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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외식문화의 가치, 셀러브리티 셰프들에 달렸다”  <통권 370호>
에드워드 권
관리자 기자, foodbank@foodbank.co.kr, 2016-01-07 오전 11:55:58

에드워드 권에 대한 몇 가지 오해가 있다. ‘독불장군이다’, ‘ ‘동종업계에 있는 셰프들과 자주 소통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는 요리계에 처음 입문했던 20년 전이나 호텔 주방에 있을 때나, 또 9년 전 처음 방송을 시작했을 때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셰프의 역할’과 ‘식문화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며 누구보다 ‘소통’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하고 있다. 역량 있는 셰프들이 똘똘 뭉쳐 한목소리를 내 존중받을 수 있는 식문화로 만들어갔으면 한다. 셰프테이너 시장의 흐름과 가능성에 대한 의견들이 분분한 지금, 1세대 스타 셰프 에드워드 권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대담 육주희 국장 jhyuk@foodbank.co.kr | 글 황해원 기자 banana725@foodbank.co.kr | 사진 이종호 팀장

국내 최초 스타 셰프 에드워드 권
에드워드 권이 대중에게 각광 받기 시작한 것은 ‘에드워드 권의 예스셰프’라는 프로그램을 통해서다. 서바이벌 프로그램 특성상 미션마다 실패한 참가자를 한 명씩 떨어뜨려야 하는데 당시 그는 ‘씹다 뱉은 맛이다’, ‘이 주방에서 당장 나가달라’, ‘당신은 요리사의 자격이 없다’ 등의 독설을 퍼부으며 음식을 냉철하게 평가했다. 특정 셰프의 이름을 건 프로그램도 생소한 데다, 전문 MC나 패널 없이 셰프 혼자서 처음부터 끝까지 방송을 이끌어가는 포맷도 새로웠다. 
그렇게 그는 국내 최초 스타 셰프의 이름을 얻었다. 에드워드 권에게 스타 셰프의 수식어는 늘 양날의 검이었다. 그의 존재감을 대중들에게 인식시켜주는 인생의 축배도 됐다가 쓰디쓴 질타를 온몸으로 맞아야 하는 독배도 됐다. 
“연예인 대신 셰프가 출연해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진두지휘해야 하는 방송 콘셉트와 분위기가 처음이다 보니 시행착오가 많았다. 듣지 않아야 할 이야기도 많이 듣고. 처음이라 모든 게 낯설고 실수도 많았지만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당시만 해도 요리사, 주방장 직업은 폄하될 때가 많았다. ‘셰프’라는 단어도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두바이 7성급 호텔의 총괄셰프였던 에드워드 권이 방송에 출연하면서부터 요리사, 조리사, 주방장 대신 ‘셰프’로 불리기 시작했고, 에드워드 권이 큰 역할을 한 것은 부인할 수가 없다. 
셰프의 방송출연이 흔치 않았던 당시 4~5년간 셰프로서는 방송을 독점하다시피 했지만 에드워드 권에게는 나름의 원칙이 있었다. 요리, 음식, 식재료가 주가 되는 프로그램을 선택했고 예능 분야는 가급적 지양했으며, 방송은 한 번에 하나씩만 출연했다. 대신 콘텐츠가 좋다고 판단되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여러 번 진행해서인지 시청자들은 상당히 많은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것처럼 기억하고 있다. 

셰프테이너에 대한 솔직한 생각 
한동안 셰프에 대한 관심이 주춤하나 싶더니 지난해 셰프들이 방송 프로그램을 장악하며 셰프 전성시대를 맞았다. 올리브TV 요리프로그램 ‘올리브쇼’가 중심이 됐다. 당시 한식, 양식, 일식 등 다양한 분야의 젊고 재기발랄한 셰프들이 출연해 자신만의 요리 노하우와 끼를 뽐내며 활약했다. 이후 JTBC ‘냉장고를 부탁해’, tvN ‘집밥백선생’, 올리브TV ‘아바타셰프’ 등 셰프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요리프로그램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기 시작했다. 
