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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집밥 1인상으로 풀다  <통권 366호>
관리자 기자, foodbank@foodbank.co.kr, 2015-09-02 오전 05:32:42

고슬고슬한 쌀밥에 청양고추 넣어 칼칼하게 끓인 콩나물국, 보들보들한 달걀말이에 적당히 익은 김치, 달게 볶은 멸치와 짭짤한 자반구이…. 최근 외식시장에 집밥 붐이 크게 일고 있지만 사실 진짜 집밥은 쿡방에서 셰프들이 만들어내는 간편식도, 정갈한 한정식도 아닌 엄마 손맛대로 뚝딱 차려낸 평범한 밥상이다. 엄마가 차려줬을 법한 밥상을 콘셉트로 한 식당들이 곳곳에 생겨나며 ‘집밥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대부분 1인상에 밥과 국, 네다섯 가지 찬을 정갈하게 담아내는 식이다. 물론 이것이 외식업에서 말하는 집밥의 모든 정의가 될 수는 없겠지만, 1인상으로 푼 가정식이 대세는 대세다.
글 황해원 기자 banana725@foodbank.co.kr | 사진 이종호 팀장

솔로 이코노미·외식시장 변화 → 1인상 집밥 트렌드
1인 상차림이 뜨기 시작한 건 1~2년 전부터다. 식객촌에 자리 잡은 「무명식당」과 요리연구가 홍신애가 차려 주목받았던 「쌀가게 by 홍신애」, 깔끔한 한상차림으로 최근 신세계백화점에 직영 2호점을 입점한 「빠르크」, JOH기업에서 론칭한 「일호식」 등 현재 유명세를 타고 있는 집밥전문점들은 전부 2013년 무렵 문을 열었다. 
대부분 저염식 위주의 건강 상차림이거나 아니면 ‘엄마 손맛’을 내세운 친근한 콘셉트로 밥과 국, 메인요리와 몇 가지 찬을 반듯한 1인상 안에 정갈하게 담아 제공, 깔끔한 플레이팅과 캐주얼한 한식을 구현해 지금까지 사랑받고 있다. 
오픈 초창기만 해도 1인 상차림은 한식 마니아나 여성고객, 일부 맛집 블로거들 사이에서 주목받았지만, 지금처럼 열풍이나 트렌드를 주도할 만큼은 아니었다. 집밥이 외식 트렌드이자 크게는 사회현상으로 자리매김한 것은 쿡방을 통해 유명셰프들이 집에서 쉽게 해먹을 수 있는 간편식을 만들고 대기업에서 ‘건강’을 내세운 대규모 한식뷔페를 선보이면서부터다.
구조적으로는 늦춰진 결혼적령기, 이혼율·맞벌이 부부 증가로 인해 1인 가구가 급격히 늘어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편의점 도시락 매출이 급상승하고 심지어 ‘식당에서 혼자 밥을 먹는다’는 의미의 ‘혼밥’이라는 단어가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집밥은 날개를 달았다. 1인 상차림 문화는 그러한 1인 가구를 겨냥한 제품을 개발·생산하는 현상인 ‘솔로 이코노미’의 산물이기도 하다. 

