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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은 추억이 더해져야 맛있다  <통권 384호>
까델루뽀 이재훈 오너셰프
관리자 기자, foodbank@foodbank.co.kr, 2017-02-27 오전 10:36:58



지난 1월 JTBC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에 새로운 셰프로 합류하면서 전국적인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이재훈 셰프는 이미 방송 출연 전부터 서촌의 권상우라 불렸던 스타 셰프다. 
많은 사람들이 그의 외모부터 이야기하지만 이재훈 셰프는 ‘까델루뽀’, ‘에노테카 친친’, ‘비스트로 친친’ 등 이탈리아 감성의 레스토랑을 6개나 운영 중인 실력파 중의 실력파 셰프다. 길거리를 지나다 사람들이 알아볼 때면 아직은 쑥스럽다는 이재훈 셰프를 만나 봤다. 
글 이동은 기자 delee@foodbank.co.kr  사진 이종호 팀장


한옥에서 만나는 이탈리안 요리 
서울 경복궁역 근처 서촌 주택가 깊숙이 자리한 ‘까델루뽀’는 테이블 6개가 전부인 한옥 레스토랑이다. 7년 전 오픈한 이곳은 메뉴의 창의적 콘셉트만큼이나 편안하고 아늑한 분위기로도 유명하다. 외벽에 영문으로 쓰인 간판이 없다면 한옥 가정집으로 생각하고 지나칠 정도로 작고 아담하다. 대문을 지나 마당에 들어서면 ‘ㄷ’자의 전통 한옥 구조가 펼쳐지는데, 중앙에 자리 잡은 마당은 시골집에 온 듯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이재훈 셰프는 이탈리아 유학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와 대형 식당에서 셰프로 근무했다. 주방 안에서 기계처럼 바쁘게 일하다 보니 사람들과 만나는 시간이 적었고 그래서 고객과 이야기하며 소통할 수 있는 작은 음식점을 열고 싶어 아담한 곳을 찾던 중 지인의 추천으로 지금의 한옥을 만나게 됐다. 평소 전통적인 것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이곳을 처음 본 순간 멋스러움에 반해 바로 레스토랑 오픈 준비를 시작했다. 
이재훈 셰프는 “레스토랑을 준비하기 전 최현석 셰프와 함께 일하기 위해 면접을 본 적이 있는데 얼마 전 촬영장에서 재회한 최 셰프가 나를 기억하고 있었다”라며 “그동안 열심히 일한 덕분에 요즘 최고의 스타 셰프인 그와 한자리에 설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고, 사람의 인연이란 소중하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고 말한다. 

