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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조리서·종가 내림음식으로 한식대첩 우승 거머쥔 한식고수  <통권 383호>
대구 용지봉 변미자 대표
관리자 기자, foodbank@foodbank.co.kr, 2017-01-26 오전 06:45:44



대한민국 최고의 한식고수를 가리는 올리브TV ‘한식대첩 4’에 경북 대표로 출전한 대구 ‘용지봉’ 변미자 대표가 우승을 차지하며 한식고수에 올랐다. 변미자 대표는 대구 경산에서 ‘뜰안’을 운영하고 있는 최정민 대표와 팀을 이뤄 단 한 번도 끝장전을 치루지 않은 것은 물론 일품대전에서도 3번이나 우승을 차지하는 뛰어난 실력을 보여줘 어느 정도 우승이 예견되기도 했다. 변미자 대표를 만나 한식대첩 프로그램에서 한식고수에 오르기까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글 육주희 국장 jhyuk@foodbank.co.kr 사진 이종호 팀장 


‘삼시세끼’ 주제로 강력한 우승 후보 서울팀 꺾어 
지난 연말 종영한 올리브TV ‘한식대첩 4’ 결승전은 ‘삼시세끼’를 주제로 경북 팀과 서울 팀이 맞붙었다. 그동안 지역을 대표하는 한식고수들과 수많은 경연을 펼치며 올라온 결승전이었다. 아침상 30분, 점심상 30분, 저녁상 60분으로 총 2시간 동안 펼져진 대결의 결과는 경상북도  변미자·최정민 고수 팀이 고수 중에 고수인 서울 팀 유귀열·김진민 고수를 1표차로 누르고 ‘한식대첩 4’의 우승을 거머쥐었다. 결승전에서 경북 팀은 시부모를 위한 밥상을, 서울 팀은 조실부모한 동생들을 위한 밥상을 차려내 눈길을 끌었다. 경북 팀은 아침상으로 찐찹쌀을 이용한 해각포죽(대게의 껍질을 벗겨서 말린 것으로 쑨 죽)과 대구맑은탕, 무숙무침으로 구순 시어머니를 위한 밥상을 차려냈다. 점심으로는 수삼을 넣은 돌장어조림과 인삼김치, 닭가슴살로 만든 진주면을 내 놓았다. 저녁상차림으로는 6·25때 전사하신 시아버지를 위해 방어탕과 톳홍합밥, 닭갈납, 가괄운, 국화채 등을 선보였다. 심사결과 아침상은 서울 팀이 2:1, 점심상은 경북 팀이 2:1로 이겨 팽팽한 대결이 펼쳐진 가운데 저녁상에서 경북 팀이 이겨 마침내 고수패와 함께 우승상금 1억원을 거머쥐었다. 대회기간 내내 잊혀져가는 전통조리법을 새롭게 재해석해 요리를 선보이고 담음새까지 아름다웠던 경북 팀에 대해 심영순 심사위원은 “사라져가는 우리의 것을 발견하게 해준 팀이다”고 평가했다.

고조리서 속 음식·식재료 현대식으로 복원해 우승
25년 지기인 변미자·최정민 씨는 전통요리부터 향토음식은 물론 고조리서 연구 활동을 꾸준히 해온 단짝으로 조선시대 지역 양반가에 전해지던 고조리서 ‘음식디미방’(영양), ‘시의전서’(상주), ‘수운잡방’(안동)을 두루 연구하며 한국 고유의 우수한 식재료와 음식들을 현대에 맞게 재연해 최고의 상차림을 선보였다. 
지역의 잘 알려지지 않은 옛 음식과 식재료를 현대식으로 잘 복원하면 경쟁력 있겠다고 판단, 구룡포 청어과메기와 감포의 배도라치 등을 현대인이 먹기 좋게 만들어 요리 연구가인 심영순 심사위원으로부터 “한식에 대한 표현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여러 차례 받았다.
변미자 대표는 “서바이벌 형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탈락이 눈앞에 보일 만큼 힘든 때도 많았다”며 “참가자 모두 한식고수이기 때문에 사실상 실력은 한 끗 차이도 나지 않고 조금의 실수가 있었느냐, 간이 잘 맞았느냐로 결정이 날 정도였다”고 말한다. 경북 팀은 특히 고조리서에 나온 조리법이 음식을 풀어가는 핵심인데 그대로 재현하면 현대인의 입맛에 맞지가 않아 애를 먹을 때가 많았다. 결승전 저녁상 요리로 내놓은 가괄운(쇠고기 편육을 막걸리와 진한 식초로 절여 만드는 요리)이 대표적으로 고서에 나온 대로 만들어 봤는데 도저히 입맛에 맞지가 않아 먹을 수가 없어서 가괄운에 된장 등을 추가해 강한 신맛을 중화하는 해법을 찾아 내기도 했다.

