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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포트 바이 쌈 안현민 오너 셰프  <통권 378호>
중국판 ‘냉장고를 부탁해’의 스타 셰프, 중국 내 K-food 한류를 이끌다
관리자 기자, foodbank@foodbank.co.kr, 2016-08-29 오전 02:07:41

현재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스타 셰프로 손꼽히는 인물 가운데 한 사람은 다름 아닌 한국인 ‘안현민 셰프’다. 중국의 게임업체 텐센트가 제이티비씨(JTBC)의 ‘냉장고를 부탁해’로부터 정식으로 포맷 판권을 사서 만든 중국판 냉장고를 부탁해 <바이투어러 빙상, 拜托了冰箱> 프로그램에 유일한 외국인 셰프로 출연하고 있다. 한국의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미카엘 셰프와 같은 존재인 셈이다. 이달에는 중국에서 스타 셰프로 부상해 K-food를 이끌고 있는 ‘원포트 바이 쌈’의 안현민 오너 셰프를 만났다. 
글 육주희 국장 jhyuk@foodbank.co.kr   사진 안현민 셰프 제공   




중국판 <냉장고를 부탁해> 미카엘 역할로 인기
기상청 관측사상 최고 온도 기록을 연일 경신하면서 한 낮에는 바깥 활동조차 위축되는 뜨거운 여름날, 강남의 한 카페에서 안현민 셰프를 만났다. 중국에서 방송 중인 <바이투어러 빙상, 拜托了冰箱>(중국판 냉장고를 부탁해) 시즌2 촬영을 마치고 한국에 잠시 들어 온 터였다. 
한국은 ‘쿡방’ 열풍이 조금씩 사그라들고 있지만 중국은 최근 ‘먹방’에서 ‘쿡방’으로 열풍이 옮겨오면서 냉장고를 부탁해와 비슷한 프로그램이 4~5개 방송사에서 방영 중이다. 그 가운데 온라인으로 내보내는 <바이투어러 빙상>은 세계 게임시장 매출 1위인 중국 게임업체 ‘텐센트’가 제이티비씨로부터 정식으로 포맷 판권을 사서 만든 것이다. 쿡방 프로그램의 간판 격인 <바이투어러 빙상>에 출연하는 그의 인기는 한국의 미카엘만큼이나 높다. 현재 중국에서 그의 맞대결 전적은 5승으로 함께 출연하는 셰프들 가운데 최고의 승률을 거뒀고, 셰프 인기순위에서도 당당히 1위의 자리에 올라 있다. <바이투어러 빙상>은 냉장고를 부탁해와는 달리 요리대결이 주가 아니라 예능 토크가 주가 되기 때문에 매회 한 번의 매치만 한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안현민 셰프는 ‘미니언스의 밥’이라는 닉네임도 얻었다. 동글동글한 얼굴에 동그랗고 굵은 뿔테 안경을 낀 모습이 미니언을 빼닮은 데다 방송 중 자연스럽게 바나나를 먹고 있는 모습이 화면에 그대로 나가면서 아예 미니언스와 바나나를 조합해 미니언스의 밥이라는 캐릭터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확실하게 찍었다. <바이투어러 빙상>은 인터넷 방송이라는 제한된 조건에도 불구하고 10억뷰를 초과했다고 하니 말 그대로 중국 내 K-food를 이끄는 한류 스타 셰프로 제대로 자리매김한 셈이다.
특히 <바이투어러 빙상> 시즌1이 예상 외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자 제작사에서는 출연진들의 캐릭터와 이모티콘을 개발해 웨이보에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홍보, 시즌 2의 반응은 더욱 폭발적이다. 일부 네티즌들은 <바이투어러 빙상>을 ‘밥도둑 같은 프로그램’이라고 말할 정도라고 한다. 



