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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학동 중앙시장 통해 본 국내 외식업 현황  <통권 380호>
관리자 기자, foodbank@foodbank.co.kr, 2016-10-28 오전 08:39:53




누군가는 전통시장을 어느 시점에서 멈춰버린 ‘박제된’ 공간이라고 말한다. 여기저기 가격 흥정이 벌어지고, 인정 많은 상인들이 덤으로 이것저것 얹어주는 정다운 그곳이 대형마트와 복합쇼핑몰에 자리를 빼앗긴 건 이미 오래전 일이라는 것이다. 서울에서 가장 크고 오랜 역사가 묻어있는 황학동 중앙시장의 모습은 어떨까. 지상 최대 쌀 시장으로 시작해 온갖 식재료와 기기·기물, 중고품 등 도·소매를 아우르는 거대한 보물창고로 반백년이 넘는 시간 동안 자리매김해 온 황학동 중앙시장을 찾았다. 
특히 마장로 일대의 주방가구거리와 중고 식기업체들을 주목했다. 중앙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곳이기도 하면서 업소용 식기와 주방기기·기물 등 외식업자들이 필요로 하는 모든 집기와 중고품들을 판매하고 있는 핵심적인 도매시장이기 때문이다. 주방가구거리의 변천사와 분위기, 판매 현황을 통해 외식업의 흐름과 현주소를 읽을 수 있었다. 
글 황해원·이동은 기자  사진 이종호 팀장, 황해원·이동은 기자

지상 최대 양곡시장으로 시작한 ‘서울 3대 시장’ 
서울 황학동 중앙시장은 8.15해방과 6.25전쟁의 혼란 속에서 자리 잡은 지상 최대 규모의 시장으로 남대문·동대문시장과 함께 서울의 3대 시장으로 불렸을 만큼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시장이 자리한 황학동은 논밭이었던 이곳에 노르스름한 깃털을 가진 두루미가 날아들었다고 해서 유래됐다. 이곳은 리어카 행상들이 엿과 바꾸거나 헐값에 사들인 고물들을 진열해 판매하면서 자생적으로 형성된 데다 고물들이 겹겹이 쌓여있어 상점 내부가 어두컴컴한 탓에 한때는 ‘도깨비 시장’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1914년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은 시장규칙을 규정하고 쌀과 생활용품을 파는 공설시장을 곳곳에 세웠다. 해방 직후 일본이 물러나면서 1946년엔 성동시장이 개설됐고 300개에 가까운 점포가 새로 들어섰다. 그러나 성동시장은 체계 없이 이곳저곳 제멋대로 생긴 노점상들이 대부분인 무허가시장에 불과했다.
1950년 신당동 시장조합이 설립되면서 성동시장은 성동중앙시장으로 명칭을 바꿨으며 이때 양곡시장도 함께 조성됐다. 당시 서울 시민이 소비하는 양곡의 약 70%가 중앙시장에서 거래됐을 정도로 규모가 엄청났다. 쌀값의 시세를 결정할 만큼 주요 쌀 시장이었고 한때는 채소도매 시장으로도 명성이 자자했다. 그러나 1965년 정부에서 쌀 가격과 수급을 통제하면서 시장은 조금씩 쇠퇴해갔다. 1960년대 후반으로 갈수록 양곡을 취급하는 점포가 절반으로 줄었고 1977년 서울 강남 서초동 중앙양곡도매시장으로 대거 이전하면서 서울 최대 양곡시장은 마침표를 찍었다. 당시 남아있는 상인들은 신당동에서 황학동으로 옮겨갔다. 

국내 외식업 변천사 녹아있는 격동의 60년
지금의 주방가구거리가 형성된 것도 그 무렵이다. 1987년 시장의 북쪽으로 마장로가 개통되고 88올림픽이 개최되면서 국내 외식업의 발달과 함께 주방기기·기물과 식기업체들이 들어섰다. 1980년대 중·후반은 국내 외식업이 가장 빛을 발했던 시기이면서 동시에 국내 최대 양곡시장이 주방가구시장으로 불리며 시장의 위상에 큰 변화가 있었던 시점이기도 하다.
중고기물이나 물품을 거래하는 점포가 활성화된 것은 IMF 직후다. 수많은 음식점들이 문을 닫으면서 갈 곳을 잃은 중고물품이 이곳으로 몰려들었다. 황학동 주방가구거리에서 40년 이상 주방기기업체를 운영 중인 신택상 중앙시장 상인회장은 “가게마다 간판도 없었다. 물품마다 ‘OO개’라고 적힌 종이만 덕지덕지 붙여 가게 안부터 바깥까지 죄다 쌓아 놨다. 이렇게 생긴 물건이 몇 개가 있다는 뜻이었다. 매일 수십 개 식당들이 문 닫고 중고물품을 내놓으면서 한동안 주방가구거리는 중고품·골동품을 파는 도깨비시장으로 불리기도 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후 2003년 황학동 주방·가구축제가 개최되면서 주방가구거리는 더욱 활성화됐고 2014년에는 주방가구거리가 서울시 관광특구로 지정됐다. 전국 주방기기의 8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특화돼있는 주방가구거리의 많은 점포들은 기기·기물 공장을 함께 운영하거나 온라인 유통망을 갖추고 다방면으로 판매 활동을 하고 있다. 외식업소는 물론이고 호텔과 병원, 급식, 기내식당 등에서 사용하는 냉장·냉동고와 싱크대, 저장고, 쇼케이스, 가스레인지, 덕트, 환풍기, 테이블, 불판 등의 기물부터 집게와 수저, 장갑, 유니폼, 장화 등 사소한 주방용품까지 ‘세상에 없는 것’ 빼고는 전부 갖추고 있는 외식업자들의 보물창고로 자리매김했다. 