고조리서 비법 현대인 입맛에 맞게 레시피 개발 
경북 팀은 각 시·도 10개 팀이 출전해 12주 동안 서바이벌 방식으로 진행된 한식대첩 4 시즌 중 5회 ‘바다진미’편, 6회 ‘약식동원’편, 11회 ‘오첩반상’편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일품대전에서 최다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한 저력의 이면에는 두 사람 모두 오랫동안 식당을 경영해 왔기 때문에 식재료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조리법을 접목해 더 좋게 재현하고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강점이 있었다. 특히 각자 오랫동안 외식업을 경영해왔고 성공적으로 업소를 반석에 올려놓은 만큼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서로 호흡을 맞춰가며 과제를 풀어내는 능력이 탁월했다. 
4개월 동안 고조리서를 집중 탐구하다보니 한식의 기본을 다시 한 번 알게 되는 것은 물론 경북지역에 산재된 식재를 발굴하고 음식을 해석하는 능력이 생겨난 것도 큰 성과다. 장어수삼요리의 탄생도 재미있다. 장어를 넓적하게 포를 떠서 구우니 자연적으로 끝이 말려 올라가서 둥그런 모양이 되었는데 그대로 플레이팅 하자니 모양도 어색하고 뭔가 부족해보여 여기에 수삼을 끼우는 아이디어를 접목해 호평을 받기도 했다. 또 숭어찜은 아무리 요리를 잘해도 비린내가 날 수 밖에 없는 생선인데 숭어에 칼집을 넣어 버섯을 끼워 넣고 숭어선찜으로 요리를 하니 비린내가 잡혔다. 매기조림도 세장뜨기 해서 칼집을 넣어 수삼채와 구기자를 넣고, 메주콩을 콩조림처럼 만들어서 접시에 깔고 메기찜을 올려 내니 매우 그럴듯했고, 육면과 진주면 등 면 요리도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한다. 

식재료 구하는 일 가장 힘들었지만 기억에 남아
한식대첩을 진행하는 동안 식재료를 구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지만 기억에 많이 남는다는 변미자 대표는 그 중에서도 개복치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한다. 개복치는 5회 바다진미 편에서 일품대전 첫 우승을 가져다 준 식재료이기도 하다. 
변미자 대표는 “사실 최현석 심사위원이 개복치는 맛이 없는 ‘무맛의 생선’이라고 우려를 표할 때는 긴장이 되기도 했지만 남편의 고향인 포항에서는 개복치가 잔치상에 빠지지 않는 음식으로 평소 자주 접해본 까닭에 큰 걱정은 없었다”고 말한다. 무색, 무취, 무맛의 개복치는 부위별로 성질과 맛이 달라 어떻게 조리 하느냐에 따라 맛을 제대로 살릴 수 있는 식재료라는 믿음으로 요리를 해 식재료에 대한 편견을 깨고 일품대전에서 첫 우승까지 안겨준 생선이라 뿌듯한 마음이 더욱 크다. 
또 석이버섯을 구하기 위해 로프에 매달려 산에 올라가 직접 채취를 하고, 영덕대게를 구하기 위해 현장 경매를 보았던 경험, 배도라치를 못 구해 발을 동동 구렀던 시간, 유황오리를 구하려다가 못 구하고 결국은 천둥오리로 대체해야 했던 기억, 경주최부자집 등 지역 곳곳의 내림음식과 반가의 전통음식을 배우고 공부하는 등 모든 것이  인생의 특별한 경험이었다.
변미자 대표는 “8회 촬영 전날에는 배도라치를 구할 시간이 단 하루뿐인데도 재료가 없어 발을 동동 구르며 대구경북 전역을 수소문하다가 같은 날 오후 4시에야 대구 상인동 한 횟집에서 어렵사리 한 마리를 구해 촬영을 하기도 했다”며 “최소한 한 번은 미리 연습을 하고 가야 하는데 실습을 해 볼 시간조차 없이 급박하게 돌아갔다”고 당시를 회상한다. 




