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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의 도시 부산의 맛집을 찾아서  <통권 379호>
관리자 기자, foodbank@foodbank.co.kr, 2016-09-27 오전 11:16:01

부산은 서민형 음식이 유난히 발달한 지역이다. 1950년 한국전쟁 당시 많은 북한 실향민들이 월남해 정착한 곳인 만큼 싸고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국밥이나 전 형태의 음식을 즐겨 먹었고, 당시 문을 연 음식점들은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가며 유서 깊은 맛집으로 자리 잡았다. 피난민들이 돼지고기로 설렁탕을 끓여먹으며 시작됐다는 돼지국밥이나 밀면의 시작에서 볼 수 있듯 역사의 애환과 설움이 담긴 부산의 음식과 외식 문화가 궁금해졌다. 부산에서만 30년 이상 외식업에 몸담으며 부산 특유의 음식과 외식 콘텐츠를 이끌어가고 있는 업소들을 찾았다.   글 황해원 기자 banana725@foodbank.co.kr  사진 이종호 팀장 






오랜 역사 지닌 부산 맛집들의 위엄 
부산은 한국전쟁을 기반으로 다양한 음식문화가 생겼다. 밀면은 1950년 한국전쟁 당시 냉면 재료가 없어 흔한 밀가루를 반죽해 냉면을 만들어먹으면서 탄생된 음식이다. 돼지국밥은 없이 살던 시절 값싼 돼지머리로 국물을 내고 머릿고기와 밥을 말아 먹으면서 유래했다. 
부산은 전쟁 피해를 가장 적게 본 지역이자 북한 피난민들이 가장 많이 머물렀던 곳이라 당시 중앙동이나 해운대 근처에서 문을 열었던 음식점들 중에는 60년 이상 역사를 지키고 있는 낡은 점포가 많다. 
부산 해운대구에서 가장 오래된 음식점은 중식당인 ‘신흥관’이다. 물론 이전에도 식당이야 있었겠지만 1954년 지방자치단체에 공식 등록된 1호 음식점이다. 그 뒤를 이어 1962년 ‘해운대암소갈비집’과 1970년 ‘금수복국’이 등장한다. 
부산의 음식 역사에서 어묵도 빼놓을 수 없는데 1924년 조선총독부에서 발행한 《조선의 시장》에는 ‘쌀, 어묵, 채소, 청과물 등이 주종을 이루었다’는 기록이 나온다. 부산어묵의 역사를 확인할 수 있는 최초의 기록이다. 1936년 지금의 부산데파트 자리에 자리했던 동광동시장에는 일본인이 세운 어묵공장이 있었다. 1976년 개항과 함께 인구가 급속히 증가하고 해양·수산 도시로 성장하면서 어묵뿐 아니라 중국에서 넘어온 화교들에 의해 중식당과 해산물을 활용한 향토음식도 고유의 음식 문화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부산 출신인 《일본의 맛, 규슈를 먹다》 박상현 저자는 “부산은 부산만의 묘한 음식 문화가 형성돼있다. 흔한 길거리 식당에서도 역사의 단면을 발견할 수 있을 정도다. 그래서 부산의 미식가들이나 유명 맛집 블로거들은 ‘1세대’나 ‘원조’에 대해 늘 논쟁을 하고 같은 음식이라도 자신만의 입맛이나 철학이 확고하다”고 이야기한다. 



“어무이 1000원 더 받아도 내 발 안 끊을게 마이 좀 받으소”
부산은 아직까지 국밥 한 그릇에 5000원, 6000원을 고수하고 있는 집들이 많다. 한국전쟁 당시 배곯던 피난민들과 서민들의 설움을 느껴서인지 그들에게 외식업은 아직까지도 장사보단 밥을 나누어 먹는다는 의미에 가깝다. 
모친을 이어 40년간 부산 연제구에서 돼지국밥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박주호 대표는 “없이 살던 시절 어머니는 돼지머리를 헐값에 사와 밤새 팔팔 끓여 육수를 만들었다. 다음날 국물에 머릿고기를 푸짐하게 썰어넣고 시장을 오가던 노동자들에게 막걸리와 국밥을 10원에 팔았다”고 이야기한다. 4대에 이어 100년 가까이 보신탕집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박달집’ 임완규 3대 대표는 “1대 창업주인 외할머니가 개잡는 날이면 어머니는 평양시 청천강 주변을 뛰어다니며 “개장국 끓였습니다~ 어서들 오세요”하며 주민들에게 알려 식당에서 다 같이 나누어 먹었다”고 전한다. 
부산 MBC에서 다양한 맛집 프로그램을 제작했던 박명재 PD는 “방송에 내보내기에도 아까울 정도로 보석 같은 집들이 많다”며 “단골들이 “이렇게 많이 퍼주고도 남십니꺼? 어무이 1000원 더 받아도 내 발 안 끊을게 마이 좀 받으소”라고 해도 “시끄랍다. 밥이나 무라”라며 꾸짖는 노익장들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는 정겨운 곳들”이라고 이야기한다. 
부산에는 진주비빔밥이나 안동식해, 평양냉면과 같이 역사가 오래된 음식이 많지 않다. 돼지국밥이라고 해봤자 부산 지역에서 만들어 먹기 시작한 건 100년도 채 안 됐다. 그런데도 이만큼 유명해질 수 있었던 것은 음식에 역사와 스토리텔링 요소를 입혀 재발견을 잘했기 때문이다. 동래파전도 조선시대부터 있던 음식이나 부산 대표 음식으로 유명해진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그만큼 부산은 음식과 문화, 역사에 대한 애착을 바탕으로 음식을 끌고 가는 힘이 있다. 부산만의 지리·역사적, 환경적인 특성이 있기 때문에 종류 불문 다양한 형태의 서민 음식이 발달했지만 그에 비해 주목을 덜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일본 후쿠오카와 가까워 일본 고객이 자주 방문하는데 그들이 즐겨보는 ‘부산 지역 향토음식’ 책자에는 이러한 역사력과 내공 있는 맛집보단 최신식 한정식집만 나열돼있다. 접근성이나 시설, 서비스에서 뛰어난 곳들만 올려놓은 셈이다. 박상현 작가는 “노포들 중엔 시설이 좀 낙후하고 주인장이 불친절해도 그만의 정취와 분위기가 있는 법인데 반드시 쾌적한 공간에 친절한 서비스의 집들만 대대적으로 알리는 건 부산 특유의 외식 문화를 모르는 일”이라며 “시 차원에서도 부산 음식을 제대로 보존해가기 위한 지원과 정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부산 향토 재료를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 부산 시민들의 입맛을 트렌디하게 맞추고 있는 신규 음식점과 반세기 넘는 오랜 시간 동안 깊은 내공과 철학으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전통 음식점 두 곳을 소개한다. 


  * 자세한 내용은 월간식당 10월호에 있습니다.  


 
2016-09-27 오전 11:16:01 (c) 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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