객단가 낮추고 맛·퀄리티 높였다
1인상 집밥의 1세대라고 하는 「무명식당」, 「쌀가게 by 홍신애」, 「빠르크」 등이 생기기 전 한식 트렌드는 주로 캐주얼이거나 한 그릇 음식이었다. 특히 2011년 이후부터 신사 가로수길에 「산호」, 「달식탁」, 「시골밥상」, 「딸부자네불백」, 「범스」, 「모던밥상」 등 다양한 한식당들이 생겼는데 기존 정통 한정식보다는 단출한 느낌으로 깔끔하게 구성해 여성고객의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점심 한 끼 식사치고 객단가 1만원이 훌쩍 넘는 비싼 가격과 고급스러운 매장 분위기로 대중화 반열에 오르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당시 홍대나 상수동, 서촌 부근에도 캐주얼 한식당이 제법 많이 생겼다. 「어머니와고등어」, 「나물 먹는 곰」, 「이런된장」, 계동의 「마나님」, 「밥+」 등 밥과 메인요리 한 가지, 또는 비빔밥이나 국물요리 등 일반 가정식보다 더욱 단출한 구성의 상차림을 선보여 젊은층 사이에서 각광을 받았다.
1인 밥상은 강남 일대, 즉 가로수길에서 유행하던 캐주얼 한식과 홍대, 상수동, 서촌에서 붐이 일었던 콤팩트한 밥상의 절충안이라고 볼 수 있다. 대부분 밥과 국(또는 메인요리)을 포함해 5~6가지 종류의 음식을 각각의 접시에 담아 1인상으로 제공, 식재료나 조리과정의 퀄리티를 높이고 스토리텔링 요소를 접목해 간결하면서도 임팩트 있는 상차림을 구현한 것이다. 
가격은 주로 8000~1만원 선. 직장인 평균 점심 가격인 6000원과 비교하면 비싼 편에 속하지만, ‘저염식’, ‘산지에서 나는 제철 식재료 사용’, ‘주문 시 직접 조리’, ‘100% 홈메이드’ 등 건강식과 즉석에서 지은 따뜻한 집밥을 키워드로 내세웠다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수용 가능한 가격대다. 서울 합정동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최보미(31) 씨는 “산지에서 직송해오는 신선한 제철 식재료와 직접 담근 장으로 맛을 내고 좋은 쌀로 지은 밥을 짓는 등 MSG를 최소화한다는 점에서 만족한다”며 “가격을 조금 더 지불하더라도 믿고 먹을 수 있는 한 끼를 선택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건강한 집밥이 트렌드가 되면서 기존 인스턴트 분말이나 액상재료로만 음식을 내는 외식업소들은 은근히 긴장하는 눈치다. 고객 니즈가 점차 홈메이드식으로 옮겨가다 보니 한식당이나 육류전문점을 운영하는 몇몇 경영주들은 1인 상차림까지는 아니더라도, 기존보다 신선하고 좋은 재료를 사용하거나 분말 대신 직접 만든 육수나 소스를 내는 노력을 하기도 한다. 액상소스나 MSG를 사용한 간편한 방식으로 효율성만을 추구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가고 있다. 

1인상, 업주도 손님도 ‘편하다’
한식은 푸짐하게 나누어 먹는 정을 기반으로 하는데 국 조금, 반찬 조금씩 담아내는 1인상의 문화가 아직은 어색하다는 의견도 있다. 평소 여자친구의 취향에 맞춰 집밥전문점에 자주 간다는 신성환(27) 씨는 “종지만 한 그릇에 찬을 조금씩만 담아주니 갈 때마다 반찬을 두세 번 이상 리필한다. 성인 남성 기준에는 양이 적은 편이다”라고 이야기한다. 
반면 쌀가게 by 홍신애를 운영 중인 홍신애 요리연구가는 “초창기만 해도 ‘양이 적다’고 하는 고객이 많았다. 요즘은 한 끼 적정량이라는 생각을 하는지 오히려 넘치게 먹지 않는 추세”라고 설명한다. 상다리 휘어지게 차려놓고 ‘차린 건 없지만 많이 드세요’의 시대에서 이제는 ‘필요한 것만 차렸으니 건강하고 맛있게 드세요’가 통하는 시대가 왔다는 설명이다. 
1인 상차림은 군더더기 없고 깔끔한 밥상의 이미지를 제공하면서 동시에 운영자의 입장에서도 편리하다는 강점이 있다. 접시를 테이블에 하나하나 가져다 놓지 않아도 되므로 편리하고 서빙 시간을 단축시켜 효율적이다. 꼭 홈메이드나 집밥 콘셉트의 매장이 아니더라도 빠른 회전으로 매출을 높여야 하는 한식당에선 효율적인 서비스 방식이다. 부산 해운대 유명 갈빗집 「해운대암소갈비」는 하루 600명 이상 방문하는 고객을 컨트롤하기 위해 수저와 개인 접시, 물컵, 찬가지 등을 전부 1인상으로 제공해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무한도전>에 소개돼 유명해진 서울 연남동 「감나무기사식당」도 1인용 쟁반에 밥과 국, 돼지불고기와 반찬을 담아 서비스한다. 그 밖에 일식, 이탈리안식, 프랑스식 등 다양한 업종의 음식점에서도 1인 밥상을 구성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상차림 특성상 추가 주문이 거의 없고 객단가가 낮아 매출에 있어 큰 ‘한 방’은 없다는 것이 단점이다. 홈메이드식이 주를 이루다 보니 바쁜 시간 고객을 컨트롤하려면 매장 규모가 너무 커서도 안 된다. 그렇다 보니 대체적으로 좁은 공간과 테이블 간격에 대한 고객 불만도 더러 있다. 건강식을 추구하기 때문에 좋은 재료를 엄선할 필요가 있지만 집밥 특성상 가격 책정에도 한계가 있다. 일반 프랜차이즈 가맹점이나 시스템 위주의 대형매장을 운영할 때보다 외식과 음식에 대한 오너의 철칙과 애정이 필요한 아이템인 것이다. 

