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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홍대상권에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홍대 ‘상수동’  <통권 363호>
관리자 기자, foodbank@foodbank.co.kr, 2015-06-03 오전 04:21:11

같은 지역 안이라 하더라도 그때그때 뜨는 상권은 미묘하게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반경 100m 내에서도 한쪽은 흥하고 다른 한쪽은 조용해지는 일이 빈번하니 이래서 상권의 변화는 지켜볼수록 재미있다. 이러한 변화가 잦은 곳이 바로 홍대 상권이다. 한때는 홍대입구 부근이 붐을 이뤘다가 이후 상상마당 근처에 모든 인기 숍들이 들어서기도 했다. 서교동과 동교동, 연남동, 상수동까지 아울러 우리는 흔히 ‘홍대거리’라고 부르는데 최근 가장 핫한 곳으로 상수동을 꼽는다.     
정리 황해원 기자 banana725@foodbank.co.kr | 사진 이종호 팀장  |  상가뉴스레이다 선종필 대표 





젊은 예술가들의 보금자리였던 ‘홍대거리’ 
서울에 화력발전소가 있다고 하면 의아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더구나 젊은층이 많이 다니는 홍대 상수동 상권에 위치하고 있다고 하면 더더욱 믿기 어려울 것이다. 화력발전소(구 당인리발전소)는 상수역 3번 출구에서 합정역 뒤편으로 가는 방향에 있다. 
봄이 되면 근처 길가에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근처 사는 주민들에겐 나들이 장소로 알려져있기도 하다. 화력발전소 이야기를 서두에 꺼내는 이유는, 홍대상권의 성장과 변화과정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던 곳이기 때문이다. 
‘홍대거리’로 불리는 홍대 앞 상권은 1990년대만 해도 서울 신촌의 변두리 지역에 불과했다. 그러나 인근 서울 화력발전소(당인리발전소)의 연료를 석탄에서 액화천연가스(LNG)로 교체하면서 지금의 주차장거리에 있었던 석탄운반 철로가 사라지게 되었고, 미술학도를 중심으로 한 젊은 예술가들이 그곳에 아지트를 틀기 시작했다. 그게 홍대 문화의 시작이다. 
최근 서울화력발전소가 또 한 번 홍대 상수동 상권에 엄청난 지각변동을 일으킬 도화선이 되고 있다. 일반인부터 일부 연예인들은 이러한 상수동의 긍정적인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특유의 입담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스타강사 김미경씨는 서울화력발전소 인근 14억5000만원 짜리 단독주택을 매입해 카페를 만들었다. 아이돌그룹 슈퍼주니어 멤버 예성도 2013년 6월에 상수동에 9억9000만원을 주고 연 면적 283.25㎡(85평)의 4층 건물을 매입했다가 1년 반 만에 9억4000만원의 시세차익을 남기고 되팔아 엄청난 시세차익을 거뒀다. 대체 상수동에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홍대 중심 상권, 상수동·연남동으로 분위기 전환
젊고 가난한 예술가와 창업자들의 아지트였던 홍대상권은 어느 순간부터 트렌디한 자본 위주의 위락상권으로 변모했다. ‘홍대거리’ 하면 가장 대표적인 상권이 홍대입구역 기준으로 8번과 9번 출구 쪽이었다. KFC와 IBK기업은행 사이로 들어가면 다양한 프랜차이즈 매장들과 크고 작은 대중음식점, 주점들이 밀집돼 있고 8번, 9번 출구 방향에서 홍익대학교 정문쪽으로 향하는 길목에는 옷가게들과 각종 화장품 브랜드, 네일숍들이 입점해있다. 
20대 초중반에게는 젊음의 거리겠지만, 사실 초창기 홍대거리에 둥지를 틀었던 음악가와 미술가들에게 홍대의 지속적인 팽창은 위협이었다. 
