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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월향 이여영 대표/고급 한식 대표 브랜드를 꿈꾸다  <통권 371호>
고객과 함께 만들어 가는 월향,
관리자 기자, foodbank@foodbank.co.kr, 2016-01-29 오전 01:13:46

명문대 졸업, 메이저 언론사 기자 출신, 미모의 젊은 여성 CEO, 막걸리라는 조금은 투박한 우리 전통주와 사랑에 빠졌다는 스토리까지…. 이여영 대표를 설명하는 수식어는 어쩔 수 없이 자극적이고 또 흥미롭다. 말 많고 탈 많은 외식업계에서 여성 CEO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의미는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 대표는 이미 백번쯤은 들어본 질문이라는 듯 의미있는 웃음을 짓는다. 그리고 이내 내뱉는 답이 명답이다. “학벌, 성별, 나이, 커리어, 모든 것을 떠나 외식업은 누구에게나 평등하고 정직한 비즈니스”라고. 막걸리전문점을 넘어 문화적인 가치가 있는 브랜드로, 궁극적으로는 혁신적인 마케팅 기업을 꿈꾼다는 (주)월향의 이여영 대표를 만났다.   
대담 육주희 국장  정리 김성은 팀장 fresh017@foodbank.co.kr  사진 이종호 팀장   



지난 연말, 광화문 조선일보 사옥 인근의 한 좁은 골목에 2000여 명에 달하는 인파가 몰렸다. 사물놀이를 비롯해 판소리 등의 국악공연, 한복 패션쇼, 한국화 전시 등 다채로운 볼거리와 공연이 펼쳐진 것이 이유였다. 전통문화 관련 협회나 정부 기관에서 주최했을 법한 이 파티의 주체는 막걸리전문점 「월향」. 월향은 광화문점의 론칭에 앞서 오픈 관련 크라우드 펀딩의 성공을 기념해 투자자를 초청, ‘모던韓 in 월향’이라는 감사파티를 열었다. 오픈 기념 파티를 기획한 이여영 대표는 “고객들이 그동안 월향을 사랑한 가장 큰 이유는 월향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 고객이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었을 것”이라며 “광화문점 역시 감사파티를 통해 오픈 전 공사 과정을 보여주고, 다 완성된 후의 월향 모습과 비교해 볼 수 있도록 해 우리가 함께 만든 매장이라는 성취감을 고객과 공유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은행 대출 대신 고객에게 투자받아 제 2기반 마련 
지난해 9월, 막걸리전문점 월향은 2억원 규모의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했다. 펀딩은 52시간 만에 성공했으며 모집금액을 넘어선 총 3억3100만원이 순식간에 모였다. 11월에 진행한 2차 펀딩까지 합산하면 월향은 총 5억원의 자금을 오로지 크라우드 펀딩으로 조달했다. 해당 자금은 월향 광화문점과 여의도점의 인테리어 비용으로 사용됐다. 
크라우드 펀딩은 ‘대중으로부터 자금을 모은다’는 뜻으로, 소셜미디어나 인터넷 등의 매체를 활용해 자금을 모으는 투자 방식을 말한다. 최근에는 아이디어 창업은 물론 외식업계에서도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는데, 월향 역시 이 크라우드 펀딩을 이용해 새 보금자리의 ‘총알’을 마련한 것이다. 
“처음에는 당연히 은행에서 자금을 조달하려고 했어요. 그래서 크라우드 펀딩 회사인 ‘빌리’의 제안을 처음 받았을 때는 거절했었죠. 은행에서 대출하면 간단하게 진행할 수 있는데, 괜히 동네방네 떠들어 오해받을 수도 있겠다 싶었거든요. ‘너네 잘된다더니 돈이 궁해?’라는 식으로(웃음). 하지만 프로젝트에 대한 제안을 꼼꼼히 검토하고 고민해보니 플러스 요인이 크겠다 싶었습니다. 조금 거창한 의미를 부여하자면 ‘핀테크’와 ‘전통’의 혁신적인 만남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홍보 포인트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외식업계에서도 크라우드 펀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을 무렵이었기 때문에 월향의 이 같은 행보는 업계에 신선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이여영 대표는 월향을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직접 투자를 한다는 것은 잔소리할 ‘시어머니’를 늘리는 개념이 아니라 주인의식을 가진 신규고객을 창출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한다. 
“사실 월향 입장에서는 은행에서 돈을 빌리나, 크라우드 펀딩을 통하나 큰 차이는 없어요. 하지만 신규고객 창출이라는 측면에서 크라우드 펀딩은 확실히 효과적인 것 같습니다. ‘투자자’라는 이름의 고객들은 월향을 마치 주인처럼 아끼는 마음으로 꾸준히 찾아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30대 젊은 CEO, 화제의 중심에 서다 
이여영 대표는 이미 많이 알려진대로 내로라하는 명문대 출신에 메이저 언론사 출신 기자라는 화려한 ‘스펙’으로 먼저 화제가 된 인물이다. 그런 그녀가 막걸리전문점 월향을 오픈하게 된 이유는 생각보다 단순하다. 기자 시절 알게 된 소규모 유기농 막걸리 제조업자들로부터 ‘고품질의 막걸리를 유통할 방법이 없다’는 고충을 듣다가 2010년, 자신이 직접 나선 것이다. 30대 초반 화려한 스펙의 젊은 여성이 인생의 항로를 완전히 바꿔 외식업, 그것도 막걸리전문점을 시작한다는 것은 당시만 해도 세간의 주목을 받을 만한 꽤나 센세이션한 일이었다. 
이여영 대표는 외식업계에 뛰어든 지 6년 만에 월향 홍대 1호점을 시작으로 이태원, 신사동 등에 연이어 매장을 오픈하며 활동범위를 넓히고, 와인포차 ʻ문샤인’까지 활발하게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일본의 오사카에도 월향을 오픈해 막걸리와 한식을 일본인들에게 알리는 한류 전도사 역할을 하기도 했다.   
최근 오픈한 월향 광화문점과 오픈 준비중인 여의도점까지, 짧지 않은 시간동안 평범한 막걸리전문점 주인에서 이제는 100여 명의 직원을 거느린 반듯한 외식업체의 오너로 찬찬히 단계를 밟아가고 있는 셈이다. 
“인터뷰를 할 때마다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학벌, 이력을 포함해 여성 CEO로 살아가는 것에 어떤 장단점이 있느냐는 질문이에요. 아직은 
6년 차 초짜 외식인이기 때문에 지나고 나면 바뀔 수도 있겠지만, 우선 지금 현재 느끼는 점은 이런저런 타이틀과 상관없이 ‘외식업은 누가해도 힘들다’는 겁니다. 어떤 출신, 어떤 경력을 가지고 있느냐는 상관없는 것 같아요. 재벌이 해도 성공하기 힘든게 외식업이잖아요. 외식업은 누구에게나 평등하고 정직한 비즈니스라는 점이 매력적인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아무런 편견 없이 외식업에 뛰어들었으면 좀 더 다른 방식으로 조직을 키우는 경험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어요. 어쨌든 누구에게나 평등한 이 바닥이 저는 너무 재미있어요.”

