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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입맛을 평정한 기(氣)특한 전골요리  <통권 369호>
“오래 끓여야 사랑스럽다 전골 너도 그러하다”
관리자 기자, foodbank@foodbank.co.kr, 2015-12-03 오전 02:49:47

추운 겨울이면 별다른 반찬없이 가슴속이 뜨끈해지는 전골요리 하나만 있어도 식탁이 풍성해진다. 큰 전골냄비 안에 다양한 재료를 익혀 하나씩 건져먹는 재미와 즉석에서 끓여 뜨거운 전골을 입김 불어가며 먹는 그 맛은 말이 필요 없다. 속이 든든해지고 잃었던 입맛도 되살아나게 하는 전골은 가히 보양요리라 해도 손색이 없다. 소고기, 두부, 만두 등 어떤 식재료를 메인으로 사용하느냐에 따라 종류도 무궁무진한 전골의 매력을 파헤쳐 보자. 글 안정은·이내경 기자 | 사진 이종호 팀장

 

 전골, 날 때부터 남달랐다

전골은 날 것의 식재료를 냄비나 전골틀에 가지런히 담아 육수를 붓고 끓여가면서 먹는 요리를 말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불고기부터 곱창, 버섯, 김치, 낙지, 해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재료를 넣어 전골요리를 만들어 먹었다. 그만큼 전골요리는 대중적인 메뉴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전골이 일반적인 찌개나 국과 다른 점은 고기나 해물을 기본 재료로 배추, 파, 쑥갓 등의 채소를 추가해 양념과 물은 조금만 넣고 끓인다는 것이다. 즉, 전골은 재료 자체에서 우러나오는 국물을 즐기는 음식으로 들어가는 주재료에 따라 얼마든지 이름이 달라진다. 

전골요리의 기원은 정확하지 않으나 과거 상고시대 진중에서 철모를 이용해 음식을 끓여 먹던 데서 찾을 수 있다. 장지연의 <만국사물기원역사>에 따르면 옛날엔 철모를 ‘전립투’ 혹은 전쟁 때 쓰는 모자라는 뜻으로 전립(戰笠)이라 부르기도 했는데, 전시에는 조리기구가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아서 병사들은 쓰고 있던 전립을 벗어 거기에 고기와 생선 같은 음식을 넣고 끓여 먹었다고 한다. 이것저것 마구 넣어 끓여 먹는 풍습이 민간에도 퍼져 여염집에서도 냄비를 전립모양으로 만들어 고기와 채소를 담고 끓여서 먹기 시작했다고 전해진다.

조선 후기 세시풍속지인 <경도잡지>에는 무쇠나 곱돌로 만든 전골틀을 이용했다는 기록도 있다. 곱돌로 만든 전골틀은 높이가 낮고 움푹한 돌판 모양으로 만들어서 구이나 볶음에 적합했다. 쇠전골틀은 옛날의 벙거지처럼 생겨서 둘레에 고기나 채소를 지지고, 가운데 움푹한 곳에는 장국을 끓일 수 있었다. 

현대로 넘어와 국내에 전골 붐이 불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 초 ‘칭기즈칸요리’, ‘몽골리언 샤브샤브&전골’이 들어오면서부터다. 외식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서울 논현동의 「한우리」, 명동의 「신정」이라는 음식점에서 ‘칭기즈칸 전골’이 첫 선을 보였다. 그리고 일본의 샤브샤브와 스키야키가 그 붐을 이어갔다. 사실 몽골리언 스타일과 일본 스타일은 거의 흡사하다. 칭기즈칸이 이끌던 병사들이 투구에 물을 담아 고기를 데쳐 먹던 것에서 비롯되어 일본으로 전해졌다는 설도 있고 우리나라에서 몽골, 일본으로 전파되었다는 설도 있다. 둘 다 따뜻한 물에 채소와 고기(몽골은 주로 양고기, 일본은 소고기)를 데쳐 먹는데, 우리나라는 여기에 국수를 넣거나 밥을 볶아 죽처럼 먹는 형태로 변형, 발전했다. 

 

조화미(美)를 음미할 수 있는 전골요리

전골은 어느 특정 재료의 맛이 두드러지기보다는, 여러 재료가 어우러져 은은한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변하지 않는 전골의 매력은 육수와 신선한 식재료, 그리고 이것들이 만들어내는 조화에 있다. 「아자쓰」의 ‘창코나베’, 「문오리」의 ‘문오리’, 「그림나베」의 ‘밀푀유나베’, 「서대문양꼬치」의 ‘사천매운전골’은 전골의 메인 식재료들이 한데 어우러질수 있는 육수 맛을 낸다.