예술가들은 자연스럽게 낮은 임대료의 공간을 찾아 인근 상수동과 문래동, 연남동으로 떠나는 엑소더스(Exodus) 현상을 보였다. 
홍대입구역을 거치는 인천공항철도가 개통되면서 2010년 말부터는 연남동 방향으로 스몰비어집과 게스트하우스가 대거 들어섰다. 특히 연남동은 낡은 재래시장인 동진시장의 순박한 정취와 아날로그 감성이 곳곳에 묻어있어 이 일대를 중심으로 작고 귀여운 매장들이 생겼다. 허지웅, 조정치, 정인 등의 방송인들이 보금자리를 틀면서 또 한 번 주목받았고, 연남동 초입에 경의선 숲길이 완공되면서 저녁이나 밤 시간대엔 산책을 하거나 돗자리를 깔고 맥주를 마시는 인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2004년 서교동에 오픈했던 「이리카페」가 5년여 만에 3배 가까이 치솟는 임대료를 견디지 못해 상수동으로 옮긴 사례처럼, 과거 2000년 무렵 500개가 넘던 홍대 일대의 미술 작업실과 음악 연습실은 현재 80여개 정도로 줄어들었다.
반면 문래동에는 전시공연시설이 40여 개, 작업실은 300여 개가 형성되었다. 망원동과 상수동 화력발전소 인근에도 각각 200여 개의 작업실이 생기면서 상수동 일대에는 예술가 모임을 주축으로 한 카페거리가 형성됐다. 특정 지역에 문화·예술 인구가 많아지면서 도심의 중상위층이 유입되는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현상이 일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아기자기한 상점·골목길 낭만이 묻어있는 상수동
상수동은 점점 낭만과 운치를 머금은 아기자기한 골목으로 변해가고 있다. 예술인들을 타깃으로 주택을 개조하거나 1층을 임대해 작고 예쁜 카페들을 만들면서부터 점차 특색 있는 음식점들도 생기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액세서리숍과 의류가게들도 하나둘 입점 하고 거리 곳곳에 분위기 좋은 북 카페도 조성됐다. 대략 10년 전의 홍대거리에서 벌어진 상권의 풍경이 현재 상수동에 그대로 녹아들기 시작한 것이다. 
상수동 상권 형성의 초기 공신들은 대부분 개성 있는 상점들을 오픈해 골목상권을 형성한 이들이다. 현재 이 일대의 주택 몸값은 평당 1000만원 넘게 껑충 뛰었다. 골목 주택의 경우 평당 3000만원 선, 큰 도로변가의 주택은 4000만원의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임대료도 1층 66.1㎡(20평) 기준 월세가 200만원 수준이지만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서부터는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추세다.
상권의 차이는 있지만 이태원 경리단길과 비교해보면 최근 3년 사이 임대료가 40% 이상 올라 40㎡(약 10평)대 규모의 매장 월세가 200~300만원 수준이다. 이에 반해 홍대 정문에서 상수동으로 이어지는 길에 위치한 메인입지 상가의 경우 월 임대료가 2008년 기준 470~490만원에서 3배나 수직상승해 현재 1500만원에 달한다. 이러한 상황임을 감안하면 상수동 지역은 향후 성장성을 감안했을 때 아직까지는 비교적 임대료가 낮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

상수동, 제2의 뉴욕 소호(SoHo, South of Houston) 된다?
상수동과 연남동은 뉴욕 맨해튼의 남쪽 지역을 빗대어 설명할 수 있다. ‘소호(SoHo, South of Houston)’라 부르는 맨해튼 남쪽의 항구도시는 한때 공장과 창고 일색이었다. 대공항등의 여파로 2차 산업이 쇠퇴하면서 공장들이 문 닫고 슬럼화가 진행되자 뉴욕시는 가난한 예술가들에게 싼값에 건물을 임대해 빈공간을 채우기 시작했다.
