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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국민육류, 돼지고깃집으로 성공하기  <통권 385호>
관리자 기자, foodbank@foodbank.co.kr, 2017-03-30 오전 03:23:02



‘연탄 화덕 위에다 은박지를 깐 두꺼운 쇠판을 얹어놓았고 (중략…) 쇠판이 어느 정도 달구어졌는지 소녀는 돼지 삼겹살을 올려놓았다. 기름이 지글지글 탁탁 소리를 내며 탔다’
1980년 11월 4일자 경향신문에 나온 소설 내용 중 일부다. 우리가 흔히 먹는 돼지고기의 형태, 즉 아무 양념 없이 생고기 자체만 구워 먹는 역사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조선시대 조리서인 <<시의전서>>나 한국 전통음식 이야기를 담은 <<조선요리법>> 등을 찾아봐도 육류와 관련된 기록으로는 간장 양념에 버무려 숯불에 구운 양념석쇠구이 정도가 전부다. 
그러나 한국의 BBQ 문화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것은 돼지고기 구이, 특히 삼겹살 때문이다. 역사는 짧지만 근 30여년 동안 국민육류로 불리며 외식시장은 물론 창업시장에서도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했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태와 트렌드로 변화하고 발전해왔다. 한때는 ‘누구나 하는’ 삼겹살집이었지만, 이제는 ‘아무나 해서는’ 성공하기 어려울 만큼 디테일이 필요한 업종이 됐다. 우후죽순, 한 집 건너 한 집이 돼지고깃집인 외식시장에서 돼지고기전문점으로 성공하기 위한 경영 전략을 소개한다. 
글 황해원·우세영 기자  사진 이종호 팀장·박문영 실장

두께-그릴링-숙성 ➡ 이제는 품종 차별화 
한국에서 돼지고기 시장은 곧 삼겹살 시장이라고 할 만큼 삼겹살 부위가 특화돼 있다. 소고기의 경우 등심이나 안심, 살치살, 안창살 등 비교적 다양한 부위를 구이나 스테이크용으로 소비하는 반면 돼지고기는 삼겹살과 목살 판매가 절대적이다. 
돼지고기 자체만으로 경쟁력을 갖추기는 쉽지 않다. 그렇다보니 불판부터 원육 품질, 두께, 숙성, 그릴링까지 차별화를 위한 새로운 활로를 찾는다. 큼직한 솥뚜껑 위에 고기와 콩나물, 김치, 버섯 등을 한 데 올려 구워먹는 방식부터 와인, 된장, 허브에 숙성한 삼겹살, 떡에 싸먹는 떡 삼겹살, 녹차나 포도, 복분자 등 사료의 차별화, 참숯을 활용한 직화구이 방식까지 수많은 트렌드 변화를 거쳐 온 이유다. 
2010년 무렵부터는 두툼한 스테이크 같은 삼겹살이 등장해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3cm가 훌쩍 넘는 두께는 그 자체로 핵심 콘셉트가 됐다. 원육을 차별화하기 위한 방법으로 많은 돼지고기전문점에서 두께와 숙성, 그리고 그릴링을 키워드로 내세웠다. 소고기에만 접목했던 드라이에이징을 돼지고기에도 시도하기 시작했으며, 많은 경영주들이 자칭 육류전문가가 되어 숙성 기간과 온도에 따라 원육 선도와 풍미, 연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연구하기도 했다. 
그 덕분에 국내 육류시장은 빠른 시간 안에 품질 상향평준화에 성공했다. 화포식당, 일미락, 육전식당, 이층집 등 소위 서울에서 매출 상위권에 있다고 자부하는 고깃집들은 전부 원육 선별법부터 숙성, 그릴링까지 돼지고기 품질과 맛에서 완벽한 완성도를 구현하고 있다. 맛있는 고기는 너무나 당연한 기본기가 된 것이다. 
원육 차별화를 위해 최근에는 새로운 품종으로 관심을 옮겨가고 있는 추세다. 단순히 사료나 사육 환경을 달리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교잡종을 선택하면서 육질이나 풍미, 맛의 원천을 다르게 구현하는 것이다. 지리산 흑돼지나 제주 암퇘지를 뛰어넘어 하몽의 원재료로 알려진 스페인산 이베리코 흑돼지, 얼룩무늬돼지, 명품 듀록 등 색다른 품종을 찾아 나서기 시작했다. 