창코나베는 10시간 이상 우려낸 닭발 육수를 사용하는데 일본식 풍미가 느껴지는 삼삼한 국물 맛은 수제 완자, 어묵, 닭고기, 갖은 채소와 함께 끓일수록 진국이다. 밀푀유나베는 사골육수와 과일·다시육수를 적절한 비율로 섞어 육수를 내는데 오래 끓여도 짠맛이 덜해서 신선한 채소에서 나온 수분과 소고기 본연의 육즙이 최대한 살아난다. 사천매운전골은 닭 뼈를 우린 물에 산초, 팔각, 계피 등의 약재와 수 십여가지의 중국산 향신료를 넣어 향이 강한 육수가 특징이다. 고소한 양고기와 담백한 두부에 매콤함이 베어들어 색다른 매운맛을 경험할 수 있다. 반면 육수를 따로 사용하지 않는 「문오리」의 전골은 재운 오리 고기를 채소와 볶다가 고춧가루, 들깻가루가 들어간 양념, 물을 넣고 끓여 만든다. 양배추, 양파와 같은 채소의 단맛과 고소한 오리기름 자체가 육수가 되어 시원하면서도 깊은 국물 맛이 난다. 색다른 조합과 이색적인 비주얼로 야심차게 내놓은 전골요리들은 식재료 간 조화를 이루면서도 독창적인 맛을 앞세우며 사람들의 눈과 입을 사로잡고 있다. 예전에는 버섯, 만두, 소고기, 해물 등을 이용한 얼큰한 전골이 대표적이었다면, 최근에는 식재료나 육수의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조리법이 퓨전화되거나 외국식 전골을 현지화시키는 등 전골요리가 다채로운 모습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추운 겨울 입맛을 돋워주는 대표메뉴로서 전골의 변화무쌍한 변신이 더욱 기대 된다.

 

 

 

 

건강한 일본의 보양식을 맛볼 수 있는 
아자쓰 ‘창코나베’

이태원에 있는 「아자쓰」는 김소봉·김정필 셰프가 함께 운영하는 일본 가정식 요리전문점이다. 일본어로 ‘고맙습니다(ありがとうございます)’라는 뜻을 가진 매장 이름은 아자쓰의 요리를 즐기는 고객에 대한 주인장의 감사한 마음을 표현한 것이다. 
아자쓰의 대표메뉴는 일본의 스모 선수들이 영양을 보충하기 위해 먹는 음식으로 알려진 ‘창코나베’다. 
이 요리는 육수에 육해공의 신선한 재료를 생물 그대로 넣어 먹는 음식으로 일본식 건강 전골이다. 그에 반해 아자쓰의 창코나베는 모든 재료를 살짝 데친후 육수에 넣어 비린 맛을 줄이는 것이 포인트다. 국내산 닭발을 10시간 우려 깔끔하면서 깊은 맛의 육수에 완자, 두부, 숙주, 닭고기, 어묵, 양배추, 곤약 등 다양한 재료를 넣어 완성한다. 전골에 올라가는 육류도 생고기 대신 3분 정도 미리 익힌 완자를 넣는다. 
완자는 다진 소고기에 부추와 달걀을 넣고 소금으로 간을 하는데 동그랗게 빚어 올리기 때문에 보기에도 좋고 먹기에도 좋다. 또 각 채소의 맛을 살리기 위해 어묵을 사용한 것도 차별점이다. 
큰 어묵 대신 탱글탱글한 한입 크기의 어묵은 먹음직스러운 비주얼을 완성한다. 창코나베를 먹고 나면 온몸에 열기가 돌면서 보양식을 제대로 먹은 느낌이다.
전골을 다 먹고 난 후에는 우동 면과 죽을 선택할 수 있다. 죽은 일본식 죽인 ‘오카유’를 맛볼 수 있다. 제대로 우린 전골 육수에 맨밥, 달걀, 김, 쑥갓, 참기름을 넣어 만든 오카유는 든든함을 선사한다.
창코나베와 함께 위스키를 베이스로 한 ‘하이볼’을 곁들여 마신다면 청량감도 더할 수 있다. 하이볼은 소다·토닉·진저 등 여섯 종류가 있다.
고객에게 정직한 요리를 대접한다는 마음으로 아자쓰는 당일 준비한 재료는 대부분 당일 소진을 기본으로 한다. 재료가 빨리 떨어져서 점포 문을 일찍 닫는 일도 허다하다. 아자쓰의 실내는 창코나베의 유래 때문인지 스모 선수들의 사진을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이국적인 소품들도 많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서울에서 맛보는 제주도 전골요리
문오리 ‘문오리’