어려움 속에서 요리에 대한 애정을 깨닫다 
많은 사람이 이재훈 셰프의 동안 외모 때문에 고생을 모르는 금수저일 것이라고 착각하곤 한다. 하지만 그는 이탈리아 유학을 혼자 힘으로 준비했을 정도로 강단 있고 생활력도 강하다.
사업가였던 아버지의 일이 언제나 잘 풀렸던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25살 전까지 집 밖에 화장실이 있는 다가구 주택에서 살아야 했다. 집 천장에서 물이 새는 일도 허다했다. 어려운 상황에서 대학에 입학했지만 전공으로 선택한 컴퓨터 공학은 그의 적성과 맞지 않았다. 
이 모든 상황들이 힘들었던 그는 많은 고민들의 귀결점이 요리였다고 말한다.  ‘무엇을 해야 하나? 무엇을 하면 재미있을까?’ 고민을 하게 됐고 요리에 대한 애정이 깊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 이 셰프는 “가정학을 전공한 어머니 덕에 요리책을 읽으며 자랐다”며 “팬케이크와 아이스크림을 직접 만들어주셨던 어머니의 모습에서 셰프가 되고 싶다는 꿈을 막연히 꿔왔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군 제대 후 2002년부터 본격적으로 이탈리아 레스토랑에서 요리를 시작했다. 유학을 결심하면서 낮에는 이탈리아어 공부, 저녁에는 레스토랑 일, 새벽 2~3시에 돌아와서는 배운 것을 복습했다. 이재훈 셰프는 “일하는 시간이 굉장히 길어 잠도 제대로 못 자는 날이 많았지만 내가 하고 싶고 즐거워했던 일을 하니 힘들다고는 생각을 안했다”고 말했다. 
음식은 추억이 더해져야 맛있다 
27살에 떠난 이탈리아 유학은 그에게 소중한 자산이 됐다. 현지 국제요리학교 ICIF에서 이탈리아 요리의 기본기를 탄탄히 쌓은 것. 한국으로 돌아와 유학생활 2년간의 추억을 고스란히 그의 레스토랑에 담았다. 까델루뽀는 전통 한옥과 현대적 감각이 조화를 이루는 분위기로 음식도 정통 이탈리아 스타일과 한국적 요소를 결합했다. 
이재훈 셰프는 까델루뽀가 자리를 잡고 나서 서촌 골목길을 따라 개성을 달리한 5개의 식당을 더 오픈했다. 그중 ‘에노테카 친친’은 이탈리아 여행 중 만난 선술집의 분위기를 그대로 옮겨 놓았다. 에노테카는 이탈리아어로 선술집을 뜻하는데 이름에 걸맞게 퇴근길에 들러 가볍게 즐기기 좋은 메뉴와 합리적인 가격의 와인을 다양하게 갖췄다. 이재훈 셰프는 “누구든 편하게 와인을 마실 수 있는 곳으로 만들고 싶었다”며 “그래서 와인 가격도 1만 원대부터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그 다음 오픈한 ‘비스트로 친친’은 합리적인 가격에 세련된 이탈리아 집밥을 선보인다.  
‘친친함박’은 이재훈 셰프의 특별한 추억을 담은 곳이다. 그는 “어릴적 할아버지와 성당미사를 마치고 찾아간 경양식집 함박스테이크의 맛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며 “한 입 베어 물었을 때 입 안에 가득 퍼지던 육즙과 데미글라스 소스의 맛은 추억으로 남았지만 그 맛과 기분을 친친함박에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15분 만에 작품을 만들어 내는 셰프 
이재훈 셰프의 음식은 그가 접시 위에 써내려간 한 편의 시와 음악이다. 그는 요리를 만들 때 시인이 되고 작곡가가 된다고 말한다. 지인들과의 즐거운 식사, 집에서 어머니와 즐기는 맥주 한 잔을 떠올리며 새로운 레시피를 만든다. 7년 동안 중복되는 메뉴가 없었다는 것이 놀라울 정도로 요리에 대한 그의 애정과 상상력은 무궁무진하다. 
이런 능력은 요즘 출연하고 있는 JTBC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발휘된다. 그는 “딱 15분, 제작진이 봐주는 것도 없이 진짜 15분 안에 요리를 마쳐야 한다”며 “대한민국의 내로라하는 셰프들이 각자의 명예를 걸고 요리대결을 펼치기 때문에 촬영장은 전쟁터나 다름없다”고 설명했다.     
방송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음식으로 악동뮤지션에게 선보였던 ‘케이밥스타’를 꼽았다. 그에게 2승의 기쁨을 맛보게 해준 케이밥스타는 해산물이 들어간 특제양념장으로 양념한 밥을 명이나물로 감싼 주먹밥이다. 악동뮤지션 멤버 찬혁은 이 음식을 맛본 뒤 영감이 떠오른다며 즉석에서 기타 반주에 맞춰 노래를 불렀다. 
이재훈 셰프는 “평소 악동뮤지션의 팬으로서 내가 만든 음식이 영감을 줬다는 것이 굉장히 행복했다”며 “음식을 먹고 행복해 하는 사람들의 표정 하나하나가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4년간 블루리본 서베이에 수록
까델루뽀는 2014년부터 4년간 블루리본 서베이에 다시 방문하고 싶은 식당으로 이름을 올렸다. 한옥 레스토랑에서 느낄 수 있는 편안한 분위기와 어디서도 맛볼 수 없는 훌륭하고 독창적인 음식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수비드한 커스터드 크림 맛의 달걀과 어니언 크림소스’, ‘오렌지 소스를 곁들인 참치구이’, ‘꽃밭을 닮은 구운 브리치즈 샐러드’, ‘민물 새우와 꽃게오일, 감태, 로브스터 구이를 올린 파스타’. 식재료가 그대로 드러나는 메뉴명이지만 막상 그 맛은 상상이 가지 않는다. 
이재훈 셰프는 “계절이 바뀌는 2~3개월에 한 번씩 까델루뽀의 디너 코스를 새롭게 구성한다”며 “고객들에게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한국적 이탈리안 요리를 선보이고 싶어서다”라고 설명했다. 요즘은 파릇파릇하게 올라오는 냉이를 활용한 ‘냉이 페스토를 올린 파스타’로 봄의 향긋함을 전한다. 
그는 “고급스런 이탈리안 요리를 만드는 셰프라도 좋아하는 한식은 한 가지씩 있다”며 “일이 끝난 후 먹는 순댓국을 가장 좋아한다”고 답변했다. 뜨끈한 순댓국 한 그릇에 온몸의 피로가 녹아내리고 마음도 든든해진다고 설명했다. 이재훈 셰프는 올해 일산에 브런치 식당 한 곳과 이탈리아 식당 한 곳을 각각 오픈할 계획이다. 

 
2017-02-27 오전 10:36:58 (c) 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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