베이징 핫플레이스 싼리툰에서 한식 레스토랑 ‘쌈’ 운영
안현민 셰프는 지난 2010년 베이징 싼리툰(三裏屯)에 한식 레스토랑 ‘원포트 바이 쌈(이하 SSAM)’을 오픈했다. 대부분의 한식당이 왕징 등 한국인 거주 지역에 위치해 있지만 싼리툰은 중국 주재 각국의 대사관들이 밀집한 곳으로 한국의 이태원이라고 불리는 지역이다. 이곳은 저녁마다 라이브 공연을 비롯해 갖가지 이벤트가 열리고, 중국적이면서도 서구적 분위기의 트렌디한 상점들이 많이 들어서면서 나이트라이프뿐 아니라 쇼핑과 문화의 거리로 각광받고 있다. 이곳에서 SSAM은 중국에 있는 기존 한식당과는 차원이 다른 모던하면서도 심플한 인테리어와 트렌디한 음식, 맛으로 차별화를 이루고 있다. 퀴노아 샐러드는 비빔밥을 모티브로 해서 밥 대신 퀴노아를 넣어 만든 원볼 샐러드다. 고추장 드레싱의 매콤한 맛이 입맛을 살려 주며, 비빔밥처럼 한 그릇만 먹어도 배가 부른 샐러드다.
비프 카르파치오(Beef Carpaccio)는 육회를 모티브로 만든 SSAM의 대표메뉴다. 육회의 간장, 참기름, 달걀노른자, 배, 잣을 소고기에 넣어 싼 음식으로 고급 식재료인 트러플을 곁들여 향과 멋을 더했다. 워터 스네일 샐러드(Water Snail Salad)는 골뱅이 무침을 모티브로 한 음식으로 대파, 김장아찌, 마늘 튀김, 깻잎과 초고추장을 곁들여 낸다.
안현민 셰프와 SSAM이 중국 매체로부터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아주 우연한 계기였다. 몇 년 전 한식재단에서 해외 한식당 정보를 담은 책자를 출간했는데 당시 책 작업에 참여한 중국의 유명한 음식평론가가 그의 식당에 대해 “베이징에는 수많은 한식당이 있는데 메뉴가 천편일률적이다. 식당마다 무슨 특색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없다. 그러나 SSAM은 메뉴가 다양하고 특색이 있다”고 평가를 한 것이 모티브가 되었다. SSAM은 2011년 <타임아웃 베이징> 영문판에서 한식당 최초로 ‘베스트 뉴 레스토랑’에 선정된 것을 시작으로 2014년 <더 베이징어> 선정 ‘베스트 컨템포러리 코리안 레스토랑’ 등 다수의 상을 수상했다. 또한 2013년 박근혜 대통령 방중 때에는 세 차례의 테이스팅을 거쳐 의전 도시락을 제공하는 등 여러 곳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현재는 매달 적어도 한 종 이상의 잡지에 쌈에 관한 기사가 실리거나 중국 CCTV나 베이징 TV, 텐센트 등 방송을 통해 안현민 셰프를 볼 수 있다. 




<바이투어러 빙상>을 통해 스타 오너셰프로 거듭나
안현민 셰프는 SSAM을 오픈한 이후 수많은 어려운 고비를 넘겨왔다. 중국인들이 생각하는 일반적인 한식이 아닌 모던 컨템포러리 한식을 선보이는 데다 인공조미료를 사용하지 않아 음식이 순하고 담백해 기존의 자극적인 한국음식에 익숙했던 중국인들로부터 컴플레인도 많이 받았다. 또 매체를 통해 꾸준히 소개는 되었지만 매출대비 치솟는 임대료와 식재료비로 운영이 너무 어려워 잠시 문을 닫은 적도 있었다. 
안현민 셰프는 “아마도 다른 한식당처럼 고기를 굽고 인공조미료를 많이 사용했으면 문닫을 일이 없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식이 불고기, 비빔밥, 고기구이만 있는 것이 아니기에 다양한 한국음식과 문화를 소개하는 것이 SSAM의 역할이며, 셰프로서 좋은 재료로 정직하게 서비스하겠다는 신념을 포기하면서까지 식당을 운영하고 싶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3~4년 동안 점포세가 밀려 8억원에 달할 정도였다. 3개월 동안 문을 닫고 어떻게 베이징 사람들을 끌어들일 수 있을까를 고민하면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베이징에서 줄서는 식당들을 벤치마킹 다니면서 해답을 구했다. 그 시간이 나에게 더없이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고 말하는 그는 벤치마킹을 통해 SSAM을 코리안 비스트로 다이닝 콘셉트에서 중국 대중들이 많이 찾을 수 있도록 포지셔닝에 변화를 줬다. 가격을 40% 낮추고 1인분씩 나오는 코스 대신 푸짐하게 한 접시를 담아 내 나눠 먹는 식으로 바꿔 접근성을 높였다. 이러한 변화는 적중했다.
SSAM의 입지적 조건과 <바이투어러 빙상> 출연도 경영 활성화에 한몫을 했다. 싼리툰이 1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젊은이들의 핫플레이스로 각광받는 데다 중국 외식업이 활성화되면서 주요 소비층으로 부상하고 있는 20대와 인터넷으로 송출하는 <바이투어러 빙상>의 주요 시청자층이 부합하면서 안현민 셰프의 인기는 두말할 필요도 없고, 그가 운영하고 있는 SSAM에 대한 관심이 급속도로 높아졌다. 이로 인해 SSAM에는 매일 중국 각지에서 그의 음식을 맛보기 위해 몰려드는 고객들로 넘쳐나고 있다. 이후 3년 동안 밀린 임대료를 다 갚을 수 있었다.