이태원 경리단길의 명소가 된 ‘장진우 거리’의 장진우 대표가 오픈한 「문오리」는 제주의 향을 간직한 전골 음식점이다. 장진우 대표는 특색있는 전골요리를 개발하기 위해 한식대첩 시즌2에서 제주 지역 음식을 선보였던 「올랭이와 물꾸럭」 김정호 셰프에게 찾아가 직접 기술을 전수받았다. 
‘문오리’는 제주도 사투리인 ‘올랭이와 물꾸럭’을 표준어로 바꾼 것으로 ‘문(어)’는 ‘물꾸럭’을, ‘오리’는 ‘올랭이’를 뜻한다. 이 메뉴는 문어와 오리의 이색적인 조화가 특징으로 일반 물을 사용한다. 오리 자체가 기름기가 많기 때문에 국물을 깔끔하게 내기 위해서다. 일반적인 전골요리와 달리 문오리는 배, 마늘 등에 재운 오리 고기를 양배추, 양파와 같이 단맛을 가진 채소와 볶다가 오리 기름이 채소와 어우러질 때 양념과 물을 넣고 끓인다. 양념은 고춧가루와 다소 거친 입자의 들깻가루를 사용해 감칠맛은 살리되 자극적이지 않게 조리하는 것이 특징이다. 
오리 기름의 고소한 맛과 채소의 담백하면서도 단맛이 어우러져 국물이 느끼하지 않다. 마지막으로 전골 위에 부추와 문어숙회를 올리면 요리는 완성된다. 문어는 제주 근해에서 잡힌 돌문어를 사용해 쫄깃한 맛이 일품이다. 취향에 따라 문어숙회를 전골에 푹 익혀 먹을 수도 있으나 질겨질 수 있으므로 약간만 익혀 쫄깃한 문어숙회를 먼저 먹는 방법을 추천한다. 숙회를 부추와 먹은 후 오리고기와 담백한 국물을 함께 먹으면 더 맛있다. 건더기를 다 먹은 후 취향에 따라 라면·우동 사리를 넣어 먹고 마지막에 볶음밥까지 볶아 먹으면 문오리를 완벽하게 즐길 수 있다. 기름장과 초장이 소스로 제공되는데 입맛에 따라 문어와 오리고기를 찍어 먹으면 된다. 점심메뉴에는 ‘문오리 볶음밥’이 있다. 전골을 먹고 난 후 필수코스인 볶음밥을 점심에는 별도로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다. 볶음밥 위에 부추와 문어숙회도 올라가기 때문에 가성비도 좋다. 문오리가 제주에서 태동한 음식인 만큼 이곳은 제주도의 정체성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제주산 식재료 사용은 물론 주류 역시 제주도의 소주인 ‘한라산’만 판매하고 있다. 항상 많은 고객으로 붐비는 문오리는 서울에서 제주도의 맛이 그리울 때 추천할만한 곳이다. 