포화상태, 그러나 틈새시장은 있다
돼지고기 아이템이 포화상태라는 것은 누구나 잘 안다. 타고난 손맛이나 음식 기술이 없어도 원육 그대로 불판에 올려 팔면 되기 때문에 경영주 입장에서 가장 만만한 게 돼지고깃집 창업이다. 일각에서 ‘돼지고기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이니 다른 창업 아이템으로 승부하는 편이 낫다’고 피력하는 창업 전문가들도 있다. 그러나 양적으로만 포화상태일 뿐 숙련된 노하우와 콘셉트 차별화로 얼마든지 틈새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 
지금까지 돈육시장을 대표할 만한 개성 있는 고깃집이 눈에 띄지 않았던 이유는 마케팅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히 업소 홍보가 부족했다는 뜻이 아니라 돼지고기를 제대로 판매하기 위한 콘셉트, 플레이팅, 사이드메뉴나 찬 구성 등 ‘차별화 전략’이 없었다는 의미다. 그러니 ‘그 고깃집이 그 고깃집’ 같아 보이는 것이다. 
젊은 유학파 셰프들이 운영하는 프렌치나 이탈리아 레스토랑에 가보면 그 곳만의 정체성을 금방 알 수 있다. 인테리어부터 메인·사이드디쉬, 디저트, 플레이팅까지 오너셰프가 지향하고자 하는 콘셉트와 감각을 뚜렷하게 반영한다. 전하고자 하는 핵심 전략이 명확하니 그만큼 고객이 인지하는 시간도 빠르고 정확할 수밖에 없다.
돼지고기전문점도 마찬가지다. 젊은 감각의 세련된 콘셉트와 고급스러운 상품력, 찬이나 사이드메뉴 등 부가적인 요소에도 경영주의 철학과 감각, 진정성을 담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임팩트 있는 사이드메뉴·찬 구성 필수
이번 돼지고기 특집을 준비하면서 많은 돼지고기전문점들을 방문했을 때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이 바로 사이드메뉴와 상차림이었다. 고깃집에서 원육뿐 아니라 찬이나 기타 메뉴 구성이 중요하다는 것은 이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그 이상의 업그레이드 버전을 구현하고 있었다. 
성공한 고깃집들의 공통 전략을 요약하자면 대부분 상차림에 힘을 뺀다. 있는 듯 마는 듯한 반찬들을 요란하지 않게 차려낸다. 가짓수도 많지 않다. 핵심 찬은 평균 4~5가지. 그러나 먹어보면 하나하나가 다 맛있고 계속해서 손이 간다. 똑같은 대파김치라도 사과를 갈아 넣어 자연스러운 단맛을 가미하거나, 묵은지에 참깨소스를 입혀 쿰쿰하면서도 고소한 맛을 살려 차별화하는 식이다. 서울 성수동 ‘일미락’은 최근 김치와 장아찌를 본격적으로 담그기 위해 100평 규모의 김치 작업장도 만들었다. 분기별로 평균 3톤 정도의 김치와 장아찌를 만들어 한국 김치의 정통을 제대로 보여준다는 계획이다. 갓김치는 전남 여수 방식 그대로 액젓 대신 생새우를 갈아 넣고 통갈치진젓을 직접 갈아 쪽파김치 양념으로 사용한다. 인천 송도 신도시에 새롭게 오픈한 ‘화포식당’은 일본식 찬합 형태의 나무 판에 장아찌와 김치, 소스 등을 담아내 깔끔하면서도 대접 받는 기분이 들게 한다. 플레이팅까지 신경 쓰는 것이다. 