주방가구거리, 불황 그림자 짙어… 상인들 한숨
현재 주방가구거리는 침체 일로에 있다. 지속되는 경기 불황과 내수침체로 외식업 운영이 힘들어지면서 자연히 주방기기, 식기업체에까지 불황의 그림자가 닥쳤다. 잇따른 폐업으로 인한 중고 주방기물과 물품들이 시장으로 흘러나오면서 중고 매입률이 작년대비 70% 이상이나 증가했다. 중고품 매매가 늘었다고 해서 중고기기 업체들이 숨통을 트는 것도 아니다. 중고기물이 쌓이는 데 반해 판매율은 절반 이상 줄었다. 폐업만 있고 개업은 현저히 줄었다는 반증이다. 매일 수십 개의 외식업체들이 폐업하며 중고 주방기물들이 쌓여가지만 기물을 사가는 곳은 손에 꼽힌다고 한다. 
한 중고 주방기기업체 대표는 “안 팔리는 물건은 6개월, 1년간 쌓아두는 경우도 있다”며 “매달 나가는 창고 자릿세 부담만 커지고 매출은 거의 없어 폐업까지 고려할 정도”라고 토로했다. 이 같은 악재가 주방가구거리 전체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비슷한 현상은 IMF 직후에도 있었다. 명예퇴직자들이 만만한 탈출구로 식당 창업을 선택했다가 5년도 못 버티고 줄지어 폐업하면서 주방가구거리 전체에 엄청난 중고품들이 쏟아졌다. 그러나 당시엔 폐업만큼 신규 창업도 많아 중고 판매도 활발히 이루어졌다. 신택상 상인회장은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중반까지 중고기기·기물을 판매했던 상인들은 돈을 상당히 많이 벌었다”며 “다 옛날이야기일 뿐 현재는 중고로 들여온 물건을 다시 중고로 되팔아야 하는 지경까지 왔다”고 말했다. 
식기 쪽도 마찬가지다. 일부 특화된 제품만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대량으로 구입하기 때문에 특정 업체들만 활황일 뿐 대부분의 중고식기업체들은 유지가 어려운 상황이다. 간간이 개인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이 중고식기를 구매해가기도 하지만 그 숫자도 예년에 비해 현저히 줄었으며, 업종 전환 시에도 기존 쓰던 물품을 그대로 사용해 추가 구매가 거의 없다는 것이 중고식기업체 상인들의 이야기다. 

자생력·경쟁력 갖추고 외식업과 동반 성장해야
365일 장사진을 쳤던 주방가구거리가 이토록 침체된 데는 외식업의 불황 때문만은 아니다. 외식업도 잘되는 매장과 고전하는 매장이 있듯, 황학동 주방가구시장 역시 활황인 업체들 중에는 다양한 인프라와 판매 채널을 확보하며 경쟁력을 키우고 있는 곳들도 많다. 
그들은 공장을 두고 독자적인 제품을 자체 생산하거나 내실 있는 수입 브랜드를 독점 계약, 판매하며 중소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고 있다. 또한 단순히 기기·기물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외식업소의 설계·시공부터 창업, 운영 부분까지 컨설팅하는 종합기업으로 포지셔닝하고 있는 업체도 상당수다. 
외식업도 마찬가지다. 주방가구거리의 중고매매 현황을 통해 본 외식업의 현주소는 참담한 수준이었지만, 상인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발 빠른 정보력과 콘셉트·상품력의 차별화로 성업 중인 업소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들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주방가구거리의 역사는 곧 국내 외식업의 역사라고 해도 될 만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반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의 외식업 흥망성쇠가 주방기기·기물, 중고품의 판매 추이에 녹아있다. 외식시장의 분위기나 현황, 존폐의 핵심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황학동 중앙시장 주방가구거리를 먼저 둘러볼 필요가 있다. 황학동 상인들 역시 문만 열어놓고 있을 것이 아니라 선전기업의 전략을 벤치마킹해 자생력과 새로운 경쟁력을 갖춰나가야 한다.



Part 1 주방기기기물 통해 본 외식업 현황
황학동 중앙시장에서 가장 많은 점유율을 차지하는 업종이 바로 주방기기기물이며 현재 약 500여 곳의 주방기기기물, 가구업체들이 들어서있다. 86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을 시작으로 발달한 국내 외식업의 분위기는 어떨까. 주방가구거리 내 주방기기 매입판매 현황을 통해 외식업의 현주소를 살펴봤다. 



Part 2 식기 매매로 본 외식업 트렌드 
최근 외식업의 현황을 체감할 수 있는 건 황학동 식기업체에서도 마찬가지다. 한식, 일식, 중식 등 개인사업자의 폐업률이 높아진 반면, 프랜차이즈 창업이 강세를 보이면서 덩달아 황학동 그릇상들도 양극화되는 모습이다. 식기류 매매를 통해 들여다 본 외식업 현황과 업종별 식기 트렌드, 황학동 이모저모를 살펴본다. 

Part 3 황학동 중앙시장 이모저모 
요즘 외식업에서 무시할 수 없는 게 바로 식당의 분위기다. 색다른 분위기에서 밥을 먹고 술을 마시려는 소비자들의 욕구가 강해지면서 해외 야시장을 표방한 포차, 이국적인 느낌을 자아내는 식당과 카페들이 주목 받고 있다. 또한 개인 소규모 창업을 하더라도 개성 넘치는 독특한 분위기로 고객들의 시선을 끄는 식당들도 있어 분위기와 인테리어는 창업의 중요한 요소가 됐다. 황학동에서 비용을 크게 들이지 않고 분위기를 낼 수 있는 소품들을 몇 가지 소개한다. 

 
2016-10-28 오전 08:39:53 (c) 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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