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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크 카페 그레코/일본 후쿠오카 유후인  <통권 369호>
관리자 기자, foodbank@foodbank.co.kr, 2015-12-03 오전 03:02:52

예술가들이 사랑한 카페 
안티크 카페 그레코

과거 이탈리아의 커피전문점에는 커피 한 잔을 시킬 돈이 없어, 그저 물 한잔을 마시며 자리를 잡고 있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런 공간이 지금은 문화재로 지정되어 수많은 관광객으로 문전성시를 이루는 유명 커피전문점이 되었다. 이탈리아의 「안티크 카페 그레코(Antico caffe Greco)」가 그 주인공이다. 과거 예술가들이 사랑해 마지 않은 곳으로도 유명한 카페 그레코. 긴 역사와 함께 무엇이 그토록 많은 예술가를 그곳으로 이끌었을까?  
 글·사진 아이디어 닥터 이장우 thinkrands@gmail.com 

언젠가부터 우후죽순으로 커피전문점들이 생겨나면서 이제는 작은 동네 골목에서도 두세 개의 커피전문점을 볼 수 있을 정도가 됐다. 사람들은 편하고 익숙하게 커피전문점을 찾고 그곳에서 못다한 이야기를 나눈다. 과거의 커피전문점에는 커피 한 잔을 시킬 돈이 없어, 그저 물 한잔을 마시며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랬던 공간이 지금은 문화재로 지정되어 수많은 관광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루는 유명 커피전문점이 되었다. 바로 이탈리아의 「안티크 카페 그레코(이하 카페 그레코)」가 그 주인공이다. 

옛 그리스 사람의 카페
1760년, 니콜라 델라 맛달레나(Nicola della Maddalena)라는 그리스 태생의 사나이가 이탈리아 스페인 광장 앞 콘도티 거리 86번지에 카페를 차리게 된다. 바로 안티코 카페 그레코다. 단순하고도 명확한 네이밍의 카페 그레코는 말 그대로 ‘그리스 사람의 카페’라는 뜻이다. 한편으로는 좀 성의 없는 이름이라 생각하는 독자가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오늘날 미술사에서 중요한 작가로 평가 받고 있는 엘 그레코를 본다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엘 그레코는 그리스 태생의 화가로 본명은 도메니코스 테오토코폴로스이다. 그는 에스파냐에서 작품활동을 했는데, 이때 에스파냐 사람들이 그를 이름이 아닌 ‘그리스인’이라고 불렀고, 그렇게 그레코(Greco=그리스인)가 그의 이름이 됐다. 카페 그레코도 이와 같이 그리스 사람의 카페가 됐다. 그렇게 카페 그레코는 250년이 넘는 시간을 같은 자리에서 지금까지도 그 모습 그대로 유지하며 굳건히 자리 잡고 있다. 
카페가 처음 열렸을 때는 겨우 몇 사람만이 앉을 수 있을 정도로 작은 홀뿐인 어쩌면 초라한 모습의 카페였다. 그러나 좋은 위치, 무엇보다 커피 맛이 매우 뛰어나 많은 사람들이 카페 그레코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이름은 그리스 사람의 카페인데 이곳에 몰려드는 사람들은 그리스인들만이 아니었다. 초기 카페 그레코의 손님들은 대다수 독일에서 온 예술가와 작가들이었다. 이 중에는 훗날 독일 바이에른의 왕이 된 루드비히 1세도 있었다. 그는 카페 그레코를 독일인의 카페라는 이름으로 ‘카페 테데스’라고 이름 짓고 싶다고 이야기할 만큼 이곳을 사랑했다고 한다. 실제로도 많은 독일인들이 이곳에 모여 예술을 이야기했기 때문에 독일의 카페라고 불리기도 했다. 이후 고객들이 늘어나게 되자 카페 그레코는 처음의 초라한 모습에서 조금은 엘레강스한 지금의 모습으로 확장하게 되었다. 