전골냄비 가득 피어난 꽃잎의 향연  
그림나베 ‘밀푀유나베’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위치한 나베요리전문점 「그림나베」의 ‘밀푀유나베’가 이색 전골요리를 찾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화제다. 올해 1월 오픈한 이후 지금까지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밀푀유나베는 일본식 전골요리에 한국인의 입맛·취향을 제대로 반영한 메뉴라는 평가다. 밀푀유나베는 전골 안에 고기와 채소를 겹겹이 담아낸 모습이 마치 맛있는 파이의 켜가 겹을 이루는 페이스트리 ‘밀푀유’와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림나베의 김준현 대표는 밀푀유나베를 좀 더 경쟁력 있는 외식메뉴로 만들기 위해 본고장 일본에서 나베음식점만 십여 곳을 돌아다니며 벤치마킹했다. 그 결과 일본음식 특유의 달고 짠맛은 줄이고 가츠오부시 향을 최소화해 깔끔한 맛의 밀푀유나베로 현지화하는 데 성공했다. 
비주얼이 화려한 밀푀유나베의 조리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전골냄비에 숙주를 자작하게 깔고 육수를 부은 다음 알배기배추, 깻잎, 소고기 순으로 겹겹이 쌓는다. 이 때 고객들이 더 맛있게 즐길 수 있도록 배추의 잎사귀 부분은 바깥에, 줄기 부분은 안쪽에 넣는다. 빨리 익는 잎사귀 부분부터 먼저 먹고 천천히 익는 줄기 부분은 나중에 먹을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느타리·새송이·표고·팽이버섯도 종류별로 올리고 난 후 두부와 생선살을 섞어 만든 미니 어묵으로 화룡점정을 찍는다. 
육수는 대파, 무, 양파, 가츠오부시, 일본간장과 한국간장을 반반 섞어 넣고 끓인 다시물에 각종 과일과 소 꼬리뼈를 사용한 국물을 섞어 베이스로 사용한다. 전날 저녁부터 아침까지 우려내 깊은 맛이 나고 간을 강하게 하지 않아 담백하다. 고기는 와규나 호주산 소고기의 부채살 부위를 사용해 육질이 부드럽고, 채소는 매일 경동시장과 가락시장에서 친환경 농작물을 직접 구매한다. 또한 신선도 유지를 위해 50 냄비 정도의 정량만 준비해 당일 소진을 원칙으로 한다.
건강하고 든든한 음식을 제공한다는 모토를 지닌 그림나베에서는 진한 육수에 끓인 소고기를 날달걀에 적셔 먹는 ‘스키야키’전골과 매운맛을 살린 ‘쭈꾸미제육덮밥’, 수란을 얹은 일본식 불고기덮밥인 ‘스키야키덮밥’도 인기다. 




코끝을 스치는 알싸한 매운맛
서대문양꼬치 ‘사천매운전골’

서울 연희동, 연남동에는 굴다리 하나를 놓고 화교가 운영하는 식당 30여 곳이 양쪽으로 즐비해 있다. 그 한편에 중국식 전골요리 하나로 직장인들의 발길을 붙잡는 음식점이 있다. 「서대문양꼬치」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서대문 양꼬치는 중국 하얼빈 지역 요리전문점으로 2010년부터 중국인 이순광 대표가 6년째 영업 중이다. 
대표 메뉴 ‘사천매운전골’은 오직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전골 요리로 중식 마니아들 사이에서 빠르게 입소문을 타고 있다.
‘사천매운전골’은 양고기, 소고기, 돼지고기, 흑염소 네 가지 종류로 제공하는데 양고기를 넣은 전골이 특히 인기다. 양고기는 숙성시킨 양 등심과 갈빗살 부위를 사용하는데 부드러운 식감과 고소한 맛을 지니고 있어 전골과 잘 어울린다. 그밖에 모든 식재료는 중국 식재전문납품업체를 통해 공급받는다. 국내산 재료도 일부 사용하지만 본고장의 식재료를 사용해야 중국정통요리가 가진 고유의 맛을 살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사천매운전골의 핵심인 육수는 닭 뼈를 3~4시간 우린 물에 산초, 트어라 고추, 팔각, 고수, 계피 등 수십 여 가지의 향신료와 약재, 갖은 채소를 넣어 한 번 더 끓인다. 
전골냄비에 얼갈이배추, 청경채, 팽이버섯, 건두부를 깔고 얇게 썬 양고기를 넣은 다음 준비한 육수를 붓고 초벌로 끓여 낸다. 은근한 불에 끓일수록 얼얼한 매운맛이 점점 진해져 더욱 얼큰하게 즐길 수 있다. 화지아오와 따리아오라는 두 가지 향신료가 맵기를 좌우하며 특유의 묘한 향과 풍미까지 끌어낸다. 반면 사리 대신 넣는 건두부는 쫄깃한 식감과 고소한 맛으로 코와 혀끝이 알싸해지는 매콤한 국물 맛을 중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사천 소스와 각종 양념을 볶아 매운맛과 짠맛의 밸런스를 맞춘 서대문양꼬치 전골 맛이 독특해서 이틀에 한 번 미리 전화를 하고 찾아오는 단골손님들도 있을 정도로 매력적이다. 편안하고 소탈한 분위기의 서대문 양꼬치는 여럿이 함께 가서 안주 삼아 먹기 좋은 요리를 주로 판매한다. 중국산 돼지 쪽갈비를 양념해 튀긴 후 사천고추, 땅콩과 함께 바삭하게 볶은 ‘매운돼지쪽갈비’, 두부피에 고수, 당근, 파, 오이, 짜장소스로 볶은 돼지고기를 싸먹는 ‘짜장돼지고기쌈’도 인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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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03 오전 02:49:47 (c) 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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