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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프와 외식문화 아우르는 화합의 장 만들 것  <통권 385호>
힐링셰프 운영자 / 워커힐 이산호 셰프
관리자 기자, foodbank@foodbank.co.kr, 2017-03-30 오전 06:44:12




50명으로 시작한 작은 커뮤니티가 지금은 정기모임만 열렸다 하면 수백 명이 모이는 외식문화의 장으로 판이 커졌다. 2014년 12월부터 시작한 셰프 커뮤니티 힐링셰프는 3년간 무수한 변화와 내적·외적 성장을 거듭해왔다. 치열한 주방 현장에서 하루 12시간 이상 불 앞에 서있어야 하는 셰프들의 고단한 심신을 위로하고, 각자의 요리와 테이스팅 감각을 십분 발휘하며 현재는 셰프뿐 아니라 외식업 셀럽들도 참석하는 주요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힐링셰프의 시작과 완성에는 워커힐 이산호 중식 셰프의 노고와 애정이 있다.
글 황해원 기자 banana725@foodbank.co.kr  사진 이종호 팀장

셰프들의 늦은 밤, 힐링셰프
셰프들의 주 활동 시간은 밤 10시가 족히 넘어야 한다. 마지막 주문을 받고 난 후 주방을 정리하고 나면 바깥은 금세 어둑어둑해진다. 대부분은 내일을 위해 일찍 집으로 돌아가 쉬거나, 마음 맞는 셰프들끼리 어울려 맥주 한 잔 마시며 주방 이야기, 식재료 이야기, 고객 접대하는 이야기 등 공통의 관심사를 교감하고 나눈다. 
힐링셰프는 셰프들만의 시간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했다. 이산호 셰프는 “매일 늦은 밤이 돼서야 개인 생활이 가능한 셰프들은 사실 주방에서나 빛이 나지, 퇴근길엔 쓸쓸하고 외롭다”며 “같은 업종의 요리사들과 만나 어울릴 수 있는 시간이 한정적이다 보니 서로 정보를 얻고 관계를 만들어가기 어렵다”고 말했다. 
2014년 겨울, 이산호 셰프는 한식, 양식, 일식, 중식 등 다양한 분야의 셰프들을 한자리에 모아 ‘셰프들의 늦은 밤’을 열었다. 다양한 식재료를 활용해 각자의 개성이 담긴 요리를 만들기도 하고 두세 명의 셰프들이 한 팀이 되어 스토리를 담은 작품같은 메뉴를 선보이기도 했다. 계절재료에 대한 정보나 일상에 대한 대화를 나누면서 셰프들은 자연스럽게 친해졌다. 

요리 컬래버레이션·공연·주류 페어링 등 각양각색 축제
셰프들의 늦은 밤을 나누고 즐기는 자리로 시작했던 힐링셰프는 점점 판이 커지기 시작했다. 셰프뿐 아니라 외식업 경영주, 언론인, 작가, 맛 칼럼니스트, 바리스타, 소믈리에 등 각계각층의 전문가와 주요 인사들이 하나둘씩 모이기 시작했다. 
이산호 셰프는 “힐링셰프는 갈수록 빠르게 입소문이 났다. 5회, 6회를 넘기면서부터는 한 달에 한 번씩 전국의 외식조리 관련 학과 학생들이 단체로 버스를 대절해 서울로 모였다. 어린 친구들에게 힐링셰프는 유명한 스타셰프들을 직접 만날 수 있고 셰프에 대한 꿈과 비전을 현장에서 키우고 미리 경험할 수 있는 기회의 자리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힐링셰프의 메인 행사는 어메이징 요리대회와 다양한 주제의 쿠킹쇼다. 작년에는 올리브TV  ‘마스터셰프코리아’ 심사위원이자 오스트리아 비엔나의 여왕이라 불리는 김소희 셰프와 이산호 셰프의 컬래버레이션 쿠킹쇼로 화제를 모았다. ‘모시기 어렵다’고 소문난 김소희 셰프를 오직 힐링셰프 하나 때문에 오스트리아에서 한국행 비행기를 타게 만들 수 있었던 건 이산호 셰프의 진심 때문이었다. 힐링셰프가 왜 셰프들에게 단비 같은 커뮤니티가 될 수밖에 없는지, 힐링셰프를 통해 이산호 셰프가 그려가고자 하는 그림은 어떤 것인지 두어 시간에 걸쳐 설명하자 김소희 셰프는 “단디 안 하면 니 혼날 줄 알아래이”라며 오케이 사인을 던졌다.
이후 박효남 명장과의 쿠킹쇼로 힐링셰프는 업계에서 이슈가 됐고, 요리가 끝난 다음에는 다양한 셰프들을 한 자리에 불러 모아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셰프 토크’ 콘서트를 열었다. 요리에 관심 있는 일반인과 셰프들을 모아 사찰음식 투어를 기획하고 식재료를 공부하기 위해 전국 식재료 여행을 떠나기도 했다. 조리학과 학생들의 꿈을 현실로 키워주기 위해 서울관광고등학교, 한국외식산업고등학교 등 조리 관련 학교와 업무 협약을 맺어 멘토수업을 진행하고 실제로 셰프들이 주방에서 사용하는 칼이나 다양한 조리기구에 학생들의 이름을 새겨 선물하기도 했다. 
이산호 셰프는 “이제 힐링셰프는 단순한 셰프 커뮤니티가 아니다. 셰프들만의 시간을 나누는 힐링의 자리이자 셰프와 셰프를 이어주는 매개체”라며 “볼륨을 키우기보다 요리사의 가치를 쌓아가는 데 의미를 두고 셰프와 요리, 술, 음악, 공연, 패션, 무대 등 각각의 문화 요소를 결합한 복합 외식 문화의 장으로 만들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패션과 음악, 공연을 힐링셰프에 처음 접목해 센세이션을 일으킨 것은 작년 9월이다. 전통예술디렉터인 조인선 대표와 김정민 브랜드건축가가 이끌고 있는 창조관광기업 ‘모던한(MODERN 韓)’과 힐링셰프가 공동으로 추석 음식을 주제로 다양한 퓨전 한식쇼를 열었다. 국악EDM을 접목한 국악밸리댄스와 전통주 갤러리의 후원으로 2000여 개가 넘는 전통주를 선보였으며 이 행사엔 셰프는 물론 각계각층 문화 인사들까지 참석했다. 
최근에는 ‘힐링셰프 아카데미’를 개설, 셰프들이 요리를 배우고 시연도 해보는 교육 프로그램도 만들었다. 핵심은 일반인이 아니라 셰프가 대상이라는 것. 한식 셰프는 중식 셰프에게, 중식 셰프는 양식 셰프에게 조리기술과 플레이팅 등을 배우는 시간을 갖게 함으로써 요리에 대한 다양한 영감을 얻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자는 취지다.
이산호 셰프는 “힐링셰프를 수익사업으로 생각하는 분들도 계시는데 전혀 아니다. 비영리 단체이고 순수한 마음으로 셰프들과 요리 꿈나무들의 시·공간을 쌓아가고 있다. 실력 있고 유능하지만 아직까지 많이 알려지지 않은 요리사들의 스토리를 소개하고 끈끈한 관계를 통해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화합의 장을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2017-03-30 오전 06:44:12 (c) 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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