25년 전통의 맛으로 내는 정갈한 한 상 
빈의 왈츠

빈의 왈츠에서 빈은 ‘Bean’, 콩이라는 뜻이다. 전통장류테마공원 ‘뒤웅박고을’의 된장과 밀장을 주재료로 구수하고 담백한 밥상을 낸다. 빈의 왈츠에서 제공하는 모든 음식의 원천은 오랜 시간 묵힌 장과 그 정성에 있다. 문화와 예술의 거리 상수동 「빈의 왈츠」를 찾아간 날, 마침 영화계의 거장 이창동 감독과 양익준 감독이 맛있게 식사를 하고 있었다.

21일의 기다림으로 맛 낸 밀장, 꿀맛 그 자체
아버지에 이어 된장 기술을 전수받아 뒤웅박고을의 총책임자로 있어야 할 손유성 대표는 요즘 매일 아침 서울 상수동의 한 작은 가게 주방에서 시간을 보낸다. “전통 장의 우수성을 천천히 알려 나가야지 돈벌이로 이용해서는 절대 안 된다”는 아버지에게 쫓겨날 각오 하고서 그는 두 달 전 이곳에 떡하니 밥집을 차렸다. 돈벌이는 고사하고 좋은 된장을 한시라도 빨리 많은 사람들이 맛보았으면 좋겠다는 일념 때문이었다. 
「빈의 왈츠」는 총 네 가지의 메인상차림을 준비한다. 덕유산 햅쌀로 지은 밥에 뒤웅박고을의 된장으로 국을 끓이는 ‘언제나 그리운 된장찌개’, 고추장과 쇠고기 등심으로 육수를 낸 후 양념 돈육과 문어, 바지락, 몽글몽글한 순두부를 메인으로 내는 ‘오늘 또 먹고 싶은 순두부찌개’, 밀장으로 비벼 먹는 비빔밥과 뜨끈한 누룽지탕을 직화낙지볶음과 함께 제공하는 ‘왈츠를 부르는 밀장비빔밥과 가마솥 누룽지탕’, 직접 간 콩 국물에 천일염으로 간을 맞춰 먹는 콩국수와 훈연시킨 코다리찜을 내는 ‘싱그러움과 따뜻함이 있는 행복한 콩국수’ 등이다. 
메인 찬은 낙지볶음이나 제육볶음, 콩 소스를 얹은 미트볼 등이고 찬은 주로 항아리 숙성으로 발효시킨 울외장아찌, 충남 강경에서 공급받아오는 강경젓갈, 계절 나물, 구운 김 위주로 상에 올린다. 재료는 코다리만 제외하고 전부 국내산을 선별해 사용하고 있다. 
3년 묵힌 뒤웅박고을표 된장은 향이 깊고 맛이 좋다. 고기육수를 따로 내지 않고 맹물에 끓여 먹어도 구수한 맛이 일품이라는 게 손유성 대표의 설명.
빈의 왈츠의 히든카드는 밀장이다. 밀장은 말 그대로 밀로 만든 장으로 어르신들은 주로 집장이라 불렀다고 한다. “옛날엔 소금이 비싸서 자연히 된장도 귀했다. 된장 대신 만들어 먹었던 게 밀장이다. 밀에 고추씨와 물엿을 넣고 21일 숙성시키는 데 자체만으로도 짭짤하고 단맛의 풍미가 좋아 여기에 양파와 고기만 조금 갈아 넣고 밥에 비벼 먹으면 밥도둑이 따로 없다.”
장아찌용 울외는 충북 음성에서 가지고 온다. 된장에 한참 넣어뒀다가 물에 씻어 참기름에 조물조물 무쳐 내면 아삭거리는 식감이 특별하다. 누룽지는 매장 밖 가마솥에서 직접 끓이고 육수에 각종 재료와 들깨를 넣고 끓이는 시간만 반나절이다. 손유성 대표는 “된장으로 돈보단 우리 된장에 대한 진심을 사들인다는 것을 아버지가 꼭 알았으면 좋겠다”며 웃는다.