논란의 중심에서 약자의 권리를 외치다 
이여영 대표는 조리 있는 언변과 자신의 경험을 녹인 진정성 있는 화술로 다양한 루트를 통해 ‘외식인’의 목소리를 내는 사람으로도 유명하다. 
특히 최근에는 ‘건물주 vs 임차인’의 관점에서 상대적인 약자로 평가받는 임차인 입장의 확고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실제로 월향의 시작인 홍대 1호점은 건물주와의 분쟁으로 어쩔 수 없이 자리를 내주면서 월향 광화문 시대를 여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임차인의 끝은 결국 ‘포기’입니다. 모든 법체계가 건물주를 위해서 세팅돼있는 상황에서 오기로 건물주와 지난한 분쟁 과정을 이어간들 우리 같은 약자에겐 아무런 이익이 없어요. 여러 경험을 통해 내린 결론은 우리가 건물주를 선택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겁니다. 좋은 목이 아니어도 살아남을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1차이고, 이후에는 계약단계에서부터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계약서를 세팅해서 이를 받아들일 수 있는 건물주를 선택하는 방향으로 가는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남다른 의미의 월향 홍대 1호점은 이 대표에게 아픈 손가락이다. 단순히 브랜드 1호점을 철수했기 때문에 생기는 아쉬움이 전부는 아니다. 비슷한 문제로 홍대를 떠나게 된 홍대 인근의 수많은 ‘월향’들을 보면서 홍대만의 개성 있는 색깔이 바래져 가고 있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겹쳐져 더욱 그렇다. 
“홍대가 뜬 것은 개성 있는 작은 가게들 덕분인데, 이제는 그냥 중국인을 대상으로 대기업이 운영하는 건물들만 우뚝 서 있어요. 당장은 중국 관광객들로 북적거리겠지만 공실률은 점점 높아지고 뜨내기 상권이 되면서 점차 예전의 홍대 모습을 찾기 어려워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상권, 거리에 있어서 ‘문화’라는 것은 오랜 시간 켜켜이 쌓아지는 것인데 그런 것들이 점차 대자본에 휩쓸려 몰락하고 있는 것이 너무 안타깝죠.”
한때 자신의 반골 기질을 다양한 방식으로 거침없이 드러내며 변화와 자성을 부르짖었던 그의 포기한 듯한 말이 홍대의 빈 점포들을 보는 것만큼이나 씁쓸하기만 하다. 

