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에이징 한우의 농도 짙은 맛

서동한우 강남점 

지난 10월 15일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을 중심으로 하는 메인 상권에 건조숙성 한우전문점 「서동한우 강남점」이 문을 열었다. 군산 국일철강(주)의 외식사업부 올어라운드국일에서 론칭한 첫 외식 매장이다. 우연한 기회에 부여에서 건조숙성 한우를 접하게 되고 그 맛에 반해 첫 외식업 아이템으로 선택했다.   

글 송우영 차장 wysong@foodbank.co.kr 사진 이종호 팀장 

 

건조숙성 한우의 진한 풍미로 차별화 

어떠한 방식으로든 숙성을 하게 되면 고기 내에 있는 단백질 분해효소가 작용하면서 육질은 부드러워지고 감칠맛이 생긴다. 진공포장 등을 통하여 외부공기와의 접촉을 차단해 냉장숙성하는 습식숙성(wet-aging, 웨트에이징)과는 다르게 건조숙성(dry-aging, 드라이에이징)은 고기의 포장 없이 적정한 온도와 습도, 공기의 흐름 등을 활용해 수분을 증발시키며 숙성하는 방식이다. 저장 기간을 늘리고 풍미를 증대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고대에서부터 전해진 방식이다. 「서동한우 강남점」에서는 한우 건조숙성으로 잘 알려진 부여 서동한우에서 건조숙성 한우를 받고 있다. 그곳에서는 온도와 습도, 공기 흐름 등의 관리를 통해 50일에서 최장 120일까지 건조숙성한다. 건조숙성을 하게 되면 그 부피가 30~60%까지 줄어들며 표면이 마르기 때문에 잘라내 버려야 하는 부위도 많아 수율이 40%에 미치지 못할 때도 있다. 대신 지방과 육즙이 농축돼 고기의 밀도는 높아진다. 고기의 밀도가 높아지면 맛이 진해지고 향이 깊어지는 반면에 육질은 연해진다. 

 

외식업계 접전지에서 두는 승부수

올어라운드국일에서는 첫 외식매장을 본사가 위치한 군산에 오픈하려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나 아이템을 건조숙성 한우로 결정하고 장고 끝에 서울로 옮기기로 결정했다. 서울에서도 경쟁이 가장 치열하다는 강남으로 정했다. 서동한우 강남점이 위치한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사옥 뒤편은 대형 오피스타운일뿐만 아니라 서초우성아파트와 무지개아파트 등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함께 있으며, 그 외에도 2호선과 신분당선이 만나는 곳이다. 이른바 초역세권이다. 그만큼 외식업에 있어서도 접전지다. 

명품 건조숙성 한우전문점을 표방하고 있는 서동한우 강남점은 그 이름에 걸맞은 접객을 위해 인테리어부터 상차림, 고객 접대까지 신경을 쓰고 있다. 숯불과 고기가 들어오기 전 상차림만을 보면 고급 한정식전문점을 방불케 한다. 전채부터 멜론, 명이나물, 연근, 마늘쫑, 고추 등으로 담근 장아찌와 얼갈이 물김치, 샐러드 등 기본 상차림 외에도 육회, 새우가지버터구이, 차돌박이초밥, 누룽지탕수육, 녹두빈대떡 중 2가지 요리를 선택할 수 있다. 서비스면서 동시에 고객으로부터 검증받는 과정이다. 전체 직원 테스트까지 거친 후 선택된 메뉴들이 고객 테이블에서 마지막 확인을 받는 셈이다.  

주방을 총괄하고 있는 박정호 실장은 한식과 양식을 전공한 점을 십분 활용해 고기전문점이라는 틀에 얽매이지 않고 전채부터 요리까지의 상차림을 구상하여 차린다.

“건조숙성 한우라는 특성상 고기의 맛이 진하고 독특한 감칠맛이 있습니다. 메인인 건조숙성 한우 본연의 맛을 돋보이게 하면서도 고객의 눈과 입을 즐겁게 할 수 있는 메뉴들로 구성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차린 요리들이 담긴 그릇들도 예사롭지 않다. 점심과 저녁, 음식의 종류는 물론 분위기에 맞게 그릇까지 바꿔낸다.

입구를 중심으로 왼쪽은 룸, 오른쪽은 홀로 꾸며 고객의 상황과 니즈에 맞게 자리를 선택할 수 있다. 룸은 이곳 전체에 흐르고 있는 음악의 볼륨까지 조절할 수 있을 정도로 고객을 배려하고 있다.

 

고객만족의 기반인 사내 문화 견실히 다지는 중

객단가가 높은 식당들이 경험이 많은 사람을 채용하는 것에 반해 서동한우 강남점은 주방 직원들을 젊은층으로 꾸린 것도 특이하다. “직원을 채용할 때도 경험보다는 열정을 보고 뽑았다”라고 말하는 신영일 점장은 고객과 직원을 우선으로 두고 끊임없이 고민하고 개선 방안을 생각한다. “시행착오를 각오하고 있다”라고 말하며 이미 들여온 기기나 완성된 배치 등도 불편하거나 필요없다고 결정하면 뜯어내고 재배치 하는 것을 겁내지 않는다. 외식업에서의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그것을 ‘노력’으로 대신하겠다는 의지다. 테이블 사이즈나 간격도 고객과 직원위주로 생각했다. 직원의 동선이 불편하지 않아야 접객의 질 역시 높아진다는 당연한 논리를 적용했을 뿐이다. 

서동한우 강남점에서는 본격적인 마케팅도 하지 않고 있다. 상권 내 여느 업소나 하고 있는 전단지 대신 업소 입구에 기간한정으로 점심메뉴 할인 X-배너 하나를 설치해 놓은 것이 전부다. 방문한 고객에게 최선을 다하면 그게 재방문으로 이어지고 강력한 마케팅이 된다는 평범한 이론을 철저히 지키는 것으로 마케팅을 대신하고 있다. 

오픈 준비를 완료하고 가장 먼저 직원들의 가족을 초대해 식사를 했다. 올어라운드국일을 총괄하고 있기도 한 신영일 점장은 “외식업에는 아직 낯설지만 올어라운드국일만의 문화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