유통 라인 갖추고 타이밍 기다려라
최근 전라도와 충청도의 일부 지역에서 구제역이 발생했다. 2011년 수백만 마리의 돼지를 살처분 했던 최악의 구제역 사태가 떠올라 농가와 국내 돈육시장은 긴장 상태다. 
그러나 그때와 지금 크게 달라진 것이 있다. 구제역은 똑같이 발생했지만 지난번처럼 원육 수급 자체가 어려워 한시적으로 문을 닫거나 급하게 수입산 돈육을 대신 받아쓰는 경우는 드물다는 것이다. 구제역에 시달린 탓인지 고깃집 경영주들은 지난 8년 간 원육 유통 라인을 탄탄하게 갖춰놓았다. 돼지 농장의 환경과 사육 시스템, 사료 배합률, 기후 조건 등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생산·유통량, 가격 안정성까지 체크해 어떤 상황이든 균일한 품질의 원육을 공급받을 수 있게 준비한 곳이 많다.
원육 품질과 유통 안정화, 찬이나 사이드메뉴의 야무진 구성까지 갖췄다면 지금부터는 맛있는 고기를 열심히 팔면 된다. 고깃집 창업 전문 컨설턴트들은 “돼지고깃집은 장기전 레이스를 생각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평범한 아이템인 만큼 단시간에 반짝 효과를 얻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대신 좋은 상품력과 콘셉트로 전략을 짜고 적극적으로 영업하다 보면 6개월, 1년 후에는 매출이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간다고 전한다. 92㎡(29평) 매장에서 월 1억8000만 원 매출의 성공 신화를 이룬 육전식당을 비롯해 현재 대박집이라 불리는 고깃집들 전부 약 1년 여 간의 워밍업 기간이 있었다.


PART 1
고깃집, 고기부심 제대로 살려라
5~6년 전만 해도 스테이크처럼 두툼한 돼지고기를 참숯에 구워 먹는 방식은 상상도 못할 일이었지만 지금은 어딜 가나 접할 수 있다. 좋은 원육을 최대한 맛있게 즐길 수 있는 고객 기준도 상향평준화됐다. 적당한 고기를 적당한 가격에 박리다매 판매하면 그만이라는 경영주 인식도 바뀌었다. ‘고기부심’이 곧 고깃집의 자존심이다.




숙성육 전문가의 기술로 원육 품질 ‘압도적’
화포식당
원육 유통·품질 본사 직접 관리, 최상의 신선육 제공
회전율·만족도 높인 전략, 순익 30% 이상





전국 팔도 돼지고기 맛 지도 구현
육시리
인천시 서구 석남동에 재미있는 고깃집이 생겼다. 상호는 ‘육시리’. 노릇노릇하게 구운 돼지고기와 재래식 된장찌개, 윤기 나고 차진 쌀밥 등 친숙하면서도 구수한 고향의 느낌을 살린 메뉴와 인테리어로 오픈 5개월 만에 인적 드문 후미진 C급 상권 38평 매장에서 월 평균 4500만 원 매출을 올리고 있다.

동물복지인증농장 ∙ 친환경 돼지 ∙ 숙성육
월화고기
‘월화고기’는 정공법으로 승부했다. 말 그대로 ‘고기의, 고기에 의한, 고기를 위한’ 곳이다. 전준형 대표는 고깃집 오픈 전부터 전국의 돼지 농장부터 샅샅이 뒤졌다. 두툼한 스테이크형 삼겹살∙목살이 대세를 이루고 있지만 ‘진짜 신선하고 맛있는’ 원육은 따로 있다고 생각했다. 뚝심 있게 찾아다닌 끝에 전 대표는 전국 10개밖에 없는 동물복지인증 농장에서 친환경 돼지 단독 계약을 땄다. 

먹어봤니, 명품 듀록?
금돼지식당
듀록의 시대가 다시 열리는 것일까. 고깃집 경영주와 돈육 유통시장에서 한동안 잊고 있었던 듀록 품종을 선보이는 돼지고깃집을 오랜만에 만났다. 서울 신당동 ‘금돼지식당’은 돼지고기 중에서도 명품으로 분류되는 듀록저지 품종의 돼지를 연탄구이로 제공한다. 듀록 구이를 처음 맛본 고객은 고소하고 쫀득한 고기 맛에 쾌재를 부른다.