에드워드 권 셰프와의 인연으로 버즈 알 아랍 호텔 근무
안현민 셰프가 요리를 시작한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경북 포항 출신인 그는 사춘기 때 포항 육거리에서 작은 경양식집을 운영했던 어머니가 요리하는 모습을 보며 자랐다. 그러던 중 1990년대 초 당시 150만원으로 2년 동안 세계 여행을 다녀온 외삼촌의 경험담을 통해 외국의 발달된 음식문화와 셰프에 대한 동경이 생기면서 ‘외국에 나가서 그들이 좋아하는 나만의 한식을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대구산업정보대 조리학과에 진학을 했다. 
이후 경주에 있는 힐튼호텔에서 7년간 요리 경력을 쌓고, 서울로 올라와 W 서울 워커힐 호텔에 취직했다. 직급도 월급도 전 직장보다 낮았지만 지방에서 서울 특급호텔 주방에 오니 매순간이 감동이었다. 이때 만난 사람이 에드워드 권 셰프였다. 이것이 인연이 되어 에드워드 권 셰프는 2007년 자신이 일하던 두바이의 버즈 알 아랍 호텔 이탈리아 레스토랑에 그를 추천했다. 이곳에서 2년 동안 파트 조리장(Chef de Partie)으로 일하면서 음식에 과학을 접목한 분자요리를 비롯해 다양한 조리기법을 배웠다. 그러던 중 2009년 돌연 중국 베이징 행을 택했다. 사실 처음에는 투자자의 제안으로 선택한 길이었다. 그러나 여의치가 않아 중국 쉐라톤 텐진(天津) 호텔과 베이징의 포 포인츠 바이 쉐라톤호텔의 이탈리아 레스토랑에서 근무하며 ‘주방 중국어’를 익히는 등 차근차근 준비했다. 
2010년 그는 베이징 싼리툰에 한식 레스토랑 SSAM을 열었다. 사실 처음부터 그는 해외에서 한식을 펼쳐 보이자는 생각을 갖고 요리를 해왔기 때문에 지난 17년간 해왔던 양식 대신 한식으로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이다. 처음 요리를 배울 때 한식 대신 양식을 택한 것도 테크닉과 프레젠테이션을 먼저 익히고 갖춘 후에 한식에 접목하자는 의도에서였다. 실제로 안현민 셰프의 음식은 식재료의 특성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새콤, 매콤, 달콤, 담백한 맛이 잘 살아있고, 서양식 조리법과 플레이팅을 접목해 중국내 한식당 가운데에서도 쌈만의 독특한 아이덴티티를 구축, 북경의 새로운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한편 SSAM은 외자법인으로 운영하고 있다. 중국에서 외자법인으로 한식당을 여는 건 매우 어렵다. 내자법인으로 설립해도 되는 일을 굳이 외자법인으로 연 이유는 조리사 후배들에게 더욱 많은 기회를 주고 싶어서다. 외자법인일 경우 ‘워킹 비자’를 받기가 더 쉽다. 어렵게 외자법인으로 외식업을 운영하고 있는 만큼 한국의 많은 후배들이 중국시장에서 미래를 개척하고 한식 세계화를 위해 도전해 주길 바라는 마음이 크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해 아쉬움이 크다. 