엄마의 레시피로 만든 오늘 점심상
빠르크

「빠르크」는 ‘엄마’의 정성과 손맛을 오래도록 지키고 이어가자는 데서 시작됐다. 평소 여행과 먹거리 문화에 관심이 많았던 박모과 대표가 4년간 외국에서 생활하면서 가장 그리웠던 건 ‘엄마 밥’이었다. 유난히 손맛이 좋았던 모친 덕분에 박 대표는 어릴 적 늘 풍성하고 맛깔 나는 한식을 먹으며 자랐고, 엄마의 레시피를 차근차근 정리해두고 지켜가야겠다는 생각으로 빠르크를 차렸다. 이곳에서 내는 모든 음식은 우리네 어머니의 정갈하고 군더더기 없는 손맛에서 기인한다. 

육류·해산물·채소… 오늘 점심 당신의 선택은?
‘중간쯤 하는’ 한식을 만들고 싶었다. 고가의 전통 한정식과 부담 없는 도시락의 중간쯤 되는 캐주얼 한식이라면, 또 자극적이지 않아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 한식이라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았다. 2년 반 동안 태국에서 살다가 대만으로 넘어와 지내던 중 박모과 대표는 문득 엄마의 맛을 떠올렸다. 엄마의 레시피를 정리해 간직하고 있다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세상 모든 ‘엄마’의 맛은 같을 거라고 확신했다. 당장 한국행 비행기 표를 끊었고 한동안은 밥과 국, 각종 반찬과 한식 요리를 배웠다. 
빠르크의 점심메뉴는 ‘오늘 점심상’ 한 가지다. 단 육류와 해산물, 채소 상차림 중 기호에 맞게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베지테리언 친구들과 식당에 갔을 때 ‘김치찌개에 고기는 빼고 주세요’라는 말을 하기가 늘 미안했다. 육류를 좋아하면서 당근 알레르기가 있다거나 새우만 먹으면 열이 나는 지인들도 많이 봤다. 부담 없이 한식을 즐길 수 있게 하되 각자의 취향을 존중했다.”
각각의 밥상은 재료와 메뉴만 다를 뿐 밥과 국, 메인요리와 찬 세 가지가 올라가는 구성은 같다. 밥은 흰 쌀밥과 흑미밥 중 선택 가능하고 이틀에 한 번씩 모든 요리와 찬을 바꿔서 낸다. 빠르크를 찾았던 날 채소요리로는 더덕&새송이구이 정식, 해산물요리는 매콤황태묵밥, 육류요리는 닭장조림&버터밥이 준비돼 있었다. 한창 더울 무렵이라 이날은 살얼음 동동 띄운 매콤황태묵밥 주문율이 가장 높았다. 
빠르크에서 가장 반응이 좋은 요리는 주로 된장이 들어간 것들이다. 찌개와 국, 조림이나 무침 등 된장이 베이스가 된 메뉴는 늘 추가주문이 들어온다. 된장이 맛있어서다. 경남 거창군에서 전통장류를 만드는 ‘옹기뜸골’이라는 곳에서 재래된장을 들여온다. 짜지 않고 감칠맛이 풍부하다. 고춧가루는 고추농사를 짓는 지인에게 받고 참기름은 방앗간에서 직접 짜서 사용한다. 소스나 양념, 재료 하나까지 허투루 구해오는 법이 없어 어떤 달은 마진이 얼마 남지 않을 때도 있다. 그러나 처음부터 욕심을 버리고 엄마의 레시피를 대중화한다는 것에 의미를 둔 만큼 초심 그대로 좋은 재료로 건강한 밥상을 내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 
빠르크는 현재 신세계 본점에도 입점해있는 상태다. 40대부터 60~70대까지 고정 방문 고객이 정해져 있을 만큼 재방문율이 높고 반응도 좋다.




