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트륨 함량 높은 한식 메뉴 비판 직면
한식, 영국 진출 성공키워드는 ‘저염’
최근 경기 회복세를 타고 있는 영국은 다시 부활한 웰빙 트렌드의 일환으로 ‘나트륨 저감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현지인들 사이에서 한식은 나트륨과 탄수화물 함량이 높다고 알려져 향후 한식을 기피하는
추세가 강화될 조짐이다. 영국 외식시장에서 한식으로 승부하기 위해서는 염분 및 탄수화물 중심의 식단구성에 대한 개선이 반드시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건강 위협하는 달고 짠 음식 섭취 감소
지난 6월 영국의 식품 안전성 규제기관인 식품기준청(FSA, Food Standards Agency)이 공개한 ‘영국 6대 대형 슈퍼마켓의 식품판매 분석 결과’에 의하면, 영국인은 금융위기의 정점이었던 2009년에 비해 2013년에는 건강에 좋지 않은 음식을 기피하고 건강식을 추구하는 웰빙 트렌드가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 기준 많이 판매된 5대 식품은 스파게티 볼로냐, 치즈, 흰 빵, 감자튀김, 돼지고기 소시지류였으나 2013년에는 양고기, 치즈, 오트밀, 감자튀김, 참치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불황기에는 경제적 빈곤 속에서 열량이 높고 탄수화물과 지방 함량이
높은 식품을 찾았으나, 다시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단백질과 섬유질 위주의 건강 식단을 선호하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된다. 2009년 식품 소매시장 매출의 약 47.5%를 차지했던 냉동식품은 2013년에 34%로 떨어졌으며, 유기농 식품은 8.7%에서 14.4%로 증가했다.
또한 2~3년 전부터 식품에 과다 함유된 설탕의 유해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확산됐고, 2012년에는 국가 보건서비스
(NHS, National Health Service)가 “설탕은 새로운 토바코(담배)”라고 주장하며 반(反)설탕 보건캠페인을 실시하기도 했다.
2013년에는 당분에 이어 ‘염분’ 또한 건강을 위해 줄여야할 중요 요소로 포함, 영국 내 식품제조사나 학교와 같은 공공급식
공급자에게 염분 함유량을 제한할 것을 권고했다. 또한 2014년 6월 27일 영국 하원은 보건부 차관 피오나 나쉬의 주도로
식품 건강성 여부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등급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웹사이트를 통해 배포하는 계획을 공개적으로 발의한 바 있다.
염분과 탄수화물 높은 한식, 비판 직면
비슷한 시기 한국에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한식의 나트륨 함량으로 인한 건강 위해성 문제를 제기했으며, 이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이 높아져 ‘나트륨 저감화’가 이슈가 됐다. 영국 내 한국 식품을 수입하는 유통업체와 현지 외식업계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한식당 평가에서도 한국의 이슈가 알려지면서 한국 식품이 재조명되고 있다.
영국 식품인증 컨설팅기관 KLBD의 컨설턴트 러셀 브라운은 “한국 음식이 영국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려면, 심각할 정도로 높은 염분 함량을 줄이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설명했다. 영국으로 수출되는 한국 식품뿐만 아니라 영국에서 영업 중인
한식당 또한 이 문제로 비판에 직면한 상황이다. 최근 영국 내 최대 레스토랑 예약 서비스 탑테이블(TopTable)에 게재되는
한식당 평가에서 나트륨 함량에 대한 영양학적 비판의 글이 눈에 띄고 있다.
나트륨 함량이 타 외국식에 비해 높은 한국 식품은 소량만 섭취해도 세계보건기구(WHO)의 성인 1일 권장 소금섭취량(2000mg)을 쉽게 초과한다. 예를 들어 라면이나 칼국수 1인분을 먹으면 1일 권장 소금섭취량을 뛰어넘고, 김치 10조각이면 권장 섭취량의 절반을 섭취한다. 실제 한국인의 하루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4900mg으로 WHO 권장섭취량의 2.45배에 달한다. 반면 영국인이 즐겨 먹는 짜고 기름진 서양 정크푸드의 나트륨 함량은 한식에 비하면 매우 낮은 편이다.
웰빙 트렌드에 맞는 한식 메뉴구성 필요
영국 식품인증 컨설팅기관 KLBD의 조언에 따르면, 영국시장 내 한국 식품의 이미지 관리로 중점을 둬야할 부분은 단순히
영양소 함량 여부가 아니라 한식 메뉴의 구성 자체도 해당된다. 영국인이 한식당을 방문한 후 남긴 평가를 분석해보면, 한식의 메뉴구성은 탄수화물인 밥이 중심이기 때문에 한식은 단백질보다는 탄수화물 섭취가 절대적으로 많을 수밖에 없으며,
탄수화물로 인한 인슐린 분비와 이에 따른 지방축적률이 비만의 원인이므로 한식 메뉴의 구성은 비만을 유발하기 쉽다는
의견이 다수다.
런던에서 부리또와 불고기 등을 혼합한 퓨전 한식을 판매하는 길거리 음식 브랜드 「코리토」의 대표 모세 킴은 “한국 음식이 확실히 무엇인지에 대한 영국인의 인식이 향상됐다”며 “그러나 영국인들이 원하는 것은 소량에 열량이 낮은 일식과 같은 건강식이며, 정통 한정식과 같은 메뉴를 기피하는 이유는 영양·건강적인 측면 때문이다”고 전했다.
세계기준에 근접한 영양구성 개선 요구돼
우선 한국 식품은 음식재료와 포장식품의 경우 의무적으로 표기되는 영양정보를 고려해 영국인이 관심을 갖는 염분, 당분,
탄수화물 등의 함량을 세계기준에 맞춰 낮추도록 해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외식업소에서도 과식과 비만 유발 가능성이 높은 한식 메뉴의 구성을 변경하는 것이 영국시장에서 성공률을 높이는 방법 중 하나로 판단된다.
자료원 : DoH, NHS, KLBD, 식품의약품안전처, 코트라 런던 무역관 보유자료 종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