 띄게 레스토랑이 늘어난 카테고리는 원 스타 레스토랑으로 가장 합리적인 가격에 수준급의 메뉴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레스토랑으로 분류된다. 여기에는 전년도에 처음 등장한 「더 테이스팅 룸 바이 갈리엇(The Tasting Room by Galliot)」과 함께 시티오브드림즈의 차이니즈 레스토랑 「제이드 드래곤(Jade Dragon)」, 베네시안 마카오의 인디안 레스토랑 「골든 피콕(Golden Peacock)」, 그랜드 리스보아의 스테이크 하우스 「더 키친(The Kitchen)」, 마지막으로 로컬 레스토랑 「킹(King)」이 새롭게 선정됐다. 리스보아 호텔의 광둥 레스토랑 「팀스 키친(Tim’s Kitchen)」은 원 스타 레스토랑으로 지위를 유지했다.

추천 레스토랑(BIB Gourmet) 카테고리 역시 전년대비 1개가 더 늘어나 풍성해졌다. ‘마카오 관광학교 실습레스토랑(Instituto de Formacao Turistica)’을 비롯, 광둥 식당 「로우 케이 (Lou Kei)」, 홍콩요리점 「호우 콩 치 케이(Hou Kong Chi Kei)」, 다국적요리점 「스퀘어 에잇(Square Eight)」, 죽과 면 전문의 로컬 식당 「로자 소파 드 피타 청 케이(Loja Sopa De Fita Cheong Kei)」, 「룩케이(Luk Kee Noodle)」, 「누들 앤 콘지 코너(Noodle & Congee Corner)」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선정됐다. 여기에 콜로안 빌리지의 로컬 식당 「찬 성 케이(Chan Seng Kei)」가 새롭게 선정됐다.

2014년 마카오 미슐랭 스타 및 추천 레스토랑은 모두 20개로 전년 대비 5개 늘어났다. 꾸준한 증가세에 있는 미슐랭 레스토랑의 확산은 마카오의 미식산업이 점점 발전하고 있음을 증명한다. 

 

 

더 에잇(The Eight)

미슐랭 투 스타에서 2014 쓰리 스타 레스토랑으로 승격

마카오에서 가장 핫한 광둥요리 레스토랑. 광둥요리 전통의 맛과 현대풍의 데코레이션을 접목시킨 아름다운 요리, 그리고 감각적인 식당 인테리어로 인해 마카오에서 미식을 즐기고 싶다면 한 번은 반드시 들러야 하는 곳이다. 가장 문턱이 낮은 시간대는 점심나절로 이때는 다양한 딤섬을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다. 민물새우 하가우[霸王淺水鮮蝦金魚餃], 삭스핀 게살볼[高力魚翅球]은 더 에잇이 왜 마카오 광둥레스토랑의 지존인지를 잘 알게 해주는 딤섬 중 하나. 저녁의 메인디쉬는 더욱 더 풍부하다. 무엇보다 추천하고 싶은 요리는 모둠해산물연잎밥[魚翅膏蟹蝦荷葉飯]으로 삭스핀, 통 바닷게, 새우가 들어간 모둠 영양밥이다. 서너명이 먹을 만큼 양이 풍족하고 맛 또한 일품이다.

주소 2/F, Grand de Lisboa Macau, 2-4 Avenida De Lisboa 葡京路2-4號 新葡京酒店 2樓  문의 (853)8803-7788  영업 월~토 11:30~14:30, 18:30~22:30, 일 10:00~15:00, 18:30~22:30  홈페이지 주말 예약 필수, www.grandlisboahotel.com/dining-the_eight-en 

 

 

다이너스티 8(Dynasty 8)  

가장 최근에 생긴 주목할 만한 광둥 레스토랑

콘래드 호텔 부설 중식 레스토랑으로 정통 광둥식을 표방한다. 메인 셰프는 싱가포르의 크리스탈 제이드 수석주방장 출신인데, 이 덕에 아주 대중적인 기호에 맞는 요리를 선보인다. 상호가 「다이너스티 8」인 이유는 식당에 있는 8개의 별실 때문이다. 각각의 별실은 중국의 주요 왕조 이름에서 가져왔으며, 인테리어까지 당시 분위기를 그대로 재현했다. 예를 들어 송(宋)이라는 별실에 들어가면, 송 휘종의 새 그림이 벽면을 장식하고, 식기도 당시 유행하던 자기를 사용한다. 후기인 청(淸) 별실로 들어가면 식기는 모두 당시에 유행하던 채색자기다.

주소 Conrad Hotel, Cotai Strip  문의 (853)8813-8920  영업 일~목 11:00~15:00, 18:00~23:00, 금~토 18:00~00:00  홈페이지 http://conradhotels3.hilton.com/en/hotels/macao/conrad-macao-cotai-central-MFMCSCI/amenities/restaurants-dynasty-8.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