에드워드 권 셰프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이미 3년 전쯤 셰프들의 전성시대가 올 것이라 예상했는데 다소 늦은 감이 있다. 많은 셰프들의 활약으로 예전에 비해 외식업과 요리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이 한결 긍정적으로 변했다는 사실이 기분 좋고 고무적”이라고 말한다. 셰프에 대한 뜨거운 열풍은 초등학생의 장래희망으로 ‘셰프’가 순위에 올라있을 정도니 더 말할 필요가 없지만 한편으로는 염려스럽기도 하다. 사실 외식업의 현실이, 셰프라는 직업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이면은 숨겨둔 채 겉으로 보이는 환상만 심어줄 뿐만 아니라, 외식업의 본질보단 예능인으로 변질되어 말 그대로 ‘셰프테이너’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기 때문이다.
에드워드 권은 지금쯤은 셰프들이 그간 쌓아온 인지도를 바탕으로 올바른 식문화에 대해 진솔하게 이야기하고, 자신의 진짜 내공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그러기 위해서는 셰프들이 한목소리로 우리의 진짜 이야기를 할 때가 됐다고 말한다. 
특히 식문화에 대해서는 개선의 여지가 너무 많다고 힘주어 말한다. 그는 “우리나라는 외식산업과 식문화에서 만큼은 아직까지 개발도상국 수준이다. 음식 자체보다 가격에 가치를 더 두거나, 음식과 재화를 동등하게 거래하는 것이 공평하지만 소비자들은 알게 모르게 갑의 행세를 한다. ‘노쇼’에 대해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고 셰프를 앞에 두고 ‘한 끼 얼른 때워야 하니 빨리 달라’고 개의치 않게 말하는 것을 보면 셰프들의 요리와 철학이 존중받지 못하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이런 부분에 대해 동료 요리사들 역시 분명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이제 이런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 다함께 터놓고 이야기를 해야 할 때다”라고 말하는 그의 모습에서 외식문화에 대해 고민하는 진정성이 느껴졌다. 

셰프테이너, 긍정적 시너지 발휘해야
국내 최초 스타 셰프로서의 영광과 함께 뭇매도 맞았던 에드워드 권은 현재 방송에서 핫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셰프들이 느낄 희열과 고통 또한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 
스타 셰프에 대한 긍정 여론도 있었지만 ‘방송 때문에 떴으니 장사가 잘 되겠지’, ‘스타 셰프니까 음식도 완벽하겠지’ 등 ‘누리는’ 만큼 스트레스도 크다는 것을 이미 홍역처럼 똑같이 경험했기 때문이다. 
사실 9년 전 국내 최초 스타 셰프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시간에 대해 그는 “외로운 싸움이었다”고 말한다. 식문화와 외식시장에 대한 소비자의 잘못된 인식이 바뀌길 바라는 마음에서 옳다고 생각하는 부분들을 끊임없이 이야기하면 옆에서 도와주고 인정해주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생각만큼 그리 쉽지 않았다. 어쨌거나 처음 총대를 멘 그에게 쏟아지는 찬사와 비난 역시 오롯이 그의 몫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수많은 스타 셰프들이 함께 뜻을 모은다면 외식문화 발전과 셰프의 위상을 바로 세우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지금이 바로 외식문화와 식문화에 대한 담론을 펼칠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단순히 셰프테이너로서의 역할에만 그치지 말고 긍정의 시너지를 올바른 식문화 정착에 쏟는 등 제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셰프들이 마음 놓고 뛰어 놀 수 있는 장을 펼쳐 준 미디어를 ‘메신저’로 삼아 대중에겐 업계 이야기를, 업계엔 대중의 목소리를 전달해간다면 지금의 과도기가 지났을 땐 제법 매력적인 다이닝시장이 정착돼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셰프들은 더 좋은 요리를 만들고 요리사의 본질과 올바른 음식문화 정착을 위해 준비해나가야 한다는 것이 그가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다.