결승전 주제 ‘삼시세끼’ 역대급 결승전 
이번 한식대첩 4의 결승전 주제는 ‘삼시세끼’로 역대급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경북 팀은 시아버지께 차려드리고 싶었던 저녁상으로 지역의 향토음식, 고서 속 음식, 경북 종가의 내림음식을 총동원해 저녁상을 준비해 역대급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을 만큼 최고의 요리를 한상 가득 차려내 시청자들의 마음과 눈을 사로잡았다. 결승전에서 변미자 대표는 장어를 손질하다가 부상을 당해 7바늘이나 꿰매야 하는 부상 투혼을 펼치기도 했다. 변 대표는 “사실 경연 당시엔 워낙 정신이 없어 아픔도 느껴지지 않았고, 주어진 시간이 30분밖에 없어 붕대 감는 시간도 아까웠을 정도였다”며 “최정민 씨는 내가 그렇게 많이 다친 줄도 몰랐는데 나중에 생각보다 큰 부상이라 깜짝 놀라더라”고 당시의 상황을 웃으며 말했다. 다치기는 했지만 결국 우승을 차지해 영광의 상처가 된 셈이다. 우승을 해 고수패를 받고 보니 고조리서 비법과 가문의 전통 내림 손맛을 현대인의 입맛에 맞도록 최선을 다해 개발한 점을 심사위원들도 인정해줬다는 생각에 30년 가까이 음식을 해 온 사람으로서 감회가 새로웠다고 말한다.
경북 음식의 우수성 널리 알려… 한식대첩코스 접목
“12번의 대회를 치르면서 힘든 점도 많았고 스트레스도 많았는데 우승패를 받는 순간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감동이 벅차올랐다”고 말하는 변미자 대표는 “무엇보다 경북 음식의 우수성을 전국에 알릴 수 있어서 행복했다”고 우승소감을 전했다. 특히 외식업계에 수십 년 종사하고 있지만 한식대첩을 통해 우리 고유의 식재료들을 소개하고 한식의 우수성을 전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된 점과 고서에 나온 전통요리부터 향토음식까지 최대한 많은 음식을 소개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기에 더 의미가 남다르다. 
변미자 대표는 직접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한식대첩 우승을 계기로 다시 한 번 한정식의 방향성에 대해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우승 이후 고객들로부터 한식대첩에서 선보였던 메뉴에 대한 요청이 쇄도해 새해 들어 아름다운 대첩, 스페셜대첩, 황제대첩 3종류의 한식대첩코스요리를 선보였다. 외식 소비자들이 점차 양극화되고 있지만 무조건 가격이 싼 것만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값을 지불할 만한 가치가 있는 음식에는 기꺼이 지갑을 연다는 사실도 새삼 알게 되었다. 
한식대첩에서 선보였던 메뉴 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수란채와 개복치 껍질을 삶아 차게 식힌 개복치묵, 개복치 탕, 영덕대게찜, 청어과매기양념구이 등이다. 특히 수란채는 경주최부자집의 내림음식으로 잣국물을 만들어 송이, 전복, 문어, 대게살, 방풍나물 등을 조화롭게 한 건강 웰빙요리로 한식 세계화를 위한 대표메뉴로 육성해도 좋을 만큼 남녀노소, 내외국인들 모두에게 호평을 받는 음식이다. 

다시 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힘들었지만 보람 있는 일
한식대첩에 출전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는 변미자 대표는 한식대첩이라는 프로그램이 외식업소가 가장 바쁜 시간인 8시 20분에 방송을 해 출연하기 전에는 한 번도 방송을 본 적이 없었다고 한다. 때문에 작가들이 섭외를 위해 몇 번이나 요청을 했지만 바쁘다는 이유로 거절을 해왔다. 그러다가 우연히 프로그램 섭외에 대해 딸과 대화를 나누던 중 오랫동안 한식공부를 계속해 왔고, 한식당을 운영하고 있으니 경험삼아 한번 나가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해 25년 지기이자 함께 한식공부를 해 온 최정민 씨에게 팀을 이뤄 참가할 것을 제안, 우승까지 거머쥐게 됐다. 
“다시 한 번 해보라면 절대 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었지만 고조리서를 바탕으로 조상의 지혜가 담긴 다양한 요리와 식재료를 현대에 맞게 접목해 선보일 수 있었던 것은 보람이었다”고 말하는 변미자 대표는  “이런 프로그램이 마중물이 되어 새롭게 개발한 식재료와 레시피를 한식 메뉴 개발에 접목한다면 업소의 경쟁력 강화 및 한식 세계화에도 큰 물꼬를 틀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2017-01-26 오전 06:45:44 (c) 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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