유럽 예술의 역사와 함께한 카페 그레코
우리가 유럽의 예술을 이야기하면 등장하는 수많은 화가, 작곡가, 작사가 등의 예술가들이 카페 그레코를 자신의 아지트로 삼는 단골이었다. 이는 르네상스 시대에 들어서면서 커피가 유럽인들에게 중요한 요소가 된 배경도 한몫을 했다. 한때 이교도의 음료로 불리며 억압을 받았던 커피가 오히려 르네상스 시대에는 예술의 대상으로 여겨지게 된 것이다. 결정적으로 교황 클레멘스 8세가 커피에 세례를 내리게 되면서 유럽 전역으로 카페가 생겨나고 인기가 확산되었다. 자연스럽게 유럽에 문을 연 커피하우스의 초기 손님들은 대게 화가, 음악가, 작가 등과 같은 예술가들이었다. 좀 더 시간이 흘러 근대사상이 피어나고 혁명의 시대가 돌아오면서는 사상가, 정치가, 문학가들이 모여들어 밤이 깊도록 커피 향으로 가득한 카페에서 현실을 비판하기도 하고 새로운 이상을 구현하기도 했다. 말 그대로 카페는 유럽 역사의 또 다른 한 부분이었던 것이다. 카페 그레코도 마찬가지였다. 스탕달, 괴테, 바이런, 리스트, 입센 등 유명한 예술인과 학자들이 이곳을 찾았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듯 괴테도 카페 그레코에서 모카 커피를 즐기며 유년시절부터 동경과 이상의 땅이었던 이탈리아를 여행했다. 카페 그레코는 특히 화가들의 사랑을 많이 받았다. 화가 루트비히 파시니도 카페 그레코를 그림으로 그렸고, 그 외에도 수많은 화가들이 카페 그레코의 모습을 화폭에 담았다. 그만큼 카페 그레코는 예술가들에게 영감의 장소가 되어 주었던 것이다. 이는 유명 예술인뿐만 아니라 돈이 없던 가난한 예술인들에게도 해당되었다. 하지만 돈이 없어 카페 그레코에서는 아무것도 마시거나 먹지 못했다고 한다. 그저 물과 히터를 쐬며 카페 그레코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는 돈을 대신해 가끔 그림 등을 남겼다. 아직까지도 그들의 작품은 카페 그레코의 벽면을 장식하고 있다. 아울러 예술가들은 서로에게 남기는 메시지를 적어놓기도 했는데, 이 또한 지금까지도 확인할 수 있다. 

보존해야 할 이탈리아 문화재
예술인들의 집결지로 유명해진 카페 그레코는 각종 여행서적에서도 이탈리아를 방문한다면 꼭 들러야 할 명소로 소개되고 있다. 1869년 로마를 소개하는 책에서도 카페 그레코는 꼭 방문해야 할 곳으로 꼽히는데, 카페 그레코를 모든 나라의 예술인들이 모이는 장소로 소개했다. 직접적으로 ‘대개 오전 7시 아침 식사 때나 저녁’이라는 구체적인 시각을 적어놓으면서 카페 그레코를 통해 예술인들을 만날 수 있음을 알리고 있다. 
1909년 로마에 지진이 일어났을 때 카페 그레코의 한 단골은 로마의 친구들에게 카페 그레코의 무사를 궁금해하는 편지를 쓸 정도였다고 한다. 18세기 예술가들과 귀족을 위한 호텔로 빼곡히 들어 차 있던 콘도티 거리. 그리고 지금은 각종 명품숍이 즐비하게 들어서 이탈리아 패션산업의 쇼케이스라고 불리는 콘도티 거리. 그곳에 카페 그레코가 있다. 그 모습은 250여 년 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카페의 내부 인테리어에서도 옛 예술가들의 향취를 느낄 수 있을뿐더러 과거의 전통을 살려 연미복을 입고 서빙하고 있는 웨이터에게서도 이를 느낄 수 있다. 카페 그레코가 지금까지도 사랑을 받고, 수많은 사람들이 이 곳을 찾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저 역사의 한 부분을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과거를 바탕으로 한 현재의 이탈리아 커피 문화를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저 많은 사람들이 북적거리고 더욱 많은 커피를 더 파는 것에만 집중하기보다는 커피를 통해 새로운 문화와 역사를 만들어가는 것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때다. 





온천과 전통 밥상을 한번에 즐기는
일본 후쿠오카 유후인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 그 중에서도 후쿠오카 지역은 우리나라와 아주 가깝다. 비행시간은 50분 정도로 김포국제공항에서 서울까지의 거리와 비슷하다. 제주도 갈 때보다 비행시간이 더욱 짧으니, 이제 후쿠오카는 많은 시간을 내지 않아도 부담 없이 다녀올 수 있는 여행지가 된 것이다. 이달에는 후쿠오카 내 작은 마을인 유후인에서의 아늑했던 시간을 소개한다.  글 이세은 

조용한 전통마을 유후인
후쿠오카에 도착하면 공항에서 바로 유후인으로 가는 버스를 탈 수 있다. 한국인을 비롯한 관광객은 물론 일본 현지 사람들도 많이 보인다. 요즘 어느 여행지에서나 볼 수 있다는 중국인만 잘 보이지 않는다. 중국은 온천을 좋아하는 문화가 아니었던가? 잠시 생각했다.
버스를 타고 제법 달려 유후인역에 도착했다. 유후인은 자그마한 일본 전통 마을이다. 한국으로 치면 인사동이나 삼청동 같다. 아니면 일본의 전통 요소들을 체험하는 문화시설이나 놀이동산 같기도 하다. 
역에서 내리자마자 맛집들이 즐비해 있다. 도착하자마자 길거리에서 밀크소프트아이스크림을 사 먹었다. 알다시피 일본의 디저트 문화는 이미 소문났다. 꼭 고급스러운 디저트숍을 가지 않더라도 어디서든 중간 이상 하는 아이스크림과 빵 등의 디저트를 먹을 수 있다. 이곳 길가에는 소프트아이스크림을 파는 곳이 많다. 아이스크림을 받쳐주는 콘(Cone)은 한국의 제과제품인 ‘쿠크다스’와 비슷한 맛이다. 살살 녹는 그 맛에 비행의 피로가 벌써 풀리는 듯했다. 
다시 몇 걸음 걸어 근처 소바 집으로 들어갔다. 메밀 반죽에 녹차가루를 넣고 만든 소바 면은 뒷맛이 깔끔하고 담백하다. 유후인역 근처에 있는 크고 작은 식당 대부분이 트렁크를 세워둘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두었다. 여행객을 배려하는 부분이 돋보인다. 그리고 웬만한 음식들이 전부 맛있다. 어떤 식당이든 실패할 일은 거의 없다고 하니 도착하자마자 허기진다면 짐을 풀기 전에 어디든 들어가 간단하게 챙겨 먹어도 좋다.