아픔 딛고 ‘월향 블랙’으로 새롭게 도약할 것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 ‘전화위복’, ‘고진감래’…. 다소 식상하긴 하지만 올해를 시작하는 이여영 대표에게 이보다 더 좋은 표현은 없을 것 같다. 홍대 매장 철수 후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월향 광화문점 오픈을 준비하면서 이 대표는 이를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삼았다. 새로운 시도, 변화에 대한 고민은 광화문 매장 곳곳에 드러난다. 
“광화문점은 최근 프리미엄의 의미로 쓰이는 ‘블랙’이라는 타이틀을 단 ‘월향 블랙’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저는 월향 블랙을 통해 음식, 서비스, 공간의 밸런스를 맞춘 한국식 고급 음식점을 선보이고 싶습니다. 한국식 음식과 술을 통해 ‘전통’을 세팅해 선보일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단연 음식이다. 특히 광화문이라는 상권의 특성상 외국인 고객들을 많이 만날 수 있는데, 이 대표가 보기에 외국인들이 특히 감탄하는 한국의 음식이나 조리법은 바로 ‘발효’라고. 
월향은 과학과 미식을 결합한 발효음식을 통해 국내 고객은 물론 외국인들에게도 한식의 새로운 가치를 느낄 수 있게 하고, 무엇보다 다양한 한식을 맛볼 수 있도록 가격대나 메뉴 구성 역시 변화를 줄 생각이다. 고품격 한식 하면 값비싼 가격의 일품요리를 떠올리게 되는데 두명이 와도 다양한 한식을 합리적인 가격에 맛볼 수 있도록 단품 방식의 메뉴를 준비하고 있다. 글라스 와인처럼 막걸리 역시 잔 단위로 판매하는 것은 필수다. 
“사람들이 술을 곁들이는 자리로 이자카야를 좋아하는 데에는 다양한 음식을 조금씩 맛볼 수 있어서인 이유도 클 겁니다. 한식도 그런 방식으로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요즘 배고프다고 음식 때려먹는 사람 없잖아요?(웃음). 주방 테크닉은 준비돼있으니 고객이 얼마만큼 만족할 수 있게 선보이느냐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동네 뒷골목 술집, 프랜차이즈로 풀다 
2016년은 확실히 이여영 대표에게 큰 전환점이 되는 시기인 듯 하다. 특히 오랜 시간 이 대표의 머릿속에만 있던 프랜차이즈 사업을 어떻게 구현할지에 대한 고민이 크다고. 
“6년 차 월향을 통해 상징적인 모델을 잘 만들었으니 대중버전의 프랜차이즈에 본격적으로 도전할 계획입니다. 월향 이태원점, 광화문점의 이미지와 가치를 그대로 담되, 동네 뒷골목에서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한국형 작은 술집을 준비하려고 합니다.”
이여영 대표가 하려는 프랜차이즈 모델은 사장을 포함한 두명 정도의 직원이 운영할 수 있는 작은 규모다. 음식 역시 ‘저렴한 가격에 맛있는 음식’이라는 판타지스러운 표어를 내세우는 게 아니라, ‘적당한 재료를 가지고 적당한 테크닉’으로 팔아 고객 만족도를 높이겠다는 보다 현실적인 생각을 하고 있다. 
“저는 ‘정상적’인 음식을 파는 프랜차이즈를 하고 싶어요. ‘쓰레기’ 같은 음식을 그저 싸게 판매한다는 이유로 가성비 높은 메뉴라고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고객도 적당한 가격을 지불하고 정상적인 음식을 즐기도록 하는 거죠. 이제는 이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가맹점주를 만나 프랜차이즈라는 방식을 통해 대중화에 나서려고 합니다.”
이 대표는 좋은 재료로 만든 맛있는 음식에 대한 가치는 만드는 사람이 굳이 어필하지 않아도 고객이 먼저 안다고 자신한다. 그동안 월향을 운영하면서 알게 된 노하우다. 
프랜차이즈에 대한 철학은 확고하지만 이를 어떤 식으로 구체화할지에 대한 고민은 여전하다.
“꼭 돈 있는 미식가들뿐만 아니라 보통사람들도 꽤 괜찮은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하는 것, 그리고 가맹점주들이 착취당하지 않고 월급 정도는 벌 수 있게 하는 것, 이 두 가지만 지킨다면 월향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어떠한 변형도 가능합니다. 다만 가맹점주들이 시행착오를 겪지 않도록 하는 것은 온전히 제 몫이겠죠.”
월향을 갓 시작했을 때, 그리고 그때와는 회사의 규모도, 직원수도, 위상도 달라진 지금 역시 이여영 대표의 목표는 동일하다. 외식이라는 카테고리에 다양한 비즈니스를 더해서 소비자들의 마음을 잘 읽는 마케팅 회사를 운영하는 것이 이 대표의 궁극적인 목표다.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방법에 있어서 더욱 노하우가 쌓인 만큼 산업의 구분 없이 다양한 프로젝트를 시행할 수 있는 마케팅 회사를 만들겠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이여영 대표를 수식하는 말 중에 어느새 학벌, 경력, 여성이라는 말은 희미해져 버렸다. 오로지 ‘이여영’ 이라는 사람의 단단하고 확신에 찬 행보가 이러한 선입견을 지워버린 것이다. 외식을 기반으로 한 창의적인 마케팅 회사를 만들어갈 그의 미래가 기대되는 이유다.

 
2016-01-29 오전 01:13:46 (c) 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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