원육 차별화 위한 새로운 활로 
이베리코
이베리코는 스페인 데헤사 청정지역에서 야생 도토리, 허브, 올리브 등 천연 사료를 먹고 방목형으로 키우는 흑돼지 품종으로 ‘걸어 다니는 올리브 나무’라고 불릴 정도로 영양 성분이 뛰어나며 특히 비타민B군과 E군, 아연, 철분 등 미네랄 성분을 갖고 있다. 색깔은 연한 선홍빛을 띠며 마치 1++등급의 소고기처럼 마블링이 촘촘하게 피어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베리코’ 하면 우선 기름기가 많다는 인식이 강하다. 특히 국내산 일반 돼지에 비하면 2배 이상 많은 지방을 갖고 있다. 평균 사육기간이 6~7개월인 국내산 돼지와 달리 스페인산 이베리코 흑돼지는 1년에서 길게는 2년까지 사육하기 때문에 그만큼 지방 함량이 상당히 높다. 다 자란 이베리코의 무게는 보통 170~180kg가량인데 이는 보통 하몽용으로 사용, 한국에는 평균 140~150kg 정도까지 자란 이베리코를 수입하고 있다. 
이베리코를 구웠을 때 ‘튀기는 것’에 가까울 정도로 기름이 뚝뚝 흘러내려, 이베리코를 접목하려다가도 기름 때문에 꺼리는 경영주들도 많다. 그러나 이베리코는 올레인산이 풍부한 도토리를 먹고 자라기 때문에 불포화지방 함유량이 높다. 일반 돼지보다 비교적 ‘건강한’ 지방을 갖고 있는 셈이다. 오히려 풍부한 지방으로 인해 일반 불판이나 숯불에 구워 먹었을 때 육즙이 풍부하다고 느끼며, 방목으로 운동량이 많아 지방과 함께 근육도 골고루 발달돼있어 씹을수록 쫄깃쫄깃하고 탄력감도 있다. 





담백한 강원도식 막국수와 이베리코 앙상블
백운봉막국수

‘백운봉막국수’는 메밀 100%, 동치미 국물 베이스의 정통 강원도식 막국수를 판매하는 집으로 유명세를 탔다. 재미있는 점은 현재 저녁시간 메인메뉴로 이베리코를 접목, 겨울철 비수기를 맞을 수밖에 없는 막국수 아이템의 특성을 상쇄해 매출보완을 했다는 점이다. 





숯불로 불맛 살린 이베리코 화로구이
경성제일식당
이베리코를 활용한 음식으로는 하몽이 가장 대중화 돼있는 가운데 이베리코 생 화로구이를 전면으로 내세운 고깃집이 있다. ‘경성제일식당’은 차별화된 이베리코 구이로 지난 12월 개업 이후 99㎡(30평) 대 규모의 매장에서 월 매출 1억 원을 유지하며 수내역 상권에서 탄탄한 기반을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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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2
특별한 찬, 특별한 메뉴
프리미엄 원육 또는 그릴링과 숙성, 품종 차별화를 통한 업그레이드 버전의 육류로 기본기를 다졌다면 이제는 찬류 구성으로 눈을 돌려야 할 때다. 육류의 감칠맛을 돋우면서 색다른 케미를 만들어내는 고깃집 찬류의 정석을 소개한다. 





삼겹살 파인다이닝 실현
일미락
일미락은 최근 카페 골목으로 뜬 서울 성수동에 661㎡(200평) 규모의 직영 매장을 오픈했다. 빈티지한 느낌을 살린 공간에서 고급 돈육과 홈메이드 찬, 프리미엄 생맥주 라인업까지 갖춘 파인다이닝 삼겹살전문점을 표방해 눈길을 끈다. 




경상도에서 올라온 특별한 사이드 메뉴
초량돼지
‘초량돼지’는 테헤란로 일대 손에 꼽히는 회식 명소다. 메인메뉴로 생돼지갈비와 제주식 삼겹살을 판매하면서 경상도식 사이드메뉴를 접목해 색다른 콘셉트를 가미했다.




고사리+돈치맛살 궁합 100점 
고반식당
때로는 작은 곁들임 찬 하나가 업소의 시그니처로 등극하는 경우도 있다. ‘고반식당’은 고소한 돼지고기와 잘 어울리는 찬으로 고사리무침을 내는데 두 재료의 궁합이 잘 맞아 이 곳의 킬러콘텐츠가 됐다. 


 
2017-03-30 오전 03:23:02 (c) 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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