에드워드 권은 “셰프는 결국 ‘음식’으로 말하고 오너셰프는 ‘경영’으로 보여줘야 한다. 본질이 뭔지, 무엇이 먼저인지 마음에 새기고 사는 것과 그렇지 않을 때와는 삶이 아주 많이 달라진다는 것을 후배들이 꼭 기억해줬으면 한다”며 현장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인류 최후의 산물인 식품, 영원히 발전해갈 산업
그는 셰프들에 대한 관심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셰프 열풍이 때마침 시대와 분위기를 잘 탔기 때문에 일어난 듯하지만 사실 잠재된 니즈라는 것이다.
식(食)은 인류의 기본적인 욕구로 사람이 안 먹고 살 수는 없듯이 식품·외식산업은 지구에 인류가 존재하는 한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고 말하는 그는 “미디어도 마찬가지로 셰프 관련 프로그램을 줄일 수는 있어도 콘텐츠를 없앨 수는 없을 것”이라며 “지금 방송에 나오는 후배들도 천천히 길게 보고 갔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자신의 이미지를 너무 많이 소비해버리면 언젠가는 대중에게 소구할 만한 가치를 잃어버릴 수 있기 때문에 오래가려면 한 템포 늦춰 음식 관련 다큐멘터리 등을 통해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보여주며 천천히 가는 것이 결국 승자가 되는 길임을 그는 강조했다. 
그는 “외국에는 스타 셰프나 셰프테이너라는 말 대신 셀러브리티 셰프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셰프의 자질과 명성, 영향력, 또 그들의 대표메뉴와 레스토랑 등을 파악한 후 ‘셀러브리티’ 명성을 붙인다. 셰프에 대한 존경심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물론 셰프들 역시 자신의 요리에 자부심과 자존심을 갖고 악착 같이 자기 요리에 목숨을 건다. 우리도 이런 셀러브리티 셰프의 가치를 만들어갔으면 한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음식의 가치는 가격에 따라 결정되지 않는다
에드워드 권은 2011년 오픈한 서울 청담동 「랩24」를 통해 다이닝 문화의 대중화를 주창하고 있다. 점심 객단가 3만원대, 저녁은 6원대의 코스요리를 내는 프렌치다이닝으로 같은 청담 상권의 기타 레스토랑에 비해 가격이 평균 절반 정도 저렴하다. 음식의 가치는 가격이나 셰프의 위상으로 매기는 게 아니라, 가격 이상의 만족도와 분위기를 대중과 나누고 소통하면서 쌓아가는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에드워드 권 셰프는 다이닝 문화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돈이 아닌 많은 공부와 시간, 경험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려나가고 싶다고 한다. “고객이 식당을 존중하는 문화야말로 진짜 무서운 문화다. 상호존중과 배려가 바탕이 되면 식당에 대한 기대치가 배로 높아지기 때문에 경영주들은 더 맛있는 요리를 신사적이고 멋있게 내야 한다. 상상만 해도 근사하지 않나. 그 심지에 불을 붙여줄 이들이 바로 스타 셰프들이다.”
지난해 말 에드워드 권은 예술과 문화의 도시 러시아 모스크바에 한식레스토랑 「엘리멘츠」를 론칭했다. 에드워드 권 셰프만의 노하우와 감각으로 완성한 한식은 세계인의 찬사를 받으며 다시 한 번 에드워드 권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엘리멘츠는 100% 현지 투자로 이루어진 브랜드로 2018년까지 세계 주요 도시 8군데에 진출할 계획을 갖고 있다. 에드워드 권은 다양한 컬러와 식재료간의 컬래버레이션으로 한식을 세계시장에 선보일 준비를 차근차근히 해나가는 중이다. 또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5성급 호텔과 일본 오사카에 랩24를 추가 오픈할 계획도 갖고 있다. 
해외 레스토랑 진출은 그가 해외에서 셰프 생활을 정리하고 한국에 들어온 이유이기도 하다. 이밖에도 현재 에드워드 권의 쿡웨어를 아시아 5개국에 수출하고 있으며 국빈 만찬 및 해외 갈라쇼, 각종 강연 등 정신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2016-01-07 오전 11:55:58 (c) 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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