핫토리 출신 5인방이 만드는 한 그릇의 행복
양출쿠킹

8평 남짓한 작은 공간이 군더더기 없이 정리정돈돼있다. 매장 중심엔 10명은 족히 앉을 수 있을 만큼 기다란 목재 테이블이 있고 창가 쪽은 고풍스러운 그릇들이 나란히 진열돼있다. 2014년 5월 서울 신사동에 「양출쿠킹」 1호점을 낸 이후 집밥이 그리운 젊은 손님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올해 2월 근처에 2호점을 차렸다. 1호점보다 규모도 작고 상차림도 더욱 단출해졌다. 그런데 단골은 두 배로 늘었다.

매일 다르게 차려내는 한 끼 도시락
집밥 콘셉트라는 것만 제외하고 나머지는 1호점과 많이 다르다. 밥과 국, 각종 반찬들을 접시마다 따로 담아 1인상으로 제공하는 본점과 달리 2호점은 ‘한 그릇의 행복’을 모토로 둥근 대접에 밥과 반찬을 조금씩 담아 도시락 형태로 제공한다. 
양출쿠킹은 배우 출신 양출이 오픈하면서 화제가 됐다. 그는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에서 모습을 비치다 일본 유학을 결심했고 핫토리영양전문학교에서 요리를 공부했다.
최근 집밥이 뜨면서 평범한 가정식을 파는 업소가 늘었지만 양출 대표가 집밥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건 일본 유학 시절부터다. “타국에서의 생활이 힘들다 보니 아침은 반드시 챙겨 먹는 게 습관이 됐다. 늦잠 자는 날엔 낫토로 대충 때우고 나갔지만 웬만하면 집 근처 식당에서 골고루 잘 챙겨 먹고 하루를 시작했다.”
당시 일본 골목 상권에 있는 식당들은 전부 1인 상차림의 가정식을 내는 집들이었다. 밥과 미소된장국, 자왕무시, 김, 샐러드를 정갈하게 차려내거나 한 접시 안에 카레와 튀김류 요리를 담아 단품메뉴로 판매하기도 했다. 한국에 돌아가면 홈메이드 밥상을 구현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같은 핫토리 출신의 마음 맞는 친구들을 불러 모아 양출쿠킹을 오픈했다.
양출쿠킹의 시그니처는 ‘양출정식’이다. 밥과 국, 반찬을 매일 바꿔서 낸다. 다섯 명의 셰프들이 매주 만나 메뉴에 대해 고민하고 1주일 치 양출정식 메뉴를 미리 구상한다. 조리는 다섯 명이 하루씩 번갈아가면서 하고 있다. 그래서 하나의 대접 안에는 각각의 개성과 스타일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미리 짜둔 1주일 식단은 SNS를 통해 공개한다. 
양출쿠킹을 찾아갔던 날의 정식은 귀리를 넣고 지은 밥에 니쿠자가(일본식 소고기감자조림), 단호박조림, 마늘쫑무침, 실곤약 등 평범하면서도 밥맛을 돋우는 알짜 요리들로 그릇을 가득 채웠다. 마침 그날의 요리 담당은 일본 가정식 스타일의 한상차림을 자주 내는 셰프였다. 
1인 상차림인데다 도시락 형태의 그릇 하나만으로 한상차림이 가능해 오퍼레이션이 간단한 편이다. 양출정식은 매일 40인분으로 한정판매 한다. ‘항정살덮밥’, ‘명란와사비덮밥’, ‘낫또덮밥’ 등 양출쿠킹에서 내는 덮밥류도 골고루 인기 있다. 이색 생맥주와 와인도 다양하게 구성하고 있다.