예술가들이 둥지를 틀면서 아틀리에가 조성됐다. 작품을 구매하기 위해 부유층의 발길이 유입되었고 지역 내 숍들은 점점 더 개성을 담기 위해 리모델링했다. 부유층들이 이 지역으로 이전하면서 뉴욕에서 ‘임대료는 높지만 살아있는 상권’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상권도 있다. 급부상한 상권으로 거론되는 녹사평과 이태원 경리단길, 신사동 가로수길 등이다. 자주 입에 오르기는 하지만 문화의 코드가 자리매김하기도 전에 특색 없는 상점들이 무작위로 입점했다. 그렇다 보니 오히려 상권 자체의 매력은 없고 메가 브랜드만 남는 현상이 생기고 있다. 상수동은 뉴욕의 소호처럼 특색 있는 문화 상권으로 성장하느냐, 그저 개성 없이 유동인구만 많은 상권으로 전락하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화력발전소 발전에 따른 상수동의 긍정적 변화
그래도 긍정적인 것은 화력발전소 같은 뚝심 있는 대규모 공간 시설이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화력발전소는 지역 님비현상으로 거부감을 끌어안고 있었지만 현재 지중화건설사업을 통해 친환경 문화창작발전소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서울화력발전소 지중화건설사업계획은 영국 테이트모던 미술관 사례를 참고했다. 테이트모던 미술관은 템스강변 뱅크사이드 화력발전소를 미술관으로 개조한 건물로 수많은 관광객이 방문하는 유명 건축물이 됐다. 
마포구는 현재 화력발전소를 문화복합에너지파크로 조성하는 사업을 대대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향후엔 개방형 발전소로 가족이나 친구, 연인이 모여 쉴 수 있는 공원을 만들고 다양한 문화페스티벌이 열리는 유일한 축제의 장으로 변모할 것이 예상된다. 이후 생활체육시설과 도서관, 박물관 등을 조성해 한강 수변 공간을 중심으로 복합문화벨트를 형성하고, 2호선 홍대입구역에서 문화창작발전소까지 가는 길을 보행자 중심의 문화관광거리로 만들 계획도 세우고 있다. 
지난 2014년 9월에 착공한 화력발전소는 2016년 9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문화창작발전소 역시 제2의 영국 테이트모던 미술관처럼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서울시 정책에 상수동 활짝 웃는다
정부와 서울시의 정책 코드 역시 홍대 상권의 긍정적 변화를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최근 정부는 신촌과 홍대, 합정, 한강공원을 연결하는 문화관광벨트 조성을 계획하고 있다. 
홍대와 신촌을 방문하는 외국인관광객을 한강까지 유인한다는 것이다. 한강에 플로팅뮤직박스(이동식 수상무대)를 설치하고 마포 유수지 주차장 일대에 넌버벌(non-verbal, 대사 없는 공연) 전용 멀티플렉스 극장을 설립하는 등 아시아 최대 공연·문화·관광클러스터로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한강 주변 점용허가를 간소화하는 등 제도적으로도 전폭 지원에 나서고 있다.
상수동의 현재는 마치 SNS를 통해 빠르게 성장했다가 금방 특색을 잃어버린 여느 골목상권의 초창기 모습과 유사하다. 그러나 거대한 잠재성장력을 가지고 있는 만큼 그 잠재력을 키워나가기 위해서는 강력한 문화코드를 뿌리 깊게 장착해야 할 것이다.  
조용했던 상수동을 지켜오던 할머니의 1인 미용실부터 자본의 칼날을 피해 피난 온 작업실들까지, 작은 보금자리를 기반으로 카페와 골목상권이 형성되고 있는 가운데 맛과 멋이 함께 어우러진 아이템을 가진 이들이라면 상수동 상권으로의 진입을 꿈꿔볼 만하지 않을까? 단순히 사람을 꼬이게 하기 위한 흔한 유흥과 향락의 음식점은 제외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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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03 오전 04:21:11 (c) 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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