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오정 남원추어탕」, 「아원 메기매운탕」, 「분당면옥」, 「분당칼국수」, 「봉선생 국시마루」는 경기도 성남에서도 손꼽히는 맛집이다. 5개 매장은 모두 (주)아원푸드에서 운영하는 외식브랜드로, 서우정 본부장은 이곳이 고객들과 직원 모두에게 즐겁고 행복한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조율하는 ‘감독’ 역할을 하고 있다.  

글 김성은 기자 fresh017@foodbank.co.kr | 사진 이종호 팀장

 

 

‘산전수전’ 경험 끝에 외식업에 정착하다

서우정 본부장은 지난 2009년 (주)아원푸드에 입사해 올해로 7년째 회사와 나란히 성장하고 있다. 일에 있어서 외식업이 그의 최종 종착역이라면,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하면서부터 그는 정말 다양한 ‘역’을 거쳐 지금의 자리에 이르렀다. 

“제 인생의 첫 사회생활은 만화가 문하생이었습니다. 고등학생 때부터 만화를 그리기 시작해 5년 정도 직업 만화가 생활을 했죠. 이후 여러 환경적 한계에 부딪혀 들어가게 된 곳이 대기업 편의점의 계약직 사원이었어요. 슈퍼바이저로 시작해 점장을 거쳐 점장들을 교육하는 역할을 하는데 딱 1년이 걸렸죠.”

이후 유통산업에도 관심을 갖게 된 그는 경험이 재산이라는 생각으로 동네의 작은 슈퍼에서부터 대형마트를 망라해 근무하며 체계적인 물류시스템을 경험했다. 산업군을 넘나드는 폭넓은 서 본부장의 사회생활은 일명 ‘노가다’에서 정점을 찍었다. 이곳에서도 특유의 수완은 빛을 발해 현장 노동자로 시작해 소장자리까지 올라가는 등 어느 분야에서든 카멜레온 같은 적응력을 증명했다.  

“건축업계에서는 그동안 해오지 않았던 회계나 인력관리 부분을 많이 배웠습니다. 관리자로서 저보다 나이가 많은 인부들을 통솔하고 경비를 관리하는 등의 업무는 유통업계와는 다른 측면에서 외식업에 큰 기반이 된 경험이었죠.”

 

 

명확한 업무 분배 통해 책임감 있는 전문가 양성 

다양한 업종을 경험한 그의 최종 목적지는 바로 지금 그가 몸담고 있는 (주)아원푸드다. 서 본부장은 이곳에서 그간 집약한 자신만의 노하우를 활용하고 있다. 본부장으로서 그의 업무는 다양하지만, 무엇보다 매장이 원활히 돌아가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직원관리를 그는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일터는 사실 집보다 더 오래 머무르는 곳입니다. 동료는 가족보다 더 자주 보는 사람이고요. 생활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일터가 즐겁고 행복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저는 직원들과 대화를 많이 합니다. 직원 개개인에 관심을 갖고 그들과 진심으로 교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실은 타고난 오지랖도 큰 것 같지만요.(웃음)”

웃음이 가득한 일터는 그가 지향하는 바이지만, 자유가 방종이 되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을 명확히 설정하는 것도 그가 생각하는 관리자의 역할이다. 

서우정 본부장은 조직을 마치 하나의 스포츠팀처럼 보고 각자의 포지션에서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감독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로 직원에게 주인의식을 강요하고 멀티플레이어를 요구하는 외식업계의 관행에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그보다 개인에게 명확한 역할을 주고 각자 그 역할에 최선을 다할 수 있는 조직 분위기를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역할이 명확할 때 책임감과 더불어 개인의 역량도 강화된다는 것이 저의 지론입니다.”

포지션이 명확했을 때 생길 수 있는 단점인 ‘개인주의’도 서 본부장에겐 그저 경험해보지 못한 이들의 기우일 뿐이다. 유기적으로 백업해줄 수 있는 시스템을 구비해놨기 때문이다. 

“매장운영의 큰 그림을 보고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면 누군가를 돕는 것을 주저하지 않습니다. 내 분야에서만큼 ‘전문가’가 된다는 것은 그만큼 즐거운 일이기 때문이죠.”

 

 

식구(食口)들과 함께 2015년도 파이팅! 

인접한 매장을 돌보며 매일 매일이 정신없는 그에게는 어쩌다 한번 쉬는 날도 업무의 연장이다.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벤치마킹 할 곳을 찾아 돌아다니며 변화무쌍한 시장을 꾸준히 관찰하는 것이다. 이 같은 호기심은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감’을 잃지 않기 위한 서우정 본부장만의 노력이다. 

“현수막을 하나 만들더라도 요즘 현수막 트렌드가 어떤지, 재미있는 콘셉트는 없는지 트렌디한 상권에 시장조사를 나갑니다. 전문가에게 일임할 수도 있지만 작은 것 하나라도 내가 얼마나 관심을 갖고 지시하느냐에 따라서 퀄리티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죠. 변화에 뒤처지지 않기 위한 발품은 저에게 일이자 휴식입니다.”

서우정 본부장에게 신년을 맞아 함께 일하는 동료들에게 인사말을 요청하니 “늘 미안하고 고맙다”며 한참을 말을 잇지 못한다. 직원 개개인에게 모두 애정을 갖고 진심을 다하려고 하지만 조직이라는 큰 틀 안에서 혹여 서운한 부분은 없었을지 늘 미안한 마음이라고.

“아침에 일을 시작하기 전에 늘 직원들과 함께 모여 식사를 하는데, 저는 이 시간이 가장 행복합니다. 왜 ‘한집에서 함께 살면서 끼니를 같이하는 사람’을 식구(食口)라고 하잖아요. 늘 고마운 우리 식구 모두 2015년은 더욱 희망찬 새해가 됐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