옛날 옛적 밭에서 먹었던 새참 느낌 그대로
새참광주리

농번기 농부들은 하루 세 끼 식사 외에 한두 번의 식사를 더 했다. 아침과 점심 사이, 점심과 저녁 사이에 한 번씩 국수나 된장·고추장을 곁들인 상추쌈, 다양한 푸성귀 찬을 곁들여 격식 없이 먹곤 했다. 이때 빠질 수 없는 음료가 막걸리였다. 식사 전에 목을 축이거나 식후 입가심으로 한 사발씩 들이키며 노동의 고단함을 달랬다. 그때 그 시절 새참의 추억이 있는 이들에게 반가울 식당 「새참광주리」를 소개한다. 

광주리에 담은 푸짐한 새참 한 상 
새참이나 광주리에 대한 추억이 없는 20~30대 젊은층에게도 새참광주리는 충분한 재미 요소가 된다. 음식을 주문하면 큼직한 광주리에 밥과 국, 고기와 나물 찬들을 정갈하게 담아내는데 40~50대 이상의 중·노년층은 반가워서 웃고 젊은층은 독특한 콘셉트의 밥상이 신기해서 핸드폰 카메라를 들이댄다. 
주말마다 동창들과 새참광주리를 찾는다는 박록수(67) 씨는 “친구 녀석들이 ‘그 집 가면 광주리를 볼 수 있다’고 해서 왔는데 진짜 광주리가 나올 줄은 몰랐다”며 “예전 어르신들과 논밭에서 새참에 막걸리 마셨던 생각이 나 감회가 새롭다. 이 집만 오면 막걸리 맛이 참 좋다”고 이야기한다. 
김민홍 대표가 새참막걸리 문을 연 건 2013년이다. 삼시 세끼가 반드시 먹어야 하는 일상식이라면 새참은 기본 식사 이상의 재미를 주는 전통 먹거리 문화라는 생각으로 전통시장을 돌면서 광주리를 먼저 찾았고 음식은 평소 손맛이 뛰어난 모친에게 배웠다. 
새참광주리는 여섯 종류의 광주리밥상과, 간단한 안주에 막걸리를 곁들일 수 있는 반주광주리를 주력 판매한다. 식사메뉴는 크게 ‘밥’과 ‘탕’, ‘보쌈’, ‘국수’, ‘해장’, ‘죽’으로 나누었고 겉절이와 된장시래기무침, 취나물무침 등 김치와 나물 종류는 어느 상에나 동시에 낸다. ‘밥’ 광주리에는 찌개와 석쇠돼지불고기를 제공하는데 찌개는 오징어찌개와 된장찌개 중 한 가지를, 불고기는 고추장양념과 간장양념 중 한 가지를 기호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양념불고기는 숯불석쇠에 직접 구워 불맛이 적절히 배어있다. 
‘탕’ 메뉴는 닭볶음탕 스타일로 낸다. 수삼과 당귀, 감초 등의 약재를 넣고 고운 백숙에 매운 고추장 양념을 넣고 한 번 더 끓여 영양과 함께 중독성 있는 매운맛을 구현했다. ‘보쌈’ 광주리엔 찌개와 보쌈고기를 내는데 국내산 돼지고기의 삼겹살과 앞다릿살을 반반씩 사용하는 것이 특징. ‘국수’ 광주리는 멸치계란국수와 열무물국수, 열무비빔국수 세 종류로 멸치계란국수는 멸치와 디포리, 건새우 가루로 국물을 내며 열무물국수는 매장에서 직접 담근 열무물김치에 소면을 말아 낸다. 모든 메뉴엔 직접 농사 지은 매실원액을 사용하고 된장은 충남 공주에서 재래식된장을 공급받아 사용한다. 
밥과 나물, 김치 등 기본 찬을 무한대로 가져다 먹을 수 있도록 매장 한쪽에는 미니 셀프 바를 두었다. 푸짐한 맛에 오전이나 점심시간에는 대학생들이 많이 찾고 오후나 저녁시간에는 새참과 함께 막걸리를 즐기는 직장인과 중년층 고객이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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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02 오전 05:32:42 (c) 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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