한식 스승 윤정진 셰프 만나 한식의 본질 깨달아
안현민 셰프에게는 잊지 못할 한식 스승이 있다. 바로 한식당 ‘가온’ 등에서 총괄셰프를 했던 故윤정진 셰프다. 한식으로 세계무대에 도전하고자 하는 그에게 한식의 맛이나 틀을 깨지 않고 양식의 테크닉을 접목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문제였다. 기본적인 한식 요소가 모두 들어가되 형태의 변화만 주는 것이기 때문에 더욱 한식에 대한 본질이 중요한 데다 전문적인 공부가 필요했다. 이때 주변 지인들이 사부로 추천한 셰프가 한식당 가온 등에서 총괄셰프를 했던 故윤정진 셰프다. 하지만 윤정진 셰프는 그를 호락호락하게 받아주질 않았다. 그는 포기하지 않고 경주에서 서울까지 몇 번을 더 찾아갔다. 결국 제자가 되지 못한 상태에서 더 배워야겠다는 생각에 서울로 이직하면서부터 관계가 급격히 가까워졌다. 셰프들 사이에 큰형님이었던 故전대진 셰프의 ‘현민이 챙겨라’라는 말 한마디에 의형제까지 됐다. 외국에서 일하다 잠깐 휴가라도 내서 들어오면 아무리 형편이 안 좋아도 전국을 데리고 다니면서 이건 꼭 먹어봐야 한다며 음식을 사주고 가르쳐줬다. 故윤정진 셰프에게 전수받은 육개장, 곰탕육수와 소고기 육수, 우족의 조리법은 그 어디에서도 다시 배울 수 없는 말 그대로 비법이 되었다. 이 비법으로 끓인 육개장은 중국인들도 좋아한다. 
이렇게 양식과 이탈리안, 한식을 모두 받아들여 새롭게 해석한 안현민 셰프의 한식은 참신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한식과 어우러질 수 있는 와인 리스트를 엄선한 점도 외국인 고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현재 식당 손님의 95%가 외국인, 나머지 5%가 한국인이다. 객단가는 1인 평균 80~100위안(약 1만6000~1만8000원) 선이다. 현재 중국인들의 한 끼 식사비용이 점심 20~30위안, 저녁 60위안, 외식 100~120위안 정도로 본다면 중가 이상의 객단가를 유지하고 있다. 



세계를 향해 훨훨 날 채비를 갖추고 있는 안현민 셰프
안현민 셰프가 중국 현지에서 느끼는 중국의 외식산업은 최근 몇 년간 급격한 발달과 함께 요동치고 있다. 예전에는 외식 브랜드를 만들면 10년 이상은 큰 문제없이 영업을 해왔지만 지금은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면 살아남지 못한다. 이렇게 빠른 변화를 보이는 가운데 중국의 외식사업은 시진핑 주석 정부로 들어선 이후 또 다른 변화를 맞았다. 주석이 부패척결을 강하게 추진하자 접대가 줄어들면서 고급 음식점들이 영업 악화로 문을 닫기 시작한 것. 대형 음식점들도 조식을 제공한다거나 서브 브랜드를 만들어 사업다양화를 모색하기 시작했다. 반면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제일 먼저 인기를 끈 분야는 커피와 디저트다. ‘스타벅스’와 ‘코스타 커피’ 같은 브랜드는 같은 지역에만 2~3개가 있을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다. 중국 내 한식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한국을 다녀와 제대로 된 한식을 맛본 중국인들이 늘면서 이들의 입맛을 고려해 중국 내 한식 브랜드들도 변신 중이다. 1년 매출이 조 단위로 알려진 중국 내 가장 큰 한식 브랜드 ‘한라산 그룹’도 한국 현지 느낌을 최대한 살린 제2브랜드를 만들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여전히 중국에서 한식에 대한 인식은 낮다고 말하는 안현민 셰프는 “한식의 다양성과 식재료의 특성을 제대로 살린 한국의 미식을 제대로 보여주고 널리 전파하는 것이 향후 계획”이라고 한다. 특히 “중국에서 일식은 20~30만원의 가격대가 인정되는 만큼 접대는 양식 또는 일식으로 받아야 잘 받았다는 생각이 보편적인데, 한식은 중저가 또는 저가 메뉴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어서 한식에 대한 이런 인식을 바꾸는 것이 목표”라고 말한다. 
최근 그는 상하이에 자주 간다. 3년쯤 뒤 상하이에 한식당을 열 계획이기 때문이다. 이제 알려지기 시작한 ‘쌈’이라는 브랜드를 잘 안착시켜 새로우면서도 제대로 된 한식을 좀 더 국제석인 도시에 선보인다는 것이 목표다. 또 지난해부터 준비해 왔던 제주도 한식 비스트로도 내년에는 선보일 계획이다. 한국과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를 바쁘게 오가며 세계를 향해 훨훨 날 채비를 하나씩 해나가고 있는 안현민 셰프의 내일이 더 궁금해지는 이유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식당 9월호에 있습니다. 


 
2016-08-29 오전 02:07:41 (c) 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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