료칸에서 즐기는 온천과 일본전통식
유후인의 료칸(일본의 숙박시설)은 늘 성업 중이다. 일본인은 물론 한국인도 온천을 사랑하기 때문에 ‘온천 여행’으로 테마를 잡고 일본에 오는 경우도 많다. 
우리는 일행들과 ‘카메노이 벳소’라는 료칸으로 향했다. 카메노이 벳소는 일본의 베스트 료칸 세 번째 안에 드는 곳으로 전통이 있는 곳이다. 1만평 부지의 공간은 오래된 나무와 돌길로 잘 꾸며져 있어 마치 도심 속의 청정 공원을 보는 것 같은 운치가 있다. 이곳은 관광객들이 투어를 하는 곳이기도 하다. 
일반 숙박업체는 인원수보다 방의 개수에 따라 요금이 책정되지만 유후인은 다르다. 이곳은 투숙하는 사람 수에 따라 요금을 책정하는데 이는 목욕과 식사값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야외 노천탕이나 룸 안에 마련된 뜨거운 온천물에 몸을 담갔다가 다다미방에서 휴식을 취하고 나면 맛있는 일본식 상차림이 기다리고 있다. 많은 인원은 99.17㎡(30평) 규모의 별채를 따로 빌리기도 하고, 보통은 머무는 다다미방에서 상차림을 받는다.
코스로 나오는 식사는 직원이 일본 전통의상을 입고 와서 일일이 서브를 해준다. 코스가 나올 때마다 주방에서 방으로 다시 가져오는데 총 식사 시간은 대략 2시간 정도다.
개인 자리마다 한지에 붓글씨로 메뉴명을 곱게 써넣은 한지 메뉴판을 갖다 놓았다. 이런 섬세함은 역시 일본인답다. 계절메뉴가 조금씩 바뀔 때마다 전체 상차림도 각각 바뀐다. 전채요리를 비롯해 생선 구이, 튀김, 스테이크, 사시미, 버섯요리, 국 등 정성이 많이 들어간 전통 한상차림이다. 
맛집 여행을 위해 일본 여기저기를 찾아다닌 적은 있어도 이렇게 정갈한 정식 코스는 처음이었다. 일본 특유의 담백하고 정성 어린 손맛이 느껴졌다. 료칸에 머물며 전통 상차림 대신 다른 맛집을 찾아갈 수도 있겠지만 ‘일본 할머니의 손맛’을 꾹꾹 눌러 담은 밥상은 아마 맛볼 기회가 드물 것이다. 적어도 첫째 날 만큼은 료칸에서 제공하는 일본 전통밥상을 즐기라고 권하고 싶다. 

오밀조밀 모여 있는 맛집, 골고루 즐기자!
온천욕을 즐기고 난 뒤 자그마한 유후인을 산책하며 길거리를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다. 전통적이면서 아기자기한 물품들 하나하나 보는 재미가 충분하다.
린코 호수 주변을 산책하다 보면 100% 메밀로 소바를 내는 「이즈미」본점을 만날 수 있다. 이곳 역시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곳이다. 일본 전통 가옥 형태로 만들어진 이곳에서는 호숫가의 경치를 바라보며 소바를 먹을 수 있다. 메밀로 만든 소바 면 자체도 훌륭하지만 국물 맛도 일품이다. 간이 짜지도 달지도 않고 고소한 맛이 은은하게 돌아 메밀국수를 다 먹은 뒤 국물처럼 후루룩 마시기 좋은 집이다. 
메밀을 주문해 놓고 입이 심심할까 싶어 오니기리를 주문했다. 올레! 일본의 밥은 원래 맛있다지만 특별한 재료 없이 김과 밥에 약간의 간만으로 이렇게 맛있을 수가 있는 것일까? 그 심플하면서도 고집스러운 전통의 맛에 흠뻑 반해버렸다. 
유후인 거리는 반나절이면 모든 걸 돌아볼 수 있을 만큼 작다. 곳곳에 고로케와 아이스크림, 부드러운 빵 등 간단한 간식거리가 있어 언제 어디서든 먹거리를 들고 다니며 구경하기 좋다. 옛 일본의 정취를 미니 사이즈의 마을로 만들어놓은 듯한 유후인. 전통을 지키려는 그들의 노력이 여실히 담긴 전통밥상과 뜨거운 온천, 작지만 조용하고 편안한 분위기의 마을, 올겨울 여행지로선 일본 후쿠오카 유후인이 최적이 아닐까 생각한다. 

 
2015-12-03 오전 03:02:52 (c) 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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